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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헌의 의미와 방향


1987년 10월 29일 개정된 제9차 개정헌법은 1988년 2월 25일 시행되어 30년 넘게 유지되고 있다. 제9차 개정헌법이 최장수 헌법인 것은 현실에 맞지 않는 오래된 것이라고 볼 수도 있고, 다른 한편 그만큼 우수한 헌법으로 볼 수도 있다.
2017년 1월부터 활동을 개시한 국회 헌법개정특별위원회는 2016년 10월 말 JTBC의 태블릿 PC 보도에 따른 국면 전환을 위해, 개헌 카드를 제시한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회 시정연설에서 비롯된 측면이 크다. 제19대 대통령선거와 동시에 헌법 개정을 하자는 주장도 제기되었고, 이원정부제를 핵심으로 하는 개헌을 매개로 정당이나 후보자 간 연대를 모색하기도 하였다.
정치권에서 제기된 개헌 논의와 별개로 당시 한국 헌법은 시험대에 올라 있었다. 대통령 탄핵정국, 검찰과 특검의 국정농단 게이트 수사, 촛불집회로 대표되는 국민의 직접참정의 욕구 확대, 인터넷 등 사이버공간에서의 활발한 정치적 의사표현이 바로 그것이다. 헌법현실에서 발생한 위기 상황을 국회, 정부, 법원, 헌법재판소 등 헌법기관의 제도권 틀에서 해소할 수 있느냐가 문제 되었다.
2016년 12월 9일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국회의원 234명 찬성으로 가결되어 대통령 직무가 정지되기 직전에 코스닥 지수는 최저치였다. 정치적 리스크가 경제, 외교, 국방 등 다른 영역에도 악영향을 미치는 것을 보여준다. 국회의 탄핵소추에 이은 2017년 3월 10일 헌법재판소의 탄핵 가결, 2017년 5월 9일 제19대 대통령 선거로 일단 헌법적 위기 상황에서 벗어났다.
제19대 대통령선거의 후보자들의 공통된 공약은 개헌이었다. 대통령선거와의 동시 개헌이 불가능해지자 후보자들은 2018년 6월 실시되는 지방선거와 함께 개헌하는 것으로 합의했다. 그에 따라 제20대 국회에서 개헌 논의가 진전될 것이라는 예측도 있었다. 국회 개헌특위는 자문위원회를 구성하여 변호사, 교수, 시민사회단체 등이 참여하여 활동하도록 하였다.
대한변호사협회도 개헌특위를 구성하여 2017년 초부터 2018년 2월 말까지 활동한 결과 헌법 개정안을 제출하였다. 대한변협 개헌특위는 정부형태 등 주요 쟁점에 관한 설문조사를 하는 등 변호사 회원들의 의견수렴을 위해 노력하였다. 반면에 2017년 국회 개헌특위의 개헌 관련 국민대토론회와 개헌자유발언대는 개최의 성과가 크지 않았고, 대통령의 국민헌법자문특별위원회도 국민 의사 수렴이 충분치 못했다.

국회 개헌특위 자문위원회는 정부형태에 관하여 이원정부제(또는 이원집정부제)를 다수의견으로, 대통령제를 소수의견으로 제출하였다. 여론조사에서 ‘이원정부제’라는 항목으로 제시하면 부정적인 결론이, ‘분권형 대통령제’라는 항목으로 제시하면 긍정적인 결론이 나온다. 참고로, 대한변협이 개헌 관련 설문조사를 한 결과 1,079명의 회원이 응답하였는데, 83%의 회원이 대통령제(현행 대통령제, 4년 중임 대통령제를 포함함)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엇보다도 헌법 개정의 주체는 주권자인 국민이 되어야 한다. 헌법규범의 형성을 통하여 헌법현실을 바꿀 수 있다는 막연한 생각에서 비롯된 개헌 추진은 무리이다. 2018년 6월 지방선거와 연계하여 개헌하는 것은 무산되었다. 개헌 논의에서 중심은 현행 헌법에 있는 독소조항이나 30년간의 시대적인 변화에 비추어 제9차 개헌에서 예상치 못한 사항에 집중해야 한다. 그중에서도 사회적 합의를 이루고 있는 개헌 사항이 우선이다.
1987년 제9차 개헌에서 대통령 직접 선거를 요구하였던 국민의 목소리에 준하는 것이 없는 이상 현행 대통령제를 바꾸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남북 관계에서 개헌의 필요성과 요청이 촉발될 수 있을 것이다. 대통령제와 관련하여서도 유능한 대통령은 능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도록 하고 무능한 대통령은 권력분립 원칙에 입각하여 다른 헌법기관의 통제를 받도록 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본다.
남북의 대치 상황에 남북 간 및 북미 간에 정상회담이 진행되고 있는 분위기, 주변 4대 강국에서 최고 통치자에게 권력이 집중되고 있고 최고 통치자를 중심으로 국가적 위기를 신속하고 적절하게 대처하는 상황, 사회 변화의 폭이 갈수록 커지고 그 속도 역시 갈수록 빨라지는 지식정보사회에서 효율적인 정부 시스템이 분권화에 있는지에 관한 의문점 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가장 중요한 점은 개헌은 국민적 인식을 바탕으로 국민의 요구에 의해 추진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성승환 변호사
●법무법인 인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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