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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조권 침해에 대한 법리대법원 2008. 4. 17. 선고 2006다35865 전원합의체 판결

사안의 쟁점

이 사건에서 피고는 A아파트 건축공사를 시행하여 1995. 11. 20. 준공검사를 받았으며, 원고들은 A아파트와 약 40m 떨어진 곳에 건축된 B아파트에 1995. 11. 20. 이전에 아파트를 분양받아 소유 및 점유하고 있거나, 1995. 11. 20. 이전에 분양받은 소유자로부터 매수하여 소유 및 점유하고 있다. 원고들은 A아파트의 신축으로 일조시간을 전부 또는 일부 잃게 되었음을 이유로 2003. 8. 14. 피고를 상대로 일조권 침해의 소를 제기하였다. 위 판결에서는 일조권 침해여부와 제766조 제1항 소멸시효의 기산점이 주로 문제되었다.

판결 요지

대법원 전원합의체 다수의견은, “일반적으로 위법한 건축행위에 의하여 건물 등이 준공되거나 외부골조 공사가 완료되면 그 건축행위에 따른 일영의 증가는 더 이상 발생하지 않게 되고 해당 토지의 소유자는 그 시점에 이러한 일조방해 행위로 인하여 현재 또는 장래에 발생 가능한 재산상 손해나 정신적 손해 등을 예견할 수 있다고 할 것이므로, 이러한 손해배상청구권에 관한 민법 제766조 제1항 소정의 소멸시효는 원칙적으로 그때부터 진행한다. 다만, 위와 같은 일조방해로 인하여 건물 등의 소유자 내지 실질적 처분권자가 피해자에 대하여 건물 등의 전부 또는 일부에 대한 철거의무를 부담하는 경우가 있다면, 이러한 철거의무를 계속적으로 이행하지 않는 부작위는 새로운 불법행위가 되고 그 손해는 날마다 새로운 불법행위에 기하여 발생하는 것이므로 피해자가 그 각 손해를 안 때로부터 각별로 소멸시효가 진행한다” 고 하여 일반
적인 일조방해의 경우 손해배상청구권의 기산점은 ‘준공 또는 외부골조공사 완료 시’라고 판시하였다.
그러나 반대의견은, “위법한 건축행위로 인한 재산적 손해와 정신적 손해를 달리 취급하여 재산적 손해는 가해 건물이 완성될 때 일회적으로 발생한다고 볼 수 있으나, 정신적 손해만은 가해 건물이 존속하는 한 날마다 계속적으로 발생하고 그에 관한 위자료 청구권의 소멸시효도 위법 건물이 존속하는 한 날마다 개별적으로 진행된다”고 하여 재산적 손해는 ‘가해 건물이 완성될 때’, 정신적 손해는 ‘개별적으로’ 손해배상청구권이 기산된다고 판단하였다.
다수의견에 대한 보충의견은, “일반적인 일조방해 사안에서는 그 건축행위의 완료와 함께 불법행위가 성립ㆍ종료하는 것이고, 이 경우 모든 손해는 그 시점에 발생한 것으로 보는 것이 법리상 옳다고 생각한다.
(…) 재산적 손해와 정신적 손해에 관한 법적 분쟁을 한꺼번에 해결하는 것이 합리적인 분쟁 해결방식”이라고 하였다.

판례평석

가. 일조권 침해에 대하여
1) 일조방해에 대한 위법성 판단기준 : 수인한도론
일조권이란 ‘햇빛을 직접 받을 수 있는 권리’를 의미하는 것으로, ‘일조방해’에 대한 위법성을 판단하는 기준이 문제 된다. 대법원은1) ‘사회통념상 수인한도를 넘는지 여부’를 그 기준으로 삼으면서, “사회통념상 수인한도를 넘었는지 여부는 피해의 정도, 피해이익의 성질 및 그에 대한 사회적 평가, 가해 건물의 용도, 지역성, 토지이용의 선후관계, 가해방지 및 피해회피의 가능성, 공법적 규제의 위반 여부, 교섭 경과 등 모든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하고, 건축 후에 신설된 일조권에 관한 새로운 공법적 규제 역시 이러한 위법성의 평가에 있어서 중요한 자료가 될 수 있다”고 한다.
보다 구체적인 사안으로 살펴보자면, 고층아파트의 건축으로 인한 인접 주택에 대한 위법성을 판단2)함에 있어서는 “이미 다른 기존 건물에 의해 일조방해를 받고 있는 경우 신축건물에 의한 일조방해와의 관련성을 고려하여 수인한도 초과 여부를 판단”하여야 한다고 하면서, “동지를 기준으로 진태양시 08:00~16:00 사이의 일조시간이 2분~150분에 불과할 경우” 수인한도 초과를 인정하였다. 그러나 아파트에 거주하지 않는 수분양자의 경우에는 일조시간을 4시간밖에 확보하지 못하였다고 하더라도 일조권 방해를 인정하지 않았다3).
그러나 아파트 등 공동주택이 대부분인 우리 사회에서 수인한도론을 지나치게 엄격하게 보는 것은 권리구제에 미흡하다고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일조시간은 사람이 건강하게 생활할 수 있는 시간을 기준으로 설정하여야 하므로, 최소한이 아닌 건강하고 인간다운 생활을 할 수 있도록 그 기준을 상향할 필요가 있다. 보통 오전 2시간, 오후 2시간 총 4시간 이상 확보되지 못할 경우 법적인 권리 침해로 인정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필요가 있다. 이로 인한 법적 분쟁의 증가는 적용 시점을 장래를 향해 한다면, 향후 건설될 주택의 일조권 확보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이지만, 이번 판례에서는 기존의 수인한도론을 근거로 하여 권리확대에 소극적이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4).

2) 일조이익의 귀속주체 : 그 일조이익을 향유하는 모든 사람으로 확대해야 판례5) 중에는 일조방해를 이유로 초등생 760여 명이 학교 근처 아파트를 신축하고 있는 분양회사를 상대로 위자료를 청구한 사안에서, 일조권의 귀속주체에 대해 “토지의 소유자 등이란 토지소유자, 건물소유자, 지상권자, 전세권자 또는 임차인 등의 거주자를 말하는 것으로서, 당해 토지·건물을 일시적으로 이용하는 것에 불과한 사람은 이러한 일조이익을 향유하는 주체가 될 수 없다”고 하면서 원고들의 청구를 배척한 사안이 있으나 점유자 또는 임차인의 경우에도 민법 제217조 제1항을 유추적용하여 일조권을 향유할 수 있다고 봄이 타당할 것이다. 이 사건에서는 아파트 소유자들이 문제 되었지만, 아파트 수분양자뿐만 아니라 임차인, 수분양자 등으로 그 권리이익 귀속주체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 특히, 이번사건처럼 아파트를 매수한 후 소를 제기하였더라도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분양받을 때 이미 침해를 예견 가능 했다는 사유를 근거로 권리침해를 인정하지 않는다면, 향후 그 수분양자로부터 아파트를 구매한 매수인이나 그로부터 임차한 세입자, 점유자 등에 대한 권리는 보호되지 않기 때문이다.
나. 소멸시효의 기산점에 대하여 : ‘침해의 예견가능’한 시점을 소멸시효 기산점으로 삼는 것은 부당1) 민법 제766조 규정의 의의 및 취지 민법 제766조 제1항에서 3년의 단기소멸시효 특칙을 둔 이유에 관하여는 일반적으로 ① 증거법적 관점에서 오랜 시일이 경과하면 불법행위 요건의 증명이나 손해액의 산정이 곤란하게 된다는 점, ② 손해 및 가해자를 안 피해자의 감정
을 중시하여 시일이 경과하면 피해자의 감정도 가라앉기 마련이므로 나중에 새삼스럽게 분규를 일으키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는 점, ③ 불법행위를 알면서 오래 이를 방치한 자는 권리 위에 잠자는 자로서 법적 보호를 줄 필요가 없다는 점 등에서 그 이유를 찾고 있다6).
민법 제766조 제1항의 ‘손해를 안 날’이란 불법행위의 요건 사실에 대한 인식으로서 위법한 가해행위의 존재, 손해의 발생, 가해행위와 손해의 발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 등이 있다는 사실까지 피해자가 알았을 때를 의미한다7). 즉, 민법 제766조 제1항 소정의 손해를 안다는 것은 단순히 손해발생의 사실만을 아는 것으로는 부족하고 가해행위가 불법행위로서 이를 원인으로 하여 손해배상을 소구할 수 있다는 사실까지 아는 것을 뜻하는 것이다8).

2) 계속적 손해와 기산점
계속적 손해의 기산점을 판단함에 있어서 판례는, “불법행위가 계속적으로 행하여지는 결과 손해도 역시 계속적으로 발생하는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손해는 날마다 새로운 불법행위에 기하여 발생하는 손해로서 민법 제766조 제1항을 적용함에 있어서 그 각 손해를 안 때로부터 각별로 소멸시효가 진행된다고 보아야 한다”고 한다9).

3) 대법원 2008. 4. 17. 선고 2006다35865 전원합의체 판결에 대한 비판
위 판례는 ‘일조이익’을 명시적으로 인정한 점에서는 의의가 있으나, ‘침해의 예견성’이라는 요건을 바탕으로 소멸시효의 기산점을 아파트의 건축완료시로 삼은 것은 부당하다. 계속적 손해에 대한 배상은 손해가 발생한 날부터 개별적으로 소멸시효의 기산점을 판단하는 것이 대원칙이다. 이에 의하지 않고 향후 장래의 손해가 예상된다는 이유로 장래의 손해까지 모두 예상 가능 시점에 청구해야 한다면 분쟁을 일거에 해결할 수 있는 법적 안정성은 취할 수 있겠지만, 일조권 및 재산권 등을 침해받고 있는 개개인의 권리를 구제하기에는 미흡하다.
대구 K2 비행장 소음소송에서 법원은 수백억 원 대의 손해배상금을 인정하였는데 이와 비교할 때에도 위 판례의 부당성은 명백하다. 위 대법원 판결의 취지에 따를 경우 항공기 소음으로 인한 피해 역시 당시살고 있는 주민들에게 향후 발생할 것이 명백하게 예상되기 때문에 그 침해가 발생한 때인 공항 설립일로부터 소멸시효가 기산된다고 보아야 하기 때문이다. 두 사안 모두 가해행위가 계속적이고 손해의 발생 역시 계속적인 경우인 점, 일조권 방해 또는 소음으로 인한 생활상 방해를 입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할 때 개개인의 권리구제수단은 반드시 필요하다. 따라서 계속적 불법행위는 각 불법행위가 연결된 것이므로 각 침해행위로부터 개별적으로 손해배상청구권이 발생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이러한 점은, 그 침해를 받는 상태에서 침해당사자가 계속 바뀔 수 있다는 점에서 볼 때도 부당하다. 수분양자로부터 아파트를 매수한 매수인 역시 일조권 침해의 가능성을 인지하고 아파트를 구매하였다고 하더라도 실제 거주할 때부터 일조권 침해를 받는 이상, 그로부터 권리침해의 기산점을 삼는 것이 바람직하다. 매수인이 그 아파트가 일조권이 많이 확보되지 못하고 있다는 등의 사정은 손해배상액에서 고려할 사정이지, 최초부터 권리행사를 막는 ‘소멸시효 기산점’으로 삼는다면, 권리행사 자체를 원천 차단하는 효과를 부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결론

이 사건 대법원 판결은 “일조권”에 대해 그 법리와 의의, 한계 등에 대해 명시적으로 판시하였다는 점에서는 큰 의의를 둘 수 있으나, 앞서 본 바와 같이 공동주택 거주가 대부분인 우리 사회에서 일조권에 대한 침해를 “소멸시효 기산점”, 그것도 예견가능성이라는 잣대를 내세워 차단하고 말았다. 이 같은 대법원의 판단은 일조권 확대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친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거주문화가 개선되고, 특히 재건축 등으로 과거의 주택이 대거 멸실되고 있는 지금, 일조권이나 조망권 등 다양한 권리가 법의 테두리 내로 들어오도록 판결이 주도해 나가는 것이 헌법이 정한 국민의 권리향상에 도움 되는 일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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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대법원 1999.1.26. 선고 98다23850 판결
2) 대법원 2000.5.16. 선고 98다56997 판결
3) 대법원 2001.6.26. 선고 2000다44928 판결
4) 물론, 수인한도보다 더 높은 기준을 설정하여 일조권 확대를 꾀할 경우 법적분쟁이 폭증할 것이라는 대법원의 정책적 고려도 이해할 만하다.
5) 대법원 2008.12.24. 선고 2008다41499 판결
6) 김용담, 주석 민법(2016), 743; 곽윤직, 채권각론(2003), 472; 김증한·김학동, 채권각론(2006), 938; 김주수, 채권각론(1993), 803;이은영, 채권각론(2005), 815.
7) 대법원 1997. 12. 26. 선고 97다28780 판결
8) 김용담, 주석 민법(2016), 751.
9) 대법원 1999.3.23. 선고 98다30285 판결

 







정재기 변호사
● 유앤아이파트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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