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도 변호사가 있고, 변호사법도 마련되어 있다. 북한 사회주의 헌법(1972. 12. 27. 채택, 2016. 6. 29. 최종 수정 보충)은 피소자의 변호권을 보장하고 있고(제164조), 북한 변호사법(1993. 12. 23. 채택)에 의하면, 변호사는 변호 활동과 법률상 방조를 통하여 인권을 보장하고 국가의 법률제도를 옹호하며, 국가는 변호사의 활동을 법적으로 보호하여야 한다(제2조). 변호사 활동은 ‘공정성, 객관성, 과학성’을 보장하여야 하며(제5조), 국가는 변호사 활동의 독자성을 보장하고(제6조), 변호사 양성사업에도 깊은 관심을 돌려야 한다(제7조). 변호사는 해당 변호사위원회의 지도 밑에 활동한다(제8조).
변호사는 형사사건 기록열람, 피심자·피소자와의 담화 및 서신거래(교환), 재판 전 증거심리 신청, 증거문서 등 열람 및 제출 요구, 검사 또는 재판소에게 필요한 의견제기, 제1심 판결·판정에 상소하거나 제2심 재판에 참가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제9조). 또한 법률상 방조를 신청하는 사람이 정확히 말하지 않거나 신청이 법에 어긋나는 경우에는 그 요구를 거절할 수 있다(제19조). 한편, 변호사는 법과 규정을 잘 알고 존중하며 정확히 집행하여야 하고(제10조), 북한 인민(주민)들 속에서 법과 규정을 해설하며 그것을 잘 지키도록 도와주어야 하며(제11조), 형사 사건 변호인으로서 실체적 진실을 보장하며 피심자·피소자의 법적권리와 이익을 보장한다(제12조). 또한 소송대리인, 법률행위의 대리인, 법률고문 임무를 성실하게 수행하여야 하고(제13조), 법률상담과 법률문서의 작성, 심의를 제때에 정확히 하며(제14조), 직무집행과정에서 알게 된 비밀을 준수한다(제15조). 이해관계 충돌 시에는 변호사의 변호 및 대리가 제한된다(제18조).
법률전문가의 자격을 가진 자, 법무문1)에서 5년 이상 종사한 자, 해당 분야의 전문가 자격을 가진 자로서 단기 법률교육을 받고 변호사시험에 합격한 사람이 변호사가 될 수 있고(제20조), 변호사는 원칙적으로 보수를 받는 직무를 겸할 수 없다(제21조). 타국 변호사도 북한에서 변호사자격을 부여받을 수 있는데, 그 변호사는 다른 나라 법인과 개인, 다른 나라 법과 관련한 문제만을 취급할 수 있다(제23조).2) 한편, 변호사가 법을 위반하거나 직무를 태만한 경우에는 조선변호사회 중앙위원회 심사를 통해 변호사자격이 박탈될 수 있다(제24조).
변호사는 해당 변호사위원회가 정한 기준에 따라 변호사 보수를 받아야 하고(제26조), 해당 변호사위원회는 필요한 경우에는 변호사 보수를 면제할 수 있다. 변호사들의 조직으로서는 조선변호사회가 있다(제28조). 조선변호사회는 변호사들의 활동을 교양, 지도통제하고, 법률상 방조를 요구하는 기관, 기업소, 단체와 공민의 신청을 접수하며 그들로부터 변호사 보수를 받아 변호사들에게 지급한다(제30조). 또한 조선변호사회는 다른 나라 변호사조직들과의 교류와 협조를 발전시키기 위한 사업을 하여야 한다(제31조).
2017년 기준으로 북한의 변호사는 500여 명으로 추산되며 이들 중 200여 명은 변호사 업무만 수행하는 전업 변호사이고, 나머지는 교수와 연구원 등을 겸하는 겸직 변호사라고 한다.3) 변호사의 권리와 역할을 상세히 규정한 변호사법이 마련되어 있지만, 실제 북한 변호사의 역할은 형사 재판에서 죄명을 나열하는 정도에 불과하다고 한다. 교도소를 출소한 한 경제사범에 따르면 북한의 변호사는 재판에서 아무 말도 없이 앉아 있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4) 북한 변호사는 개별 수임을 하지 못하고 급여 형식의 보수를 받기 때문에 뇌물을 받을 기회가 없고 인기가 없다고 한다.
향후 남북교류협력이 활성화되거나 북한의 산업기반시설 구축을 위한 해외자금을 유치하는 과정에서 북한 변호사의 활동 영역도 늘어날 것이다. 더 나아가 변호사위원회가 일괄적으로 사건을 수임하고 보수를 지급하는 현 제도가 변호사 개개인이 사건을 수임할 수 있는 제도로 전환될 수 있다면 북한 변호사의 숫자도 늘어나고 직업적 선호도도 높아질 것이다.

김용우 변호사
●법무법인 바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