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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혈액병원 김동욱 원장 인터뷰

올해 3월 개원하여 교수님께서 원장님으로 계신 ‘가톨릭 혈액병원’은 국내 처음으로 설립된 혈액질환을 전문적으로 진료하는 병원이라고 들었습니다. 혈액병원은 일반인에게는 다소 생소할 수 있을 거 같은데, 어떤 목적으로 설립된 곳인지 간략하게 설명 부탁드릴 수 있을지요?
혈액질환에는 백혈병뿐 아니라 악성림프종, 다발골수종, 골수형성이상증, 골수 부전, 빈혈, 출혈 등 많은 질환들이 다 포함되어 있는데, 대부분의 환자가 다른 장기에 합병증을 갖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이유로 혈액질환 환자의 효율적인 진료를 위해서는 여러 진료과가 동시에 협진을 해야 하는데 소규모 센터나 진료과 차원에서 독립적으로 진료할 때는 효율적으로 대처할 수 없는 문제가 자주 발생합니다. 또한 국제적인 추세에 맞추어 진료 영역의 세분화가 필요했습니다. 즉, 유사 특성을 가진 혈액 질환을 묶어 보다 더 세분화 시키면서 동시에 다른 질환 영역의 진료과와의 협진을 동시에 만족시킬 시스템이 필요했던 겁니다.
이러한 이슈를 가지고 그동안 서울성모병원의 암병원 소속으로 있던 조혈모세포이식센터를 병원급으로 승격시키게 되었습니다. 이번에 설립된 혈액병원은 다양한 혈액 질환을 체계적, 전문적으로 연구·진료하는 6개 전문진료센터(급성백혈병센터, 만성백혈병센터, 림프·골수종센터,
재생불량성빈혈센터, 소아혈액종양센터, 이식협진센터)와 이들 센터의 진료행정을 지원하는 진료지원운영팀으로 구성되었습니다.
특히, 최근 경제력을 바탕으로 중국 대학병원들의 규모가 급속히 커지면서 연구와 진료 분야의 질 또한 매우 빠른 속도로 향상되고 있습니다. 임상의학 분야의 경쟁력은 환자 수를 바탕으로 한 통계 자료의 유의성에 크게 좌우되는데, 그동안 혈액 분야에서 아시아 1위를 유지해 왔던 우리 병원의 국제 경쟁력이 최근 진료 분야에서는 중국 때문에, 연구 분야에서는 기초의학 연구 분야가 강한 일본 때문에 크게 약화될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또 다른 중요한 계기가 되었습니다. 환자에 대한 진료 서비스 향상과 연구의 국제 경쟁력 향상을 위해 가장 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이 병원급 독립 병원을 설립, 운영하는 것이었습니다.

 교수님께서는 혈액질환만을 위한 병원의 필요성에 대해 언제부터 인지하고 계셨을지요? 또한 그 이유가 궁금합니다.
그동안 백혈병 분야를 연구해 오면서 ‘왜 국내 대형 대학병원들에 암병원, 심장병원, 류마티스병원, 안·이비인후과병원들이 생기는 상황에서, 혈액질환 환자의 규모와 의료진의 질적 수준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진 우리 병원에 혈액병원 설립은 안 될까?’라는 의문을 10년 넘게 가져왔습니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빨리 추진해 보자는 우리 의료진들의 생각을 모아 2년 전부터 준비를 시작하게 되었고, 김용식 서울성모병원장님의 발의로 올해 2월 염수정 추기경님과 학교법인 가톨릭학원 이사회의 최종 승인을 받아, 금년 3월 1일부터 정식 병원급 혈액병원으로 승격되었습니다.
그동안 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온 연구와 진료 분야의 여러 가지 이슈들을 해결하기 위해 병원 설립 후 지난 4개월간 많은 새로운 시도를 해왔습니다. 예를 들면, 의사 처방 슬림화, 의료 과실과 전공의·간호사 업무를 간소화하기 위한 처방 표준화, 진료비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전담 의료보험팀 구성, 적시 입원 치료를 위한 여의도성모병원과의 전원 시스템 구축, 인공지능 기반 혈액질환 연구개발 협약, 기초과학연구원의 유전체항상성연구단과의 공동연구 협약, 환자·가족으로 구성된 자원봉사팀 운영, 문화서비스 제공을 위한 서초교향악단과의 업무협약 등이 시행 중입니다.

국내뿐 아니라 미국, 중국, 러시아 등 다양한 해외 환자들도 가톨릭혈액병원을 찾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또한 교수님께서는 2013년, 2017년 두 차례에 걸쳐 美 혈액학회 학술대회 심사위원과 좌장을 맡기도 하셨는데요. 한국의 혈액질환 분야 연구성과가 국제적으로도 큰 인정을 받고 있는 것 같습니다. 국내외에서 인정받은 사례를 소개해주세요.
선배 교수들이 1983년 아시아 최초로 동종조혈모세포이식을 성공한 이래로 그동안 동료 교수들의 지속적인 노력으로 작년에는 세계 최초로 단일 병원 이식 7,000례 달성이라는 성과를 냈고, 그동안 조혈모세포이식+간이식, 조혈모세포이식+신장이식과 같은 다장기 동시이식을 세계 최초로 성공하는 등 이식 분야에서 지속적으로 국제적인 성과를 내고 있습니다.
이러한 결과로 그동안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유럽 국가에서 이식을 받던 아랍에미리트의 다양한 혈액질환 환자들이 우리 병원에서 이식을 받게 되었고, 최근에는 러시아, 중국, 미국의 환자들도 백혈병 치료를 받기 위해 내원하는 환자들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습니다. 현재 서울성모병원에는 아랍어, 러시아어, 중국어 통역이 상주하여 해외 환자들의 원활한 국제 진료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최근 몽골 울란바토르병원 교수진의 연수로 몽골 최초의 조혈모세포이식을 성공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등 선진 치료 기술을 아시아 국가에 전파하는 데에도 성과를 내고 있습니다.
특히, 백혈병 항암제 개발은 그동안 미국이나 유럽의 다국적 제약회사만 할 수 있다고 생각해 왔는데, 2003년부터 국내 제약사와 15년간 세포주 실험, 동물 실험 등을 함께 하며 아시아 최초의 백혈병 표적항암제 개발에 참여했고, 이를 바탕으로 혈액학 분야의 세계 최고 권위를 인정받는 미국혈액학회에서 구연발표 연제로 3차례나 선정되어 한국에서 개발된 새로운 표적항암제의 우수성을 알렸습니다. 저비용의 국산 항암제로 인하여 최근에는 다국적 제약사의 경쟁 표적항암제의 국내 공급가격까지도 비슷한 가격으로 인하하는 효과를 얻게 되어 우리나라가 만성골수성백혈병의 표적항암제 가격이 전세계에서 가장 싼 나라가 되었고 국내 환자들이 비싼 약가로 인해 처방을 고민하는 일이 사라지게 되었습니다.
또한, 만성골수성백혈병 치료에 있어 유전자 진단기술은 스위스 노바티스사가 전세계에서 5개 표준중앙연구소만 지정하고 있는데, 그 중 하나를 우리 연구팀이 운영하며 아시아 국가의 연구자들에게 실험법을 전수하는 연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한동안 불치병으로만 여겨졌던 백혈병은 지난 10여 년간 교수님을 비롯한 여러 분들의 연구개발 덕분에 지속적으로 치료 관리하면 장기 생존이나 완치까지도 바라볼 수 있는 병이 되었습니다. 특히, 지난해 3월 만성골수성백혈병 치료에 결정적 역할을 하는 유전자 ‘코블 1 (Cobll1)’을 발견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해당 연구 결과에 대해 설명 부탁 드립니다.
처음 만성골수성백혈병만을 연구하기로 결심할 때 들었던 의문 중 하나가 ‘왜 이 병은 발병 후 5~6년 동안 순하게 잘 조절되다가 어느 날 갑자기 나빠지며 모든 환자가 사망하게 되는가?’ 였습니다. 1992년 여름 카이스트에서 분자생물학 실험법을 잠시 공부하면서 ‘잘하면 이 병의 갑작스런 진행 단계에 개입하는 새로운 유전자를 찾을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으로 이 질환의 연구에 돌입했습니다. 사실 30가지가 넘는 백혈병 종류 중 환자 발생률이 적고, 사망률이 높아 혈액학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별로 인기가 없었던 백혈병이 만성골수성백혈병이었는데 정부의 지원도 많지 않고 국내에서 공동으로 연구하고자 하는 기초 과학자들도 적어 처음에는 많은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그러던 중 우연한 기회에 지인의 소개로 성균관대학교의 김홍태 교수를 만나 그동안 진행해 온 연구에 대해 이야기 한 것이 결정적인 계기가 되어 5년 전부터 본격적인 공동연구를 시작하게 되었고, 이번에 백혈병의 진행에 결정적으로 관여하는 코블1 유전자의 기능을 밝혀낸 겁니다. 현재는 코블1 유전자의 조절에 관여하는 여러 개의 다른 유전자의 기능을 밝혀내는 후속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최근 한 국내 소프트웨어 개발업체와 AI, 딥러닝을 이용한 혈액질환 인공지능 프로그램 연구개발을 추진하는 MOU를 체결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혈액암 치료방식에 어떤 변화와 발전이 생길지요? 또 어떤 4차산업 분야가 혈액암 진단/치료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보시는지요?
2년 전 알파고가 이세돌 9단을 이긴 세기의 바둑 대결은 의학계에도 큰 충격을 주었습니다. 외래에서 진료를 하는 동안, 수많은 의료 정보를 이용하여 단 몇 분 이내에 환자의 상태를 평가해서 정확한 치료법이나 장기간의 치료 예후를 완벽하게 평가하는 것은 수십 년 간의 경험과 지식을 가진 의대 교수들도 결코 쉽지 않은 일입니다.
IBM, Google과 같은 외국 기업들은 이미 종양 분야의 인공지능 프로그램을 완성하여 활용하기 시작했는데 외국기업과의 공동연구는 우리의 노하우를 노출시키고, 지적재산권 확보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에 우리 연구원들에게 국내에서 인공지능 관련 기업을 찾아 보도록 한 후, 직접 해당 기업을 찾아가서 필요성을 설명하고 가능성을 검토해 달라는 요청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번에 공동연구 협약을 맺고 현재 1단계로 백혈병 치료 시 예후를 예측할 수 있는 지표를 측정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하기 시작했고 향후 다양한 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최적의 항암제를 선택하고 치료 결과와 부작용의 빅데이터를 이용하여 치료 방향을 실시간으로 정확하게 가이드할 수 있는 ‘백혈병 인공지능 플랫폼’을 완성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평생 항암제를 매일 복용하며 치료받아야 하는 만성골수성백혈병의 특성상 치료를 시작한 후, 환자 개인마다 다르게 나타나는 치료 효과와 부작용을 평가하고 이를 바탕으로 지속적으로 항암제의 용량이나 종류를 결정해야 하는 튜닝작업에는 인공지능 플랫폼의 도움이 결정적으로 중요하게 될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교수님께서는 만성골수성백혈병과 조혈모세포이식 분야의 최고 권위자로 알고 있습니다만, 지금의 자리까지 오시기까지 평탄하지만은 않으셨을 것 같습니다. 가장 힘들었던 케이스 또는 기억에 남는 케이스가 있으면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항상 백혈병 치료를 위한 신기술의 현장 적용은 고액의 진료비용이 들기 때문에 환자들에게 경제적으로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제가 임상강사로 백혈병 환자의 진료를 처음 시작할 때만 해도 여전히 신 치료 기술 중 하나였던 조혈모세포이식에 의료보험도 잘 정비가 안 되었고, 국산치료제가 전무한 상태에서 치료를 받으려면 1억 원이 넘는 비용이 들었습니다.
그동안 진료한 수천 명의 환자 중 가장 기억에 남는 환자는 만성골수성백혈병으로 진단받고 병이 빠르게 진행하여 이식을 받게 된 한 남자 환자와 그 가족입니다. 당시 이식을 받기 위해서 시골의 집과 땅을 팔아 치료를 받고 겨우 이식한 형제의 세포가 생착되었지만 몇 개월 후에 환자가 합병증으로 사망하고 난 후 망인의 부인이 외래에 찾아와 남긴 말이 지금도 가슴에 많이 남아 있습니다.

“우리 남편의 치료 과정이 나중에 교수님 연구에 좋은 모델이 되었으면 좋겠고, 그럴 것으로 보이기에 후회하지 않습니다.” “아이 둘을 잘 키워서 남편에게도 부끄럽지 않게 잘 살아 보겠습니다.”

지금도 그 환자와 부인을 기억하면 가슴이 먹먹해지고, 남편을 잃고 많은 진료비를 내야 하는 참담한 심정임에도 불구하고 마지막 격려를 남기고 떠난 부인의 모습에 지금도 감사한 마음이 듭니다. 제가 지난 26년 동안 만성골수성백혈병만을 연구하게 된 또 다른 동기이기도 한 환자이기 때문에 자주 생각이 납니다.

또 교수님께서는 바쁘신 와중에도 환자들과 지속적인 교류를 하시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2005년 조직되어 정기적인 산행을 비롯한 각종 모임을 이어오는 ‘루 산우회’ 활동이 대표적인데요. 환자들과의 교류를 통해 어떤 에너지를 얻으시나요? 이런 교류를 시작하시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조혈모세포이식이 주요 치료 수단이었던 과거에는 이식 전과정을 정확하게 디자인하는 의사의 실력만이 중요했지만, 표적항암제 복용이 주요 치료법으로 바뀐 요즘에는 ‘의사가 처방한 항암제를 환자가 얼마나 정확하게 매일 복용하느냐?’가 치료 성패에 더 중요한 요소입니다. 하지만 항암제의 정확한 복용법과 복용 여부를 병원 외래에서 몇 분 동안 진료하면서 확인하고 교육시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에 ‘정확한 복약 지도를 제대로 하려면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고민하던 중 평소 친분이 있던 등산 용품업체 ‘밀레’의 한철호 사장님의 제안으로 환자·가족들로 구성된 ‘루 산우회’를 조직했고 2005년 충북 조령산에서 ‘희망 찾기 1박 2일 캠프’를 ‘밀레’ 직원들과 함께 처음 시작한 것이 올해로 14회가 되었습니다.
루 산우회는 영어의 백혈병, 루케미아(leukemia)의 앞자 ‘루’를 따서 우리 환자들이 만든 산우회의 이름입니다. 매년 5월에 개최되는 이 캠프 행사에는 약 350명 정도의 환자와 그 가족들이 참여해서 운동회, 캠프파이어, 토론회, 세미나 등 친목과 교육 행사를 동시에 진행합니다.
1박 2일 캠프에는 저와 우리 연구원들도 함께 참여하는데 환자·가족들과 숙식을 함께하며 생활하다 보면 우리 의료진에 대한 기대와 격려가 많아 저뿐만 아니라 함께 참여한 연구원들도 더 열심히 연구할 동력이 생기는 것 같고 우리 환자들에 대한 애정도 많아지는 것 같아 정말 시작하기를 잘 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현재 전국에 7개의 ‘루 산우회’ 지부가 있어 각 지역마다 회장, 부회장, 총무, 산악대장 등의 임원들이 자발적인 산행과 문화 행사를 매달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제 막 첫 발걸음을 뗀 혈액병원의 앞날이 기대됩니다. 그간 많은 것을 이루어 오셨지만 앞으로 해결해 나가야 할 과제도 많을 것 같은데요, 현시점에서 혈액 질환 분야 또는 국내의 관련 환경에서 보완되어야 하는 부분이 있을까요?
혈액암이 사실은 그렇게 흔하지 않은 질환이라 정부의 연구지원이나 사회적 관심이 그렇게 많지는 않습니다. 실제로 정부 연구비를 신청해 보면 대부분 위암, 폐암, 유방암, 대장암 등 흔한 고형암 분야가 선정이 되는 경우가 많고 연구비 규모도 크게 차이가 납니다.
개인적으로 국내 여러 의학 분야 중 가장 국제적인 경쟁력 있는 분야가 백혈병 분야라고 생각되는데 그 이유는 많은 연구성과가 이미 국제적으로 인정받고 있고, 우리 혈액병원의 환자 집중도가 단일 의료기관으로 볼 때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특성을 잘 활용한다면 연관 제약 분야나 생명공학 분야의 국제 경쟁력도 최고로 만들 수 있을 것 같은데 이를 가능하게 하려면 기초과학자의 관심이 좀 더 많아져야 하고, 정부의 연구비 투자도 더 많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봅니다.

요즘 다양한 분야를 전공한 사람들이 로스쿨을 졸업하고 법조계로 진출하고 있습니다. 의사나 약사 출신 변호사도 많이 배출되고 있어 점점 더 심도 있는 자문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혹시 의학전문지식을 가진 변호사에게 기대하는 특별한 역할이 있으실지요?
최근 의학과 법률 양쪽을 전공하시는 분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우리 의전원에도 변호사 자격을 가진 분들이 입학하여 공부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오늘날 의·약 분야가 점점 질환 단위로 세분화되어 환자들도 더 정밀한 전문적인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우리 혈액병원 교수들은 65세 은퇴할 때까지 한 가지 혈액질환만을 평생 연구, 진료하고 있습니다.
의학과 법학 두 분야 모두를 전공하신 분들이 늘어나서 변호사 업무도 전문화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은 아주 바람직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의학 분야의 미래 방향이 초정밀 개인 맞춤형 의료로 급변하고 있고, 제약산업이나 생명공학산업도 최첨단 기술들을 바탕으로 연구 개발이 진행되고 있어 미래에는 변호사들도 그만큼 더 깊은 지식을 갖춰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단순히 의사와 환자와의 의료분쟁뿐만 아니라 의료기술 개발과 관련된 기술 특허를 중심으로 한 제약사 간이나 제약사와 정부 간 분쟁 등에 전문적인 의학 지식을 갖춘 변호사들이 필요한 분야가 더 많아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특히 전문적인 국제 법률 지식이 부족한 국내 제약사의 신약개발, 임상시험 등 제약 산업 분야는 기술 개발 단계부터 변호사들의 적극적인 조력이 필요한 새로운 영역이 될 것으로 전망합니다.

향후 어떤 방향으로 혈액병원을 이끌어가실 예정이신지요? 구체적으로 이루고 싶으신 목표나 비전이 있으시면 알려주시기 부탁드립니다.
현재 우리 혈액병원은 서울성모병원과 여의도성모병원의 혈액질환 관련 의료진과 시설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내년 5월에 서울시 은평구에 850병상 규모의 은평성모병원이 개원하게 되면 혈액질환 관련 의료진과 시설도 함께 운영하여 가톨릭의과대학교의 부속병원 중 서울시에 위치한 서울성모-여의도성모-은평성모 3개 부속병원의 혈액질환 관련 의료진, 시설을 통합한 네트워크를 구축할 예정입니다. 이를 통해 서울지역 부속병원 의료진의 수준을 동일한 수준으로 유지하고, 혈액병원 소속 교수들이 서울지역의 3개 부속병원을 주 1회 순환하며 환자를 찾아가는 진료 서비스를 제공해 중증 혈액암 환자들이 먼 거리를 이동하는 불편함을 최소화할 예정입니다.
장기 계획으로는 가까운 미래에 세계 유일의 혈액질환 독립병원을 신축하여 잘 갖추어진 시스템에 의하여 운영되는 혈액질환 연구, 진료의 허브 병원을 설립하는 일이 최종 목표입니다. 교수에게 학문연구에 있어 정년이 있을 수 없고, 제2의 인생도 교수여야 한다는 것이 제 개인적인 철학입니다. 미국, 유럽의 회의를 참석할 때마다 뵙게 되는 같은 분야의 80세가 넘은 석학들의 왕성한 학술 활동은 아직 50세 중반을 갓 넘은 저에게는 많은 자극이 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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