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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시내고향> 최석구 리포터 인터뷰

●인터뷰/정리 : 정지원 본보 편집위원

서울지방변호사회 이번 호 인물탐방은 KBS <6시 내고향>에 서 ‘섬섬옥수’ 코너를 통해 전국의 섬들을 찾아다니는 최석구 리포터를 인터뷰하게 되었습니다. 먼저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배우 최석구라고 합니다. KBS 공채 탤런트 10기로 입사하여 지금까지 연기 생활을 하고 있고, 현재는 KBS 1TV <6시 내고향>에서 매주 금요일 섬으로 여행가는 ‘섬섬옥수’ 라는 코너를 4년째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나라에 있는 웬만한 섬은 다 가보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대학에서 10년째 학생들 연기를 가르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미혼이고요(웃음). 

탤런트로 데뷔를 하셨는데, 어쩌다가 6시 내고향 리포터를 하게 되셨나요?
리포터라는 게 연기와는 전혀 다른 일이라고 볼 수 있잖아요. 처음에 6시 내고향 리포터 섭외가 들어왔을 때 사실 일반 코너였다면 안 했을 것 같아요. 그런데 제가 평소에 여행을 정말 좋아하거든요. 여행 가는 코너이기도 하고, 게다가 제가 우리나라 섬들을 많이 안 가봤는데, 섬으로 가는 코너여서 생소하긴 해도, 설렘을 가지고 시작하게 되었습니 다. 그런데 정말 좋더라고요. 도시에서 느낄 수 없는 정취, 어르신들의 정, 사람들의 살아가는 이야기, 그리고 어제도 느꼈지만 서울 하늘과 다른 그 하늘의 풍경이요. 전 걷는 걸 너무 좋아해서 아무리 스태프들이 차량을 타고 이동해도, 저는 걷겠다고 하고 걷는 편이거든요. 그런 점들이 상당히 매력적이라 벌써 4년째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4년 동안 하셨으면, 대한민국의 섬을 몇 군데나 돌아다니신 거예요?
같은 섬을 몇 번씩 다시 가기도 하니까 최소 100개 섬을 가본 것 같아요. 아직 못 가본 섬도 있는데, 앞으로 더 가볼 예정이에요. 제 주변에서 제가 대한민국 섬을 제일 많이 가본 사람이라고 하니까 여행지를 추천해 달라고 하고, 또 책도 내보라고 하는데, 그것도 생각 중이에요.

 <6시 내고향>이라고 하면 대표적인 전국구 정보 제공 프로그램 이잖아요.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로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제가 천주교 신자인데요, 방송 중에 정말 기도를 많이 한 적이 있어요. 무슨 일이었냐면, 제가 섬을 돌아다니잖아요. 그러면 필연적으로 배를 타고 바다로 들어가야 하는데, 새로 온 신입 PD가 욕심이 많아서 이장님이 날씨 때문에 절대 바다에 나가면 안 된다고 할 만큼 위험한 상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꼭 나가고 싶다고 해서 결국 배를 탄 거예요. 정말 파도가 집채만큼 심해서 정말 죽을 뻔 했어요. 그래서 배가 바다로 빨려 들어가는 상황에서 저는 계속 기도만 했어요. 그리고 그 날씨 때문에 배가 뜰 수 없어 원래 계획된 촬영일자보다 이틀 동안이나 더 섬에 묶여 있었어요. 여기저기 다 니다보면 슈퍼도 없고, 물도 안 나오는 섬들도 많아요. 그래서 PD가 섬에 갇혀있는 동안 과자를 던져 주는 거예요(웃음). 이런 기억들이 많습니다. (손을 보여주며) 그리고 제가 촬영 중에 다치기도 했거든요. 새벽 1~2시에 출발해서 목포로 내려가서 목포에서 배를 타고 섬 안으로 들어가는 길이 었는데요. 저는 자다가 차에서 내려 걸었는데 등산화 신발 고리가 서로 뒤엉켜 버리는 바람에 넘어졌습니다. 정말 너무 아팠는데도 일행들에게 말도 못 하고, 설상가상으로 병원을 안 가고 바로 배를 탄 거예요. 제 직업이니까 카메라에 불이 들어오면 아픈지도 모르고 정말 열심히 촬영에 임하게 되거든요. 이렇게 차일피일 치료를 미루다가 병원에 가니까 상처부위에 석회질이 생겨서 결국 병원에 4박 5일 동안 입원을 했습니다. 그리고 또 다음 촬영을 가야 하니까 반깁스를 한 상태에서 PD의 요청으로 말까지 탔어요. 이뿐만 아니라, 섬에서 길을 잃어버린 경험, 바다에 나갔는데 배가 고장난 경험 등등 고생한 일들이 기억에 오래 남습니다.

생각보다 모험과 비슷하네요?
남들이 해보지 못한 경험을 한다는 측면에서 분명 좋은면 도 있지만, 또 그 이면에 보이지 않는 어려움이 있는 거죠.

요새 맛집 찾기, 먹방 등이 유행인데, 사실 숨겨진 맛집은 최석구 리포터님께서 가장 잘 알 것 같아요. 가장 맛있었던 음식은 무엇인가요?
거제도 옆에 추도라고 있는데, 그곳에서 제가 직접 낚시로 잡아서 먹은 ‘전갱이회’가 제일 맛있었어요. 요새 유명한 프로그램인 <도시어부>에서 이경규 씨가 ‘어신’이잖아요, 저는 <6시 내고향>에서 ‘어복’이라고 불러요. 제가 어촌계장님들보다 물고기를 더 잘 잡아서 얻게 된 별명인데요. 지난 주에도 제가 어촌계장님보다 갈치를 더 먼저 잡았거든요. 이렇게 직접 바로 잡아서 먹는 회가 아주 일품입니다. 신선함은 말할 나위가 없고, 직접 잡아서 먹으니까 그 기분 자체 가 다르더라고요. 

사실 리포터라고 하면 여기저기서 맛있는 음식들을 챙겨줄 것 같은데, 혹시 인터뷰 중 맛없는 음식을 먹게 되면 어떤 반응을 하시는지?
 우리는 촬영을 할 때 정말 늦게 먹어요. 왜냐면 카메라가 음식을 다 촬영하고, 그 이후에야 리포터가 먹는 장면을 찍거든요. 그래서 아무리 맛있는 음식이라도, 예를 들어 해물 칼국수라고 합시다. 그 칼국수가 아무리 유명하고 맛있는 음식이라고 해도, 음식 촬영을 다 하고 먹다보면 면이 다 퉁퉁 불어있는 거예요. 그래서 생각했던 쫄깃쫄깃한 면이 아니어서 맛이 없더라도 맛있다고 표현을 해야 되잖아요.

그러면 표정에 다 드러나지 않나요?
표정에 드러나는데, 제가 또 직업이 연기자다 보니(웃음), 맛있다고 하는 편이죠. 제가 맛있다고 해야 또 섬에 관광객 들이 많이 찾아오고 하는 부분도 있으니까요. 그리고 말씀 드렸다시피, 원래는 맛있는 음식인데, 촬영 때문에  늦게 먹다 보니 맛없을 때가 있는 거고요.


리포터는 그야말로 대본 없는 애드리브로 모든 상황 전달이 되잖아요. 그렇다면, 그만큼 순발력이 대단하신 것 같은데, 순발력을 따로 키우는 훈련을 하신 건가요? 아니면 그런 순발력은 타고 나는 건가요?
저희도 전체 구성안이라는 건 있어요. 그런데 그걸 그대로 하면 아주 딱딱하잖아요. 그래서 저는 작가들이 피곤해 할 수도 있지만, 항상 미리 달라고 해요. 현장에서 구성안을 들여다보고 있으면 어르신들과 대화가 안 되잖아요. 그래서 미리 구성안을 숙지를 하고, 그 나머지는 제가 다 알아서 해요. 저는 순발력은 전혀 타고나지 않았어요. 그저 열심히 하려고 했어요. 처음에는 정말 못했습니다. 제가 예전에 ‘도전 지구탐험대’라는 프로그램에도 나간 적이 있었는데, 그때는 녹화하는데 아무것도 생각이 나질 않아서 쓸데없는 이야기만 한 것 같아요. 그래서 그 이후부터는 구성안을 미리 받아 보고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의도를 파악해요. 그런데 가끔 작가들도 실수를 할 때가 있거든요. 작가들이 소재를 찾을 때 블로그를 참고해서 찾는 경우가 많은데, 블로그에 나와 있는 게 전부 맞는건 아니니 실수를 할 때가 많잖아요. 그래서 작가를 백 퍼센트 믿는다기 보다는 전체적으로 흐름은 알고 가는 거죠. 순발력이라는 게 결코 훈련을 통해 키워지는 게 아니에요. 그냥 방송을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내가 이 섬에 여행 온 여행자다’라고 생각하면, 섬사람들한테 물어볼게 많잖아요. 그래서 그런 자연스러운 과정을 통해 순발력이 길러진 것 같아요.

변호사들도 순발력이 참 필요한 직업이에요. 하지만 순발력이 타고나는 게 아니잖아요. 어찌 됐든 훈련을 해야 하는데, 제가 봤을 땐 리포터가 순발력의 정점에 있거든요. 그래서 혹시 순발력을 키우는 훈련이 있는지 궁금했던 거죠.
아뇨. 훈련 방법은 따로 없어요. 그런데 PD들이 그렇게 얘기하더라고요. 개그맨들은 순발력이 뛰어난데, 배우들은 토씨 하나 안 틀리고 대본으로 얘기한다는 거예요. PD들이 제 장점으로 꼽는 게 구성안대로 그대로 가지 않고, 애드리브를  잘해서 좋다고 하더라고요. 별다른 노하우는 없고, 그저 대본에 치우치지 않고, 제가 진짜로 여행자로서 궁금했던 것들을 물어보다 보니, 그게 시청자들로 하여금 진정성 있게 느껴진 것 같아요.

리포터라는 직업은 매일매일 다른 일을 하는 거잖아요. 거의 현장마다 다른 상황, 다른 모습을 직면하게 되실 텐데, 그 직업적인 매력은 뭐라고 생각하십니까?
배우는 짜여진 대본대로 하잖아요. 작가가 쓴 대본과 감독이 지시한 캐릭터를 만들어내는 거고, 배우 스스로 만들 어내는 건 전체의 10%도 안 된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런데 리포터는 제가 스스로 할 수 있는 부분이 너무 많아요. 그 부분이 제일 재밌는 거예요. 제가 스스로 작가처럼 구성도 하고, PD도 되고, 어떻게 보면 제가 스스로 만들어 갈 수 있는 부분이 많은 게 굉장히 매력적이고, 이게 또 연기를 하는 데에도 도움이 되더라고요. 제가 이 리포터 활동을 하면서 동시에 재작년에 일일드라마를 했었거든요. 예전에 연기만 할 때에는 조용한 상태에서 앉아서 대사를 그저 외우기만 했다면, 리포터를 하면서는 현장을 돌아다니면서 틈틈이 외우니까 아무리 시끄러운 촬영 현장에서도 틀리지 않아요. 나름 의 트레이닝이 된 결과라고 할까요? (웃음)

혹시 리포터에게 직업병이 있을까요?
친구들이랑 대화를 하다 보면 불쑥 “너 왜 그렇게 얘기를 해~”, “이렇게 얘기를 하면 더 설득력 있을 것 같은데?”라고 조언을 하게 돼요. 아마도 제가 학생들을 가르치는 것도 함께하고 있어서 그런걸까요?
 아, 맞다! 생선을 먹을 때요! 저는 항상 리포터일을 하면서 자연산만 먹잖아요. 그래서 양식한 회를 못 먹겠어요. 저는 서울에서 먹는 회는 전부 양식이라고 생각해요. 저희 집이 어렸을 때 횟집을 했었는데, 자연산 생선은 수족관에 3일만 넣어놔도 죽어요. 아무리 바닷물을 끌고 와도 수온이 맞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는 서울에 오면 회를 잘 안 먹어요. 이것도 직업병이라면 직업병일까요(웃음)? 아무리 서울에서 좋은 횟집에 가도 제가 섬에 가서 직접 잡은 생선을 바로 먹는 것과는 정말 맛이 다르답니다.

 앞으로의 계획은 어떻게 되십니까?
제가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저는 거의 기네스북에 올라도 될 만큼 우리나라에 많은 섬들을 돌아다녔거든요. 그래서 언젠가는 그걸 엮어서 책을 내보고 싶습니다. 사실 여행이 완벽하려면 3박자, 즉 숙박, 음식, 볼거리가 맞아야 되는데, 우리나라 섬의 경우에는 숙박 시설이 크게 좋지 않아요. 실제로 자는데 쥐가 지나간 적도 있고요. 주변에서 어떤 섬이 좋은지에 대해서 추천해 달라고 하도 그래서 ‘최석구의 섬 이야기’ 같은 이름으로 제가 지금까지 다닌 섬들의 이야기를 펴보는 것도 좋겠다는 구상은 하고 있어요. 한 가지 개인적으로 추천 드리자면, 서울 근교에서는 인천에서 배 타고 들어가는 ‘대이작도’를 추천하고 싶어요. 요즘 같은 날씨에 정말 하늘이 멋지게 펼쳐져서 볼거리가 풍부하고, 아기 들이 뛰어놀기에도 전혀 부담이 없습니다. 실제로 가족 단위로 여행 온 분들을 많이 뵙기도 했고요.
 그리고 리포터가 아닌 인간 최석구로서의 계획에 대해서 말씀드리자면, 제가 미혼이라 그런지 주변에서 결혼에 대한 이야기를 참 많이 해요. 그런데 저는 지금 이 상태로도 너무 재밌거든요. 제가 매주 토마스의 집이라는 곳에서 봉사활동을 하는데, 봉사를 하면서 제가 정말 많이 바뀐 것을 느껴요. 일상에의 감사함을 느끼고, 저는 지금까지 제가 가지지 못한 것들에 대하여 불만하면서 살았는데, 어느새 제가 참 가진 게 많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단순히 지금처럼만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진짜 개인적인 계획에 대하여 물으신다면, 저는 언젠가 쿠바에서 살고 싶어요. 제가 남미에 가서 느낀 점은 남미에서는 사람들이 참 여유가 있어요. 도시에서 급하고 시간에 쫓기는 삶보다는 느리더라도 많이 걷고 삶의 여유를 찾는 그런 삶을 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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