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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변호사들의 올림픽 대회에 참가하다INTERNATIONAL BAR ASSOCIATION

2018 IBA 연례회의 참가 보고서

전 세계에서 온 수천 명의 변호사가 한자리에 모이는 행사. 신문 기사에서도 읽어 보고 이야기로도 들어는 봤지만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특히나 같은 직역에 있는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대규모 국제적 행사는 실제로 어떤 모습일까. 외국인들이 다수 참가하는 국제행사나 회의는 여러 차례 참석해 본 적 있지만, 그 규모가 백여 명 이상을 넘지는 않았다. 그래서 이번에 이탈리아 로마에서 개최되는 2018 세계변호사협회(International Bar Association, IBA)의 연례회의 참가와 관련한 서울지방변호사회의 청년변호사 지원 프로그램 소식을 들었을 때, 그간 가져왔던 관심과 호기심으로 인해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지원할 수가 있었다.
연례회의 첫날부터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 모습, 수천 명을 동시에 수용 가능한 대규모 컨벤션센터 안에서 세계 각국에서 온 변호사들이 처음 만나 악수와 명함을 교환하고, 찻잔을 들고 삼삼오오 모여서 얘기를 나누는 그 모습들이 낯설지는 않았다. 곧 나도 그들 중 하나가 되어 각자의 업무 얘기부터 시작해서 이곳 로마에 대한 이야기, 각 변호사들의 가족 얘기까지 즐겁게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한 가지 신기했던 점은 처음 만나는 그 어떤 변호사와도 공통 화제를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고 그러면서 동시에 각자의 분야에서 일하면서 가졌던 경험과 지식을 그 자리에서 바로 나눌 수 있었다는 점이다. 대형 로펌 소속의 시니어 변호사부터 주니어 개업변호사까지 각각의 이유로 행사에 참여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눈에 띄었던 점은 회의 장소가 유럽이었던 관계로 아시아에서 온 변호사에 비해 유럽과 아프리카의 변호사들이 월등히 많았다는 점이다(내가 아시아에서 온 변호사들을 개인적으로 많이 만나지 못했을 수도 있다). 덕분에 한국에서 일하면서는 좀처럼 만나기 어려운 아프리카의 변호사들과 이야기를 나눌 기회를 어렵지 않게 가질 수 있었다. 내년에 서울에서 2019 IBA 연례회의를 개최하게 되면 상대적으로 좀 더 많은 아시아의 변호사들이 참석하지 않을까 예상해 보았다.

회의 기간 동안 열리는 각종 세션과 프로그램이 굉장히 많고 다양해서 어느 것을 선택하면 좋을지 잠시 고민하기도 했다. 참가했던 여러 세션들 중 기억에 남고 도움이 많이 되었던 것들을 꼽자면, 먼저 행사 첫날 개회식의 speech와 마지막 날 전체 심포지엄의 주제였던 법의 지배(Rule of Law)와 관련된 세션들이었다. Rule of Law는 학문적 혹은 역사적 관점에서 보자면 다소 거대담론의 주제일지는 모르나, 법조계에 종사하고 있는 사람들이 일상 업무를 하면서 가져야 할 업무의 방향성을 제시해 주는 개념이라고 생각하면 그렇게 멀게만 느껴지는 주제는 아니었다. 개인적으로 내 경우에는 컴플라이언스 업무가 과거와 현재 내가 하고 있는 일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여 왔고, 이와 관련된 정책, 규정, 프로그램들을 만들고 실행할 때마다 부딪히는 어려움에 대하여 명확한 판단 기준과 소신을 가지고 일을 진행해야 한다고 믿었다. 이러한 판단 기준이 될 수 있는 것이 바로 다름 아닌 Rule of Law라고 생각한다. 법조인인 우리 개개인에게 이러한 대원칙을 각자의 영역과 권한 안에서 실현해 나가야 하는 임무가 주어져 있다고 생각한다

개회식과 심포지엄을 통해 이번 IBA 연례회의가내걸었던 캐치프레이즈는 “Look after the Rule of Law, and it will look after you”였다. 이러한 구호가 적용되어야 이슈들은 변호인 조력권, 차별 금지, 공정거래, 사법권 독립,반부패 및 언론 자유 등이 있다고 논의되었다.

 

개회식과 심포지엄을 통해 이번 IBA 연례회의가 내걸었던 캐치프레이즈는 “Look after the Rule of Law, and it will look after you”였다. 이러한 구호가 적용되어야 이슈들은 변호인 조력권, 차별 금지, 공정거래, 사법권 독립, 반부패 및 언론 자유 등이 있다고 논의되었다. 개회식 연설에서 IBA 회장이 이 내용들을 하나하나 언급하니, 이들이 비단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공통적으로 논의되는 중요한 의제들임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
Rule of Law 주제에 대하여 컴플라이언스 실무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수준의 구체적인 논의를 하는 세션들도 여럿 있었다. Fendi나 Chevron과 같은 다국적 기업의 General Counsel들이 직접 패널로 나와서 그들의 컴플라이언스 실무 경험과 노하우들을 공유하는 세션이 특히 그러하였는데, 내가 겪은 어려움들이 그들과 아주 많이 다르지는 않았다는 점이 많은 다소의 위안이 되었다. 조직 내의 컴플라이언스 업무는 변호사 혹은 법무팀 단일 조직의 일이 아니라 조직 전체의 일이어야 한다는 점, 특히 모든 업무의 전산화에 따라 IT 부서가 컴플라이언스 프로그램 구축과 이행에 함께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실무적인 팁도 들을 수 있었다.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거나 새로운 지역에 사업을 시작하게 될 경우에도 컴플라이언스 프로그램이 사전에 구축되어야 하며, 이때에도 역시 IT 부서가 깊이 관여하여야 한다는 조언을 들을 수 있었다. 법무도 기술이 주도하는 사회에 맞게 그에 관한 지식을 구비해야 하고 관련 부서나 실무자들과 처음부터 협업하는 것을 전제로 업무를 해야 하겠구나 하고 생각하였다.
또 다른 인상적이었던 세션은 anti-corruption과 관련한 내용을 다룬 것으로, 정부와의 계약 등에서 발생하는 기개회식과 심포지엄을 통해 이번 IBA 연례회의가 내걸었던 캐치프레이즈는 “Look after the Rule of Law, and it will look after you”였다. 이러한 구호가 적용되어야 이슈들은 변호인 조력권, 차별 금지, 공정거래, 사법권 독립, 반부패 및 언론 자유 등이 있다고 논의되었다. 기업의 뇌물 수수 등의 부패 사건에 대해 각 jurisdiction에서는 어떠한 법 제도 및 실무가 있는지를 살펴보는 세션이었다. 뇌물 등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한 컴플라이언스 프로그램, 내부 감시 혹은 내부 고발자 시스템을 구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대부분 은밀하게 일어나는 부패 사건을 감시하고 고발할 사람들에 대한 신변이나 개인 정보를 어떻게 보호할지에 대해서도 아주 활발한 토론이 있었다. 특별히 패널 중에 한국 로펌에서 오신 변호사님이 계셨는데, 한국의 청탁금지법과 증거인멸죄에 대해 발표할 때에는 다른 나라 변호사들의 반응이 상당히 재미있었다. 대가성이 없더라도 공무원에게 금품을 제공하기만 하면 법 위반이 원칙이라는 점, 법 위반 예외 사유로 규정된 조항들의 내용에 3만 원, 5만 원, 10만 원과 같은 아주 구체적인 금액까지 정해진 부분에 대해 신기해하는 분위기였다. 또한 증거인멸죄와 관련해서 자신의 범죄와 관련한 증거 인멸은 기본적으로 죄가 되지 않는다고 설명할 때에도 좌중에서 놀랍다는 반응이 여기저기에서 나왔다. 최근 한국 사회에서 있었던 여러 가지 비리와 부정부패 사건과 그에 연루된 고위공무원과 기업인까지 소개되었다. 좋지 않은 내용이라는 점 자체는 안타까웠지만, 그로 인하여 한국 사회 전반에서 관련 규제가 훨씬 더 강화되었고 실무에서도 이것이 즉각 반영되었다는 점을 소개함으로써 한국 회사와 거래하거나 한국 회사에 투자하는 외국 회사나 자본가들에게는 좋은 정보가 되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예를 들면 한국의 대기업들에서는 부패 방지를 위하여 감사팀이나 법무팀이 인공지능이나 빅데이터를 이용해서 특정 단어, 그에 파생되는 단어나 문맥이 사용된 이메일이나 문서를 찾아내는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다든지, 일정 금액 이상의 법인 카드 사용에 대해서는 일괄하여 감사팀이나 법무팀의 사후 감사 혹은 모니터링 대상으로 하고 있다는 설명 등을 해 주셨다.
정해진 시간을 훌쩍 넘어서도 계속해서 질문자가 나오는 등, 참가자들의 관심과 열기가 상당했다. 각 국가에서 온 변호사들이 세션이 끝난 다음에도 개별적으로 토론을 이어가는 것을 보면서, anti-corruption 역시 전 세계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이슈 라는 것을 실감했다. 특히 특정 국가가 주관하는 사업이라 하더라도 그 사업에 참가하는 기업의 국적이 더 이상 일정하게 제한되지 않는다는 현실을 감안하여 외국 기업 혹은 다국적 기업, 나아가 세계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규제나 판결이 마련되어 실무가로 하여금 관련한 제도와 판단 기관의 입장을 사전에 알고 대비할 수 있도록 하면 좋겠다고 같이 참가한 변호사와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렇게 지식을 습득하고 지적 능력 향상에만 시간을 썼던 것은 아니다. 연례회의에 참가한 여러 로펌이나 단체에서 초대하는 각종 리셉션에 참가하는 것은 IBA 행사의 백미라고 할 수 있다. 덤으로 리셉션에 참가하면서 로마 시내에서 유명하다고 하는 여러 호텔, 레스토랑을 비롯해 유명한 고저택까지 구경할 수 있었다. 특히 Korean Night Reception이 성황리에 진행된 것에 대해서는 매우 기뻤다. 연례회의에서 처음 인사를 나누는 사람들에게 모두 Korean night 행사에 와 달라고 나름 열심히 홍보하고 invitation을 받지 못한 분들에게는 직접 이메일도 다 전달했었는데, 그분들이 정말 많이들 와 주셨던 것이다. 한국이 내년 연례회의 개최지인 만큼 다들 관심을 많이 가져주셔서 감사했다. 서울의 좋은 호텔, 서울에서 구경할 곳, 서울 이외에 가볼 만한 곳들을 많이들 물어보셨는데 이럴 줄 알았으면 한국 관광 책자라도 갖고 왔어야 했나 라고 생각했다.
연례회의의 참가비용이나 행사 기간 등을 고려해 보았을 때, 청년변호사가 매년 연례회의를 참가하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하지만 전 세계에서 온 수천 명의 변호사들이 한자리에 모여서 비슷한 고민을 이야기하고 같이 대안을 찾는 모습을 보는 경험은 해 볼 가치가 충분히 있다. 한국 시장을 넘어 전 세계의 법률 시장에서 한국변호사 또는 내 자신은 어느 정도의 위치에 있는가를 몸소 체험하고 그를 바탕으로 앞으로의 업무 분야나 경력에 대해 새로운 시각을 가질 수도 있다. 바다 건너 살고 있는 외국 변호사 친구가 생겨서 매일 메시지를 주고받을 수도 있다.
이 모든 것을 체험할 수 있게 기회를 부여해 준 서울지방변호사회에 감사드리며, 향후 연례회의에도 또 참가할 기회를 가질 수 있기를 희망한다.

 

 

 

 

 

류정화 변호사
●법무법인 아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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