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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진 변호사 인터뷰

변호사님께서는 국내 여성 1호 검사로 알려져 있는데 당시에는 여자가 검사되는 일이 큰 용기가 필요한 일이었을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검사가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사법연수원생 시절, 검찰 시보로 4개월간 검찰청에서 일하면서 살아있다는 생동감과 이제껏 경험해 보지 못한 중요한 일을 하고 있다는 자부심을 느꼈고, 검사로서 소신껏 일하고 싶다는 열망을 갖게 되었습니다.

 

검찰 내에서 여성이라서 겪은 어려움이 있다면 무엇이 있는지요.
지금 같으면 이해하기 어려울 수도 있으나, 제가 1990년에 검사를 시작할 당시만 해도 여성이 법대에 진학하는 비율이 극소수였고, 사법시험에 합격하는 여성은 거의 드물었기 때문에 여성 검사는 물론 여성 판사나 변호사도 소수로서 감당해야 할 사회 문화적인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게다가 저는 국내 유일한 여성 검사로서 존재 자체가 언론의 관심을 받다 보니 일하는 어려움보다 행동거지의 제약이 더 힘들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물론 다른 여성들과 마찬가지로 출산, 육아의 부담으로 인한 어려움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국내에서 최초로 여성 검사장이 되셨는데, 여성이라는 점 때문에 더 많은 노력을 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듭니다. 어떤 노력들을 하셨는지요.
여성이라서 일이 어렵다든가 업무상 달리 취급받아야 한다는 생각을 해 본 적은 거의 없습니다. 그러나 여성 검사 1호로서 모범적인 평가나 평판을 받아야 한다는 생각이 숙제 내지 숙명처럼 늘 따라붙어서 누구보다 성실하게 공정한 업무처리에 최선을 다하고자 노력했고, 특히 여성의 지위나 여성의 권익을 위한 목소리를 내려고 나름대로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처음 검사로 임용되었을 때와 현재의 검찰은 성평등 측면에서 많이 바뀌었는지요.
1990년 검사 임용 당시, 제가 국내 유일한 여성 검사 1호였으나, 현재는 여성 검사가 30%에 달합니다. 이제는 특수, 공안, 강력은 물론 검찰 인사, 감찰 등 각 분야에 여성 검사가 배치되어 있고, 여성 검사의 수가 더 많은 검찰청도 있습니다. 또한 여성의 사회 진출이 증가하고 분야도 다양해지다보니 검찰도 성평등 측면에서 많은 변화가 있었고, 평등한 문화가 어느 정도 정착되어 가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검사로 재직하는 동안 기억에 남는 인상 깊은 사건이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주로 형사부 검사로서 각종 재산범죄, 지식재산권, 환경, 의약, 식품 등 여러 전담을 맡아서 수많은 사건을 처리했기에 기억나는 사건을 한두 개 꼽기는 어렵지만, 미국과 통상협상에 유리하도록 지식재산권 침해사범 단속에 주력했을 때 잡고 보면 너무도 초라한 범인들이어서 씁쓸했던 기억이 납니다.
범죄수사 이외에 법무부 초대 여성정책담당관으로 전국 검찰에 가정폭력 전담제를 시행하는 등 많은 여성정책을 추진했고, 법무부 검찰국 검사로서 검사인사에 다면평가제를 도입하는 등 정책업무를 추진했던 경험도 기억에 남습니다.

 

검찰 현직에 계시면서 변호사들이 자주 실수하거나 놓치는 부분이라고 느낀 부분이 있다면 무엇인지요.
짧은 기간이지만 변호사가 되어보니 변호사 입장을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검찰은 사건 전반에 대한 모든 증거를 파악하고 있는데, 변호사는 의뢰인의 진술을 통해서 사건을 접근하는 것이니 변호사가 알고 있는 것 이상 검사가 알고 있다는 점을 인정하고 사안에 접근할 필요가 있습니다. 물론 검사가 알지 못하는 진실을 의뢰인이 더 잘 알 수도 있습니다. 객관적인 진실이 무엇인지, 그 진실을 전제로 변론을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변호사가 검찰 조사 때 피의자의 변호인으로서 입회할 때나 의견서를 제출할 때 팁이나 주의할 점이 있는지요.
변호인 참여권의 취지에 맞게, 수사를 방해한다는 느낌이 들지 않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의견서는 장황하지 않게 입증취지가 무엇인지 요점을 알아볼 수 있도록 작성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최근 서지현 창원지검 통영지청 검사의 미투 이후 출범한 성추행 진상조사단장을 맡으셨는데, 위 조사단 활동에서 만족하는 부분과 아쉬운 점은 무엇인지요.
서지현 검사의 미투가 성추행 진상조사단 출범에 직접 계기가 된 것은 사실이나 성추행 조사단은 서지현 검사 사건 이외에 다수의 검찰조직 내 성추행, 성폭력 사건을 신고받고 처리하여 소기의 성과를 거두었고, 이후 검찰의 조직 문화도 많이 변화되었다고 봅니다.
서지현 검사가 문제 제기한 안태근 전 검찰국장에 대한 사건은 수사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기소되어 현재 재판 중이므로 그에 대한 개인의 의견을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봅니다. 다만, 조사단이 최선을 다해 진실을 밝히려고 노력했고 그에 대하여 민간 전문가 집단 풀에서 무작위로 추첨하여 구성된 수사심의위원회의 위원들이 압도적 다수로 조사단의 수사결과에 공감, 동의하여 기소된 점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법무법인의 대표변호사로 새 출발을 하셨는데, 오랜 기간 몸담아 온 검찰에서의 업무방식과 어떤 점이 다른지요.
검찰은 인적, 물적 시스템이 갖추어져 있는 국가조직입니다. 따라서 제가 몸담고 있는 작은 법무법인과 비교하기에는 적절하지 않지만, 검찰은 엄격한 결재 제도하에서 내부 지침, 예규 등 법적 절차에 따라 대부분의 업무가 진행되는 반면, 법무법인이나 변호사 사무실은 신속하고 유연한 의사결정 시스템으로 운영되는 점이 확연히 다릅니다.

 

변호사를 하시면서 전에 생각하지 않았던 검찰 내부의 개선되었으면 하는 문제점이 있는지요.
일반적으로 검찰이 남성 위주의 권위적인 조직의 대명사처럼 알려졌으나, 최근 많이 달라지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검찰은 국가 법집행기관으로서 업무 성격상 긴장과 중압감을 떨치기가 어려운 측면이 있습니다. 다만, 형사소송법상 무죄추청의 원칙에 입각하여 비록 심증이 어느 정도 형성되어있고, 긴장되고 바쁜 업무 중이라도 변호인들의 의견을 선입견 없이 오픈된 마음으로 경청하는 자세가 매우 중요하고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변호사가 되신 후 어떤 부분에서 가장 큰 만족감을 느끼는지요.
변호사는 자율과 책임을 전제로 일하고, 특히 집이 멀기 때문에 출퇴근 시간이 자유로운 점이 만족스럽습니다. 또한, 사실과 법리를 직접 검토하고 법에 대하여 초심으로 돌아가 다시 생각하고 공부할 기회가 생겼다는 점이 좋습니다.

 

앞으로 어떤 변호사로 활동할 계획이신가요.
제가 몸담고 있는 법무법인은 대형 법무법인과 달리 주로 일반 시민들이 다양한 애환을 토로하는 사건들이 대부분입니다. 검사 때도 그랬지만 일반 시민들에게 법이 만들어진 취지대로 공정하게 집행되고 법적 서비스를 충분히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는 변호사가 되려고 합니다.

 

그 밖에 후배 변호사들에게 격려가 될 조언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변호사 초년생인데 조언할 자격이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평소에 저희 법인 소속 젊은 변호사들에게 비록 힘들더라도 많은 사건을 적극적으로 처리해 보고 최선을 다해 의뢰인의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변호사로서 자부심을 지니고, 자부심을 갖게 되는 이유를 스스로 끊임없이 생각하고 점검하면서, 무엇보다 법을 즐기며 산다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인터뷰/정리 : 주영글 본보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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