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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의 쉼터, 서울지방변호사회입니다.

Querencia. 스페인어로 ‘애정, 애착, 안식처’ 등을 뜻하는 케렌시아는 ‘투우(鬪牛)’ 용어로, 투우사와의 싸움에서 지친 소가 잠시 쉬어가는 공간을 의미합니다. 소는 투우사와의 결투 중 케렌시아에서 잠시 숨을 고르며, 다가올 결전을 준비합니다.

사실 자신이 투우장에 서게 될 것이라 생각한 소는 없을 것입니다. 하루하루 평화롭게 살아온 소는, 어느날 갑자기 ‘투우’가 되어 투우장에 들어갑니다. 넓은 투우장 한가운데 카포테(capote)라는 붉은 천이 현란하게 움직입니다. 자신을 속이기 위한 움직임을 소는 참지 못합니다. 고개를 들고 돌진합니다. 잡힐 듯 잡히지 않습니다. 숨이 차고 힘들지만 포기할 수 없습니다. 이기고 싶습니다.

이때 투우는 케렌시아를 찾습니다. 투우사의 방해를 받지 않고, 숨을 고르며 에너지를 모을 수 있는 공간, 케렌시아는 안식처이자 새로운 싸움을 위한 의지를 다지는 장소입니다.

케렌시아는 투우에게만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매순간이 전쟁인 변호사들도 케렌시아가 필요합니다.
올 한 해 수많은 싸움이 있었습니다. 사상 초유의 사법농단으로 국민들이 법조계 전체를 불신하고 있고, 변호사들은 그 유탄을 견디고 있습니다. 세무사법 개정안 등 유사직역은 숨 쉴 틈 없이 몰아치고 있습니다.
로스쿨을 둘러싼 불필요하고 소모적인 논쟁은 아직도 불씨가 남아있습니다. 하나하나 우리를 괴롭히고, 잠 못 들게 합니다. 방해받지 않고 지친 영혼을 달랠 수 있는, 다시 일어서서 결전을 준비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합니다.

서울지방변호사회는 회원 여러분의 케렌시아가 되고자 했습니다. 따가운 시선, 무자비한 공격, 불필요한 감정싸움으로 지친 회원들이 잠시 쉬면서, 새로운 에너지를 충전할 수 있는 장소가 되려했습니다. 등산, 탁구, 사진, 축구, e-스포츠, 합창, 동아시아맛집탐방 등 동호회는 여러분을 포근하게 감싸줄 수 있는 곳입니다. 소외된 사회적 약자와 공감하는 인권위원회, 세계 각국의 변호사들을 만날 수 있는 국제위원회, 통일된 대한민국을 준비하는 통일법제위원회 등은 새로운 세계를 보여주며 함께 할 동료를 얻을 수 있는 곳이지요. 휴식을 취하고, 새로운 세상을 보고, 동료를 얻어 정의와 인권을 위한 싸움을 준비할 수 있는 곳, 서울지방변호사회가 원하는 그림입니다.

이제 94대 집행부의 2년 임기가 거의 끝나갑니다.
회원 여러분들이 좀 더 편안하게 생각하는 쉼터가 되려고 했으나 아쉬운 점도 많았습니다. 그러나 서울지방변호사회가 회원 여러분의 케렌시아라는 점은 집행부가 바뀌어도 변치 않을 것입니다.

올 한 해 수고하셨습니다. 그리고 항상 행복하시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2018. 12.
서울지방변호사회 공보이사
허윤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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