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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업법상 최고금리 규정 일몰제 폐지 환영, 반사회적 이자폭리 더욱더 제한해야

민의와 민심을 대변해서 좋은 법을 만드는 것을 집중적으로 논의하고, 사회경제적 약자들을 보호하고 살리는 법, 민생경제를 활성화하는 법들을 치열하게 만들어가야 할 곳이 국회이건만, 국회에서 좋은 법률의 제정이나 개정 소식을 듣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유치원 비리를 근절할 수 있는 유치원 3법부터가 통과되지 않고 있고, 전월세 상한제 도입 등 주거 세입자들의 주거권을 확대할 수 있는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도 마찬가지이며, 故 김용균 님의 억울한 희생을 통해서 다시 한 번 드러난, “위험의 외주화-죽음의 하청화”를 근절하는 법안들도 전혀 통과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그 외에도 수없이 많은 ‘을’들을 위한 법안, 더 나은 사회정의와 경제민주화를 실현할 수 있는 법안들도 잠자고 있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런데, 2018년 12월 7일 만큼은 참 반가운 소식이 들려왔다. 법으로 받을 수 있는 이자율에 제한을 두는 최고금리 규정을 2∼3년마다 연장해 온, 그래서 언제든지 자칫 잘못하면 최고금리 제한 규정이 없어질 수도 있었던 ‘이자율 적용에 대한 일몰 규정’이 16년 만에 완전 폐지된 것이다. 사인간의 이자 거래, 미등록 대부업체와의 이자 거래에 적용되는 이자제한법상 최고금리 규정에 대한 일몰 규제는 이미 사라진 상태이기에, 이제는 사인 간의 거래는 물론이고 대부업체 및 금융회사들과의 모든 이자 거래에서 최고 이자율 제한 규정이 폐지될 위험이 영구적으로 사라진 것이다.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대부업법 개정안은 더불어민주당 민병두 의원이 제출한 것이다. (좋은 법 처리를 위해 노력한 의원은 우리 모두가 기억해야 한다!)

또 민병두 의원이 함께 제안한, 채무자가 이자 납부를 연체했을 시 대부업체가 받을 수 있는 연체이자율도 최고 연 3%를 초과할 수 없도록 하는 법 개정안도 함께 통과됐다. 이 역시 매우 의미 있는 일이다. 이미 올해 4월 30일부터 모든 금융기관들이 3%를 초과하는 연체 이자를 받을 수 없게 된 것과 함께, 이제 대부업체들이 이자율로 폭리를 취하고도 또 연체이자율로 추가적 폭리를 취하는 일이 근절되게 된 것이다. 또 그에 앞서, 2018년 2월에는 문재인 정부의 노력으로 금융회사와 대부업체가 받을 수 있는 최고금리도 기존 27.9%에서 24%로 하향되었다. IMF 이후 한때는 아예 최고 이자율을 제한하는 규정 자체가 없었던 적도 있었고, 2002년에 겨우 대부업법이 제정된 이후에도 최고 이자율이 무려 66%에 달했던 것(당시 금융관료들을 중심으로 대부업체나 금융회사들이 국민들을 상대로 66%까지 이자를 맘대로 받을 수 있게 함)에 비하면, 정말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이자제한법과 대부업법의 역사, 최고 이자율 제한의 역사는 어떠했던가. 잠시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최고 이자율을 둘러싼 심각한 논란이 계속 있어왔는데, 이 역시 지난했던 한국 역사의 한 부분이면서 동시에 우리 민초들의 고통의 역사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요즘 흥행에 성공해 화제가 되고 있는 “국가부도의 날” 영화에도 일부 소개되는 것처럼, 1997년 IMF구제금융 사태는 우리 사회에 엄청난 충격을 주었고 나라 전체에 아주 커다란 부정적인 변화를 야기하고야 말았는데, 그중에서도 가장 끔찍했던 일이 IMF가 피고용 노동자들의 권리를 크게 약화·악화 시킨 것과 함께 금융자본의 폭주·폭리를 가능하게 하는 정책들을 강요한 것을 꼽을 수 있을 것이다. 가장 큰 예로, 고금리 정책이 필요하다는 미명 하에 이자제한법 폐지를 유도한 것이다. 그렇게 오랫동안 우리나라에 존재하던 최고 이자 제한 제도가(모든 금전대차에서 25% 이하의 이자만 받게 하는 제도. 1998년 1월 이자제한법이 전격 폐지됨으로써 이와 같은 합리적인 이자제한 제도가 폐지됨) 폐지된 후에 사채와 이자 폭리에 의한 피해자가 속출하였고 대한민국은 이자 폭리의 지옥으로 전락하고야 말았다. 심지어 경제적 강자들에 의해 금전대차 이자율이 100%~ 1000% 안팎에 달하는 살벌한 일이 자행되었던 것이다.

이에 당시 참여연대와 민변 민생경제위원회를 필두로 한 민생·시민단체들은 이자제한법 부활과 대부업체 폭리·횡포 근절 운동을 필사적으로 전개하였고, IMF 사태 이후 2002년에 제정된 대부업법의 개정을 통해 금융기간 및 대부업계의 이자 폭리 근절과 이들에 대한 관리·감독 강화, 방송에서 대부업 광고 금지 촉구 등의 시민 캠페인을 지속적으로 전개했다. 그 결과 2007년 이자제한법이 다시 부활 제정되었고, 대부업법 시행령상 66%까지 보장되던 대부업체 특혜 및 폭리를 2009년에는 39%까지 낮추었다. 또 2013년 12월에는 이자제한법 상의 최고 금리를 25%로 인하하고, 대부업법상 허용된 최고 금리를 34.9%까지 인하시키는 조치가 통과되는 큰 진전이 있었지만, 그럼에도 34.9%의 이자율 역시 지나친 폭리를 보장하는 것이기에 참여연대와 서민금융 보호단체들은 추가로 최고 금리의 대폭 인하를 촉구하였고, 그에 따라 비교적 최근인 2016년 3월 3일 대부업법 상 최고금리가 27.9%로 인하되기도 했다.

그런 연후에도 27.9%나 되는 금리를 합법적으로 받는 것도 큰 문제라는 지적이 계속되었고, 2016년~2017년 사이 여섯 달 동안 전개되었던 촛불시민혁명은 우리 사회 전반에 개혁과 정상화의 기운을 불어넣었는데, 드디어는 2017년 10월 31일, 최고 이자율을 인하하는 ‘이자제한법 시행령 및 대부업법 시행령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함에 따라, 2018년 2월 8일부터 금융기관 대출거래, 대부업체와 개인 간 거래, 개인과 개인 간의 거래 등 모든 금전대차에서 적용되는 최고 금리가 연 24%로 제한되게 된 것이다.

즉, 개인 간 금전거래 때 적용되는 최고이자율도 직전 연 25%에서 연 24%로 인하되었고, 금융회사 및 대부업체의 최고이자율 역시 직전 연 27.9%에서 연 24%로 인하된 것이다. 개개인이 최고이자율을 초과해 이자를 받은 경우 1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의 벌금을, 금융회사나 대부업체의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되게 된다. 부도덕하고 반사회적인 이자 폭리를 근절하기 위한 중대한 진전이 또 이루어진 것이다.

지금도 참여연대와 민변 민생경제위원회 등은 아예 대부업 특혜금리를 폐지해 대부업 금리도 이자제한법의 규정을 받도록 하고, 이자제한법 상 최고 금리는 대부분의 선진국과 같이 20% 이하로 규정하도록 법률 개정운동을 지속적으로 전개하고 있는데 이 부분 역시 반드시 조속한 시일 안에 개정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제도권 금융회사들의 예대 마진을 극대화해 2018년 3/4분기까지 이자수익만 30조 원을 거두었는데, 이 역시 합리적인 제한을 통해 국민들의 이자 부담을 획기적으로 줄여주어야 할 것이다. 돌이켜 보면 이자제한법 부활, 대부업법 개정을 통한 이자폭리 근절 운동에 많은 법조인들과 법학자들이 함께 해주었다. 그분들이 아니었다면 지금도 우리나라 국민들은 이자폭리 헬조선에서 억울하게 살아야 했을 것이다. 이 지면을 통해 그동안 이자폭리 근절과 서민금융보호, 금융정의 실현을 위해 함께 해주셨던 많은 법조인·법학자들께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안진걸 소장
●민생경제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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