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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걸 마인드와 비즈니스 마인드

필자는 약학대학을 졸업하고 종합상사에서 직장생활을 하다가 사법고시를 통해 변호사가 되었다. 필자가 사법시험을 준비할 때는 법대를 졸업한 정통(?) 변호사와 비교하여 부끄럽지 않은 법률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지, 그들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지 막연한 걱정도 있었다. 그런 생각 때문인지 필자가 사법시험을 준비하고, 사법연수원에서 공부할 때는 연수원 교수님 말씀처럼 리걸 마인드를 기르기 위해 누구보다 열심히 공부했다. 다행히 그 결과 판사로 임관될 수 있는 기회도 얻었고 국내 최고 로펌에 취직할 기회도 얻었다.

필자는 몇 년 전부터 독립하여 개인 법률사무소를 개업했다. 개인 의뢰인들을 만나 그들의 법률적 어려움을 도와주는 것도 보람되고, 특히 필자가 평소 관심을 가지고 있던 헬스케어 분야 벤처기업들을 자문하는 것도 즐거운 일이다. 그런데 기업을 자문하다 보니 비즈니스 마인드를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었다.

필자가 변호사로서 기업 법률자문을 해주던 초창기에는 오로지 법률적 관점에서 모든 가능성을 나열하다 보니, 자문 결과를 보고받은 의뢰인이 실망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의뢰인에 따라서는 그 법률자문을 통해 미처 알지 못했던 새로운 법률적 리스크를 알게 되기도 하였지만, 어떤 의뢰인은 기본적인 법률 리스크는 어느 정도 검토를 하였기 때문에 평면적인 법률 리스크의 나열은 그들에게 큰 의미가 없었던 것이다. 즉, 법률 리스크를 입체적으로 설명하고, 그리스크를 줄이는 방안을 제시하였을 때 회사 경영진은 그 자문 결과를 기초로 스스로의 판단에 따라 최선의 의사결정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변호사의 역할이 직접 의사결정을 하는 주체가 아닌 법률적 검토를 하는 조력자라는 한계가 있다. 또한 법적 리스크가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특정 의사결정 방향을 직접 제시하는 것이 방어적 관점에서 위험하다는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회사가 비용을 지불하면서 법률자문을 의뢰하는 것은 그들의 의사결정에 실질적인 도움을 받기 위해서일 것이다. 이처럼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법률자문이 되기 위해서는 해당 산업의 구조와 기업에서의 의사결정 체계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 것이 필수적이다. 헌법을 정점으로 한 각종 법령을 이해하고, 국내외 판례를 습득하며, 법철학을 공부하면서 리걸 마인드를 기르듯이, 경영이론과 산업에 대한 꾸준한 학습 및 산업계와의 교류를 통해 비즈니스 마인드를 연마해야 한다.

필자는 변호사가 정말로 훌륭한 직업이라고 생각한다. 평소 자신이 가지고 있던 가치관을 실현할 수도 있고 하고 싶은 사회활동을 할 수도 있으며 간접적이기는 하지만 좋아하는 사업도 할 수 있다. 물론 최근 변호사 수의 급격한 증가로 인해 변호사 내부의 경쟁이 더 치열해지고 심지어 스스로의 생존에 대한 위험을 느끼기도 할 것이다. 이 때문에 과거와 같은 안정적인 직업으로서의 변호사는 더 이상 기대하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돈을 벌기 위해 변호사 일을 한다는 자세보다는 하고 싶은 일을 하는 변호사로의 자세가 우선이라고 생각한다(생계를 유지하지 못해도 된다는 의미는 아니다). 그리고 하고 싶은 일을 하는 변호사로서 잘 하기 위해서는 의뢰인의 관점에서 필요로 하는 변호사의 능력과 자질을 끊임없이 연마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리걸 마인드를 갖추고 의뢰인의 마음을 이해하여야 한다. 그리고 기업에 대한 자문을 위해서는 비즈니스 마인드도 길러야 한다.

 






최규진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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