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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을 꿈꾼 붉은 돼지

회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기해년 황금돼지의 해가 밝았습니다.


부와 행운의 상징이기도 하지만, 게으름과 나태함의 상징이기도 한 돼지.
오늘은 낭만을 꿈꾼 로맨티시스트 돼지를 얘기해 볼까합니다.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1992년作 ‘붉은 돼지’는 돼지로 변한 파일럿의 이야기입니다. 제1차 세계대전에 공군 조종사로 참전했던 주인공 마르코 파곳(Marco Pagot)은 전쟁과 인간에 회의를 느끼고 ‘붉은 돼지(Porco Rosso)’로 변해 살아갑니다.
그렇지만 먼저 떠난 전우들과 함께 누볐던 자신의 터전인 하늘을 떠나지 못하고 그는 여전히 날고 있습니다. 어쩌면 홀로 남은 그에게 비행이란 스스로를 안위하는 유일한 출구이자, 떠나버린 전우들에 대한 부채의식의 발로였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전쟁의 포화와 주위의 유혹 속에서도 그는 자신만의 비행을 계속했습니다.
그렇게 인간에 회의적이고 염세적인 그였지만, 결국 인간들 속에서 인간에 대한 믿음을 회복하고 다시금 인간으로 돌아오며(?) 영화는 마무리가 됩니다.

최근 이 작품을 다시 보며 우리 변호사들이 직면한 어려움이 떠올랐습니다.
사상 초유의 사법농단 사태로 인한 법조 전반에 대한 불신, 세무사를 비롯한 각종 유사 직역의 변호사 직역 침탈 시도, 어둡기만 한 시장 상황과 내부의 갈등에 이르기까지 변호사 업계는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이러한 현실을 지켜보며 변호사라는 사실이 때로는 낙담이 되기도, 때로는 회의가 들기도 하셨을지 모르겠습니다. 아니 더 나아가 과연 이러한 현실 속에서 변호사로 살아가는 것이 의미가 있을까라는 생각이 드셨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저희 제94대 서울지방변호사회 집행부 역시 하루하루 밀려오는 거센 파도를 바라보며 과연 저 파도를 뚫고 날아오를 수 있을까라는 걱정이 들 때도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저희 집행부는 오직 회원 여러분만 바라보며 다시금 날아 올랐습니다. 수많은 어려움과 유혹 속에서도 회원 여러분만을 위한 비행을 했습니다.
회원 여러분은 물론 각계각층, 해외 법조계에 이르기까지 끊임없이 소통하였고, 직역침탈 시도에 대해서는 말과 글로, 때로는 행동으로 투쟁하였고, 소외된 회원과 사회적 약자들을 위해서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먼저 목소리를 냈습니다.
그렇게 지난 2년간 끊임없이, 치우침 없이 오직 회원 여러분만 바라보며 비행할 수 있었던 것은 회원 여러분의 지지와 성원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구름 너머 파란 희망을 끝까지 믿었던 것은 회원 여러분의 힘으로 날아오른 하늘에서 분명히 그 희망을 만났기 때문입니다.
비록 제94대 집행부의 비행은 여기서 멈추지만 새롭게 시작될 제95대 집행부를 통해 그 희망을 향한 서울지방변호사회의 비행은 계속될 것입니다.

붉은 돼지는 말했습니다. “날지 않는 돼지는 단지 돼지일 뿐”이라고.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2019년이 회원 여러분에게 최고의 한 해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2019. 01.
서울지방변호사회 기획이사
임지웅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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