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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백수 변호사 인터뷰

변호사님께서는 서울지방변호사회 사무총장 등 적극적으로 변호사회 회무를 많이 담당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간단히 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2005년부터 2006년까지 서울지방변호사회의 총무이사를 하면서 회무에 관여하기 시작하여 2016년 서울지방변호사회 선거관리위원장과 각종 위원회의 일을 맡았습니다.

가장 보람이 있었던 일은 “정의의 붓으로 인권을 쓴다”라는 서울지방변호사회의 회훈을 만든 일이에요. 또한 서울지방변호사회에서 발간하는 월간지 ‘시민과 변호사’를 만드는 일도 10년 가까이 했습니다. 경유제도 시스템을 획기적으로 개선하여 변호사회의 비용절감에 크게 기여한 것도 기억에 남습니다.

최근에는 진정사건 처리 절차를 개선했습니다. 과거에는 진정서의 무혐의 결정문을 직원들이 다 썼거든요. 직원들이 조사해서 조사위원회에 보고하고 상임이사회에 올렸었죠. 그러다 보니 직원들이 너무 힘들어했습니다.
직원들이 변호사들에 관한 비위 사실에 관하여 결정문을 쓰는 것도 맞지 않고요. 해당 업무는 직원들의 기피대상 1호였죠. 그래서 제가 예비조사위원 제도를 만들어서 진정사건의 초기 검토 및 조사는 예비조사위원인 변호사가 하도록 바꿨습니다.

또 2007년 로마켓을 상대로 한 소송에서 승소하였습니다. 로마켓아시아는 변호사의 개인 정보, 사건 승소율과 학연, 지연, 구성원 등으로 인맥지수를 만들어 유료로 제공했었는데, 제가 로마켓을 상대로 개인 정보 침해금지를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여 일부 승소하였어요.

회무에 참여하고자 하는 변호사들이 예전보다 많이 늘었습니다. 그에 대한 변호사님의 생각은 어떠신지요.
회원들이 회무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일종의 의무라고 생각해요. 회원들의 회무 참여가 저조하면 회가 발전할 수 없고 회장 등 집행부가 월권을 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회원들이 회무에 참여하여 집행부를 견제 하고, 감시도 해야 합니다.

예전에는 회원들이 참여하지 않아서 집행부가 참여를 독려하기도 하였는데 지금은 젊은 변호사들이 회무에 적극 참여하려고 한다고 알고 있습니다. 저는 상당히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생각합니다.

변호사 및 변호사회가 당면한 가장 심각한 문제는 무엇으로 보시는지요.
20년 전부터 모든 회장 선거에 출마하는 모든 후보들이 내세웠던 것이 회원들의 생존권을 지킨다는 것입니다. 지금도 비슷한 것 같습니다. 그런데 갈수록 변호사들은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회장으로 당선되신 분들이 아무도 공약을 안 지켰다는 것이죠.

변호사회가 존재하려면 회원들이 있어야 합니다. 회원들이 사무실을 유지하고 생계를 꾸려나갈 수 있는 합리적인 범위의 수입이 보장되어야 공익활동이나 회무참여를 기대할 수 있겠죠. 가장 어려운 문제이고, 현안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변호사 수가 많은 것도 문제라고 보지만, 법률 시장이 늘어나지 않고 있어요. 특히 송무 시장은 그렇습니다. 그것을 어떻게 해결해야 할 것인지 회장들이 매번 이야기 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별다른 해결책이 보이지 않아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요즘 변호사들은 유사직역의 침탈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어떠한 대처방안이 있는지 의견을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웃으면서) 회장 후보자 자격으로 받는 질문 같습니다. 유사직역의 침탈도 10년보다 훨씬 더 오래전부터 시작되었던 문제예요. 직역 침탈을 방지하고 새로운 직역을 확대하겠다는 것도 역대 회장들의 공약이었죠.
저는 직역 침탈은 대세라고 봅니다. 국민이나 언론은 변호사를 기득권자라고 인식하고 있어요. 우리가 힘들다는 것은 가십거리, 놀림거리가 되고 있습니다. 진정으로 변호사의 생존 문제를 위해 고민하는 사람은 거의 없어요.

우리가 직역을 지키겠다고 하면 기득권 수호라고 매도당합니다. 변리사, 세무사, 회계사, 공인중개사, 법무사에게 직역을 침탈당해서 이제는 더 뺏길 것이 없을 정도죠. 국선노무사가 허용되고 있고, 행정사의 행정심판 대리도 예정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직역 침탈에 대한 대비는 이제는 의미가 없다고 생각해요. 우리 직역을 수호할 세력도 없고 국회도 우리 편이 아니에요. 의사같이 파업할 수도 없고요. 입법 과정에서 국회의원을 설득하는 활동 정도만 우리가 할 수 있어요. 지키겠다는 생각만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어요.
변호사가 해야 하는 일은 소극적인 자세가 아니라 다르게 가야 해요. 우리가 역으로 그 유사직역으로 들어가거나 새로운 직역을 개발해야 합니다. 복수영역의 자격을 가진 변호사들이 늘어서 그 업무를 병행하면서 특화시키는 것이죠. 그런 식으로 해야만 변호사들이 살아남을 수
있어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해요. 직역 침탈에 대해 방어하자, 이런 말은 안 썼으면 좋겠습니다.

그렇다면, 협회나 변호사회가 할 일은 무엇인지요.
리더의 첫 번째 덕목은 열정을 가지고 비전을 제시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지금껏 변호사회를 이끌어 갔던 분들이 비전을 제시하지 못했습니다. 변호사단체의 리더인 선배들이 방향을 제시하고 틀을 만들어 주고 길을 닦아야 해요.

예전에는 한 달간 회장 선거를 준비하면 되었는데, 지금은 회원 수가 많아져서 오랫동안 준비해야 합니다. 그리고 사시 출신이니 로스쿨 출신이니 갈라져 싸우다 보니 선거가 준 정치판이 되었어요. 비전을 가진 리더들은 진흙탕에 발을 담그기 싫어서 나서기를 꺼려 하는 것 같
아요. 능력 있는 리더가 나오기 힘든 풍토가 되었어요.

 변호사들이 다양한 출신으로 되어 있다 보니 아무래도 단합하지 못하고 잘못하면 단체가 나눠질 수도 있는 상황입니다. 어떻게 하면 화합을 이룰 수 있는지요.
몇 년 전 선거부터 회장 후보자들이 회원들의 출신을 가지고 선거에 악용한 것이 그 원인이라고 생각해요. 저는 그 후유증은 시간이 지나면 해결될 것이라고 봅니다.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서 뭔가 조치를 취한다는 것은 자연스럽게 나을 수 있는 상처를 자꾸만 쑤시는 격이에요. 그러니 그런 일을 해서는 안 됩니다.
리더가 된 사람이 변호사들의 화합을 위하여 위원회를 만들거나 특별한 조치를 취하는 것도 맞지 않습니다. 그냥 놔두면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으로 봅니다.

새로운 직역 확대에 대해 말씀해 주실 수 있는지요.
전문변호사 인증제도 그런 것이 방법은 될 수 있으나 실속이 없어요. 전문변호사 인증을 받으면 그 변호사가 그 분야의 전문가인가요? 본인이 전문가라면 그 분야의 소송을 많이 해봐야죠. 명함에 ‘전문변호사’라고 기재한다고 전문가가 아니죠.

시간이 걸리더라도, 체계적이고 지속적으로 전문변호사를 육성해야 해요.

서울회에서 하는 전공별 커뮤니티와 비슷한 것인데, 대한변협 또는 서울회 산하에 전문변호사회를 만들어 자체적으로 회장도 뽑고, 총무도 뽑고 회의 예산 지원을 받아서 자체적으로 움직이게 해야 해요. 여기에서 모든 정보가 공유될 수 있게 회가 멍석을 깔아주는 것입니다.

변호사들은 능력이 있어서 멍석만 깔아두면 알아서 모이고, 전문가를 초빙해서 강의도 듣고 하거든요. 변호사회가 간섭하지 말고 전문변호사회가 스스로 조직하여 운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예산을 지원하면 됩니다.

변호사 수가 많아졌다고 해서 제로섬 게임을 한다고 생각하지 말아야 해요. 장래를 향해 나갈 수 있는 디딤돌을 변호사회가 놔주면 됩니다. 관리하고 감독하려는 것이 문제예요.
전문변호사회는 각 영역에 특화된 변호사회를 상설화 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회장이 만들어서는 안 되는 것이고, 전문변호사회는 회원들이 스스로 만들어야 합니다.

전문변호사회라는 공간을 열어두기만 하면 빅뱅과 같이 얼마나 커질지 모르는 일입니다. 변호사회는 전문변호사회에 관한 근거 규정을 만들어 활동의 기초적인 부분만 제시하면 돼요.

전문변호사회 활동을 하면 의무연수도 인정해 주고 공익활동 시간도 인정해 주는 것이죠. 의무연수에서 자유로울 수 있게 해야 해요. 200명 넘는 강의실에서 듣는 강의가 효과적일까요? 물론 그것도 유용한 면이 있겠으나, 요즘 시대에는 맞지 않습니다. 변호사들이 자발적으로
성장하게 해줘야 합니다. 리더는 비전만 제시하면 돼요. 그러면 구성원이 그것이 옳다고 생각하고 자발적으로 움직입니다. 거기에 대해 박수를 쳐주면 돼요.

변호사회 회장이 규제하고 못 하게 하고, 자기 품 안으로 끌어들여서 업적으로 내세우려고 하고, 그러면 아무도 열심히 하지 않을 것입니다.

죽은 시스템은 결코 성공할 수 없어요. 서울회든, 대한변협이든 시스템을 개방적으로 바꾸고 변호사들이 스스로 활동할 수 있게 만들어야 해요. 변호사회가 인증을 하지 말고 시장에서 인정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이번에 서울지방변호사회에 여러 변호사님들이 회장 선거에 출마하셨습니다. 차기 회장에게 가장 바라는 점이 있다면 무엇인지요.
저는 차기 회장에 출마하는 분들께 열정과 비전이 없으면 회장을 하지 말라, 출세의 수단으로 회장 자리를 이용하지 말라는 것을 말하고 싶습니다. 회장은 회무를 해야지 정치를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회장이 되면 회원 위에, 직원 위에 군림하려고 합니다. 직원을 자기 부하나 수족으로 생각하고 말로만 회원들의 어려움과 고통을 이해한다고 합니다. 진정으로 생계의 한계선상에 놓여있는 회원들의 아픔을 가슴으로 느끼려는 회장은 적은 것 같습니다. 변호사의 사명이 인권옹호
와 정의구현인데 그게 서로 충돌하는 가치예요. 인권 보장을 중시하면 정의구현이 경시되고, 정의를 너무 앞세우면 인권이 도외시되는 경향이 있어요. 인권과 정의가 같이 공존하면서 갈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제가 서울지방변호사회 회훈을 만들면서 “정의는 과정이고, 인권은 목적이다.”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저는 그 가치가 50 대 50이라고 봐요. 정의는 수단일 수 있으나, 그것이 인권의 하위 가치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정의도 그것만큼 중요한 가치이기 때문이죠. 정의의 방법으로 인권을 지키라는 의미에서 정의의 붓으로 인권을 써야 하죠. 리더들이 그걸 알고 실천한다면 얼마나 균형 감각이 있는 회무활동을 하겠습니까. 저는 그것을 말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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