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법률판례 판례평석
부동산 담보신탁의 우선수익권에 대하여대법원 2017. 6. 22. 선고 2014다225809 전원합의체 판결

01 사건의 개요

1) 피고 A토지구획정리사업조합(이하 ‘피고’)은 토지구획정리사업(이하 ‘본 사업’)을 목적으로 2002. 7. 13. 설립된 토지구획정리조합이다. 피고보조참가인 B건설(이하 ‘참가인’)은 2004. 9. 17. 피고와 본 사업과 관련된 업무 일체를 대행하기로 하는 시행대행계약을 체결한 시행사이다. 원고 C건설(이하 ‘원고’)은 2005. 3. 31. 참가인과 본 사업지구 위에 신축되는 아파트 신축을 도급받은 시공사이다.
2) 피고는 2007. 12. 26. 참가인과 본 사업에 필요한 사업비 조달을 위하여 참가인으로부터 95억 원을 차용하는 차용계약을 체결하였다. 그리고 피고는 2007. 12. 27. 참가인과 원고 사이에 ① 위 차용금의 담보로 본 사업지구
내 체비지 37개 필지를 신탁하는 부동산 담보신탁계약을 신탁회사와 체결하되, ② 피고를 ‘위탁자 겸 수익자’, 신탁회사를 ‘수탁자’, 참가인을 ‘우선수익자’로 하며, 참가인은 위 담보신탁계약에 따라 보유한 우선수익권에 원고를 제1순위 질권자로 하는 질권을 설정하여 원고에게 수익권 증서를 제출하고, ③ 피고는 2008. 5. 31.까지 위 신탁계약에 따라 신탁된 부동산을 매각하여 2008. 8.말까지 참가인 및 원고에게 상환하기로 하는 내용의 합의서를 작성하였다.
3) 이에 따라 피고는 2007. 12. 28. 신탁회사와 위 체비지 37개 필지를 신탁하는 부동산 담보신탁계약을 체결하였다. 그러나 위 체비지에 대한 부동산등기부가 아직 개설되지 않아 피고는 2007. 12. 28. 신탁계약이 체결된 각 토지의 체비지 대장인 체비지 원부에 양수인을 신탁회사로 기재한 후 이를 신탁회사에게 교부하였다.
4) 그런데 피고는 2008. 8.말까지 차용금을 상환하지 못하였고, 다시 2008. 12. 16. 참가인으로부터 125억 원을 추가로 차용(피고가 차용한 금액의 합계 220억 원을 이하 ‘이 사건 대여금’)하기로 하면서, 2009. 1. 7. 참가인과 원고 사이에 이 사건 대여금의 담보로 본 사업지구 내 체비지 4개 필지를 추가하여 총 41개 필지를 신탁하는 부동산 담보신탁계약을 신탁회사와 체결하는 내용의 추가합의서(이하 ‘이 사건 추가합의서’)를 작성하였다.
5) 이 사건 추가합의서에 따라 피고는 2009. 1. 7. 신탁회사와 기존 부동산 담보신탁계약을 변경하는 변경계약(4개 필지 추가)과 추가 필지 신탁에 따른 추가 부동산 담보신탁계약(변경계약과 추가 담보신탁계약을 합쳐서, 이하 ‘이 사건 담보신탁계약’)을 체결하였다. 그러나 기존 37개 필지 및 추가 4개 필지의 체비지에 대한 부동산등기부가 아직 개설되지 않아 피고는 2009. 1. 7. 신탁계약이 체결된 각 토지의 체비지 대장인 체비지 원부에 양수인을 신탁회사로 기재한 후 이를 신탁회사에게 교부하였다. 하지만 참가인은 이 사건 추가합의서에서 정한 변제기인
2009. 9.경까지 이 사건 대여금을 변제하지 못하였고, 2010. 2. 12. 당좌거래정지로 인하여 부도가 났다.
6) 소외 E(상고심에서부터 피고보조참가인으로 보조참가신청을 하였으며, 이하 ‘전부채권자’)는 2010. 10. 11. 참가인에 대한 약 269억 원의 채권을 청구채권으로 하여 참가인의 피고에 대한 약 257억 원의 대여금 및 이에 대한 이자와 지연손해금 채권 중 청구채권 금액에 이르기까지의 금액을 압류 및 전부하는 전부명령을 받았고, 이 사건 전부명령은 2010. 10. 14. 피고에게, 2010. 10. 25. 참가인에게 각 송달되어 2010. 11. 2. 확정되었다.
7) 전부채권자는 피고를 상대로 전부금 채권 중 일부인 30억 원의 지급을 구하는 전부금 청구의 소를 제기하여 2012. 1. 18. 승소판결을 받았고, 항소심 재판에서 2012. 8. 17. 항소기각 판결이 선고된 후 위 판결은 그 무렵 확정되었다. 피고는 2010. 6. 18. 신탁계약이 체결된 위 41개 필지의 체비지에 관하여 체비지대장인 체비지원부에 양수인을 F농업협동조합으로 새롭게 기재하였다. 그 후 피고는 2011. 10. 24. 체비지에 관한 환지처분을 공고하고, 2012. 4. 12. F농업협동조합 명의의 소유권보존등기가 경료되었다.
이에 원고는 주위적으로 피고에게 이 사건 대여금 채권의 불가분채권자로서 이 사건 대여금을 청구하고, 제1예비적으로 원고는 참가인에 대한 공사대금채권을 피보전채권으로 삼아 채무자인 참가인을 대위하여 피고에게 이 사건 대여금의 상환을 청구하며, 제2예비적으로 원고는 질권 침해 등 담보물가치 훼손에 따른 손해배상을 피고에게 청구하였다. 1)

02 판결의 요지

제1심 법원은 원고의 주위적 청구를 모두 인용한 반면2, 제2심 법원은 제1심 법원의 판결을 뒤집으며 원고의 주위적 청구와 예비적 청구를 모두 기각하였다3). 하지만, 대법원은 예비적 청구의 우선수익권 질권 침해 관련 손해배상청구 부분에 대한 원심 법원의 판결을 파기·환송하였다. 원고의 주위적 청구 부분에는 대법관 조희대의 반대의견이 있으며, 예비적 청구에서 우선수익권의 질권 침해 관련 손해배상청구 부분에는 대법관 권순일의 반대의견이 있었다.
가. 주위적 청구에 대하여
원고 및 참가인과 피고가 명시적 또는 묵시적으로 대여금채권을 원고와 참가인의 불가분채권으로 하기로 약정하였다고 보기 어렵다고 한 원심 판단에 법리오해 등의 잘못이 없다4).
나. 예비적 청구에 대하여
우선수익권은 경제적으로 금전채권에 대한 담보로 기능할 뿐 금전채권과는 독립한 신탁계약상의 별개의 권리이므로 참가인의 원고에 대한 대여금채권이 전부명령에 따라 전부채권자에게 전부되었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담보신탁계약에 따른 참가인의 우선수익권이 대여금채권의 전부에 수반하여 전부채권자에게 이전되었다고 볼 수 없고, 대여금채권과 우선수익권의 귀속주체가 달라졌다고 하여 곧바로 참가인의 우선수익권이나 이를 목적으로 한 원고의 권리질권이 소멸한다고 볼 수 없다5).

03 판례 평석

(1) 동산 담보신탁은 부동산 신탁상품의 하나일 뿐 모든 부동산 신탁상품의 기본적인 구도는 위탁자가 부동산에 관한 자신의 권리를 대내외적으로 수탁자에게 완전히 이전하는 신탁법상 신탁의 형식을 이용하는 것이다. 다만 각 신탁상품에 따른 구체적인 차이는 신탁관계인이 합의한 신탁계약의 내용에 따라 결정되고 구별되는 것이며 이러한 신탁계약의 내용은 부동산등기법에 따라 신탁원부에 기재되어 등기기록의 일부로서 등기와 동일한 효력을 가지게 된다. 따라서 부동산 담보신탁이 근저당권과 유사한 법률효과를 발생시키는 근거는 부동산 담보신탁의 본래적인 속성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위탁자와 수탁자 등의 신탁관계인이 체결한 신탁계약을 통해서 이러한 법률효과가 발생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부동산 담보신탁은 “부동산을 목적으로 한 권리자가 자신 또는 타인의 채무를 보장하기 위하여 부동산에 관한 자신의 권리를 담보로 제공할 목적으로 설정하는 신탁”이라고 정의하여 특정한 신탁목적이 부여된 신탁계약의 한 유형으로 이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2) 우선수익권은 신탁법상 수익권과 동일한 개념으로서 그 법적 성격은 원칙적으로 수익권에 기본적인 바탕을 두고 있다. 따라서 수익권이 신탁법상 독자적인 권리로 인정되는 한 이에 근거한 우선수익권 역시 독자적인 별개의 권리로 인정된다. 하지만 신탁법상 수익권 및 우선수익권의 법적성격에 대한 명문의 규정이 없는 한 신탁관계인 간에 신탁계약으로 이를 달리 정하는 것은 가능하므로, 우선수익권의 구체적인 내용은 신탁관계인들이 합의한 신탁계약의 내용에 따라 결정된다. 따라서 신탁관계인들이 신탁계약을 통하여 독자적인 권리로서의 성격을 박탈하고 근저당권과 유사한 담보물권적 특성을 부여한다면 우선수익권은 그러한 한도 내에
서 독자성을 상실하게 된다.
(3) 그런데 부동산 담보신탁은 부동산을 목적으로 한 권리자가 자신 또는 타인의 채무를 보장하기 위하여 부동산에 관한 자신의 권리를 담보로 제공할 목적으로 신탁을 설정하고 채권자에게 원인채권에 부수하는 신탁의 (우선)수익권을 부여하여 신탁재산에 대한 처분권한을 함께 부여한다는 점을 핵심적인 징표로 하기 때문에 부동산 담보신탁의 우선수익권은 신탁계약의 해석 및 이러한 신탁관계인의 법률관계를 고려하여 다시 평가되어야 한다.
(4) 특히 해당 사안에서 부동산 담보신탁을 설정하는 신탁관계인들의 의사와 신탁목적을 감안한다면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은 이에 대한 검토를 도외시하거나 소홀히 한 것으로 사료되며, 부동산 신탁실무에서 원인채권과 연계되지 않은 독자적인 우선수익권을 타익신탁으로 설정하는 경우는 극히 이례적이고 이러한 우선수익권의 설정은 증여로 간주된다는 점에서 일반 상거래 관념에도 부합하지 않는다.
(5) 결국 해당 사안에서 원고는 우선수익권 뿐만 아니라 대여금 채권에 대해서도 질권을 설정하거나 아니면 위탁자인 피고가 참가인의 채무를 물상 보증하는 목적으로 체비지를 신탁회사에게 신탁하여 채무자는 참가인, 채권자는 원고, 위탁자는 피고로 하는 부동산 담보신탁 계약을 체결하고 해당 담보신탁의 우선수익권을 원고가 취득하는 형식(원고의 우선수익권은 제1순위 우선수익권으로 참가인의 우선수익권은 제2순위 우선수익권으로 설정함)의 담보신탁을 설정하였어야 한다.
(6) 그러므로 위탁자인 피고가 이에 대한 위험을 부담하여 이중 변제의 책임을 부담하는 것은 부당하며 불완전하게 담보를 취득한 원고가 이에 대한 위험을 부담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판단된다. 이러한 점에서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은 우선수익권의 독자성을 선언적으로 확인하는 점에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지만 우선수익권의 성격에 대한 원칙론에 지나치게 경도되어 개별사안에서 사건 해결의 타당성을 잃어버린 아쉬운 판결이라고 생각한다.

--------------------------------------------------------------------------------------------

1) 원고는 제2심부터 제1예비적 청구와 제2예비적 청구를 추가하였는데, 원고의 제1예비적 청구는 원심 법원과 대법원에서 모두 기각되었으며 본 평석의 쟁점과도 상관이 없으므로 이에 대한 검토는 생략하도록 하겠다. 따라서 이하에서는 원고의 ‘제2예비적 청구’를 ‘예비적 청구’라고 지칭하도록 하겠다.
2) 인천지방법원 2013. 6. 4. 선고 2012가합8891 판결 : 원고, 피고, 참가인 사이에 이 사건 추가합의를 통하여 불가분적 채권관계가 형성되었으므로 원고는 참가인과 더불어 이 사건 대여금채권의 불가분적 채권자의 지위에 있다고 볼 수 있다.
3) 서울고등법원 2014. 8. 28. 선고 2013나46582 판결 : [주위적 청구] 원고를 이 사건 대여금채권의 불가분채권자라 정하기로 하는 합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고 오히려 원고와 피고, 참가인 사이의 3각 법률관계를 간이하고 단축적으로 해결하거나 원고의 참가인에 대한 공사대금 등 채권을 담보하기 위하여 원고에 대한 참가인의 담보제공의무 및 피고의 협조의무를 정한 특약에 불과하다. [예비적 청구] 부동산 담보신탁 계약에 기하여 채권자인 우선수익자가 취득하는 우선수익권에는 부종성은 인정되지만 수반성은 인정되지 않는다고 전제한 후, 이사건 전부명령에 따른 채권의 이전에 당연히 수반하여 수익권이 이전되지 않으므로 참가인의 우선수익권은 참가인이 이 사건 대여금 채권을 상실함으로써 그 부종성에 따라 소멸하며 위 우선수익권을 목적으로 하는 권리 질권 역시 그 목적물의 소멸로 소멸되었다.
4) 대법관 조희대의 반대의견 : 담보신탁계약상 우선수익자의 지위는 참가인에게 우선수익권에 대한 질권자의 지위는 원고에게 각 부여하면서, 원고가 신탁재산의 처분을 요청할 수 있고 피고가 대여금 전액을 상환할 경우 담보신탁계약을 종료하기로 한 사정 등을 종합하여 살펴보면 원고와 참가인은 대여금 채권에 대한 불가분채권자의 지위에 있다고 판단된다.
5) 대법관 권순일의 반대의견 : 우선수익권은 피고의 채무불이행시 수탁자에게 신탁부동산의 처분을 요청할 수 있는 권리 및 신탁부동산을 처분한 대금에서 우선수익자인 참가인의 대여금채권을 원고의 수익채권에 우선하여 변제받을 수 있는 권리를 그 내용으로 한다. 그러므로 위 우선수익권은 담보물권은 아니지만 신탁계약에 의하여 자신의 대여금채권에 대한 우선변제를 요구할 수 있는 권리이므로 대여금채권과 분리하여 우선수익권에 대해서만 질권을 설정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허용되지 않는다. 또한 구 신탁법(2011. 7. 25. 법률 제10924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55조는 “신탁행위로 정한 사유가 발생한 때 또는 신탁의 목적을 달성하였거나 달성할 수 없게 된 때에는 신탁은 종료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위 담보신탁계약에서도 신탁기간의 만료를 신탁종료 사유의 하나로 들면서 신탁기간은 신탁계약 체결일로부터 ‘우선수익자의 채권 소멸시까지’로 정하고 있다. 그런데 이 사건 전부명령이 확정됨으로써 우선수익자인 참가인의 피고에 대한 이 사건 대여금채권이 소멸한 이상 이 사건 담보신탁계약은 신탁기간의 만료로 인하여 종료되었을 뿐만 아니라 구 신탁법 제55조에 의한 법정종료사유도 발생하였다. 따라서 참가인은 더 이상 수탁자에 대하여 이 사건 담보신탁계약에 기한 우선수익자로서의 권리를 행사할 수 없고 원고 역시 우선수익권에 대한 질권자로서의 권리를 행사할 수 없다고 보아야 한다.

 

 

 



오상민 변호사

오상민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 글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