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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소송이야기 -성공보수 3억 원, 5,000만 원, 0원...

대법원 2013. 1. 17. 선고 2011다83431 전원합의체 판결【부당이득금반환】

 

 

이 칼럼의 원인이 되는 사건(이하, ‘이 사건’이라고 한다)은 그 수임 루트부터 재미있다. 이 사건은 광주시 사건인데, 이 사건과 동일한 쟁점을 가진 횡성군 사건을 먼저 수임하였다. 이 사건의 쟁점에 관하여는 10년 동안 이어온 견고한 대법원 판례가 있었기 때문에 무조건 패소할 수밖에 없었는데, 횡성군 재무과 직원이 억울하다며 하소연하면서 상담을 해 왔던 것으로 기억된다. 

 

사안은 이렇다. 국가기관이나 공공기관이 사인 기업에 국유지 및 공유지 등을 임대하여 대부료 등을 받았고, 사인 기업은 국가 등으로부터 임차한 토지로 스키장 또는 골프장 등을 건설하여 사업을 운영하였다. 문제는 국가 등이 사인 기업에 토지를 대부할 당시는 허허벌판이었던 대상 지역이 사인 기업들의 개발 행위로 인하여 지목이 변경되고 더불어 대부료의 기준이 되는 공시지가가 오르게 된 것이다. 이에 사인 기업은 자신들의 비용과 노력을 투입하여 지목변경을 하였는데 이러한 지목변경이 오히려 대부료 산정기준(대부료 산정기준은 산정 당시 공시지가를 기준으로 한다)의 상승으로 이어져 대부료가 상승되고, 상승된 대부료만큼의 액수는 사인 기업 자신들의 부담으로 고스란히 이어진다는 것은 불합리하다며 소를 제기한 것이다. 사인 기업 측에서 주장한 쟁점은 대부료 산정기준을 자신들의 노력으로 변경된 지목상태를 기준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지목변경 전 상태를 기준으로 대부료를 산정하여야 한다는 것이었고, 이와 같은 주장을 10년 전부터 대법원이 받아들여 사인 기업이 청구하는 부당이득(지목변경 이후 상승된 공시지가에 의한 대부료 납부액 – 변경 전 공시지가를 기준으로 한 대부료 산정기준)의 존재를 인정한 것이다. 
 

어떻게 보면 당연한 법리인 것처럼 보이지만, 이 사건과 같은 국가기관과 사인 간의 계약은 국가가 우월적 지위에서 체결한 계약이 아닌 잡종재산의 대부계약일 뿐이므로 실질적 사법상의 계약으로서 임대차의 법리가 적용되어야 마땅하고 실재로 이와 동일한 사안에 관하여 헌법재판소는 사인 간의 계약으로 보아야 한다고 판시하여 각하 판결을 선고하기도 하였다. 더욱이 이러한 판결로 인하여 국가가 10년 이상 사인 기업으로부터 부당이득반환청구로서 상당액의 액수를 빼앗기다 보니 입법자들은 대법원의 법해석을 바꾸기 위하여 관련 법 변경을 여러 번 시도하여 어떻게 해서든 반환청구를 당하지 않으려고 노력하였다.  
 

이와 같은 상황을 종합하여 본 결과 한 번 해 볼 만한 사안이라고 판단하여 사건을 수임하기로 마음먹고, 수임료 협상 당시 횡성군에는 판례가 명확하여 패소가 거의 분명한 사건이니 수임료는 받지 않고 대신 대법원 견해가 바뀌어서 우리가 승소한다면 성과보수 30%를 달라고 요청하였다. 횡성군 사건을 수임한 이후 이와 같은 사건이 전국 지방자치단체에 더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사건을 찾아본 결과 광주시 사건이 항소심에서 계류 중인 것을 발견하였다. 해당 사건은 1심에서 기존의 판례와 달리 국가기관이 승소한 상태였는데 그 판시 이유를 확인해 보니 내가 수임한 횡성군 사건에서 주장한 법리와 동일한 것이었다(2심에서 취소되기는 하였다). 흥분한 가운데 광주시 사건 역시 수임하기 위하여 이런저런 노력을 하다가 광주시 사건은 수임료 및 성과보수가 없는 상태에서 진행하기로 하였다. 

 

광주시 사건이 대법원에 올라가고 이윽고 횡성군 사건 역시 대법원에 상고된 이후 언제부터인가 대법원 재판연구관으로부터 이것저것 물어보는 전화가 왔었다. 그것도 우리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그 즈음 이 사건과 동일한 쟁점을 가진 다른 하급심 재판이 중지된 상태임도 확인하였다. 
‘오, 이거 대법원 판결이 바뀌면 성공보수가 3억인데. 3억...3억...3억..’ 와이프와 이러한 성과보수 이야기를 하면서 차를 살지, 빚을 갚을지, 그냥 쓸지, 뭘 할까 행복한 고민들을 하면서 더불어 같은 법인에 일하는 다른 변호사에게도 이와 같은 상황을 이야기 하면서 흥분하고 있었을 즈음 국가 및 광주시 사건에서 이 사안 쟁점 판결에 대한 선고가 났다.

 

판결문 내용을 확인한 결과 내가 주장한 내용 중 대법원으로부터 받아들여진 쟁점은 국유재산인 토지에 대한 대부료 산정의 기초가 되는 해당 토지가액의 산출기준에 관한 법 개정으로 인한 해석의 변경이었다. 다만 이와 같은 새로운 해석기준은 국유재산법령의 개정이 이루어진 2009. 7. 27. 이후부터 적용되어, 비로소 사인 기업은 더 이상 국가기관에 부당이득반환을 청구를 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결국 2009. 7. 27. 이후부터의 부당이득부분만 성립되지 아니하여 국가기관의 승소범위는 나의 예상치의 1/6까지 줄어들었고, 결국 성공보수도 1/6로 줄었던 것이다. 이런.

 

광주시 사건의 위 판례 해석에 의하여 횡성군 사건이 판결될 경우 성공보수가 5,000여만 원이 되지만, 그 슬픔(?)을 무릅쓰고 이 정도라도 어디냐는 자포자기 심정으로 횡성군 사건의 판결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이윽고 횡성군 사건의 판결이 있었다.
 

그러나 웬걸, 횡성군은 지방자치단체(광주시 사건에서는 국가 역시 당사자로 되어 있었다)로서 국가 기관과 달리 국유재산법이 아닌 공유재산관리법이 적용되었다. 그런데 공유재산관리법상의 토지의 대부료 산정에 관한 규정은 국유재산법의 그것과 실질적으로 동일한 조문임에도 불구하고 2009. 7. 27. 국유재산법령이 개정될 때 함께 개정되지 않은 채 당초 2005. 12. 30. 제정될 당시의 상태 그대로 유지되고 있어 해당 판례의 적용을 받을 수 없게 되었다(이 판결이 선고된 이후 입법자는 6개월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 공유재산관리법의 해당 법령을 변경하여 곧바로 위 판례의 적용을 받을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하였다). 
 

결국 내가 변호사가 된 지 불과 4년 만에 받았던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은  내가 그토록 기대하였던 성과보수를 단 일원도 가져다 주지 못했고, 다만 국가와 공공기관에만 좋은 일을 한 채 끝나게 되었다. 말 그대로 공익 아닌 공익을 위해서 소송을 진행한 것이 된 셈이다. 이쯤 되면 국가기관으로서 무엇인가 공로패라도 줄 만도 한데.. 참.. 

 

 

권형필 변호사
사법시험 제48회(연수원 38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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