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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맨 이승윤 인터뷰

‘나는 자연인이다’ 촬영은 보통 며칠 정도 하나요.
촬영을 하면서 고생이 많을 것 같습니다.

‘나는 자연인이다’ 프로그램은 보통 2박 3일간 촬영하고, 경우에 따라 3박 4일간 촬영할 때도 있습니다.
사실 초반에는 먹고 씻는 것이 불편해서 힘들다고 느끼기도 했는데, 오히려 지금은 ‘나는 자연인이다’ 촬영할 때가 가장 마음이 편합니다.

햇수로 8년째이다 보니 제 나름대로 노하우도 쌓이고 적응이 된 것도 있고, ‘나는 자연인이다’를 보신 이후 자연인이 되신 분도 계시다 보니 촬영이 원활해진 것도 있습니다. 그리고 8년 동안 자연인들의 삶의 질이 좋아지기도 했습니다.
지금은 초반에 힘들었던 순간들까지 스태프들과의 잊지 못할 소중한 추억으로 남아서 고생이라고 기억되는 것이 없습니다.

‘나중에 나도 자연인으로 살고 싶다’ 이런 생각을 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저는 현재는 자연인으로 살아야겠다는 생각은 없습니다. 저는 나무와 숲이 있는 산만 자연인 것이 아니라 본인이 느끼기에 가장 마음 편한 곳이 자연이라고 생각합니다. 만약 집이 가장 마음이 편하다면 집이 곧 자연이라고 생각합니다.

저에게 자연이 어디인지는 아직 찾아 나가는 중입니다.

자연을 다니시면서 혹시 달라진 점이 있는지요.
생각이 깊어진 것 같습니다. 산에 있다 보면 가만히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지니 사색이 많아지고 삶에 대해 생각해 볼 기회가 많았습니다. 제가 얼마나 많은 편견이 있었는지 많이 느꼈습니다. 저는 이 프로그램을 하기 전까지 자연인의 삶의 질이 당연히 저보다 더 낮을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저는 도시 문명의 혜택을 받고 있는 반면 그분들의 생활환경이 열악하므로 삶의 질이 낮을 것이라 편견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다 보니 초반에는 저도 모르게 그분들을 가르치려고 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실제로는 그분들로부터 제가 항상 많은 것을 배우고 있습니다.

‘나는 자연인이다’ 촬영을 하면서 특별히 기억나는 에피소드가 있나요?
주로 평소에 생각지도 못했던 충격적인 요리들을 먹은 일이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1회 때 생선대가리 카레를 주셔서 너무 당황했었는데, 그 이후로도 고라니 생간, 짱돌 찌개, 죽은 개구리 된장찌개 등 많은 음식들이 저를 당황시켰습니다. 지금은 적응이 되어 조금 나아졌는데 초반에는 너무 놀라고 당황스러워서 어찌할 바를 몰랐던 것 같습니다.

오랫동안 헬스보이라는 캐릭터로 큰 인기를 누리셨는데, 꾸준히 운동을 해 오신 원동력이 궁금합니다.
헬스보이를 개그콘서트에서 처음 했을 때는 반응이 좋은 만큼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는 책임감이 컸습니다. 그 이후로는 제 자신이 변화되는 모습에 재미를 붙였습니다.
운동은 정말 한 만큼 결과가 나오는 정직한 것이다 보니 더욱 열심히 했던 것 같습니다.

물론 헬스보이가 끝난 이후 조금 느슨해져서 관리를 못한 때도 있었는데, 불어난 제 모습을 보고 실망하시는 분들을 보고 이러면 안 되겠다 싶어서 다시 운동을 열심히 했습니다.

처음에는 방송을 위해서 열심히 했다면, 그다음에는 제 스스로 멋진 몸을 만들겠다는 목표를 세워서 열정을 가졌는데, 현재는 건강을 위해서 하고 있습니다. 요즘도 짬이 날 때마다 30분이라도 운동을 하려고 노력하는 중입니다. 운동은 신체적으로만 건강해지는 것이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건강해져서 살아가는 데 많은 도움을 주는 것 같습니다.

KBS 개그콘서트의 헬스보이 코너는 어떻게 탄생되었나요.
신인이었는데, 저만의 코너를 만들고 싶어서 소재를 찾던 중 인터넷 서핑을 하다가 어떤 외국 사람이 자기 몸의 12주간 변화 과정을 사진 찍어서 올린 것을 보았습니다. 그 사진이 너무 흥미롭고 신기해서 계속 보다가 저도 운동을 하면서 몸이 변화되는 모습을 시청자들에게 보여 주면 재밌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실 처음 헬스보이를 한다고 했을 때 반응은 좋지 않았습니다. 개그 프로그램에서 이러한 코너가 한 번도 시도된 적이 없었고, 매주 몸이 변화되는 모습을 시청자들에게 보여주는 것이 쉽지 않기에 흥미를 끌기 어렵다는 이유였습니다.

모두 안 된다고 했지만, 아이디어를 발전시켜 개그 프로그램에 맞게 재미있는 요소를 넣으려고 계속 노력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감독님께서 우연히 제가 쌍둥이 형제들과 자정이 넘어서까지 헬스보이 코너를 발전시키기 위해 연구하고 있는 모습을 보셨습니다. 포기하지 않고 모두가 퇴근한 시간까지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고 감독님께서 기회를 주셨고, 그렇게 헬스보이 코너가 탄생했습니다.

KBS1 ‘우리말 겨루기’라는 프로그램에서 우승을 하고, 명예 우리말 달인까지 오른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특별한 비법이 있는지요.
아내가 출판사에서 일을 하는데, 그에 따른 직업병이 있습니다. 아내와 카카오톡 등으로 대화를 할 때 제가 맞춤법을 틀리면 아내가 바로 교정을 해줍니다. 그러다 보니 메시지를 보내기 전 제대로 된 맞춤법인지 찾아보는 버릇이 생겼고, 그것이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사실 아내가 우리말 겨루기를 매우 즐겨보았습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자주 접하게 되면서 저도 모르게 실력이 쌓였던 것 같습니다.

우리말 겨루기 우승 상금을 기부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유가 궁금합니다.
사실 우승을 한 것은 운이 좋아서였습니다. 제 능력이 아닌 운으로 인해 좋은 일이 생긴 것을 온전히 제가 다 누려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고, 우승을 하면서 저는 충분히 기쁨을 느꼈기에 상금은 기부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종합격투기에도 도전했는데, 어떻게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인지요?
제가 격투기를 시작할 때는 격투기가 인기 스포츠 종목으로 자리 잡지 못했던 시기였는데, 격투기 활성화를 위해 조금은 알려진 사람이 필요한 상황이었습니다. 홍보 차원에서 저에게도 격투기 제안이 왔습니다. 제가 워낙 운동을 좋아하다 보니 주변에 격투기 선수들이 많았는데, 격투기 종목이 비인기라 친구들이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고 도움을 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제안을 수락하였습니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사실 제 어렸을 때 꿈이 프로레슬링 선수였습니다. 링 위에서 사람들의 환호를 받으면서 본인의 힘을 보여 주는 것이 너무 매력적으로 느껴졌습니다. 그런데 성장하면서 현실을 직시하게 되고 꿈이 잊혀졌습니다. 격투기 제안은 제가 어릴 때부터 가졌던 꿈과 가까운 것이기에 도전해 보고 싶은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격투기 도전이 실패라고 생각하나요?
사람들은 저의 격투기 도전을 실패라고 기억하기도 하지만 저는 실패라고 생각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습니다. 제가 최선을 다하여 준비했고, 그것을 다 보여 주었기 때문에 성공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연습 시간이 두 달 정도밖에 없는 상황이었으니 어쩌면 처음부터 승리가 불가능한 것이었을지도 모르지만 두 달 동안 정말 최선을 다했습니다. 연습을 열심히 했지만 저의 경기력은 제가 봐도 객관적으로 많이 부족했습니다. 저는 격투기를 하면 할수록 ‘이게 단시간에 쉽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구나’ 라는 것을 많이 느껴서 격투기 도전 이후 선수들을 더욱 존경하게 됐습니다.

개그맨이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학창시절부터 사람들 앞에 서는 것을 좋아했습니다. 예를 들어 장기자랑 같은 것이 있으면 늘 나갔고, 여러 사람이 있으면 제가 늘 진행을 하곤 했습니다.

제가 대학교를 다닐 때 ‘캠퍼스 영상가요’라는 프로그램이 있었는데, 대학교를 돌아다니면서 끼가 있는 사람이 장기를 보여 주는 프로그램이었습니다. 그때 제가 나가서 차력쇼를 하며 사람들을 웃겼는데 그게 정말 기분 좋았습니다.

그 뒤 대학교를 다니면서 조명 아르바이트를 하고, 그 과정에서 우연히 기회가 닿아 재연 배우 아르바이트도 했는데,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방송을 하고 싶다는 꿈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대학교 졸업 후 곧바로 대학로로 가서 1년간 소극장에서 실력을 갈고닦다가 개그맨 시험을 보게 되었습니다.

 개그맨으로서 가지고 있는 철학이 있다면 무엇인지요.
저는 ‘나만이 할 수 있는 것을 하자’라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그런 과정에서 나온 것이 헬스보이였습니다. 개그맨은 유행에 민감한 직업이고, 유행이 지나면 캐릭터가 금방 잊혀지는데 저는 헬스보이라는 이미지가 아직도 기억되고 있는 것 같아 진심으로 감사하고 있습니다.

개그 소재 선정에 있어서 명예훼손 등 법 때문에 한계를 느낄 때가 있나요?
많은 개그맨들이 힘들어하는 부분인 것 같습니다. 비난할 의도가 있었던 것이 아니라 단지 웃음을 줄 수 있겠다는 생각에 아이디어를 짰는데, 관련 집단 등에서 기분 나빠하면서 항의하는 일이 꽤 있습니다.

최근 사회가 각박해지기도 하고 권리 의식이 높아지면서 개그맨들이 웃기기가 더 힘든 시기가 된 것 같습니다. 단순하게 웃고 넘길 것으로 생각했는데 깊이 분석하고 “어떤 뜻이 담긴 발언 아니냐”라며 오해하시는 분들도 있고 예민하게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시니 확실히 예전보다(신경써야 할 부분이 많아서) 웃기기가 어려운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변호사님들께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저는 변호사분들이 진심으로 존경스럽습니다. 사실 변호사를 찾는 분들의 대부분이 좋은 일이 아니라 안 좋은 일로 오시는데, 그런 분들에게 자문을 해주고 해결책을 찾아주는 일이 정신적으로 피로도가 높은 직업이라고 생각합니다.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육체적으로 나타나지 않도록 나만의 자연을 찾으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내가 같이 있을 때 편안한 사람, 힐링이 되는 장소 등 나만의 자연을 찾으셔서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건강한 삶을 이어나가시길 기원합니다.

● 인터뷰/정리 : 주영글 본보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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