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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계약에서의 안전배려의무대법원 2017. 12. 13. 선고 2016다6293 판결

01 사안과 쟁점

갑 등이 여행사인 을 주식회사와 기획여행계약을 체결하고 베트남 여행 중 자유시간인 야간에 숙소 인근 해변에서 물놀이를 하였는데, 을 회사 소속 인솔자 병이 ‘바닷가는 위험하니 빨리나오라’라고 말하였으나, 갑 등이 계속 물놀이를 하다가 파도에 휩쓸려 익사한 사안에서, 제반사정 등에 비추어, 을 회사가 사고와 관련하여 기획여행계약의 여행 주최자로서 여행계약상의 안전배려의무를 위반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려운데도, 이와 달리 본 원심판단에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다고 한 사례로서 기획여행계약에서 여행 주최자의 안전배려의무의 범위와 정도가 쟁점이다.

02 판결요지

기획여행업자는 통상 여행 일반은 물론 목적지의 자연적·사회적 조건에 관하여 전문적 지식을 가진 자로서 우월적 지위에서 행선지나 여행시설의 이용 등에 관한 계약 내용을 일방적으로 결정하는 반면, 여행자는 그 안전성을 신뢰하고 기획여행업자가 제시하는 조건에 따라 여행계약을 체결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러한 점을 감안할 때 기획여행업자가 여행자와 여행계약을 체결할 경우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의 안전배려의무를 부담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기획여행업자는 여행자의 생명·신체·재산 등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하여 여행 목적지·여행 일정·여행 행정·여행서비스 기관의 선택 등에 관하여 미리 충분히 조사·검토하여 전문업자로서의 합리적인 판단을 하여야 한다. 그에 따라 기획여행업자는 여행을 시작하기 전 또는 그 이후라도 여행자가 부딪칠지 모르는 위험을 예견할 수 있을 경우에는 여행자에게 그 뜻을 알려 여행자 스스로 그 위험을 수용할지를 선택할 기회를 주어야 하고, 그 여행계약 내용의 실시 도중에 그러한 위험 발생의 우려가 있을 때는 미리 그 위험을 제거할 수단을 마련하는 등의 합리적 조치를 하여야 한다.

여행 실시 도중 위와 같은 안전배려의무 위반을 이유로 기획여행업자에게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기 위해서는, 문제가 된 사고와 기획여행업자의 여행계약상 채무이행 사이에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관련성이 있고, 그 사고 위험이 여행과 관련 없이 일상생활에서 발생할 수 있는 것이 아니어야 하며, 기획여행업자가 그 사고 발생을 예견하였거나 예견할 수 있었음에도 그러한 사고 위험을 미리 제거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다하지 못하였다고 평가할 수 있어야 한다.

이 경우 기획여행업자가 취할 조치는 여행 일정에서 상정할 수 있는 모든 추상적 위험을 예방할 수 있을 정도일 필요는 없고, 개별적·구체적 상황에서 여행자의 생명·신체·재산 등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하여 통상적으로 필요한 조치이면 된다.

03 판례평석

본 판결은 이른바 패키지여행(기획여행)을 실시하는 여행업자에게 신의칙상의 부수의무로서여행자의 생명·신체·재산 등에 대한 보호의무 혹은 안전배려의무를 인정한 판결로서 그 의의가 있지만 구체적인 사안과 관련하여 기획여행계약에서 여행업자의 안전배려의무를 인정하지 않은 것은 여행 목적지·여행 일정·여행 행정·여행서비스 기관의 선택 등에 관하여 미리 충분히 조사·검토하여 전문업자로서의 여행 주최자의 안전배려의무를 지나치게 좁게 인정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기획여행에서 인솔한 가이드 또는 현지 가이드가 여행자의 생명·신체·재산에 대한 구체적 위험을 인지한 상황이라면 단순히 위험을 경고하거나 위험지역에서 나올 것을 고지하였다는 것만으로는 책임을 다하였다고 볼 수 없으며, 적극적으로 여행자를 안전한 곳으로 이동시키거나 위험지역에서 벗어나게 하는 적극적인 조치를 취해야 비로소 안전배려의무를 다하였다고 보는 것이 타당함에도 대상판결은 기획여행업자의 안전배려의무를 지나치게 좁게 인정한 것으로 보인다.

기획여행업자의 안전배려의무의 정도는 일률적으로 판단할 것이 아니라 당해 여행계약의 내용에 따라 개별적으로 판단해야 할 것이며, 관광지의 시설이나 상태에 관하여 충분한 설명을 하지 않거나, 위험이 발생했을 때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방법 등 충분한 대책을 마련하지 않은 경우에는 안전배려의무를 다하였다고 보기 어려울 것이라는 점에서 살펴본다면, 대상판결에서 여행 주최자가 여행자에 비하여 통상 전문적 지식을 가진 주체로서 우월한 지위에 기초하여 여행과 관련한 계약 내용을 결정한다는 점에서 여행자와 균형적인 책임을 부담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보이므로, 기획여행계약인 이 사건에서 여행 주최자의 안전배려의무 위반을 인정하여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고 다만, 과실상계 또는 신의칙상 감경문제로 해결하는 것이 여행계약에서 여행자를 보호하려는 민법의 태도에도 부합한다고 생각된다.

김용수 변호사
● 김앤이
합동법률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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