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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윤기 변호사 인터뷰

고윤기 변호사님은 로펌 고우의 대표로서, 방송 활동도 활발히 하고 계시고, 특히 유튜브 분야에서 앞서나가고 계십니다. 서울지방변호사회 회장 선거가 있던 총회에서 변호사님께서 바로 찍은 영상을 유튜브에 올리시는 것을 봤어요. 일상생활에서 즉시 찍고 올리시더군요. 짧은 시간에 편집도 잘하셔서 놀랐습니다.
유튜브 콘텐츠는 두 가지입니다. 현장감이 중요한 것이 있고, 내용 전달이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회장 선거가 있는 총회 날은 현장감이 중요한 상황이어서 빨리 촬영하고 편집해서 올렸습니다. 현장감을 살리는 유튜브는 재미로 하고 있어요. 재미있는 것, 변호사의 일상생활 이런 것에 치중하는데, 가령 구치소를 다녀온 이야기, 총회, 증인신문 이야기 같은 것들이 있습니다.

정보를 주는 콘텐츠는 아무래도 법률과 관련된 이야기가 되겠지요. 요즘 같으면 디지털 포렌식이라든가, 카톡 대화방에서의 대화에서 주의할 점이라든지 같은 것들이 대상입니다.

처음 콘텐츠를 만들 때는 일방적인 정보 전달이 주된 것이었는데, 갈수록 시사적인 쟁점에 대해서 법률가의 관점에서 유튜브를 만드는 것으로 바뀌어 가고 있습니다. 처음에 시작할 때 만들었던 것과 요즘에 만드는 것들은 내용 면이나 형식 면에서 많이 바뀌었습니다.

 변호사님 사무실이 예전 서울동부지방법원 근처에 있었던 걸로 아는데요, 2017년 2월에 동부지방법원이 문정동으로 이전할 때 법원 앞으로 사무실을 이전하지 않고, 지금의 건대입구역 근처로 이전한 이유가 궁금합니다.
예전에 북부지방법원이 2010년에 태릉에서 도봉으로 이전할 때, 제가 태릉입구역 구 북부지방법원 앞에서 고용변호사로 있었습니다. 그때 지켜본 바에 따르면, 태릉 쪽이 법원이 이전한 도봉보다 2년 정도는 더 잘 되더군요. 왜냐하면, 기존 의뢰인들이 계속 와요. 그래서 동부지방법원이 이사를 가고 나서도 구의역에서 1년 더 있기로 결정했었어요.

그런데 그게 오판이었습니다. 구의역과 태릉입구역의 차이를 제가 간과했던 겁니다. 태릉입구역은 주변에 접근할 수 있는 대안이 될 만한 다른 변호사 사무실이 없었지만, 구의역 주변은 지하철만 타면 바로 접근이 가능한 서초동이라는 대안이 있었거든요. (구) 동부지방법원과 서초동 중앙지방법원이 사실상 같은 시장이었다는 점을 제가 놓치고 있었던 것입니다.

결국, 강남에서 오기 편하고, 기존의 틀을 많이 깨보자는 생각도 했고, 법원 앞에 갈 필요가 있겠냐는 생각으로 요즘 핫한 플레이스, 성수동 쪽으로 가되 주차가 제일 편한 건물을 찾은 곳이 지금 저희가 자리 잡은 건물입니다. 이 근처에서 주차장이 제일 잘 되어 있어요.

이전한 지는 1년 3개월 정도 되었습니다. 그런데 여기는 변호사들이 없는 불모지였어요. 처음 이사를 오고 나니 막막하더군요. 그래서 이 동네에서 제일 유명한 것이 무엇인지 검색해 보았습니다. 성수동 하면 ‘수제화’더군요. 그래서 서울시에서 만든 ‘수제화진흥원’을 이 지역의 첫 번째 유료 자문사로 만들었습니다. 그 이후 1년 동안은 기존 의뢰인 이탈 방지와 철저히 지역 마케팅에만 충실했습니다.

그렇게 1년 남짓 지나자, 근처의 회사들과 벤처 타워에 입소문이 나서 회사들이 먼저 찾아와 자문계약을 맺자고 하기도 하고, 자문사가 다른 회사를 소개해 주기도 합니다. 지역을 기반으로 어느 정도 자리를 잡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저희 사무실 근처에는 중국인 거리도 있어서 중국인을 상대로도 많이 일하고 있습니다. 저희 사무실 변호사님들은 언젠가는 중국 관련 일을 할 것으로 생각해서 3년 전부터 중국어를 배웠습니다. 기왕 이 지역에서 자리잡는 것을 목표로 한 김에, 몇 년 안에 건대, 성수동 상권의 상인회 회장을 한번 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변호사님께서는 모 잡지의 ‘재미있는 법률 이야기’ 코너에 꾸준히 법률 칼럼을 기고하셨습니다. 그러한 활동을 하시게 된 계기와 활동 결과 느끼신 점은요?
개업 후 저는 내근이든 외근이든 사무장을 쓰지 않았습니다. 블로그도 안 했어요. 개업 초기에 할 일도 없고 해서, 제 홈페이지에 법률상식에 관한 칼럼을 썼습니다. 그걸 보고 잡지사에서 연락이 와서 칼럼을 써보자고 제의했습니다. 칼럼을 하나 보내줬더니, 반응이 좋았어요.

당시 인터넷 사진동호회 SLR 클럽의 자유게시판에서 프리랜서로 만화를 그리던 작가에게 의뢰해서, 제 칼럼에 만화를 넣었습니다. 그게 반응이 아주 좋아서, 여러 잡지사, 신문사에서 연락이 왔고, 칼럼을 지속적으로 온·오프라인으로 연재하였습니다. 한창 쓸 때는 한 달에 10개에서 12개, 그게 결국 영업이었어요. 칼럼을 보고 방송국에서도 연락이 와서 방송 출연도 종종 하게 되었습니다. 그때 제게 만화를 그려 주던 작가도 다음 웹툰의 ‘잉어왕’으로 데뷔를 했지요.

지금은 유튜브 때문에 너무 바빠져서 일단 잡지사에 양해를 구하고, 유튜브가 안정될 때까지만 월 게재되는 칼럼의 수를 3~4개 수준으로 줄였습니다. 앞으로 유튜브가 안정되는 한 달 뒤 정도부터는 잡지사에 칼럼도 기존과 같은 월 10개 정도를 기고하고, 기고된 칼럼과 유튜브가
연계되는 형태로 진행하려고 합니다.

‘벌률꿀팁’ 유튜브에서 간단히 보고, 더 자세히 알고 싶으면, 링크에 걸린 칼럼을 찾아가서 보는 시스템이죠. 왜냐하면, 구독자는 블로그보다 잡지·신문에 기고된 칼럼을 신뢰하고, 온라인보다 오프라인에 기고된 것을 더 신뢰하기 때문입니다.

최근 젊은 변호사님들이 유튜브 영상을 제작하고 올리는 것에 관심이 많으십니다. 유튜브 분야를 먼저 개척하고 계시는 입장에서 어떤지요?
제가 유튜브를 시작한 계기는 예능 프로그램에서 받은 문화적 충격 때문입니다. 2017년도 MBC 무한도전에서, 유재석 씨가 어떤 유치원을 찾아가서 “너 어떤 연예인을 좋아하니?”라고 아이들에게 물으니 “도티”라고 답하는 것을 봤습니다. 그것을 유재석 씨도 이해 못 하고, 저도 이해 못 했어요. ‘도티가 도대체 누구지?’ 그런데, 애들 엄마들은 다 이해를 하더군요.

그리고 제가 주말에 즐겨 보는 프로그램 중에 ‘나 혼자 산다’라는 프로그램이 있는데, 2018년 초에 방영한 내용 중에 개그우먼 박나래가 자신이 졸업한 상명대의 개그동아리 공연을 도와주러 가는 내용이 있었어요. 박나래가 보기에는 후배들이 너무 재미없고 의미 없는 공연을 하고 있다고 생각해서, 나름 코칭도 해주고, 심지어 공연에도 참여합니다.

그런데, 관객들은 ‘톱 개그우먼’인 박나래의 개그에는 웃지 않아요. 그리고 아이들의 이상한 개그인 “뀨우우우... 난~ 상어..” 이런 이해 안 되는 것에 엄청나게 웃고, 재미있어하는 그런 장면이 나와요. 전 충격을 받았어요. 출연진도 이해를 못 하고, 시청자도 이해를 못 하고, 솔직히 작가랑 PD도 이해를 못 한 듯했어요. 나중에 찾아보니, 20대들의 ‘자기들만의 언어’로 만든 개그더군요.

그때 느꼈습니다. ‘나는 이제 변호사로서 절정기의 나이대에 접어들고 있고, 저분들은 곧 내 고객이 될 것이다. 그들의 언어를 이해 못 하면서, 어떻게 저들을 내 고객으로 만들겠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제 처가 차를 바꿀 때가 되었을 때 비슷한 급의 차량의 장단점을 유튜브에서 검색해 보는 것을 보았습니다.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이때부터, “유튜브를 누가 보고 있지?”라는 의문과 함께 “유튜브는 강의나 보는 사이트”라는 인식을 뜯어고치게 되었습니다.

유튜브 제작에 관한 노하우를 간단히 말씀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유튜브를 제대로 시작한 지 그렇게 오래되지 않았어요.
짧은 기간이지만 제가 느낀 점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첫째, 운영자가 콘텐츠 제작을 꾸준히 해야 하는데, 대부분 중도 포기합니다. 법률 유튜브도 법률 블로그와 비슷해요. 보통 법률 블로그를 운영할 때, 양념으로 맛집 이야기 같은 것들을 넣습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맛집 이야기만 보고, 법률 포스팅은 안 봅니다. 변호사들이 공통으로 이
야기하는 점이 자기가 운영하는 블로그가, 법률 블로그인지, 맛집 블로그인지 모르겠다는 것입니다. 당연한 겁니다. 법률은 재미없으니, 꼭 필요한 때가 아니면 안 봐요.

그와 똑같습니다. 일단 법률 유튜브는 재미가 없으니 사람들이 안 봅니다. 더구나 유튜브는 블로그보다, 구독자의 반응이 훨씬 늦게 옵니다. 그러니 만드는 사람도 꾸준히 하지 않게 되고, 보통 중도 포기하는 것이지요. 이걸 견디고 꾸준히 해야 살아남는 유튜버가 됩니다.

둘째, 기본적으로 법률은 재미없다는 것을 인정하고 들어가야 합니다. 대부분 법률 콘텐츠가 일방적으로 지식을 전달하는 강의 스타일입니다. 저도 법률가이다 보니 어느 순간 제가 강의를 하고 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물론 강의 스타일로 해야 할 경우도 있긴 해요. 사용자 중심
이나 구독자와의 소통이 아닌 일방적인 내용 전달 콘텐츠는 유튜브에서 제일 인기 없는 저작물입니다.

셋째, 법률 블로그와 유튜브의 결정적인 차이점은, 법률 블로그는 직원이 관리해도 되지만, 법률 유튜브는 변호사 본인이 직접 기획, 관리, 편집까지 하지 못하면 전달력이 크게 떨어진다는 것입니다.

유튜브는 블로그와 달리, 편집을 본인이 하지 않으면 자신이 원하는 뉘앙스를 살릴 수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제가 기획, 관리, 편집, 업로드까지 모두 다 진행합니다. 영상을 30개 정도 만들어 보니, 제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조금은 알게 되었어요. 100개 넘게 만들어 보면, 이제 제 스타일을 어느 정도 영상에 담을 수 있고, 시간도 획기적으로 단축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누구나 100개의 영상 제작이 관건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콘텐츠가 50개가 넘어가는 시점에 구독자가 자연스럽게 1,000명을 넘어갔어요.

넷째, 유튜브를 만드는 걸 즐겨야 합니다. 법률 유튜브 콘텐츠로는 돈을 벌 수 없습니다. 이 점을 인정하고, 그냥 즐기시면 됩니다. 만들고 기획하고, 편집하는 것을 즐기면 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워라밸 따위는 던져버려야지요. 저는 처음에 유튜브 콘텐츠 만들고 편집하는 시간을 벌려고 수면시간을 확 줄였습니다. 일을 줄일 수는 없으니까요. 몸무게 6kg 정도가 순식간에 빠지더군요. 그리고 4개월이 지난 시점에서 서서히 수면시간을 늘려가고 있습니다. 이제 제작이 익숙해진 만큼 들어가는 시간이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들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아마 앞으로 3~4개월 정도 더 지나게 되면, 기존의 워라밸을 되찾을 수 있을 듯합니다.

 변호사님은 유행에 민감하시고, 최신 트렌드도 잘 읽고 계신 것 같습니다.
요즘은 유튜브에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가감 없이 넣고 있어요. 제 유튜브를 보시면, 처음에는 제 손만 나옵니다. 얼굴을 영상에 비추기가 너무 민망하고 부끄러웠어요. 그러다 어느 순간 저 자신이 변화하는 걸 느끼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숨김없이 저 자신을 드러내려고 하고 있습니다. 전 예전에, 여자 아이들이 “넌 좋아하는 여자 가수가 누구야?”라고 물으면, “이선희”라고 대답하고는 했습니다. 사실은 미녀 가수 “이지연”을 좋아하는데 말이죠. 또래 여자 아이들로부터, 여자 가수 얼굴만 밝히는 아이라는 소리를 듣기 싫었던 거예요.

유튜브 콘텐츠를 만들면서 제가 변화한 것은, 이제 그런 가식적인 옷을 벗어버린 것 같아요. 40대 중반에 걸그룹을 좋아하면 안 됩니까? 걸그룹 선발 프로그램인 ‘프로듀스’ 시리즈 시즌5가 내년에 방송하는데 저는 거기에 고문변호사든, 심사위원이든 어떤 식으로든지 참여하고 싶어요.

개인적으로 프로듀스 시즌3가 배출한 글로벌 걸그룹 아이즈원(IZ*ONE) 팬이기도 해서, 팬클럽도 가입하고, ‘굿즈’라고 불리는 응원봉, 기념품 같은 것들도 사서 유튜브에 자랑도 해보고…. (하하하) 이런 이야기를 영상에서 계속했더니, 실제 해당 프로그램 관계자가 연락이 왔습니다. 그래서 현재 미팅을 추진 중입니다.

 인터넷과 유튜브라는 매체는 정치, 산업적 측면에서 많은 것을 바꾸어 놓을 것입니다. 저는 살아남아 보려고 시작한 유튜브 때문에 저 자신이 바뀌고, 실제로 제가 의뢰인을 대하는 태도, 사업적인 마인드가 완전히 변화했습니다. 그동안 제가 무엇을 잘못 해왔는가 하는 점을 확연히 깨달았어요. 그런 관점에서 접근했더니, 사무실의 변호사, 직원들이 모두 편해지고 결과적으로 사무실의 매출까지 좋아졌습니다. 그래서 요즘 재미있게 살고 있습니다.

변호사가 고객과 소통하는 방식, 나아가 세상과 소통하는 방식에 어떠한 변화가 있다고 보시며,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 것으로 전망하시는지요?
예전에 인터넷 광고가 활성화되고, 정보가 공유되면서, 이미 서울과 지방의 경계는 깨졌습니다. 그리고 변호사 수가 급증하면서, 기존에 공고히 자리잡고 있던 변호사 사무실도 위태해졌습니다. 이렇게 시장이 깨지는 시점에는 저처럼 경력이 부족한 변호사, 새로 시장에 들어오는 신규 변호사들이 기존 변호사님들의 아성을 무너뜨릴 기회가 됩니다. 최근에 이전한 지방의 모 지원을 보면, 그 지역 출신 젊은 변호사들이 자신들의 온 가족을 이끌고 이주하면서, 개업하고 있습니다. 기존의 그 지역에서 돈은 벌지만, 집은 서울 강남에 살고, 아이들은 서울에서 교육시키던 변호사님들의 아성이 무너지기 시작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각자가 시장에 대응하는 방식은 여러 가지일 겁니다. 시장이 깨진 마당에 한 가지 방식은 없을 겁니다. 저희 사무실은 성수사거리에서 자리를 잡았지만, 요즘 공유 스페이스를 이용하는 변호사들도 많더군요. 거기에서 고객과 신뢰 구축을 어떻게 할 것인지가 문제이겠고, 소통 방식도 다양할 것입니다.

저는 고객과 소통하는 방식을 지역 기반 강화, 칼럼과 유튜브로 선택을 했고, 다른 변호사들은 각자의 방법이 있을 겁니다. 100명이 있으면, 100가지 방법이 있겠네요.

정말 격변기인 것 같아요. 법원도 최근에 천안지원과 동부지법이 이전했고, 구리에 법원이 생길 예정입니다. 그러면서 시장이 재편성됩니다. 저는 그것들을 중점적으로 지켜보고 있습니다. 법원과 검찰청의 이동은 기존의 시장이 깨진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기존 법원을 중심으로 한 지역 시장이 깨질 때 기존 지역 시장이 어떻게 반응하는가, 그리고 주변 다른 지역 변호사 영역에는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에 관심을 가졌어요. 예를 들면, 최근 동부지원이 이전하고 나서 동부지원에서 지하철 네 정거장 거리의 성남지원 변호사 시장이 어떻게 움직이고 있는가는 요즘 계속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는 부분입니다.

지역 시장이 지켜지는가, 지켜지지 못하는가를 보면 재밌는 것을 많이 발견할 것입니다. 많이 연구해야 살아남을 수 있어요. 굳이 법원 앞에 사무실을 잡을 필요도 없다고 생각하고, 변호사가 사무실에 상주할 필요도 없다고 봅니다.

인터뷰/정리 : 성승환 본보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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