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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미순 변호사 인터뷰

서초구청에서 법무지원실장으로 재직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제 업무 영역을 공적 업무로 확대하고 싶은 마음이 컸고, 일과 가정을 양립하기 위한 선택이기도 했습니다. 저는 연수원 수료 이후 로펌에서 3년간 송무변호사로서 맡은 업무를 위해 밤낮없이 일했는데요, 송무변호사로 활동하면서 경험과 실력이 쌓이는 것 같았고 보람도 많이 느꼈지만, 긴장된 생활의 연속으로 인해 심신이 지친 상태였습니다. 또한 저는 연수원 수료 직전 결혼을 하고 바로 변호사로서의 업무를 시작했는데요, 업무에 너무 매진하다 보니, 정작 가정에는 신경을 많이 쓰지 못했습니다. 남편과 부모님의 희생으로 가정이 어느 정도는 유지되고 있었지만, 제가 육아를 할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보니, 아이와의 애착관계나 아이의 성장과정에 문제가 생기는 것처럼 느껴졌고, 가정의 소중함도 절실하게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때가 제 변호사 생활에 새로운 방점을 찍어야 하는 시기이기도 해서, 송무변호사의 직역을 넘어 평소에 관심을 가졌던 공적 업무, 일과 가정의 양립이 가능한 직역을 살펴보다가, 서초구청의 채용공고를 보고 지원해서 법무지원실장으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업무를 주로 수행하시나요?
서초구청 법무지원실장의 업무는 크게 소송업무와 법률자문업무로 나눌 수 있습니다. 중요소송의 경우 직접 대리하기도 하고요. 외부 고문변호사님께 사건을 의뢰한 경우에는 고문변호사님과 협력하면서 참관을 하기도 합니다. 기타 소송수행자가 직접 수행하는 소송의 경우 준비서면 검토 등 소송지휘를 통해 서초구청의 전체 소송을 관리·감독하고 있습니다. 또한 법률자문은 서초구청에서 중요 정책 사업을 추진할 때 법적 리스크를 제거하는 방법을 통해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고요. 서초구의 경우에는 재건축 사업과 같은 집단 분쟁이 많이 발생하는데, 이런 민원을 해결하기 위해 TF팀으로 활동하거나 각 사업 부서별로 직접 상담 후 구두 또는 서면으로 의견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법무지원실장을 하시면서 특히 중점을 두고 추진하는 업무분야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저는 현재 4년째 서초구청의 법무지원실장을 맡고 있는데요, 매년 중점을 두고 있는 업무분야가 조금씩 달라지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1년차에는 서초구청의 소송 전체를 파악하여 정리하는 업무와, 소송수행자의 전반적인 소송실무 지식 향상을 위한 교육에 중점을 두었습니다. 자치구는 국·과별로 업무가 다양해서 소송의 내용도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소송 전체의 장악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생각했고요. 아무래도 소송실무교육을 받지 않은 공무원이 많다 보니 소송수행자의 소송실무 지식이 대체로 부족했기 때문에 소송수행자가 소송의 전체적인 흐름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눈높이를 낮추어 쉽게 교육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2~3년차에는 주관(사업)부서별 주요 정책사업 추진을 위한 TF팀 활동과 업무추진 과정에서 발생한 공무원의 민·형사사건 대리에 주력하였습니다.

소송 내용이 파악되면 주관(사업)부서별 업무내용도 파악이 되기 때문에 주요 정책사업 추진 시 직접 TF팀 구성원으로 참여하여 조력하기도 했고요, 일선에 있는 담당자에게 직무관련 사건이 발생했을 때에는 심리적으로 위축되지 않도록 직접 변호를 하기도 했습니다. 4년차인 현재는, 그동안 진행된 소송과 자문을 통해 발견되는 제도적 미비점을 보완하고 있고, 국·과별로 나누어서 업무와 소송을 접목시킨 심층적인 소송실무교육도 하고 있습니다.

 특별히 보람 있거나 기억에 남았던 일이 있으신가요?
서초구는 법조행정의 중심지역이고 대한민국의 행정을 선도하는 자치구의 명성에 걸맞게 전국 최초로 쟁점화되는 사건이 많은 편입니다. 현재 계류 중인 사건의 수도 타 자치구에 비해 월등하게 많은 편이고요. 그중에서도 아무래도 집단민원이나 협업을 통해 어렵게 해결된 사건이 기억에 남습니다.

당사자 모두 재건축 부지에 포함되는 구유지에 관하여 행정재산임을 전제로 점용료(사용료)가 면제되는지 여부에 관하여 장기간 소송이 진행되었던 사건이 있었습니다.
그 사건은 두 번의 상고 끝에, 대법원이 최종적으로 재건축부지가 용도폐지로 인해 일반재산이 된다는 법적 논리로, 점용료(사용료) 부과 대상이 아니라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자치구의 입장에서는 대법원의 법적 논리를 받아들이기가 어려웠고, 결과적으로 5년의 시효 경과로 대부료도 부과할 수 없는 손실을 입었습니다. 서초구 법무지원실은 그 대법원의 판결 이후 그와 같은 손실을 입지 않도록 하기 위해 재건축 부지에 포함된 구유지의 사용과 관련하여서는 재건축조합 측과 협상하고 설득하는 과정을 통해 대부 계약을 체결토록 하여 불필요한 소송을 방지하고 있습니다.
또한 개발제한구역 내 공장이 들어오려는 계획으로 주민들의 쾌적한 환경에서 생활할 권리가 침해될 뻔했던 공장이전승인거부처분 사건도 기억에 남습니다. 서초구는 그 사건에서 패소한 적이 있는데, 그로 인해 인근 주민의 불안이 고조되고 많은 민원이 제기되었습니다. 이에 법무지원실에서는 주민들의 쾌적한 생활권을 보장하기 위해 행정소송의 기속력에 반하지 않는 새로운 거부처분 사유를 제시한 적이 있습니다. 행정소송에서 패소하면 원고의 청구 취지에 맞게 처분청이 무조건 승인을 해주어야 할 의무가 있다고 오해하는 분들이 많은데요, 무조건 승인을 해주어야 하는 것은 아니고 판결 취지에 맞는 재처분을 할 의무가 생기는 것에 불과합니다. 서초구가 재처분을 하기 위해서 법무지원실에서 관련 부서를 이해시키고 설득하면서 담당 공무원들과 협업을 했던 과정이 기억에 남습니다. 그 사건을 통해 관련 부서와의 협업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되었습니다.

서초구청 법무지원실장 이전에 어떠한 경력이 있으신가요?
저는 2012년에 사법연수원 수료 후 로펌에서 3년 정도 소속변호사로 근무했었고요, 2015년에는 공공기관인 국민연금공단(기금운용본부)의 준법지원실에서 근무하다가, 2016년부터 서초구청에서 법무지원실장으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지방자치단체에서의 변호사에 대한 필요성과 채용 확장 가능성에 대한 의견은 어떠신가요?
최근 지방자치단체를 상대로 한 법적 분쟁이 증가 추세에 있어요. 그 내용도 복잡해서 공무원들이 본연의 업무를 담당하면서 별도로 소송을 수행하는 것이 무척 어렵습니다. 지방자치단체에 상근하는 변호사가 있다면, 처분절차를 진행하는 단계에서부터 법적 조언을 받아 처분의 적법성을 준수할 수 있고, 공무원이 업무에 보다 집중할 수 는 환경을 조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지방자치단체는 종합행정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에, 다양한 법률과 행정법규 등 정확한 해석에 따른 법 집행이 중요한데요, 변호사가 상근하는 업무환경이 조성되면 공무원들도 각종 민원 처리나 사업을 추진하면서 수시로 변호사의 문을 받아 신속하게 일을 처리할 수 있습니다. 서초구는 법치행정에 관한 구청장님의 인식이 높아서 담당 공무원들 역시 민원 처리나 사업 추진 시 수시로 법적 자문을 받는 분위기가 자리 잡은 상태입니다. 지방자치단체는 인사권자의 법치 행정에 관한 인식에 따라 변호사의 채용 여부나 채용 형태도 다양할 것으로 보입니다. 종합행정서비스의 분야를 세분화하여 감사담당관, 형사변호인제도(공무 수행 중 고소·고발을 당하는 공무원을 전담 변호), 조례·규칙의 제정·개정을 전문으로 하는 법률담당관, 납세자의 권익을 보호하고 고충을 해결하는 업무를 전담하는 납세자 보호관 등으로 채용이 확장될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생각됩니다.
 

 공직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구체적으로 어떠한 부분에 중점을 두고 준비를 해야 할지 조언 부탁드립니다.
법무지원실의 주된 업무는 공무집행 관련 법령해석을 통한 사안해결과 소송수행이기 때문에 법령해석능력과 행정소송에 대한 풍부한 경험이 필수인 것 같아요. 지방자치단체의 경우 특히 재건축·재개발, 도시계획, 조세 관련 분야의 전문성이 요구되는데, 변호사가 이에 대한 법률지식이 부족하면 관련 부서를 지원하기가 어렵습니다.

다음으로, 행정조직에 대한 이해와 공무원의 자세가 필요한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로펌에서는 수평적으로 의견 교환이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지만, 행정조직의 의사결정과정은 체계적이고 수직적으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거든요. 변호사라고 해서 이러한 행정조직의 질서를 존중하지 않게 되면 조직생활이 어렵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또한 근무 초기에는 공무원보다는 변호사로서의 정체성이 더 강했기 때문에 공무원으로서의 자세를 깊이 생각하지 못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업무 과정에서 좌충우돌을 다 겪어보았습니다. 공직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행정조직과 공무원의 자세에 관하여 기본적인 소양이 있으면 공직생활의 시작에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공직에 계시면서 어떠한 점이 가장 좋으신가요? 그리고 변호사로서의 경력에 어떤 점이 가장 도움이 될지 말씀 부탁드립니다.
서초구청은 2담당관, 6국 31과(41팀)로 구성되어 있는데, 지방자치단체의 업무도 예상치 못할 정도로 다양하고 업무로 인해 만나게 되는 담당자분도 정말 다양합니다.
변호사로서는 종합행정서비스의 공무집행과 관련 법령을 모두 경험할 수 있는 최적의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실무 담당자로부터 직접 업무 설명을 듣고 함께 머리를 맞대어 관련 법령을 해석하여 사안을 해결할 때 느끼는 희열도 무척 큽니다. 주민의 생활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행정서비스가 어떻게 실현되는지 직접 참여해서 볼 수 있는 현장감도 아주 좋습니다. 특히 로펌에 있을 때는 주로 사건과 관련해서 미팅을 하고 의견을 주고받는 정도로 관련자분들과 관계를 이어가게 되는데, 공직에서는 같은 업무공간에서 수시로 만나기 때문에 행정실무뿐만 아니라, 조직 구성원 간의 협업이나 소통 능력, 조화로운 관계 형성을 위한 리더십을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많습니다. 그중에서도 구청장님을 비롯한 공직자분들을 가까이에서 보좌하면서 조직 관리, 위기 갈등에 대처하는 리더십을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최고로 꼽고 싶습니다. 근무 초기에 도로점용의 원상 회복과 관련하여 민원인과 소유자의 분쟁으로 인하여 구청장님이 억울하게 고발을 당한 적이 있습니다. 저는 당시 도로점용의 위법성, 원상 회복의 타당성 등 법리에만 집중하고 있었는데, 구청장님은 양자 간의 갈등 속에 가장 큰 고통을 받고 있는 임차인의 존재를 파악해서 임차인의 보호를 위해 직접 민원인을 설득하셨습니다. 바람직한 사안 해결을 위해서는 전체를 조감하고 갈등의 핵심을 파악하는 능력과 약자를 위한 배려가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송무변호사로서 법정에서 치열하게 법적 논리로 싸우는 방법만 배웠던 저로서는, 바람직한 변호사의 역할에 관하여 새롭게 고민하게 된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러한 고민을 하다 보니 바람직한 역할에 맞게 다양한 능력을 배양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가 바로 공직이라고 생각됩니다.

 워킹맘으로서 일과 가정 간 균형은 어떻게 추구하고 계신가요?
저는 2012년도에 결혼과 동시에 법무법인 소속변호사로서 근무하였고, 아이도 가지게 되었는데요, 송무변호사로서의 업무 강도가 높은 편이어서 가정과 육아에 거의 신경을 쓰지 못하였습니다. 첫째 아이와의 애착관계에 문제가 있는 것처럼 느껴져서 규칙적인 업무시간이 보장되는 공공기관으로 이직하게 되었고, 그 이후 서초구청에서 근무하게 된 것도 시간선택제(주 35시간)를 통한 일과 가정간의 균형을 추구하기 위해서였습니다. 현재 평균적으로 9시 30분부터 17시 30분까지 근무하다가 퇴근한 후 아이들을 돌보고 있습니다. 중요한 업무의 증가로 초과근무를 하여야 할 경우 남편과 업무시간을 조정하여 릴레이식으로 하고 있습니다. 서초구청에 근무하면서 일과 가정의 조화가 이루어져 안정을 찾게 되었고, 덕분에 둘째 아이도 낳아서 잘 키우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꿈이 있으시다면?
저는 지금에 이르기까지 주위 많은 분들로부터 도움을 받았습니다. 다소 추상적이기는 하지만, 제가 받은 도움에 대한 고마움을 잊지 않고, 제가 속한 사회에 긍정적인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각자가 속한 위치에서 빛과 소금의 역할을 하고 계신 선·후배 법조인을 본받아 저도 제가 지닌 역량으로 주위를 밝게 비추는 것이 저의 희망입니다.
현재 제가 맡은 자리는 다양한 분야의 업무를 깊게 경험할 수 있는 곳인데, 주어진 역할에 감사한 마음으로 더욱 실력을 연마하여 어려운 상황에 처한 분들에게 든든한 조력자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후배변호사님들께 한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저도 선배변호사님의 격려를 통해 새로운 직역에 도전을 할 수 있게 되었어요. 저는 사법연수원을 다닐 때에는 판검사라는 좁은 길만 가려다가 다른 길을 제대로 둘러보지 못하였고, 송무변호사로서 로펌에서 근무를 할 때에는 변호사라면 송무를 반드시 해야만 한다는 생각에 다른 분야에 도전할 생각을 못했습니다. 송무변호사로서 3년을 힘겹게 보내면서 그 길이 내가 가야 하는 길이 맞는지 많은 고민을 했었던 것 같아요. 길을 잃어야 새로운 길을 만날 수 있는 것처럼, 자의든 타의든 길을 잃었다고 느껴지신다면, 오히려 새로운 길을 만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하시고, 다양한 분야에 도전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인터뷰/정리 : 김승현 본보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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