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인의 개인정보는 보호받지 못하는가?

1. 서설

 최근에는 개인정보 유출이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개인정보를 유출하는 경우 형사적인 처벌은 물론 민사상 손해배상 문제가 발생하여 각 기업이나 공공기관의 경우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이 당연시되고 있다. 그런데 막상 피해자들을 대리하여 또는 기업을 대리하여 업무를 진행하고 있는 법조인들의 개인정보는 과연 보호 받고 있는지 의문이 들었다.

2. 현재의 상황 

 법조인들의 개인정보는 법조인대관을 만들고 있는 신문사가 독점하다시피 이를 보유하고 있다. 그런데 위 신문사는 법조인대관을 상업적으로 판매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법조인을 제외한 다른 사람들이 법조인 정보를 확인하기 위하여는 유료서비스로 검색에 따른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관련 법률을 살펴보도록 하겠다. 

 위 법률에서 알 수 있듯이 기존 법조인들이 신문사에 정보제공을 동의한 것은 ‘법조인대관’을 만드는 것에 대하여 동의한 것일 뿐이며 법조인대관을 만들어 이를 제3자에게 제공하는 것을 동의한 적도 없으며 나아가 개인정보를 제3자에게 제공하면서 이를 상업적으로 판매하라고 동의를 한 사실도 없다. 그런데 법조인에 대하여는 이를 무료로 제공한다면서 여전히 위와 같은 정보검색에 따른 이용료를 받고 있는 상황이며 최근에는 모바일 서비스까지 개시하고 있다. 

 나아가 제공되는 정보를 보면 이름, 출신학교, 사무실, 얼굴(얼굴 사진에는 워터마크까지 찍고 있다), 기수 등 개인정보가 엄청나게 담겨 있으며 학교별, 기수별 검색을 가능하게 하여 많은 부분 법조브로커들이 이를 사용한다는 소문까지 무성하다. 

 더욱이 이러한 정보는 한 신문사에 국한하는 것이 아니다. 인터넷 서비스 업체에서는 위와 같은 정보를 제공하면서 유료 회원에게 제공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모 신문사에 게재된 기고문의 경우에는 아예 법인격이 다른 인터넷 서비스 업체에 대하여 원저작권자의 아무런 동의도 없이 그대로 게재되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법조인의 정보는 포털서비스 업체, 각 신문사의 인물 정보 등에서도 그대로 노출되고 있고 법조인의 정보는 위 각 업체들에 대하여 정보제공 동의를 전혀 한 바 없음에도 불구하고 매우 구체적인 특정이 가능할 정도로 아무런 보호를 받음 없이 실제 업무처까지 알려지고 있는 상황이며 이를 유료화하여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물론 변호사의 개인정보가 공공적인 성격이 강하여 이를 어느 정도 수인해야 하는 의무가 있는 것 또한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한 정보를 보유한 주체가 제3자에게 돈을 받고 제공하는 것이 과연 적법한 것인가에 대한 의문은 남아 있다.  

3. 개인정보 보호 및 원저작권자의 보호 필요성

 이러한 상황에서 법조인의 경우 특히 수사기관에 종사하는 법조인의 경우는 더더욱 개인정보 보호성이 필요할 뿐만 아니라 각 법조인의 정보 또한 자신의 동의 없이 여기 저기 알려질 이유도 없는 것이며 더욱이 이를 상업적으로 사용되는 것은 매우 위험한 상황이라 할 것이다. 또한 각 개인의 정보와 관련하여 법조인대관의 편집이라는 목적 범위를 벗어나 이를 상업적으로 정보를 판매하고, 이를 통해 영리를 추구하도록 방치하는 행위는 과연 법조인의 정보는 어떤 의미를 가지는 것인지 또한 이렇게 방치하는 것이 과연 타당한 것인지를 재고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나아가 법조인이 기고한 기고문에 대하여는 원저작권자의 동의가 존재하지 아니하는 한 이를 다른 주체에서 해당 기고문을 사용하는 것 또한 방지하여야 할 부분에 해당할 것이다. 

4. 과거 로마켓 사건과의 비교 : 법조인 인맥의 근본적인 출처 

 2004~2005년에 법률시장을 뜨겁게 하여 2011년에 대법원판결이 있었던 로마켓 사건과의 비교가 필요하다. 로마켓 사건에서 법원은 전문성지수, 승소율, 인맥지수 서비스 등과 관련하여 판단을 하였으며 이에 대한 내용을 살펴보도록 하겠다. 

 인맥지수 서비스는 사회 일각의 사법불신 풍조에 편승하여 법조인 간의 친밀도가 재판과 수사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인식에서 출발한 것이고, 그 서비스를 필요로 하는 이용자들도 주로 그러한 인식하에서 서비스에 접근할 것이므로, 인맥지수 서비스가 통용된다면 위와 같은 일반의 그릇된 인식이 심화되고 결과적으로 재판이나 수사의 공정성에 대한 불필요한 의심이 조장될 우려가 크다. 따라서 인맥지수 서비스 보호를 통하여 정보주체인 원고들의 동의 없이 자유롭게 인맥지수를 공개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달성되는 공적 가치의 보호 필요성이 높다고 할 수도 없다. 나아가 우연히 유리한 인맥지수가 제공된 특정 변호사는 다른 변호사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게 되고 그러한 우월적 지위는 인맥이라는 정당하지 않은 근거를 바탕으로 하는 것이어서 위와 같은 인맥지수 서비스는 변호사의 공정한 수임질서를 저해할 우려도 있다. 이와 관련하여 변호사법 제30조는 “변호사나 그 사무직원은 법률사건이나 법률사무의 수임을 위하여 재판이나 수사업무에 종사하는 공무원과의 연고 등 사적인 관계를 드러내며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것으로 선전하여서는 아니 된다.”라고 규정하고 있는데, 변호사의 공공성이나 공정한 수임질서를 보장하기 위한 위 규정의 취지는 변호사뿐만 아니라 비변호사가 변호사의 연고관계 등을 공개하는 데에도 감안되어야 할 것이다. 

이상과 같은 인맥지수의 사적·인격적 성격, 그 산출과정에서의 왜곡 가능성, 그 이용으로 인한 원고들의 이익 침해와 공적 폐해의 우려, 그에 반하여 그 이용으로 인하여 달성될 공적인 가치의 보호 필요성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피고가 이 사건 개인신상정보를 기반으로 한 인맥지수를 공개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표현행위에 의하여 얻을 수 있는 법적 이익이 이를 공개하지 아니함으로써 보호받을 수 있는 원고들의 인격적 법익에 비하여 우월하다고 볼 수 없어, 결국 피고의 이 사건 인맥지수 서비스 제공행위는 원고들의 개인정보에 관한 인격권을 침해하는 위법한 것이다.(대법원 2011.9.2. 선고 2008다42430 전원합의체 판결)

 그런데 저 인맥지수의 근거가 되는 기본적인 데이터는 어디에서 생성된 것일까? 아직도 존재하고 있는 기수별, 학교별 등의 법조인에 대한 각 개별적 데이터에서 근거하고 있는 것으로 의심이 된다. 물론 편리하다. 의심할 나위 없이 편리하지만 자신의 정보가 제3자에게 무제한으로 공개되고 있다는 점은 정말 무섭지 않은가? 

5. 타 직역과의 비교

 의사, 회계사, 변리사, 세무사, 법무사 등의 직역과 살펴보면 법조인의 개인정보에 대한 문제는 더더욱 쉽게 알 수 있다. 타 직역에도 학교, 기수, 직장, 전 근무처, 얼굴까지 전부 공개되고 있는 직역이 있는지 의문이며 그들의 공익성은 법조인보다 현저히 떨어지는 것인지 의문이 아닐 수 없다.  

6. 결어

 필자와 동일한 문제의식을 가진 몇몇 변호사와 이야기 하였다. 그리고 이에 대한 문제 의식과 관련하여 현재의 문제 의식이 해결되는 방법을 모색하고자 한다. 법조인의 개인정보는 과연 보호받지 못하는 것인지, 어디까지 보호받아야 하는 것인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