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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란 무엇인가?

바야흐로 ‘혁명의 시대’다. 인류는 이제 인공지능(AI), 로봇기술, 사물 인터넷(IOT) 등으로 상징되는 정보통신기술(ICT)의 융합이라는 새로운 기술문명의 시대에 돌입하였다. 도처에서 일자리 걱정이다. 인류역사상 기술혁신으로 일자리가 줄어든 경험은 없기 때문에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해 일자리가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그 형태만 달라질 뿐이라는 주장도 있다. 그러나 최근의 기술발전은 인간의 사고와 판단능력을 모방한다는 점에서 과거와는 확연히 다르다. 우려를 반영하듯 로봇이나 AI가 현재의 직업을 대체할 확률을 알려주는 “Will Robots Take My Job?”(https://willrobotstakemyjob.com)이라는 사이트까지 생겨났다.

법률 분야도 예외는 아니다. 2016년 인공지능 변호사 ‘Ross’가 미국 로펌 Baker & Hostetler에 채용된 이후, 우리나라도 민간 영역에서 인공지능을 이용한 법률시스템을 선보이고 있고, 2018년 법무부가 AI 챗봇(Chatbot) ‘버비’ 2세대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대법원은 2021년까지 AI 소송 도우미를 개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3차 산업혁명으로 축적된 방대한 데이터로 인해 법률가들이 소화하여야 하는 기본적인 법률 정보의 양은 폭증하였다. AI의 속도를 따라가는 것은 애초에 불능이다.

그렇다면, 우리의 대처는 무엇인가? 로봇으로 인한 대량 실업은 자명한 일이니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로봇세 도입에 찬성해 볼까? 100여 년 전 영국에서 처음으로 자연인과 구별되는 법이 부여한 인격인 법인이 탄생한 것처럼 ‘전자인간(electronic person)’에게 인격을 부여하는 것도 가능하다. 즉 로봇에게 인격을 부여하고, 담세 능력을 인정함으로써 현행 조세체계 안으로 로봇을 끌어들일 수 있다는 얘기다. 로봇이 세금까지 낸다면 인간은 더더욱 설자리가 없는 것 아닌가?
미국의 경제학자 데이비드 오토(David Autor)는 “왜 아직도 그렇게 많은 일자리가 있는가?(Why Are There Still So Many Jobs?)”라는 논문을 통해 기계가 인간의 일자리를 빼앗아 가지만 모두 빼앗아가는 경우는 없다는 것을 역설적으로 보여 주었다. 기계와의 경쟁은 무의미하다. 그보다는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일, 인간이 더 잘하는 일을 해 보자. 비판적 사고 능력, 공감 능력, 유연함 등을 바탕으로 관계와 윤리의 영역, 창의성의 영역, 추상적 명제를 다루는 영역에 집중해 보자1.

작년 추석, ‘추석이란 무엇인가’라는 칼럼으로 큰 반향을 일으킨 서울대 김영민 교수가 지적했듯 위기에 봉착했을 때는 평소 직면하지 않았을 근본적인 질문으로 돌파해야 한다.
우리들에게 묻는다. ‘변호사란 무엇인가?’ 혁명의 시대에 우리 모두가 천착해야 할 화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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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017년 4월 법률신문 주최 ‘AI와 4차 산업혁명이 법조계 미칠 영향’이란 주제의 특별좌담회
에서 판례 변경, 전체 사건의 맥락을 짚어 전략을 세우는 것, 사법정의의 반영, 쌍방 모두
증거자료가 있을 때 합리적 의사결정을 하는 것 등은 AI가 하기 어려운 영역으로
논의되었다.

최정미 변호사
●김앤장 법률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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