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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 매장 음악 저작권

 매장 음악 저작권 

 

1. 들어가면서

 

2013년은 전년도부터 시작된 여러 이해당사자 간의 법적 분쟁으로 음악시장 전체가 몸살을 앓은 한 해였다. 歌王 조용필 씨의 노래에 대한 저작권(정확히는 복제권과 배포권)이 지구레코드 회장에게 27년 전 양도된 사실이 밝혀져 저작권 반환 서명운동이 벌어지는 등 원저작(인접)권자와 관련된 분쟁도 주목할 만했지만, 다툼이 가장 첨예했던 지점은 각종의 음악저작권신탁단체와 이용자 사이에서였다. 특히 한국음악저작권협회(이하 ‘음저협’), 한국음반산업협회(종래의 한국음원제작자협회, 이하 ‘음제협’), 한국음악실연자연합회(이하 ‘음실연’) 등 음악 3단체들이 방송사는 물론 극장, 백화점, 온라인 유통서비스사업자 등을 상대로 소송戰을 치렀고, 그 중 스타벅스와 현대백화점 등의 영업장에 내려진 판결의 영향으로 대규모 사업자뿐만 아니라 수십만 소규모 자영업자들도 매장 배경음악에 대한 사용료를 지급해야 할 상황이 도래하게 되었다.               

 

 

2. 이유 : 복잡한 저작권 문제와 일방적인 대가 산정방식

 

음악시장에서의 저작권 분쟁이 치열해진 이유는, 일단 스마트폰 보급의 증가와 함께 온라인 유통시장의 성장 등 기존에 경험하지 못했던 환경의 도래로 새로운 룰이 개편되고 있는 데에 있다. 또 한미, 한EU FTA의 이행으로 저작권 보호정책이 강화되면서, 음원에 대한 합법적인 사용 등 저작권에 대한 인식이 증가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러나 한국에서 음악 저작권 분쟁이 계속되는 가장 큰 원인은 국내의 복잡한 저작권 문제와 저작권 이용에 대한 일방적인 대가 산정방식에 있다.

 

먼저 한국의 저작권법 규정 자체가 복잡하다고 보기는 어려우나, 실제 음악서비스를 이용함에 있어 관련된 저작권 문제들은 전문가들도 파악이 쉽지 않을 만큼 복잡한 상황이기 때문에 이미 해외 시장에서 음악서비스를 해 왔던 삼성전자도 국내 사업을 미뤄 왔다는 보도가 나올 정도이다.[1] 오죽하면 이 분야 전문기자가 쓴 언론기사조차 음저협(저작재산권을 신탁관리하고 있음)이 저작인격권과 2차 저작물 작성권까지 신탁관리하는 것으로 버젓이 소개하고 있을 정도이니, 시대상황의 변화 및 저작권에 대한 인식이 낮았던 음악인들이 자신의 권리를 지키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더욱 분쟁을 격화시키는 배경에는 현재의 일방적인 대가 산정방식이 있다. 음악 단체들이 사용료 징수규정 개정안을 마련하고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화부’) 장관이 이를 승인하는 구조에서, 온라인 유통사업자를 비롯한 이용자들의 의견 반영은 상대적으로 미미하기 때문에 사용료 승인제도에 대한 개선요구가 계속 제기되고 있다.[2] 문화부도 이러한 문제점을 인식하여, 2013. 7. 18. 문화부가 발의한 저작권법 일부개정법률안은 “사용료를 승인할 경우에는 이해관계자의 의견수렴을 의무화하고 수렴된 의견을 심의에 반영하도록” 함으로써 승인제도의 공정성과 객관성을 제고하도록 하고 있다.  

 

 

 

3. 소송에 시달렸던 매장 음악 이용 사업자들

 

음악을 제작한 저작자(작사가와 작곡가, 편곡자)와 저작인접권자(실연자, 음반제작자)는 제작한 음악을 음반 재생이나 각종 공연을 통해 타인에게 들려줄 수 있는 공중송신권(저작인접권자는 판매용 음반에 대한 공연보상금 청구권)을 가지므로, 우리는 판매용 음반을 유료로 구매하거나 공연에 대한 입장료를 내고 음악을 듣게 된다. 그런데 구매한 음악을 혼자 듣지 않고 이용허락 없이 불특정다수인에게 공유하거나 영리 목적의 매장에서 재생하는 경우에는 상기 저작권자들의 공연권을 침해하는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현행 저작권법 제29조 제2항에 따르면, 음악을 매장에서 들려 주면서 이를 통한 반대급부를 얻는 경우 매장의 성격이나 규모에 따라 공연사용료나 공연보상금을 저작(인접)권자에게 지불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리고 지불된 공연사용료는 작사가와 작곡가에게, 공연보상금은 해당 음악을 최초 연주.고정한 실연자와 음반제작자에게 돌아가게 된다.

 

유흥주점이나 노래연습장과 같이 음악 재생이나 연주가 영업을 영위하기 위한 핵심적인 요소인 영업장의 경우 공연사용료와 공연보상금을 내야 하는 것은 명확하다. 그런데 식당이나 백화점, 마트 등 음악 재생과 연주가 영업의 핵심적 요소가 아닌 영업장에서 라이브 공연도 아닌 단순히 음악(그것도 판매용 음반이 아닌 디지털 음원)을 틀어 주는 경우에 대해서는 저작권료에 대한 인식 자체가 없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매장에 음악만 잘 틀어도 고객들의 체류시간이 연장되어 마케팅에 도움이 된다(최근 샵캐스트 8월 설문조사 결과로도 입증)는 이유로 음악저작권단체들은 매장 음악을 이용하는 사업자들에 대해 법적 조치에 나서기 시작했고, 여기서 음악저작권자가 사업자에게 어디까지 저작권료를 받을 수 있는가는 저작권법 제29조 제2항이 규정하고 있는 ‘판매용 음반’의 해석에 달려 있었다. 그러나 이에 관하여 현행 저작권법 및 관련 법률들은 명확한 기준을 정하지 못하고 있었으며, 최근 두 건의 유명한 판결들이 이에 대한 해석 기준을 제시해 주었음에도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음저협은 스타벅스 코리아를 상대로 매장에서 틀어놓은 배경음악이 저작권자의 공연권을 침해한다며 침해금지를 구하는 소[3]를 제기하여 2012년 최종 승소한 반면, 음제협과 음실연은 현대백화점을 상대로 매장 음악 사용에 대한 공연보상금을 요구하는 소를 제기했다가 2013년 4월 1심 패소[4] 및 11월 2심 승소[5]를 거쳐 현재 상고된 상태이다. 이 사건들에서 우리 법원은 “제29조 제2항의 ‘판매용 음반’이란 오로지 시중에 판매할 목적으로 제작된 음반을 의미”한다고 제한해석 하였으므로, 이와 다른 모든 형태의 음악재생(인터넷 스트리밍이나 다운로드 등)은 모두 ‘판매용 음반’의 재생에 해당하지 않게 되었다. 그러나 법원의 이러한 판단은 주무관청인 문화부의 유권해석에도 배치될 뿐 아니라, 유통시장에서 레코드판이나 CD가 사라지고 디지털 음악이 대세를 이루는 시대적 상황에 맞지 않다는 지적을 받게 되었고, 이러한 지적을 반영하여 문화부가 디지털 음원 중심의 소비환경에 맞는 저작권법 개정안을 마련하게 되었다.  

 

 

4. 분쟁 해결을 위해

 

혼란의 와중에 사업자들은 저작권료를 피할 방법들을 강구하기 시작했고, 그 결과 일부 대형 마트들은 아예 배경음악을 틀지 않거나 자체 제작한 음악을 사용하기도 한다. 그리고 이러한 문제와 관련하여 자신의 매장이 저작권료 납부대상인지, 내야 한다면 얼마나 내야 하는지 하는 사업자들의 문의가 쇄도하고 있지만, 국회의 저작권법 개정안 처리가 지연되고 있어 문의를 받은 문화부나 매장 음악 서비스업체들도 정확한 답을 주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 계속되는 분쟁을 조금이라도 예방하기 위한 해결방안은 무엇일까?

 

우선적으로, 문화부 등의 유관기관이 전문가와 관련 단체 의견을 수렴하여 현실적인 정책을 제시하고 국회에서는 제도 변화에 따른 혼선이 없도록 조속히 법률을 정비해야 한다. 음악 소비환경이 디지털 음원 중심으로 바뀌면서 온라인 시대에 맞게 저작권법 개정안이 마련되고 있지만, 이해관계자들의 의견 대립과 여야 갈등으로 법안의 국회 통과가 지연되어 혼란만 가중되고 있다. 매장에서 음악을 재생할 경우 공연사용료와 공연보상금을 지불해야 하는 ‘일정 매출 이상의 대형 매장’ 관련 개정안이 빨리 통과되어야, 개정법률 및 시행령에 따라 저작권료를 내지 않아도 되는 영세업자가 소송에 휘말리지 않게 된다. 또한, 저작권단체들은 새로운 시장을 열고자 하는 매장 사업자를 배려하는 마인드를 가지고 저작권료 징수의 일원화를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다음으로, 일반 법조계에는 물론 사법부에도 저작권 전문가는 아직 부족한 상황임을 인식하여 저작권 분쟁 처리에 대한 전문성과 신속성을 갖출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 변호사의 수는 급속히 늘어나고 있지만, 정작 저작권 정책 및 협상과 정산 등의 실무에 특화된 변호사를 찾기는 쉽지 않은 상황부터 개선되어야 한다. 또한 일부 저작권 분쟁에 있어서는 영업비밀 등의 보호가 중요하기 때문에 비밀 보장에 용이한 대안적 분쟁해결수단(ADR)이 적극 활용될 수 있어야 한다.

 

끝으로, 저작물의 적법한 활용이 확산되기 위해서는 권리를 지키는 것만 강조해서는 안 된다. 만유인력의 법칙을 발견한 뉴턴이 자신의 업적에 대한 질문에 대해 자신을 “거인의 어깨에 올라탄 난장이”로 비유했던 것처럼, 현존하는 저작물은 저작권자 혼자 이루어낸 것이 아니라 기존의 많은 사람들의 성과에 기인한 것이라는 겸손함이 필요하다. 기업이나 조직적인 저작권 침해에는 권리 행사를 엄격히 함은 물론 형사처벌 등 국가의 개입도 필요하지만, 소규모 자영업자 등의 생계형 침해는 형사처벌을 들이대기보다 민사 조정으로 유도하여 분쟁을 해결함이 바람직하다. 이러한 조화로운 분쟁 해결만이 보호와 공유라는 저작권법의 양대 가치를 추구하면서 음악시장의 건전한 유통 환경을 조성하는 길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1] 현재는 온라인 음악사업자 소리바다와 제휴하여 국내 서비스를 런칭한 상태이다.

[2] 매장 음악은 전송, 웹캐스팅 외에도 방송, CD 등의 재생 등 다양한 형태로 재생되고 있는데, 이 중 웹캐스팅에 대해서는 사용료 징수규정 외에 당사자 간의 협상에 의해 대가가 산정되기도 한다. 

[3] 서울중앙지방법원 2009. 4. 29. 선고 2008가합44196 판결(1심 패소, 2심과 3심에서 승소).

[4] 서울중앙지방법원 2013. 4. 18. 선고 2012가합536005 판결.

[5] 서울고등법원 2013. 11. 28. 선고 2013나2007545 판결. 다른 판결과 달리 이 판결은 스트리밍 음악도 판매용 음반에 해당한다고 보았으나, 스타벅스 판결에서의 판매용 음반에 관한 대법원 해석은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또 이 판결이 1심 판결의 오류를 일부 시정하기는 하였으나, 오히려 영세사업장에게 이중.삼중의 저작권료 부담을 주게 되었다는 오픈넷의 논평도 있다.  

 

 

 

 

허중혁

변호사시험 제1회

TV조선 사내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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