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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진정성, 정성화 인터뷰

안녕하세요, 뮤지컬 ‘영웅’ 10주년 공연이 한창이신데 이렇게 시간 내 주셔서 감사합니다.
안녕하세요, 정성화입니다. 서울지방변호사회에서 인터뷰를 하게 돼 기쁘게 생각합니다. 몇 회 남지 않은 공연에도 많은 관심과 성원 부탁드립니다.

‘변호사’, ‘법조인’에 대한 평소 이미지를 여쭤보고 싶습니다.
법 없이도 살 사람이라 제가(웃음). 안 보고 싶지만 필요하신 분들 아니겠습니까(웃음). 좋지 않은 일이 일어나면 변호사님들을 만나게 되는데, 그 난국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정말 필요하신 분들이죠.

영웅 공연이 마지막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소감이 어떠신가요?
벌써 10년을 했어요. 서른여섯 살에 첫 공연을 했으니 30대와 40대에 걸쳐 세 번의 ‘영웅’ 공연을 했네요. 10주년이 되니까 격세지감을 느끼는 게 체력도 많이 달리고. 그런데 하면 할수록 더 잘하고 싶다는 욕심이 생기네요. 사실은 정말 영광이죠. 배우가 한 작품을 10년을 할 수 있다는게. 또 그렇게 저를 믿어주신다는 건 감사한 일이죠. 책임감과 부담감도 느껴지고. 그런데 10년을 했다고 해도 한 번도 만만했던 적이 없어요. 관객분들의 기대도 상당히 커졌고, 음이탈이라도 한 번 나면 잠도 안 와요.

10주년 기념 공연에서는 어떤 부분을 특히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을 하셨나요?
예전부터 지금까지 안중근 의사의 인간적인 모습을 잘 보여드리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어요. 그런데 이번에는 그동안 조금이라도 투박한 부분이 있었다면 어떻게 자연스러울 수 있을까를 고민했어요. 그리고 연기 스타일이나 톤도 트렌드가 있거든요. 음악적인 부분도 그렇고. 그래서 자칫 옛날스러운 창법이 있다면 그 부분도 고치려고 노력을 많이 했습니다. 무엇보다 10년 동안 들어왔던 지적들을 어떻게 고칠 수 있을까에 집중했죠.

 ‘영웅’이 영화화를 앞두고 있어요. 뮤지컬하고 어떤 차이가 느껴지시나요?
오늘도 영화 관련 녹음 작업을 계속하고 있었는데 사실 굉장히 흥미로워요. 뮤지컬은 연기와 음악 그리고 무대장치로 한정된 무대라는 공간을 채우는 것인데 영화는 그렇지가 않거든요. 카메라 안에 있는 내 모습을 아주 디테일하게 보여드려야 하죠. 노래하는 창법도 달라지고 발성도 달라지고. 그래서인지 녹음을 하면서도 아주 재밌었어요. 오버페이스 하지 않게 노력을 하면서 진행하는 것도 그렇고. 그동안 사실 무대에 출연한 배우가 연기를 하면 어색하다거나 오버한다거나 하는 평이 있었는데 그렇지 않도록 최대한 자연스럽게 하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습니다.

관객들이 뮤지컬과 달리 영화에서는 느꼈으면 하시는 부분이라면?
제일 중요한 건 진정성이죠. 물론 뮤지컬에도 진정성이 있지만, 영화적으로 표현되는 진정성은 또 다르죠. 그래서 어떻게 하면 연기로 보이지 않고 진짜로 보일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을 많이 해요. 안중근 의사가 가지고 있는, 독립운동을 할 당시에 그가 영웅이 될 수 있었던 그 과정을 보면 사실 우리와 다르지 않거든요. 어떤 것에 분노해서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 차근차근 준비한 것들이 우리와 다르지 않아요. 그가 영웅이 될 수 있었던 것은 공분을 대하는 자세가 우리와 다르지 않았다는 데 있다는 것을 알아주셨으면 하고 그 부분을 전달하고 싶어요.

아무래도 안중근 의사에게 많은 영향을 받으셨을 것 같은데.
그 분은 생각했던 것은 반드시 실행하는 사람이었어요. 무예에도 능하고 지적이고 그런 훌륭한 부분도 있지만, 그 분은 자기가 마음을 먹으면 절대 미루는 법이 없었다는 게 저에게도 많은 영향을 줬죠. 내가 만주에 가서 사람을 만나 독립운동을 전개해야겠다라는 생각이 든다면 얼마나 고민이 많았겠어요. 계획을 세우고 하는 것부터 가족에 대한 고민까지 정말 어려웠을 텐데 그는 망설이지 않고 신념을 위해 그저 노력하고 이뤄냈죠.

뮤지컬의 헤어나올 수 없는 매력이라면?
뮤지컬의 음악에 대해서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뮤지컬 음악은 대중가요와 달리 엄청나게 ‘극화’되어있거든요. 그게 가장 큰 매력이에요. 노랫말이나 노래를 표현하는 방법 모두가 진정성과 관련이 있어요. 노래를 잘 부르는 것을 넘어 대사를 통해서 진정성을 드러내야 하죠. 예를 들어 솔로가 시작될 때의 주인공의 마음가짐과 끝났을 때의 마음가짐은 달라요. 노래를 통해서 주인공이 변화하는 과정이 그대로 드러나죠. 내가 이 여자를 왜 사랑해야 하는지 고민에서 시작해서 노래를 통해 여자를 사랑한다는 확신을 얻게 되는 거죠.

개그맨 활동 경력이 뮤지컬을 하는 데 어떤 도움이 되셨나요?
아주 큰 도움이 됐죠. 다른 배우들이 가질 수 없는 장점이라고 생각하는데, 남다른 순발력이 있는 것 같아요. 코미디라는 게 사실 희로애락을 다 가지고 있어야 좋은 코미디가 되거든요. 상황을 충실하게 연기했을 때만이 고급 코미디가 되는 것이고. 그런 것들이 저에게는 큰 자양분이 됐죠. 작품을 준비할 때 아이디어도 많이 내게 되고. 캐릭터를 ‘정성화화’시키는 데도 참 도움이 되더라고요.

영웅을 제외하고 가장 애정이 있는 작품이라면?
‘맨 오브 라만차’예요. 뮤지컬을 시작하고 나서 받았던 좋은 평가가 본격적으로 수면으로 떠오르게 된 작품이거든요. 이 작품을 계기로 대중들이 저를 뮤지컬 배우로 봐주셨죠. 준비도 정말 열심히 했어요. 사람들이 “개그맨이 맨 오브 라만차를 해? 가볍겠지?”라는 생각을 하지 않게 하려고 했죠. 그때 아예 연습실 옆에 집을 얻어 두고 아침에 문을 열고 가서 잠잘 때까지 연습을 했었죠.

체력관리나 목관리는 어떻게 하세요?
체력관리는 꽝이죠. 운동도 병행하면서 하고 싶긴 한데 쉽지 않네요. 목관리라고 한다면 목을 잘 푸는 것보다 무대에서 소리를 올바르게 내는 것이 중요해요. 그래야 목이 쉬지 않아요. 그게 가장 궁극적인 목관리죠. 그리고 노래연습을 많이 하는 게 오히려 오래가는 비법이라고 생각해요.

후배들에 대한 조언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후배들 중에 앙상블 하는 친구들한테 공을 좀 많이 들였어요. 앞으로 커나갈 친구들이기도 하지만 저처럼 되고 싶어서 온 친구들이라 잔소리를 할 수밖에 없더라고요. 조언이라고 한다면 뮤지컬 배우는 노래를 부르기보다는 대사를 부르는 사람들이라는 걸 기억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어떤 한 층을 공략하는 배우가 아니라 어린아이부터 나이드신 분들까지 다 좋아하는 배우가 되겠다고 생각하기를 바라요.

롤모델이라고 한다면?
배우 손현주 형님을 정말 좋아해요. ‘배우’이면서도 정말 ‘사람’이에요. 그 형이 하는 모든 것들, 소주 한잔할 때, 어쩌다 전화해서 주고받는 말들 그 자체가 너무 좋아요. 배우다,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다, 이런 느낌보다는 나도 너랑 똑같고, 소주 좋아하고, 어렵고 힘든 일도 많고. 그런 분이에요. 그리고 신동엽 선배를 참 좋아해요. 개그맨 시절부터 제가 대중과 만나는 사람으로서 주변 사람을 대할 때 어떻게 대해야 할지 그리고 앞으로 어떤 마음가짐을 가지고 살아야 하는지를 많이 배웠어요. 나를 위해 일해주는 사람들에 대한 고마움을 가지고 살아야 한다는 것도요.

공연이 없는 휴식기는 어떻게 보내시나요?
애를 봐야죠. 애가 셋이에요(웃음). 술도 좋아하고 골프도 좋아하고 사람 만나는 걸 좋아하지만 애를 키우다 보니. 저도 이런데 아내는 얼마나 힘들까 싶어요. 그런데 애가 셋이 되고 하다 보니 또 사람관계가 정리되고 비워지고 하는 측면도 있더라고요(웃음). 연락 못 하고 해서 삐지면 못 만날 사람이고.

 앞으로 도전하고 싶은 분야가 있을까요?
얼마 전에 디즈니의 ‘알라딘’ 영화 더빙을 했었는데 너무 재밌었어요. 앞으로도 기회가 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아시다시피 1인 미디어도 아주 활성화되고 있어서 그것도 좀 해보고 싶은 마음이 있어요. 그리고 저만의 음반을 내보고도 싶네요.

앞으로의 계획을 듣고 싶습니다.
이대로 계속해서 배우를 할 거예요. 어떤 형태의 배우가 되어갈지 모르겠지만. 뮤지컬 ‘영웅’이 영화화되어도 달라지겠죠. 뮤지컬 영화라는 장르의 개척자가 되고 싶은 마음이에요. 한국에도 뮤지컬 영화 붐이 일었으면 좋겠고. 그러려면 이번 작품이 잘 되어야 하고요(웃음). 오늘 계속해서 말씀드리지만 진정성이 있는 배우로 그렇게 남고 싶습니다.

● 인터뷰/정리 : 장희진 본보 편집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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