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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 인물탐방 - 양우석 영화감독
  • 서울지방변호사회
  • 승인 2014.06.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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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우석 영화감독 인터뷰

 

 

 

 대학에서 철학을 공부하고, MBC 프로덕션 영화기획실 프로듀서, 올댓스토리 창작본부 이사 등을 역임한 그는 <당신이 나를 사랑해야 한다면>, <스틸레인> 등 웹툰 작가로 이름을 알렸고, 최근에 <변호인>을 통해 영화감독이 되었다. 1점과 10점의 평점을 오가며 논란이 있었던 영화이지만 이 영화를 통해 이해와 성찰의 가치를 전달하고 싶었다고 한다. 지난 5월 어느 날 그가 일하는 회사 사무실에서 그를 만났다.  

 

 

o 영화 <변호인>이 끝난 이후 어떻게 지내고 있습니까. 

- 원래 일하던 회사에 복귀하여 애니메이션과 캐릭터 분야 일을 하면서 지내고 있습니다.

 

 

o 원래 웹툰 작가로 활동하신 것으로 아는데, 이번에 영화를 처음 연출해 본 소감이 어떤지.

- 사실, 예전부터 계속해서 영화 프로듀서나 영화 관련 일을 하였습니다. 그래서 ‘처음 해 보는 느낌’보다는 ‘늦었지만 열심히 해 보자’ 이런 생각이었습니다. 배우와 스텝들이 카메라 앞에 설 때 감독은 모니터 앞에 있고, 영화를 편집할 때도 감독이 가장 처음 보는 것이라서 ‘영화감독은 최초의 관객이다.’ 라는 말을 하는데, 그렇게 최초의 관객이 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스텝들과 배우들이 있어 생각보다 힘들지 않게 일을 했습니다.

 

 

o 영화는 배우뿐만 아니라, 관객들에게는 보이지 않지만 스텝 등 많은 사람들의 역할이 조화롭게 결집되어야 하는 어려운 작업이라고 생각합니다. 감독으로서 모두가 조화를 이루게 하기 위해서 어떻게 했는지.

- 저는 영화와 축구가 비슷한 면이 꽤 많다고 생각하는데, 먼저 축구 한 경기와 영화 한 편의 시간이 비슷하죠. 그리고 축구의 본질을 따져 보면 한쪽 편은 수비의 질서를 만들어 내고, 상대편은 다른 편의 수비의 질서를 무너뜨리면서 골을 넣으려고 하는 것인데, 영화도 시나리오가 전 스텝들과 배우들에게 ‘함께 만들 영화가 이렇구나.’라는 전체적인 질서의 감을 알려주면, 배우들은 관객의 마음속의 질서를 무너뜨리면서 감동을 주는 것이거든요. 그래서 영화는 개개인 별로 한다기보다 영화 작업에 참여하는 전체가 영화에 대한 공감대가 잘 형성되고 그 공감대가 영화 작업 끝날 때까지 잘 유지되게 하는 것이 감독의 책무라고 생각하고, 작업 현장에서 소통하고 상의하려고 노력했습니다. 막상 연출을 해 보니 생각보다 연출이 현장에 끼치는 영향보다는 실질적으로 배우들과 스텝들이 현장에서 얼마나 자기역할을 잘하는가에 따라 많은 영향을 받는 것이 현대영화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o 잠깐 <변호인> 영화 얘기를 해보겠습니다. 천만 관객을 동원한 최초의 신인 감독이란 타이틀이 붙었습니다. 처음 하는 일에 성공적으로 진입했다고 평가할 수 있을 것 같은데.

- 저는 천만 관객이 넘어가는 현상을 보며 ‘기본 범위를 넘어서는 관객들은 왜 이 영화를 봤을까’하고 거꾸로 관객분석을 해봤습니다. 제가 내린 결론은 이 영화는 분명 30여 년 전의 이야기를 그렸는데, 아무래도 현시대가 오버랩되어 반영된 부분이 있지 않았나 생각하고, 그런 부분이 관객들로부터 조금 더 편하게 공감을 이끌어낸 것 같습니다. 이런 것을 볼 때 ‘흥행에는 영화 외적인 요소가 분명히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o 이 영화를 통해 전달하고 싶었던 메시지는 무엇인가요.

- 저는 영화가 감히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고 가르친다기보다, 영화를 통해 우리들의 이야기를 하고 관객들이 그 이야기를 공감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영화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떤 누구를 향한 분노나 정치적 성향보다는, 법이 만들어졌으면 누구에게나 그 법이 지켜져야 한다는 상식에 관객들이 많이 공감을 하지 않았을까 합니다. 영화 내내 놓치지 않고자 했던 것은 ‘분노하자, 고발하자’ 이런 것이 절대 아니고, ‘이해와 공감’이었습니다.

 

 

o 논란이 예상됐던 영화가 첫 작품이라 부담되지는 않았나요.

- 오해가 두렵지 않았으나, 오해와 편견이 이 영화를 기다리고 있었다는 것은 알았습니다. 그런데 한국사회가 30여 년 전의 일을 ‘자기검열’에 의해 그려내지 못하게 한다면 슬픈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우리 사회가 이 정도는 수용할 수 있다고 믿었어요. 그리고 영화 연출을 결정하고는 ‘영화를 잘 만들 수 있을까’를 걱정했지 다른 부분은 특별히 걱정하거나 부담되지는 않았습니다.

 

 

o 이 영화 시나리오부터 연출까지 맡으셨는데 특별히 애정이 가는 대사나 장면이 있다면.

- 제가 그 대사를 쓰고 연출을 했는데도 볼 때마다 울컥해지는 장면이 ‘시민의 기본적인 권리조차 옹호할 아무런 법률적 방법이 없는 이런 상황에서 법조인이 맨 앞에 서야지요’라는 주인공의 대사 부분입니다. 저는 역사적으로 많은 희생을 치루면서 법이라는 제도를 만들어왔던 이유가 법이 우리 모두를 보호하고 만인은 법 앞에서 평등하다는 것을 실현하기 위함이라고 생각해왔는데, 그 모티브를 가지고 이야기했던 대사입니다. 

 

 

o 영화는 ‘사이렌 같은 존재’라고 말씀하시는 것을 어느 인터뷰 기사에서 보았는데, 어떤 의미인지. 그리고 그런 의미의 영화를 특별히 계획하고 있는 것이 있는지.

- 아무래도 우리가 일상 생활인으로서 살다 보면 대부분 있는 걸 있는 그대로 의심 없이 생각하는 경우가 많거든요. 사이렌이 울리면 한 번 뒤돌아보듯, 바쁜 일상에서 무덤덤하게 아무렇지 않게 지나쳐 버리는 일을 한 번 돌아보게 하고 환기시켜 준다는 의미이죠. 그런데 영화가 그 역할을 하기에는 적합한 콘텐츠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책이나 다큐멘터리 같은 것이 더 적합하죠. 왜냐하면 아주 직접적으로 이야기할 수 있으니까요. 영화는 굉장히 간접적으로 살짝 문지르고 가거나 부딪히고 가는 정도이거든요. 영화는 너무 많은 돈과 너무 많은 분들이 고생해야 되고, 또 그것이 응당 많은 관객들과 만나서 산업적으로 리턴도 되어야 하고, 의외로 많은 장벽들이 있습니다. 그래서 앞으로 영화도 좋지만 다양한 도구로 그런 부분들을 표현하고 싶습니다. 

 

 

o 감독으로서 배우를 선택하여 작업을 할 때, 물론 배역에 맞는 배우를 찾겠지만 어떠어떠한 배우와 일을 하고 싶은 나름대로의 기준이 있을 텐데.

- 제가 지금 사실 배우를 고를 처지는 아니고요. 우리나라에 배우들은 많지만 관객들에게 신뢰를 줄 수 있는 배우들이 그리 많지는 않은 것 같아요. 국내에서는 연기 잘하는 배우가 아무래도 많은 신뢰를 받고 있는 것이 사실이죠. 이번 영화에서도 촬영을 할 때나 편집을 할 때 깜짝깜짝 놀란 적이 많았습니다. ‘아, 저렇게도 표현이 되는구나.’ 당연히 저 역시 그런 놀라운 즐거움을 주는 연기 잘하는 배우들과 계속 작업을 하고 싶죠. 

 

 

o 여담인데요. 국내에서는 왜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같은 영화는 만들지 않나요. 말씀하신 것처럼 배우들의 연기력에만 의존해서 그런 건 아닌 건지.

- 결과적으로 시장이죠. 시장만 크다면 충분히 자본이 들어올 텐데 5천만 국민을 대상으로 하다 보니까 시장에 한계가 있습니다. 미국만 하더라도 좀 잘 만들었다 하는 영화들은 전 세계에 동시개봉을 하잖아요. 결국 그런 시장과 자본에 접근만 할 수 있다면 만들 수 있다고 봅니다. 기술이 안 되는 것은 아닌 것 같고요.

 

 

o 대학 때 철학을 전공하고, 그 이후 웹툰, 애니메이션 작가, 그리고 영화감독의 길을 걷고 있는데, 이 길을 선택하게 된 계기가 있었나요. 

- 아주 어렸을 때부터 이쪽 비즈니스를 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지금 한국에서 유료 콘텐츠 시장에서 가장 큰 게 영화입니다. 돈을 내고 보는 게 출판이나 공연, 뮤지컬, 스포츠보다 크거든요. 한국에서 야구 1년 관중이 800만 정도 되거든요. 흥행에 성공한 영화 한 편보다 적은 숫자입니다. 그래서 처음 직장을 방송국 피디로 시작했고, 웹툰이나 애니메이션은 솔직히 취미였고, 저는 한국영화 콘텐츠에 비주얼을 좀 강화하고 싶어서 CG에 관심을 가지고 일을 하고 있습니다.

 

 

o 꼭 만들어보고 싶은 영화가 있다면.

- 일단은 말씀드린 것처럼 애니메이션이나 CG를 이용한 분야에도 제가 꽤 오랜 시간 종사를 해서 그런 쪽 관련된 일도 좀 해 보고 싶습니다. 만들고 싶은 영화를 딱히 결정한 것은 없고, 저는 개인적으로 호기심 덩어리라 제 호기심이 어디로 갈지 아직 모르겠지만, 예전에 고민하던 것들도 있어서 그런 것 중에서 뭐가 좋을지, 주변 지인들과 의견교환도 하면서 생각을 정리하고 있습니다.

 

 


o 감독님에게 있어서 <영화>란.

- 저에게는 영화가 새로운 세상을 바라보는 창으로서 역할을 한 것 같습니다. 호기심을 자극시켜주고, 충족시켜주고. 결국 저에게 있어서 영화란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고 호기심을 채우고 동기를 부여해주는 ‘호기심 천국’이라 할 수 있겠네요.

 

 

o 영화 <변호인>을 연출하면서, 법조계에 대한 여러 생각이 들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 먼저 든 생각은 단순하지만, ‘정말 그 시대에는 변호사 수가 적었구나.’였습니다. 요즘은 조금 있으면 2만 명이 된다고 들었습니다. 옛날에는 워낙 변호사 수가 적다 보니까 법보다는 다른 걸로 해결하는 경우가 많았겠지만 이제는 법이 가깝게 있어서 법률적으로 조금 더 나은 정의가 실현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예전보다는 법의 수요도 많겠지만 거꾸로 ‘변호사 수가 많아진 만큼 변호사님들이 그런 수요를 만들어 내는 노력도 해야 할 시대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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