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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와 함께 가도 편안한 식당, 압구정 사케리아 잇콘

좋은 음식점이란 무릇 삼박자가 잘 맞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좋은 사람, 좋은 음식, 그리고 좋은 분위기. 첫 번째 요건인 좋은 사람이야 함께 식사하는 사람을 스스로 고를 수 있다지만, 좋은 음식이나 좋은 분위기는 가보지 않고서야 도통 알 수 없는 것입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특별한 날 좋은 음식이나 좋은 식당을 찾을 때 인터넷에 떠도는 타인의 후기를 참고하는 것 같습니다. 좋은 날, 좋은 사람과의 소중한 시간을 망치기 싫을 테니까요.

제가 이번 회보에 처음 소개되는 코너인 ‘맛집탐방’을 맡게 되고, 단박에 생각난 식당은 바로 압구정동에 위치한 작은 식당, “사케리아 잇콘(sakeria ikkon)”입니다. 그 이유는 제가 수차례에 걸쳐 다양한 상황에서 여러 다른 사람들, 예를 들어, 어려운 의뢰인, 존경하는 교수님, 선배 변호사님, 친한 친구들을 각 모시고 이 식당을 방문하였는데, 초대하여 함께 간 사람들 모두 하나같이 만족하였기 때문입니다. 사장님께 여쭈어보니, 사케리아 잇콘의 “잇콘”이라 함은 “한 잔”이라는 의미의 일본 고어(古語)라고 합니다. 식당의 이름답게 이곳은 그야말로 사케 혹은 와인을 한 잔(실은 여러 잔이겠지만요)을 편한 분위기에서 마실 수 있는 곳입니다.

 사실 수년 전, 그러니까 제가 첫째 아이를 임신하기 전에 이곳은 그야말로 압구정동에 새로 생긴 ‘핫플레이스(hot place)’ 중 하나였습니다. 그리고 제가 첫째를 출산하고, 또 둘째를 임신하고 출산하기까지 짧지 않은 시간 동안 흔들림 없이 여전히 깔끔하고 세련된 모습 그대로 일관된 상태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이곳 사장님께서는 꽤나 젊은 사장님 축에 속하는데, 메뉴는 계절에 따라 제철 식재료를 쓰기에 유동적인 편입니다. 그리고 단연 제가 가장 좋아하는 메뉴는 여름 한 철에만 맛볼 수 있는 ‘초당 옥수수튀김’입니다. 아, 그리고 우나기(장어), 이곳에서 손수 빚은 교자(만두), 그리고 이나니와 우동 또한 놓칠 수 없는 개인적인 추천메뉴입니다 .

 이곳은 오픈 키친(open kitchen)으로 되어 있기 때문에 메뉴를 기다리면서 요리하는 과정을 비교적 상세하게 지켜볼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식재료의 보관상태, 요리사의 칼 솜씨, 그리고 섬세한 손놀림마저 관찰할 수 있다는 점이 흥미롭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곳에 두 명 혹은 많아도 세 명이 오신다면 바(bar) 형식으로 된 테이블에 앉으시길 강력 추천드립니다. 제가 사장님께 이번 회보에 맛집으로 소개하고자 한다고 넌지시 전달하였더니, 양이 많지 않아 불만인 남성 고객들이 적지 않다고 염려하셨습니다. 왕성한 식욕을 가진 분이라면 식사를 하고 2차로 술과 가벼운 안주를 함께하기 위해 가는 것이 좋겠고, 조금씩 여러 가지를 맛보고 싶으신 분이라면 여기서 식사를 시작하는 것 또한 좋습니다 .

 마지막으로 이곳은 주류와 함께 안주 개념으로 음식을 즐기는 곳이나, 술을 잘 못 마시는 분께는 유즈슈(유자사케에 탄산수를 탄 것)를 추천합니다. 개인적으로 여성 친구들과 함께 가면 꼭 시키는 메뉴인데, 부담 없이 한 잔씩 판매합니다. 요새 젊은 친구들 사이에서는 유행이 너무 빨리 돌고 도는 것 같습니다. 가로수길이 뜬 지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은데, 이미 경리단길, 해방촌길, 익선동, 부암동 그리고 최근엔 힙지로(hip과 을지로의 줄임말)가 뜬다고 하지요? 빨라도 너무 빠른 유행의 홍수 속에서 자신만의 단골 식당을 가진다는 것은 참으로 행운입니다. 그래서 저는 기꺼이 이번 회보의 신설코너인 맛집탐방에서 제 단골 식당을 소개해 드리고 싶었습니다. 제가 느낀 섬세한 요리 및 서비스에서 오는 따스함을 여기 방문하시는 다른 분들도 함께 느낄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정지원 변호사
●법무법인 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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