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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절차에서 전자문서를 수록한 파일 등의 증거능력을 인정하기 위한 요건대법원 2018. 2. 8. 선고 2017도13263 판결

01 사안과 쟁점

이 사건 범죄사실의 요지는, 피고인 갑 등이 공모하여 2011.부터 2013.까지 유흥주점을 운영하
면서 사기 기타 부정한 방법으로 조세를 포탈하였다는 것이다. 검사는 포탈세액을 특정하기 위한 증거자료로 ‘○○파일’ 등이 들어 있는 시디(CD)와 출력물을 증거로 제출하였다. 위 시디는 수사기관이 압수 시 피고인 갑의 피고용인이 사용하던 유에스비(USB)에서 조세포탈 장부가 담긴 파일로 추정되는 엑셀파일이나 문서파일들을 선별한 뒤 이미징 작업을 한 후 이미지 파일을 압수한 다음 이미지 파일을 복제한 것이었다. 원심은 위 증거자료를 토대로 하여 피고인 갑에게 유죄 판결을 선고하였다. 이에 피고인 갑은 상고하였다.

상고심에서의 쟁점은, 검사가 제출한 시디 내 ‘○○파일’과 출력물에 대하여 증거능력을 인정할 수 있는지의 여부였다. 원심은 증거능력을 인정하고, 원본과의 동일성 여부에 관해서는 위 유에스비 내 원본 파일 내용과 증거로 제출된 ‘○○파일’ 및 출력물과의 동일성을 인정하였다. 그러나 대법원은 동일성을 인정하지 않았다

02 판결 요지

전자문서를 수록한 파일 등의 경우, 원본임이 증명되거나 혹은 원본으로부터 복사한 사본일 경우에는 복사 과정에서 편집되는 등 인위적 개작 없이 원본의 내용 그대로 복사된 사본임이 증명되어야만 하고, 그러한 증명이 없는 경우에는 쉽게 증거능력을 인정할 수 없다. 그리고 증거로 제출된 전자문서 파일의 사본이나 출력물이 복사·출력 과정에서 편집되는 등 인위적 개작 없이 원본 내용을 그대로 복사·출력한 것이라는 사실은 전자문서 파일의 사본이나 출력물의 생성과 전달 및 보관 등의 절차에 관여한 사람의 증언이나 진술, 원본이나 사본 파일 생성 직후의 해시(Hash)값 비교, 전자문서 파일에 대한 검증·감정 결과 등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판단할 수 있다. 이러한 원본 동일성은 증거능력의 요건에 해당하므로 검사가 그 존재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주장·증명해야 한다.

03 판례평석

전자정보(디지털 증거)가 증거능력을 인정받기 위한 요건으로서, 먼저 학설은, 그 전자정보가 해당 피고사건 또는 피의사건과 관련한 정보로서, 진정성·무결성·신뢰성·원본성·동일성을 갖추어야 한다고 말한다.

이에 대하여 대법원은 “압수물인 컴퓨터용 디스크 그 밖에 이와 비슷한 정보저장매체에 입력하여 기억된 문자정보 또는 그 출력 문건을 증거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정보저장매체 원본에 저장된 내용과 출력 문건의 동일성이 인정되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정보저장매체 원본이 압수 시부터 문건 출력 시까지 변경되지 않았다는 사정, 즉 무결성이 담보되어야 한다. 또한 동일성과 무결성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이용한 컴퓨터의 기계적 정확성, 프로그램의 신뢰성, 입력·처리·출력의 각 단계에서 조작자의 전문적인 기술능력과 정확성이 담보되어야 한다. 이 경우 동일성과 무결성은 피압수·수색 당사자가 정보저장매체 원본과 ‘하드카피’ 또는 ‘이미징’한 매체의 해시값이 동일하다는 취지로 서명한 확인서면을 교부받아 법원에 제출하는 방법에 의하여 증명하는 것이 원칙이나, 그 외에 정보저장매체 원본에 대한 압수 등 일련의 절차에 참여한 수사관이나 전문가 등이 증언하거나 법원이 원본에 저장된 자료와 증거로 제출된 출력 문건을 대조하는 방법 등으로도 인정할 수 있다”라고 판시하였다(대법원 2013. 7. 26. 선고 2013도2511 판결).

본 사건으로 돌아와 보건대, 본 판결은 ① 압수된 정보저장매체에서 출력된 문건 등이 증거능력을 인정받기 위해서는 동일성·무결성이 입증되어야 한다는 종전 대법원 판결을 다시 한번 확인하였다는 점에서, ② 동일성과 무결성에 대한 증명 방법에 관하여도 종전 대법원 판결을 따랐다는 점에서, ③ 동일성은 증거능력의 요건에 해당하므로 검사가 그 존재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주장하고 증명하여야 한다고 판시하였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있다.

다만, 본 사건에서는 검사가 유에스비에 저장된 파일의 해시값과 논리적 이미징 작업을 한 파일의 해시값을 각각 피압수자 측에게 보여주면서 양자의 동일성을 확인하도록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대법원은 해시값이 동일하지 않다는 이유로 동일성을 부정하였으므로, 향후 전자정보의 동일성에 대한 다툼이 심심치 않게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수사기관이 정보저장매체에 기억된 정보 중에서 범죄 혐의 사실과 관련 있는 정보를 선별한 다음 복제하여 생성한 이미지 파일을 제출받아 압수하였다면 이로써 압수의 목적물에 대한 압수·수색 절차는 종료된 것이므로, 수사기관이 압수된 이미지 파일을 탐색·복제·출력하는 과정에서도 피의자 등에게 참여의 기회를 보장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판시하였는바(판결요지 1 참조), 앞으로 피압수자의 참여권과 관련하여 수사기관의 압수·수색이 범죄 혐의사실과 관련한 정보만을 선별한 압수·수색인지의 여부가 논란의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박종순 변호사
●법무법인 한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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