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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의무필무고무아(毋意毋必毋固毋我)

논어(論語) 자한(子罕)편 4장에 “자절사(子絶四) 무의무필무고무아(毋意毋必毋固毋我)”라는 문장이 있습니다. “공자는 네 가지를 끊었으니, 사사로운 의견이 없고, 반드시 이러해야 된다는 것이 없고, 고집하는 것이 없고, 내가 아니면 안 된다는 것이 없었다”는 뜻입니다.

성인군자(聖人君子)로 불리는 공자가 도달한 경지가 어떠했는지 엿볼 수 있는 중요한 문장입니다. 공자는 천상천하유아독존(天上天下唯我獨尊)에서 무아(無我)의 경지로 나아간 석가모니, 자기(自己)를 부인(否認)하고 오직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한 예수와 함께 인류의 성인으로 추앙받고 있습니다.

무의무필무고무아는 무아(毋我)의 경지가 어떤 것인지 자기부인(自己否認)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쉽게 설명한 문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무의(毋意)는 자기 생각으로 사물을 판단하거나 추측하지 않는 것, 무필(毋必)은 확실하지 않은 것을 틀림없다고 우기지 않는 것, 무고(毋固)는 자기 생각만 옳다고 고집하지 않는 것, 무아(毋我)는 자기 자신을 내세우지 않는 것입니다.
공자는 소인(小人)에서 군자(君子)로 나아간 사람입니다. 소인은 어떤 사람입니까? 자기 의견이 강하고, 반드시 이러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매우 고집스럽고, 자신이 아니면 안 된다는 태도로 살아가는 사람입니다.

천명(天命)을 깨달은 군자는 이러한 네 가지 삶의 태도를 끊어 버렸다는 것입니다. 여러분은 소인의 태도로 살아가고 있습니까, 아니면 군자의 태도로 살아가고 있습니까?

무의무필무고무아를 다른 말로 극기복례(克己復禮)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제자 안연이 공자에게 인(仁)이 무엇인지 묻자 공자는 극기복례가 인을 하는 것이라고 답합니다[논어 안연편 제1장, 안연 문인 자왈: 극기복례위인(顏淵 問仁 子曰: 克己復禮爲仁)].

극기복례를 문자 그대로 해석하면 ‘자기를 이기고 예로 돌아간다’는 것 입니다. 공자가 말하는 예(禮)는 천명(天命), 즉 하늘의 명령에 따라 사는 것을 말합니다.
석가모니의 표현을 빌리면 천상천하유아독존에서 벗어나는 것이 극기(克己)이고 무아(無我)의 경지에 들어가는 것이 복례(復禮)입니다. 예수의 표현을 빌리면 자기를 부인하는 것이 극기이고 하나님의 말씀을 따라 사는 것이 복례입니다.

논어 이인(里仁)편 제10장에 나오는 “무적야 무막야 의지여비(無適也 無莫也 義之與比)”라는 문장도 무의무필무고무아와 같은 표현입니다. “반드시 그래야만 한다는 것도 없고 절대로 안 된다는 것도 없으니 오직 의를 따를 뿐”이라는 말입니다. 소인은 반드시 그래야 한다고 우기고 또 절대로 그래서는 안 된다고 우깁니다.
한 가지 유의할 것이 있습니다. 무의무필무고무아가 이래도 좋고 저래도 좋다는 말이 결코 아니라는 것입니다. 자기 생각을 고집하지 않는다는 것이지 진리가 없다는 것이 아닙니다. 공자의 기준은 천명(天命)입니다.

무의무필무고무아는 자기 생각이 아니라 천명, 즉 하늘의 명령을 기준으로 분별한다는 의미입니다.

인류의 성인으로 추앙받는 스승들은 한결같이 절대적인 진리를 찾아 나섰고 진리를 찾은 분들입니다. 공자는 하늘의 명령, 즉 천명을 찾았고 천명 앞에서 개인의 사사로운 의견을 버렸습니다. 석가모니는 천상천하유아독존의 태도를 버리고 무아의 경지에 들어갔습니다. 예수는 자기를 부인하고 오직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였습니다. 소크라테스는 자신의 생각을 버리고 국법을 따라 독배를 마시고 죽었습니다. 절대적 진리 앞에 자신을 해체시키고 진리에 순종하는 것, 이것이 바로 성인들의 경지입니다.

문제는 진리가 무엇인가 하는 것입니다. 공자는 천지만물에 새겨진 하나님의 법을 찾아 들어갔고, 석가모니는 인간 본성에 새겨진 하나님의 법을 찾아 들어갔습니다. 소크라테스 역시 인간의 이성을 최대한도로 활용하여 절대 불변의 진리를 찾고자 하였습니다. 예수는 계시된 하나님의 말씀 안에서 하나님의 법을 찾았습니다. 공자와 석가모니, 소크라테스와 예수의 가르침의 교집합을 찾아 들어가면 진리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들이 발견한 진리는 절대 불변의 것이었습니다.

포스트모더니즘, 가치상대주의의 시대, 많은 사람들이 절대 진리를 부정하고 각자 자기 생각에 옳은 대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무의무필무고무아의 가르침을 읊조리며 불변의 절대 진리를 찾아야 할 때입니다.

강정민 변호사
● 법무법인(유) 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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