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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훈 변호사 인터뷰

외국계 기업 사내변호사로 오랫동안 재직하셨는데요, 개업을 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사내변호사는 특정한 회사의 법률적인 이슈를 깊이 있게 다룰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외부에서는 언뜻 파악하기 어려운 사업의 구체적인 사항들까지 파고들어야 비로소 가치있는 법률 자문을 제공할 수 있는 매력이 있었습니다. 특히 외국계 기업의 사내변호사는 해외 본사는 물론 다양한 국가에 위치한 지점들의 변호사들과 국제적인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다는 점에서 보다 넓은 경험을 쌓을 수 있습니다. 각기 다른 각국의 법률 및 규제를 종합적으로 바라보는 관점을 기를 수 있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다만 다양한 분야에 대한 호기심을 충족하기에는 사내변호사로서의 자리가 부족함이 있었습니다. 하나의 산업 분야가 아닌 다양한 산업을 경험하기 위해 이직도 여러 차례 진행했지만 한계가 있었습니다.

사내변호사로 근무하던 중 법무법인 오킴스의 동료변호사로부터 블록체인과 관련한 새로운 자문 문의가 들어오는데 저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요청을 받았습니다. 블록체인이라는 전혀 새로운 분야에 대한 호기심을 좇아 개업을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더불어 개업을 할 경우 블록체인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일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내변호사로 커리어를 시작하여 향후 사내변호사로서의 진로만 생각하다 개업을 하려고 보니 두려움이 앞선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막상 개업을 하고 다양한 자문 업무를 진행하니 사내변호사로 일하던 경험이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법무법인 오킴스에 어떻게 합류하시게 되었나요?
법무법인 오킴스는 법학전문대학원 시절부터 알고 지내던 동료들이 합심하여 설립한 로펌입니다. 오성헌, 김용범, 김병석 변호사가 오킴스를 2017년 설립한 이후 헬스케어, IT, 핀테크 등 4차 산업 분야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이후 사내변호사 출신을 다수 영입하여 기업에 실질적인 솔루션이 되는 자문을 제공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저는 법무법인 오킴스에 2018년 초, 파트너로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법무법인 오킴스의 특징은 다각화된 전문성에 있습니다. 헬스케어 자문을 총괄하는 김용범 변호사는 치과의사 출신으로, 투명치과 피해자 공동소송 등 의료계 현안을 주도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김병석 변호사는 삼일회계법인 출신 회계사로, 오킴스 회계사무소를 병행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 외에도 블록체인, 핀테크, 상속, 집단소송 등 특수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변호사들을 파트너로 영입하여 새로운 법률서비스를 창출하고 있습니다.
 

개업 후에 블록체인, 암호화폐 분야에 많은 열정을 쏟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런 신규 분야를 개척하게 된 특별한 이유가 있으신가요?
최초의 성공적인 퍼블릭 블록체인인 비트코인 이후 많은 스타트업이 기본적으로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 사업을 구상하고 있습니다. 새롭게 개발되는 블록체인을 바탕으로 한 암호화폐 발행을 통한 투자가(Initial Coin Offering, ICO) 전통적인 지분 투자보다 스타트업에 유리한 점이 많기 때문입니다. ICO를 진행하고자 하는 기업들이 증가하면서 자연스럽게 ICO에 대한 법률 자문 수요도 증가했습니다.

평소에 관심이 많던 IT 분야의 최신 트렌드를 유심히 살펴보던 중 블록체인이라는 분야에서 특히 법적인 문제가 많이 발생하고, 스타트업 기업들의 법률 자문 수요도 실제로 존재한다는 점을 깨달았습니다. 특히 우리나라 정부의 무조건적인 ICO 금지 정책으로 말미암아 ICO를 진행하고자 하는 기업들이 어쩔 수 없이 해외로 진출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되었는데, 스타트업의 해외 진출을 자문할 수 있는 적절한 법률 공급처가 마땅치 않았다고 보입니다. 외국계 기업 사내변호사로 다년간 활동하면서 자연스럽게 익혀온 국제 법무에 대한 경험이 국내 블록체인 관련 기업의 이와 같은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되었습니다.

또한 블록체인 산업은 하루건너 새로운 개념과 기술이 도입될 정도로 변화가 빠릅니다. 따라서 새로운 기술에 대한 관심과 열정이 뒷받침되어야만 현업과 발을 맞출 수가 있습니다. 법을 다루는 변호사이기 앞서 IT 산업에 대한 호기심이 있었기에 블록체인과 관련한 법률 자문 분야에도 관심을 갖고 개척해 나갈 수 있었습니다.

블록체인, 암호화폐 관련하여 어떻게 의뢰인을 확보하고 업무영역을 확장해 나가셨나요?
블록체인과 관련한 스타트업들은 블록체인 및 암호화폐와 관련한 법적인 불명확성을 불안해합니다. 특히 정부는 암호화폐와 블록체인을 구분하여 암호화폐는 규제하고 블록체인은 활성화한다는 정책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데, 암호화폐 규제와 관한 뚜렷한 법적 근거가 없어 혼란이 가중되고 있습니다.

저는 국내외 블록체인 규제 동향에 대한 세미나를 개최하면서 스타트업 관계자를 초빙하여 기업 눈높이에서 알기 쉽게 법적 쟁점들을 설명하고자 노력했습니다. 또한 다양한 저술 활동을 통해 최근 현안에 대한 저의 의견을 피력하였습니다. 나아가 유튜브, 블로그 등 온라인 채널을 개설하면서 잠재적 의뢰인과의 접근성을 늘리고자 했습니다.

한편 법무법인 오킴스는 지난 2018년 오킴스 블록체인센터를 설립하였습니다. 국내 최초 로펌 연계형 블록체인 엑셀러레이터를 표방하는 오킴스 블록체인센터에는 블록체인 관련 스타트업이 입주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면서 소규모 세미나 등도 진행할 수 있는 시설을 도입했습니다. 블록체인센터와 같이 기존 로펌이 생각하지 못한 새로운 아이디어의 도입이 신선한 자극이 되어 업무영역 확장에 도움이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블록체인, 암호화폐 시장에서 가장 큰 이슈는?
지난여름,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인 FATF(Financial Action Task Force)가 발표한 암호화폐 자금세탁방지 권고안이 전 세계 암호화폐 시장을 강타한 바 있습니다. 암호화폐가 자산으로 인식될수록 자금세탁과 관련한 위험도 높아지기 마련인데요. 실제로 랜섬웨어나 음란 사이트 같은 불법적인 온라인 활동에서 암호화폐를 대가로 요구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암호화폐를 활용한 자금세탁을 방지하기 위한 국제적 공조 장치의 필요성이 대두되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특금법)을 개정하여 FATF의 권고안이 반영될 수 있도록 하는 입법 활동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특금법이 개정되어 시행된다면, 현재 특별한 규제를 받고 있지 않는 암호화폐 거래소들이 자금세탁방지의무 등을 부담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암호화폐 거래소가 암호화폐 시장에 끼치는 영향이 지대한 만큼, 특금법 개정에 따른 시장 변화 역시 매우 클 것으로 보입니다.

블록체인, 암호화폐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진입하고자 하는 변호사님들께 조언을 한마디 해 주신다면?
저는 블록체인, 암호화폐와 관련한 정보를 주로 해외 리서치를 통해 습득하고 있습니다. 블록체인 기술을 주도하는 곳이 미국 등 해외이기 때문에 관련된 법률이나 규제도 외국 정부들이 보다 앞서서 도입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해외의 블록체인 규제 동향을 면밀히 파악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합니다.

나아가 국내 관련 법들도 계속해서 공부해 나가야 합니다. 비록 암호화폐와 직접적으로 연결된 법은 아직 존재하지 않지만, 기존 법률로도 암호화폐를 포섭할 수 있다는 해석이 다양하게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미국을 비롯한 해외에서는 암호화폐와 증권 간의 관계에 대해 심도 깊은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는 만큼 국내 자본시장법 및 관련 법에 대해서도 지속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보입니다.

한편 암호화폐에 대한 경제학적, 정치학적 배경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가장 먼저 활성화된 암호화폐인 비트코인의 배경에는 정부 주도의 화폐 정책을 거부하고 그에 대한 대안을 마련하고자 했던 사이퍼펑크(Cypherpunk) 움직임이 있습니다. 이러한 배경에서 과연 각국 정부가 암호화폐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는지, 규제 방향성은 어떻게 될 것인지를 가늠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블록체인, 암호화폐 이외에 변호사님께서 활발하게 활동하시는 분야는?
최근 법무법인 오킴스는 미국, 싱가포르, 일본, 호주 등에 위치한 비슷한 규모의 부티크 로펌들과 적극적인 파트너십을 맺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기업들이 해외로 진출할 때, 또는 외국에서 국내로 진출할 때 각국의 변호사들이 협업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든다면 의뢰인들께 보다 양질의 국제 법무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러한 파트너십을 보다 넓힐 생각입니다.

큰 꿈을 꾸는 기업은 필연적으로 국내를 벗어나 해외로 진출할 수밖에 없습니다. 저희들의 당면 과제는 스타트업의 해외 진출을 도와주는 법률 파트너로 자리매김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 해외조인트벤처 설립을 비롯하여 아웃바운드/인바운드 투자 등의 분야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한편 암호화폐 또한 투자의 속성을 지니고 있다는 점에서, 암호화폐와 관련한 법률 자문을 기반으로, 해외 부동산, 역외 펀드 등 대체 투자와 관련한 법률서비스를 넓혀갈 예정입니다. 나아가 암호화폐와 다른 자산 간의 연동 등 유연한 투자 수단을 마련하는 방안을 연구하고자 합니다.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고 활동하면서 두려움은 없으셨나요?
법률 자문을 진행하면서 교과서나 학술 논문 등 레퍼런스가 없을 경우 과연 나의 의견이 정당한지에 대한 의문이 당연히 발생합니다. 특히 블록체인과 같은 신규 분야에서는 유권해석이 극히 드물뿐더러 전문가들 사이에서의 의견도 갈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럴 때에는 초심으로 돌아가 철저한 비판적 사고로 사안을 점검할 수밖에 없습니다. 제시된 이슈에 답안을 도출하면서, 그 과정에 조금이라도 의문이 생긴다면 의문이 해소될 때까지 논리 체계를 점검하였습니다. 이때 법무법인 오킴스 내부 파트너는 물론 외부 전문가들과의 난상 토론이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다른 전문가들과의 지속적인 교류 및 의견 교환을 통해 보다 빈틈없는 법적 체계를 만들 수 있었습니다. 이런 담금질 과정이 끊임없이 있어야 새로운 분야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평소 자기관리 및 전문성 개발 노력은 어떻게 하고 계신가요?
법률은 세상을 해석하고 바라보는 다양한 방법 중 극히 일부라고 생각합니다. 사회에 주도적으로 참여하기 위해서는 법률을 하나의 무기로 삼되, 사회의 중심축을 이루는 경제와 정치에 관한 탐구를 게을리하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특히 블록체인과 같은 첨단 산업의 핵심에는 기술이 있습니다. 비록 해당 분야의 공학도만큼은 아니더라도, 기술에 대한 이해를 최대한 끌어올리기 위해 최신 트렌드를 계속 공부하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꿈이 있다면?
법무법인 오킴스는 청년변호사들이 각자의 전문성을 최대한 펼칠 수 있는 법률 플랫폼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블록체인이나 헬스케어 등의 분야로 시작했지만, 보다 다양한 전문 분야를 개척해 나가길 바라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기존 파트너들도 자신의 분야를 넓혀 나가야겠지만 또 다른 전문성을 가진 진취적인 새로운 파트너들의 영입도 적극적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저도 블록체인이라는 분야에 관심을 갖고 전문성을 갖추기 위해 노력을 하지만, 블록체인은 저희 회사가 사회에 공헌할 수 있는 분야 중 일부라고 생각합니다. 기존 법조 시장이 제공하지 못했던 다양한 서비스를 계속해서 개발하고 제공하여, 그러한 새로운 법률서비스를 필요로 하는 사회 각지의 다양한 관계자들이 만족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 나가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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