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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지헌 경감 인터뷰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송지헌 변호사입니다. 지금은 경찰청 수사국 경감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반갑습니다.

사실 상당히 이력이 특이하다는 점에서도 놀랐습니다.
네(웃음). 제가 예고를 나오고 한국화를 전공했는데, 외항사 승무원으로 일을 했어요. 딱 3년만 하고 그림을 그리자. 그런 생각이었죠. 그러다가 29살이 됐는데, 노무현 대통령 탄핵국면도 있고, 사법시험도 없어진다고 하고 많은 일이 있었어요. 그런데 그때 “서른이 되기 전에 공부를 한번 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더라고요. 그래서 고시공부를 하고 있던 동생의 헌법책을 가져다가 비행을 하는 도중에 들여다보고는 했는데, 정말 재밌었어요. 그러다가 사법시험에도 도전하게 됐고. 사람들한테 말도 못 하고, 신림동에도 가보고. 그런데 법학 공부가 정말 잘 맞았어요. 민법 점수가 잘 나오는 바람에 덜컥 합격을 해 버려서(웃음), 이렇게 됐네요. 항상 무
식하게(?) 선택한 다음에는 뒤돌아보지 않고 꾸준히, 그렇게 해 왔던 것 같아요.

얼마 전 수사권조정이 있었습니다.
네. 바로 며칠 전 이른바 수사권조정 관련 법안이 통과됐습니다. 청장님 이하 수많은 분들이 많은 노력을 기울였고, 만반의 준비를 해 왔던 일인데 이렇게 막상 통과되고 보니 책임감도 커지고 그 무게가 느껴집니다. 앞으로 어떻게 국민의 신뢰를 얻을 것인가가 너무 중요하죠. 경찰 역사에 중대한 순간인 만큼 국민들이 주신 기회에 부응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검찰도 개혁과 변화를 위한 많은 노력을 하고 있으니까, 경찰은 더 열심히 해야죠(웃음). 누가 더 빨리 더 큰 신뢰를 확보해야 하냐의 문제니까.

서울지방변호사회에서도 회원 변호사들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를 실시했었지만, 수사권조정에 반대하는 의견이 상당했습니다.
경찰에 대한 변호사님들의 우려에 대해서 저도 한 사람의 변호사로서 잘 알고 있습니다. 경찰청에서 관련 업무를 담당하면서도 그 점이 상당히 고민되는 부분이었거든요. 제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13만 경찰이 수사를 통해 만나고, 수준을 맞추고, 대화가 통해야 하는 기준은 피의자나 참고인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요즘은 누구나 변호사를 선임해서 수사를 받으니까요. 13만 경찰이 국민과 동반 출석한 변호사들과 잘 소통하고 신뢰 가는 수사 과정을 몸소 보여줄 수 있을 때 비로소 국민의 신뢰는 물론 변호사 사회의 신뢰도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닐까요. 저를 비롯한 경찰 모두가 이런 마음으로 수준과 역량을 높여야죠.

 사건처리 전반에 대한 우려도 많아요.
그런 우려를 정말 많이 하시죠. 심지어 사건이 암장될지도 모른다는 걱정까지 하고 계신다고 들었어요. 지금은 시스템상 그런 게 절대 불가능합니다. 모두 전산화되어 있고, 일부를 누락하고 송치하고 그럴 수도 없어요. 경찰 실무에 대해서 조금만 더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좋겠고, 저희도 더 많이 알려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경찰 입장에서도 그런 우려가 다시는 나오지 않도록 해야죠.

최근 청년변호사들 사이에서 경감 특채 등에 대한 관심이 아주 많습니다.
제가 경감 특채 변호사로서는 1기인데, 제가 경찰이 될 때만 해도 저와 같이 수사에 관심이 큰 변호사들은 많지 않았어요. 제가 경찰이 된 후에도 주변에 정말 많이 홍보하고 했는데. 경찰은 정말 매력적인 곳이거든요. 물론 예전과 같이 경정 특채가 아니긴 하죠. 그래도 처음 경감 선발에 있어서 경력 2년을 요구했던 부분은 제가 건의를 해서 없어지기도 했어요. 너무 과도한 요구였으니까. 변호사가 되고 2년이 지나면 대부분 다 자리를 잡았을 때인데 과연 경감이 되려고 할까 의문이더라고요. 경찰 입장에서도 인재를 선발하기 힘든 요건이죠. 청년변호사님들이 경감 특채에 관심이 많으시다니 기쁘네요. 물론 변호사임에도 불구하고 암기식 승진 시험을 치러야 한다는 점 등은 앞으로 개선되어야 할 부분이긴 하지만, 단 몇 년을 근무하더라도 정말 값진 경험을 할 수 있는 곳이죠. 앞으로 점점 더 많이 나아지도록 선배의 한 사람으로서 더 노력하겠습니다.

수사구조개혁 국가공무원노동조합 광화문 서명운동/

좌측부터 최승렬 수사심의관(경무관), 이형세 수사구조개혁단 단장(경무관), 장성원 수사구조개혁팀장(총경), 송지헌 변호사(경감)


좀 더 자세한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경찰은 생동감이 넘치는 민주적인 조직이에요. 구성원들의 출신도 정말 다양하거든요. 그리고 모든 승진과 같은 인사에 있어서도 출신과 특성을 골고루 배분하기 때문에 검찰, 법원에 비해서 민주적이라는 생각을 많이 하곤 해요. 그리고 무엇보다 법조인으로서 책에서만 배우던 형사실무를 생생하게 경험할 수가 있어요. 아니, 어쩌면 책으로는 배울 수 없는 것들이요. 직접 미란다원칙을 고지하고, 수갑을 채우는 경험을 변호사들 중 얼마나 해 볼 수 있을까요? 저는 연수원 때부터 ‘수사’에 대한 열망이 컸고, 검찰 시보를 하면서도 방에 앉아서 기록만 들춰보는 것이 답답했는데 경찰이 되어서 현장경험을 해볼 수 있어서 정말 좋았거든요. 우리가 아는 법조인들의 천편일률적인 삶과는 다르죠(웃음).

 경찰 출신 변호사들에 대한 시장의 수요도 커지는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그럴 수밖에 없을 것 같아요. 저도 로펌에서 근무하다가 경찰이 된 것이어서 경찰 실무를 아는 변호사가 가지는 장점을 확연히 느낄 수 있거든요. 피의자를 직접 체포해서 조사하고 조서를 작성해 “송치”버튼을 누르는 과정까지의 경험. 출국금지를 하고 해제하는 경험들을 비롯해 경찰 조사 전반에 관한 것들을 훤히 알고 있잖아요. 심지어 인터폴과의 공조 경험 등도 할 수 있죠. 의뢰인을 위한 정말 다양한 방향의 조언이 가능합니다.
 

일본 경찰 및 형사사법구조에 대한 토론회(동경 경시청)

경찰에서도 앞으로 채용을 더욱 확대했으면 합니다. 서울변회에서도 청년변호사 고용 확대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저도 마찬가지로 바라는 바입니다. 변호사들이 법률전문가로서 경찰에 많이 진출하면 할수록 경찰이 국민들의 신뢰를 받는 속도도 빨라질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죠. 국민들이나 변호사들의 경찰에 대한 불안은 제도 자체가 아닌 사람에 대한 불안일 수 있거든요. 경찰 한 사람 한 사람에 대한 신뢰. 그런 만큼 변호사들의 진출은 제도의 성공적 정착을 위해서라도 필수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의 포부는?
저도 한 명의 변호사로서 그리고 경찰로서 제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시점인 것 같아요. 이번 2월 인사가 나면 수사 일선으로 돌아가게 됩니다만 계속해서 이번 수사권조정 법안과 관련한 경찰의 발전을 위해서 기여하고 싶습니다. 변호사님들의 마음을 최대한 반영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서울지방변호사회에서도 지금처럼 경찰과 수사권조정에 대한 관심 가져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인터뷰/정리 : 장희진 본보 편집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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