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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정책과 대책, 우리의 방책과 상책

2020년들어 중국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중국을 비롯한 전 세계가 아파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2019년 12월 8일 중국 호북성 무한의 한 수산물 시장에서 원인불명의 폐렴 환자가 발생한 이후에 춘절 연휴기간을 거치면서 중국과 전 세계로 확산되었다. 이에 2020년 1월 30일 WHO는 중국의 현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상황을 국제적 공중보건비상사태 “国际关注的突发公共卫生事件”(Public Health Emergency of International Concern, PHEIC)로 선언했다. 다만 WHO는 비상사태로 선포는 하면서도 무역이나 사람들의 교류를 제한할 것을 건의하지는 않는다는 입장을 발표하였으나 실질적으로는 WHO의 선포 이후에 많은 국가들이 중국행 항공편을 취소하고 중국인들의 입국을 제한하는 등의 조치를 취했다. 최소한 2020년 전반기는 중국과의 정상적인 교류와 경제활동이 많은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전염병의 확산을 방지하기 위하여 중국의 국무원 사무처는 2020년 1월 26일 반포한 “2020년 춘절연휴 연장 통지”《关于延长2020年春节假期的通知》를 통해 2020년 춘절의 법정공휴일을 2월 2일까지로 연장하고 2월 3일부터 정상 출근하도록 하는 조치를 취했다. 나아가 상해시 인민정부는 2020년 1월 27일 “상해시 기업의 업무재개와 학교개학의 연기에 관한 통지”《关于本市延迟上海市企业复工和学校开学的通知》를 통해 상해시 관할 내의 각 기업은 2월 9일 24시 이전에는 업무재개를 하지 못하도록 공포하였다. 2월 10일부로 정상근무를 시작하게 한 것이다. 그런데 이와 같은 상해시의 통지 다음날에 열린 상해시 정부의 기자회견에서 시인사국은 2월 3일부터 7일까지의 기간은 평소 주말 휴무와 같이 취급하여 이 기간에 재택근무 등을 하면 중국의 노동관련 법규에 따라 두 배의 급여 또는 대체휴가를 주도록 하였다. 상해시 인사국의 결정으로 업무재개 연기기간이 주말과 같은 대우를 받게 된 것이다. 한편 중국 헌법 제43조는 “국가는 노동자의 휴식과 휴양 설비를 발전시키고, 노동자의 업무시간과 휴가제도를 규정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국가 인사부의 “중국법정공휴일등의 휴가관련 표준”《我国法定年节假日等休假相关标准》에 따르면 “휴식일은 공휴일이라고 하는 것으로 노동자가 만 1개의 업무주를 보낸 후에 갖는 휴식시간”을 말한다. 1995년에 반포된 “국무원의 국무원의 노동자근무시간에 관한 규정의 개정에 관한 결정”《国务院关于修改<国务院关于职工工作时间的规定>的决定》에 따르면 중국은 5일 근무, 2일 휴일의 노동제도를 채택하고 있다. 또한, “국무원의 노동자근무시간에 관한 규정”《国务院关于职工工作时间的规定》은 “특수한 조건하에서 노동에 종사하는 것과 특수한 상황에 의해 근로시간을 적절히 단축해야 하는 경우에는 국가의 관련 규정에 따라 집행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즉, 위 규정들을 종합해 보면 휴일의 조정은 적법한 법률법규의 근거가 있어야 가능한 일인 것이다. 한편 상해 외에 강소성, 복건성, 광동성, 산동성, 요녕성 등의 지역에서는 금번 업무재개 연기기간을 휴일이라고 보지 않았다. 그 기간 동안에 업무를 하게 하면 평소의 노동계약에 따른 급여만 지급하면 되는 것이다. 이렇듯 이번의 상해시의 결정은 노동자를 두텁게 보호하려는 취지는 찬성할 만하나 법적 근거도 희박하고, 도시 간의 형평성에도 맞지 않는 조치였던 것이다.

 

우리가 중국을 이해하는 대표적 말로 “상유정책, 하유대책”(上有政策,下有对策)이라는 표현이 있다. 이 말은 일반적으로 중국을 부정적으로 묘사할 때 사용되는데, 위에서 결정한 법률이나 정책이 지방에서는 그대로 먹혀들지 않고 각각의 사정에 따른 대책을 만들어 살 길을 찾는다는 말로 이해되고 있다. 그런데 과연 “상유정책, 하유대책”이라는 말을 반드시 부정적인 의미로 읽는 것이 맞는가? 31개 성, 56개 민족, 14억의 인구를 가진 나라에서 과연 중앙에서 정한 법률이나 정책이 중국의 구석구석에 모두 균등하게 적용되는 것이 가능한 일일까?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그렇지는 않을 것 같다. 그래서 중국의 법을 만드는 것에 관한 법인 입법법은 민족자치구나 경제특구에는 중앙의 정책인 법률이나 행정규칙에 위배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변통권이라는 것을 부여하여 각 지역의 현실에 대책을 수립하여 시행할 수 있는 여지를 주고 있다. 즉, 중앙의 정책이 지방의 대책으로 조정되는 것은 중국과 같이 큰 땅덩어리와 인구, 다양성을 가진 나라에서는 중앙의 법률법규의 제정과 시행이 태생적으로 내재하고 있는 속성일지도 모른다.

특히 이번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상황과 같은 국가적 재난사태에서는 이번 상해시만의 “공휴일 조치”와 같은 “상유정책, 하유대책”이 더 그 기능을 발휘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이번 조치에 대해서는 기업도 이번 전염병 사태의 피해자인데 업무재개 연기로 인한 생산중단,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기간 동안에도 계속해서 지급해야 하는 노동비, 임대료의 부담을 기업에게만 전가시키는 것이 타당한가 하는 비판의 목소리가 중국 내부에서도 존재한다. 그래서 이러한 상황을 두고 “밥은 정부가 사는데 계산은 기업보고 하라고 한다”(政府请客, 企业买单)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상해시의 이러한 정책으로 2월 3일부터 7일까지의 기간은 재택근무를 지시해도 두 배의 급여나 대체휴가를 지급해야 하는 우리나라 기업들로서는 생각지도 못한 노무비용의 증대가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다. 우리 입장에서는 “상유정책, 하유정책”이라는 말은 정책의 일관성과 예측가능성을 떨어뜨리는 것으로 이런 중국 사람들이 일응 무질서해 보이기도 하고, 위에서 하는 말과 아래에서 하는 행동이 다르니 그걸 일일이 확인하고 해결하는 데 피로감을 느낄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런 몇 가지의 사례들만으로 막연히 중국을 비난하거나 평가절하하는 것은 경계해야 할 일이다. 위의 정책이 아래에서 대책으로 바뀌는 것은 중국이 우리와는 다름을 나타내는 현상 중에 하나지 그들이 틀렸다고 말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2020년 벽두부터 생각지도 못했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가 발생했다. 시진핑 주석의 2020년도 3~4월 경 방한 예정 등의 소식으로 사드 이후의 불편함이 이제 다 아물어 가나 싶었는데 다시금 큰 상처가 나는 일이 발생했다. 그 가운데서도 우리나라 대통령의 안부, 많은 기업들, 개인들의 기부와 기도가 중국인들에게 많은 위안이 되고 있는 것은 참으로 반갑고 감사할 일이다. 지금 이 순간도 우리에게 중요한 일은 중국이 앞으로도 우리의 정치적, 경제적, 전략적 파트너라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다는 전제하에 그들이 중앙의 “정책”을 지방의 “대책”으로 바꾸어 버리는 변화무쌍함을 비난하거나 감탄만 할 것이 아니고 우리는 그런 중국에 대해 어떤 “방책”이 가장 “상책” 인지를 절실하게 고민하는 일일 것이다. 중국과 우리의 몸과 마음에 난 생채기들이 조속히 회복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武汉加油!! 中国加油!!

허욱 변호사
●법무법인(유) 율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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