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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화두 구글세 문제, 그리고 그 논란의 중심에 있는 고정사업장 PE, Permanent Establishment


해외 IT기업 과세와 관련하여, 2018년도에 우리나라에서는 구글코리아의 추정매출이 약 4조 9,000억 원에 이르고 네이버도 비슷하게 약 4조 6,784억 원의 매출을 일으켰는데 네이버는 세금을 4,321억 원 내는 동안 구글코리아는 200억 원 밖에 내지 않는 것이 어떻게 가능한지 크게 문제된 적이 있다. 그 이유는 해외기업은 국내 고정사업장이 있어야 법인세를 과세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국내 법인세법은 해외기업의 경우 국내에 사업을 수행하는 고정된 장소가 있는 경우에만 과세대상으로 삼고 있고, 조세조약 역시 고정사업장에 귀속되는 소득에 대해서만 법인세 과세대상으로 삼고 있다. 특히 최근 들어 다국적 IT기업이 증가함에 따라 거의 모든 조세조약에서 해외기업의 사업활동에 대하여 원천지국 과세권을 확보하는 도구이자 원천지국과 거주지국의 과세권 배분의 기준으로 사용되는 고정사업장의 해석 및 적용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는데, 이것이 구글세, 즉 디지털세 문제이다.

고정사업장의 기본개념은 각 국가가 세수를 어떻게 나누어 가질 것인가라는 첨예한 이해관계가 달려 있는 어렵고도 애매한 개념인데, OECD 모델조약, UN 모델조약 및 다수의 조세조약에 의하면 기업의 사업이 전적으로 또는 부분적으로 영위되는 사업상의 고정된 장소를 의미한다고 보고 있고, 블룸버그 사례 등 판례(대법원 2011. 4. 28. 선고 2009두19229, 19236 판결)는 해외법인이 처분권한 또는 사용권한을 가지는 사업상의 고정된 장소를 통하여 예비적 또는 보조적인 사업이 아닌 본질적이고 중요한 사업활동을 수행하여야 한다고 보고 있다.

구체적으로 고정사업장의 성립요건으로는 먼저 객관적 요건(사업상의 고정된 장소)으로 사업장소, 상업적·지리적 연관성이 필요한데, 사업장소는 건물, 설비, 장치 등이 일반적이나 단순히 외국법인이 임의로 사용할 수 있는 일정 면적만 있어도 사업장소로 간주된다. 상업적·지리적 연관성과 관련하여 장소적으로 고정된 경우는 물론 장소를 이동하면서 사업활동을 하더라도 국내에서 일정기간 계속하는 경우 충족한다.

다음으로 주관적 요건(장소에 대한 사용권한 또는 처분권한)으로는 사용·처분 권한, 영속성의 존재가 필요하고 이는 사안에 따라 다른데, 사용·처분 권한의 존재는 일정한 장소와 납세자와의 관련성, 즉 고정된 사업장에 관하여 납세자가 어떠한 내용의 힘을 가지고 있는지를 살피는 것이고, 영속성이란 기간적인 계속성으로서 OECD 모델주석은 6개월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기능적 요건(예비적·보조적 활동이 아닌 본질적이고 중요한 사업활동)으로는 본질적이고 중요한 사업활동인지 여부가 필요한데, 이는 그 사업활동의 성격과 규모, 전체 사업활동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역할 등을 종합하여 판단하되, 사업활동은 반드시 사람을 통해 수행될 필요는 없고, 기계(예컨대 자동판매기)에 의한 것도 해당되나 본사만을 위한 예비적 또는 보조적 활동은 사업활동에 해당되지 않는 반면 본사 아닌 다른 기업을 위한 광고·선전, 구매활동 등은 해당된다. 이와 관련한 국내 판례로는 블룸버그 사례, 매지링크 사례, 카지노 이용고객 모집업체 사례, 론스타 사례 등이 있다.

이러한 고정사업장의 개념은 점점 확대되어 고정된 장소를 가지지 않은 경우에도 해외법인 명의의 계약체결권을 갖거나 계약체결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반복 수행하는 경우의 종속대리인 고정사업장(Agent PE), 인적용역 제공시의 의제고정사업장(Service PE), 고정사업장으로서의 자회사 등이 문제되고 있다.

결국 광고·선전, 정보의 수집 및 제공, 시장조사 등을 수행하는 곳은 사업장으로 보지 않고, 실제 매출을 일으키는 데에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는 장소인지 여부가 고정사업장을 판단하는 중요 근거가 된다. 구글은 주요 계약 등이 국내에서 행해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국내사업장이 없는 것으로 보아 법인세 과세를 할 수 없었던 것이다.

최근 구글, 애플, 페이스북, 아마존, 넷플릭스 등 글로벌 매출을 얻는 다국적 대형 IT기업들이 늘어나면서 디지털세가 국제통상 분쟁의 쟁점으로 부각되고 있고, 그 논란의 핵심은 고정사업장 개념의 개편 여부이다. 물리적 실체 없이 국제조세법상 허점을 이용해 막대한 글로벌 이익을 얻지만 제조업 등 다른 분야보다 조세부담이 적다는 과세형평의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결국 디지털세는 물리적 고정사업장 없이 국경을 초월해 사업하는 인터넷 기업에 물리는 세금을 말하는 것이다.

이에 디지털세는 이탈리아와 오스트리아가 2020. 1. 시행하였고, 영국은 2020. 4., 체코는 2020. 6. 시행할 예정이며, 프랑스는 2019. 7.에 EU회원국중 처음으로 디지털세 법안을 통과시켰으나 과세를 유예한 상태이다. 2018년 EU차원의 디지털세 도입이 불발되자 2019년 OECD에서는 130여 개국이 참여하는 BEPS 이행체계를 통해 디지털세에 대한 국제적 합의를 2020년 말까지 마련하기로 하는 등 디지털 경제에서의 과세권 문제는 국제적인 흐름으로 자리 잡고 있다. 디지털세의 설계에 따라 국가 간 과세권 영향, 경제 및 국가세수에 영향 등 새로운 형태의 과세논의를 부르고 있으므로 이러한 과세환경 변화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조성권 변호사
●김앤장 법률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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