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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칼럼_ 동물보호와 관련된 몇 가지 단상 / 정상희

 

동물보호와 관련된 몇 가지 단상(斷?)

 

 

현행 법령에 따르면 동물은 단지 민법상 ‘물건’에 해당하고, 권리의 객체가 될 뿐이다. 따라서 소유권의 대상이 되어 처분의 자유가 인정된다. 또한 타인이 소유하는 동물을 고의로 죽일 경우 현행 형법상 단순히 ‘재물손괴죄’로 의율된다. 그러나 무생물과는 달리 동물은 일정한 지각과 감각기능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무생물인 사물과는 다른 취급을 할 필요가 있고, 따라서 동물을 일률적으로 물건으로 다루어야 하는지에 대하여 근본적으로 다른 사유가 요구된다. 그래서 독일은 이미 1990년에 ‘민법상 동물의 법적 지위 개선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여 독일 민법 제90a조에 “동물은 물건이 아니다(Tiere sind keine Sachen). 동물은 별도의 법률들에 의해 보호된다(Sie werden durch besondere Gesetze geschützt). 동물들에 대해서는 다른 규율이 없을 때에만 물건에 관한 규정이 준용된다(Auf sie sind die für Sachen geltenden Vorschriften entsprechend anzuwenden, soweit nicht etwas anderes bestimmt ist).”라는 규정 등을 신설하기에 이르렀다(尹喆?, 동물의 법적 지위에 관한 입법론적 고찰, 『민사법학』 제56호, 2011. 12., 400면). 

 

우리도 독일 민법과 같이 동물에 대한 법제를 개선, 보완할 필요성이 있는데, 동물을 일률적으로 물건으로 보아 규율하는 태도에서 벗어나 동물과 사람의 정서적 관계를 고려한 입법적 보완이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이와 관련하여 현행 동물보호법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의견도 많다. 즉 동물보호법 제46조에는 제8조의 “목을 매다는 등의 잔인한 방법으로 죽이는 행위”에 대하여 처벌하는 조항이 별도로 마련되어 있어 형법상 재물손괴죄의 특별법 역할을 하지만 실무상 위 구성요건 자체를 제한적으로 해석하고 있고, 무엇보다 위 동물보호법 제8조 위반의 경우 그 형량이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인 데 반하여 형법상 재물손괴죄의 형량은 이보다 많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700만 원 이하의 벌금’이기 때문에 재물손괴죄로 처벌하는 경향이 많은 듯하다. 


 또한 동물보호법은 죽음에 대한 고의가 없어도 죽음의 결과가 발생하면 처벌할 수 있도록 하는 결과적 가중범에 대한 처벌 조항이 없다는 점도 지적된다([동물보호법, “입법 미비” 지적 많다], 신소영 기자, 법률신문, 2014년 2월 17일자 참조). 

 


물론 현 시점에서 동물복지까지 거론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의견도 있을 수 있으나, 이는 선후의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동물 또한 하나의 가족, 때로는 사람보다 더 위로를 주는 존재로 인식되기에 충분하다. 따라서 장기적으로는 동물에 대한 배려 수준을 높임으로써 인간과 동물이 이 지구상에서 공존하는 시스템으로 가야 할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거론하고 싶은 것은 첫 번째는 동물실험에 관한 것이고, 두 번째는 현행 동물원에 관한 것이다. 

 

우선 인류의 기술적 진보와 무병장수를 위한 살아있는 동물들에 대한 무차별적인 동물실험은 지양되어야 할 것이고, 필요 최소한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이와 관련하여 동물보호법 제23조 제1항은 “동물실험은 인류의 복지 증진과 동물 생명의 존엄성을 고려하여 실시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동물을 보호하는 것은 이 지구상에서 인간이 다른 종과 함께 건강하게 살아가기 위한 최소한의 배려라는 인식을 가질 필요가 있다. 이와 관련해 가수 루시드폴은 약을 개발하기 위해서 필연적으로 해야 하는 동물실험이 늘 낯설고 거부감이 들었다고 한다(『아주 사적인, 긴 만남』 마종기·루시드폴 공저, 웅진지식하우스, 2009 참조). 


둘째, 얼마 전 서울대공원 동물원에서 호랑이가 사육사를 공격하여 결국 사육사 한 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하였는데, 이 호랑이는 스트레스로 인해 이미 정형행동(동물이 스트레스 등으로 아무 목적 없이 틀에 박힌 행동을 지속하는 것)을 보여 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같이 단지 사람들의 구경거리를 위해 환경도 맞지 않는 좁은 울타리 안에 동물들을 가둬 두고, 스트레스를 가하는 현 동물원은 없애거나 그 환경을 대폭 개선할 필요성이 있다고 본다. 동물원에서 하는 각종 동물들에 대한 관광쇼 또한 중단해야 할 것이다.

 

 

생각해 보면 우리의 인권운동은 결국 생명권운동이 그 바탕이 되어야 한다. 불교에 관한 심오한 내용은 잘 모르지만 불교에서 말하는 윤회사상이나 살생금지 또한 이러한 인식과 일맥상통하는 것이 아닐까? 만물은 서로 얽혀있고 너와 내가 동일한 생명체라는 인식과 상호 존중은 인권의 기본 바탕이 됨에 틀림없다. 이와 관련하여 최근 녹색당이 ‘동물원설립과 운영에 관한 조례’를 제정하기로 하고, 동물보호법을 ‘동물복지법’으로 명칭을 변경하며, 동물학대에 관한 조항을 구체화, 세분화하기로 입법제안을 한 것은 대단히 고무적이라 할 것이다(녹색당 2014년 6월 지방선거 생명권 공약 발표 참조). 

 

정상희 변호사
사법시험 제50회(연수원 40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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