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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의 라스베이거스, 마카오에 가다

처음 가 본 마카오. 사실 나는 2년 전 라스베이거스에 다녀왔고, 마카오는 라스베이거스와 매우 유사하다고 들어서 이번 마카오 여행이 별로 기대되지 않았다. 그런데 다행히 두 도시는 매우 비슷하면서도 마카오만의 매력이 충분히 있었고, 덕분에 의외로 지루하지 않았으며 오히려 두 도시를 비교하면서 여행하는 재미가 있었다.
구체적인 이야기를 하기에 앞서 먼저 총평을 해 보자면 라스베이거스는 신나는 음악 속에 밤낮없이 술을 마시며 자유롭게 즐기는 분위기라면, 마카오는 중국풍의 호텔에서 호캉스를 즐기며 쇼핑하는 분위기가 더 강했다(물론 이것은 필자의 개인적인 느낌이다).

 

쇼 이야기

첫날은 마카오에서 가장 유명한 ‘하우스오브댄싱워터쇼’를 관람했다. 무대가 물로 가득 찼다가 땅으로 바뀌고, 사람들이 날아다니면서 아슬아슬 곡예쇼를 한다는 점에서 라스베이거스에서 봤던 ‘르레브쇼(LE REVE Show)’와 많이 비슷했다. 르레브쇼가 더 무대가 웅장하고 전체적인 스토리와 예술성이 완성된 느낌인데, 하우스오브댄싱워터는 오토바이 모터쇼 등 지루할 틈 없이 대중들의 흥미를 끌만한 요소가 더 가미되어 있고 스토리에 대한 이해가 쉬웠다.

하우스오브댄싱워터는 라스베이거스에서 유명한 ‘오쇼’를 감독한 ‘프랑코 드라고네’가 연출을 맡았다고 한다.

두 쇼 모두 매우 추천할 만하며 이왕이면 좋은 자리에서 보기를 권하고 싶다. 다만 좋은 자리는 표가 금방 매진이 되니 미리 예매하고 가는 것이 좋다.
 

음식 이야기

마카오가 처음이라서 마카오에서 유명한 맛집들 위주로 다녔는데 그래서인지 전체적으로 다 맛있었다. 나는 한식을 좋아하고 느끼한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편이라서 여행 가면 늘 김치 또는 라면을 그리워하곤 했다.

이런 나에게 ‘쑤안라펀’에서 먹은 국수는 사막에서 만난 오아시스 같은 느낌이었다. 향신료가 꽤 맵기에 연유를 뿌린 튀긴 꽃빵과 곁들여 먹는 것을 많은 사람들이 추천해서 함께 시켰는데 정말 너무 맛있어서 한국에 돌아와서도 계속 생각이 났다.
 

그리고 ‘짠내투어’라는 프로그램에 나왔던 마카오에서 제일(?) 유명한 매캐니즈 레스토랑인 ‘아로차’에서 먹은 아프리카 치킨과 해물 리소토도 맛있었다. 사실 메인메뉴들은 특별할 것이 없는 맛이었는데 디저트로 먹은 ‘세라두라’는 꼭 추천하고 싶다. 생크림 느낌의 디저트인데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할 만한 맛이었다.

마카오를 방문한 사람이라면 모두 사 먹어 보았을 것 같은 ‘로드스토우’의 에그타르트와 ‘항우어묵’의 카레어묵도 역시 명성에 걸맞게 맛있었다. 워낙 인기가 많아 꽤 긴 줄을 기다린 후에 겨우 구입할 수 있었는데 그 시간이 아깝지 않을 만큼 맛있었다.

결론적으로 짜고 느끼한 음식이 많은 라스베이거스보다는 마카오가 훨씬 한국인의 입맛에 잘 맞는 음식이 많았고, 가격도 저렴해서 좋았다.

 

호텔 이야기

마카오와 라스베이거스는 주요 관광지가 호텔이라는 점이 비슷하고 호텔 외관도 아주 흡사하다. 다만 마카오는 각 호텔 특유의 인테리어에 중국 스타일(빨강과 금빛, 꽃 등)을 섞어 놓은 곳이 많았다. 미적인 측면에서는 동양과 서양의 인테리어가 조금은 쌩뚱맞게 결합된 느낌이라 개인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듯하지만 라스베이거스와 차이가 있었던 덕분에 구경할 것이 있어서 좋았다. 호텔의 가격은 마카오나 라스베이거스 둘 다 카지노를 통한 수입이 많아서 호텔이 저렴한 편이고 서비스가 좋은 듯하다.


카지노 이야기

라스베이거스와 마카오는 각 호텔마다 큰 카지노가 있다는 공통점이 있었지만 카지노의 분위기는 사뭇 달랐다. 가장 큰 차이점은 바로 술이었다. 라스베이거스는 카지노에서 공짜 술(맥주와 칵테일)을 계속 가져다주는 반면(물론 팁을 주는 게 예의라 엄밀히는 공짜로 마시는 건 아니지만), 마카오는 대부분 술 대신 차를 가져다주었다.

한편, 라스베이거스는 테이블에서 게임을 즐기는 사람보다는 기계로 즐기는 사람이 많았는데, 마카오는 테이블에서 딜러와 게임을 하는 사람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딜러 테이블 자체가 마카오가 훨씬 많은 듯하다.

라스베이거스가 더 다양한 게임을 하는 분위기이고 마카오는 대부분이 바카라를 했다. 그리고 마카오는 다른 사람이 베팅하는 것을 구경하는 사람도 많아 마카오의 카지노가 더 북적북적한 느낌이었다.
 


분수쇼 이야기

분수쇼가 여행의 하이라이트였던 때가 많아 이번 마카오 여행도 음악 분수쇼에 대한 기대가 컸다. 그런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실망이 컸다.
생각보다 짧고 소박해서 ‘어라 지금 분수쇼를 제대로 한 것인가, 아직 끝나지 않은 것인가’ 하며 갸우뚱했다.

대신 윈호텔이 무료로 제공하는 곤돌라를 타면서 하늘에서 분수쇼를 볼 수 있다는 색다름은 있었다.

그동안 봤던 세계 3대 분수쇼와 비교를 해 보면, 바르셀로나의 몬주익 분수쇼의 경우 신나는 분위기라 맥주가 생각났다면, 라스베이거스의 벨라지오 분수쇼는 우아한 분위기라 와인이 생각났고, 두바이 분수쇼는 도시적이고 모던함에 양주가 생각나는 느낌이었던 반면, 마카오의 윈호텔 분수쇼는 술 생각이 딱히 나지 않았다.

분수쇼를 기대하는 사람이라면 마카오보다는 라스베이거스에 가시기를 추천드리고 싶다.
 

마치며 코로나 이야기

여행 중반까지만 해도 마카오는 전혀 코로나19에 영향을 받는 분위기가 아니었는데, 귀국하는 날 마카오에서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나와서 마스크 대란이 벌어졌다. 사실 한국 뉴스에 마카오에 관한 뉴스가 바로 뜨지는 않다 보니 마카오에 첫 확진자가 나왔다는 뉴스를 곧바로 접하지는 못했는데, 전날까지만 해도 아무도 마스크를 쓰고 있지 않았다가 갑자기 다들 마스크를 쓰고 있는 것을 보고 문제가 생겼다는 점을 감지했다.

나만 마스크가 없는 것 같아 점점 초조해지기 시작했다. 약국을 여기저기 찾아다녔는데 이미 전부 품절되어 있었다.

그렇게 절망하고 호텔로 돌아왔는데 다행히 호텔에서 무료로 마스크를 나누어 주는 서비스를 제공했다. 덕분에 코로나19에 감염되지 않고 무사히 돌아올 수 있었다.

물론 여행에서 귀국한 이후 한동안은 혹시나 하는 마음에 외부 활동을 하지 못했고, 예민한 마음에 괜히 목이 간지러운 것 같았으며 헛기침이 날 때마다 ‘나 코로나19 아니야??’하는 찝찝함을 감수해야 했다. 이렇게 신경 쓰이니 여행을 간 것이 후회되기까지 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재판과 외부 활동이 모두 연기되어 한가해졌지만 휴가라고 하기에는 어디 돌아다닐 수도 없어 답답함이 가중되고 있다. 어서 사태가 진정되어 다시 한번 훌쩍 여행을 떠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소망한다.

주영글 변호사
● 법무법인 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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