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칼럼 회원칼럼
조세와 공정거래의 접점, 세법상 부당내부거래의 규제에 관한 규정

2019. 12. 31. 국세기본법 제81조의13 제1항 제1호 규정이 개정되어 세무공무원이 과세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예외에 ‘국가행정기관이 과징금의 부과·징수 등을 위하여 사용할 목적으로 요구하는 경우’가 추가되었다. 이 규정은 법인세법상 부당행위계산부인이나 상속세 및 증여세법상 일감 몰아주기 등과 관련된 과세정보를 공정거래위원회와 공유함으로써 공정거래위원회의 불공정거래행위 등에 대한 규제의 실효성을 담보하려는 것이 주목적이다.

이 규정은 기업의 공시정보만으로는 부당내부거래의 적발이 어려워 과세정보가 필요하다는 공정거래위원회의 요청이 반영된 것으로, 2020. 1. 1.부터 시행되고 있다

이제는 세무조사 결과가 결국 공정거래 문제와 직접 연결될 수밖에 없게 되었고, 따라서 공정거래 문제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부당내부거래의 규제에 관한 세법상 규정들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먼저 법인세법상 ‘부당행위계산부인 규정(제52조)’으로서 내국법인의 행위 또는 소득금액의 계산이 특수관계인과의 거래로 인하여 그 법인의 소득에 대한 조세의 부담을 부당하게 감소시킨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 그 법인의 행위 또는 소득금액 계산에 관계없이 소득금액을 계산할 수 있는 것을 말한다. 여기서 행위 등의 이상성 판단과 관련하여 조세법률주의에 입각하여 조세공평의 원칙과 법적 안정성 및 예견 가능성이 확보되어야 하는데, 법인세법 시행령(제88조)은 특수관계인 간의 자산의 고가 매입, 무상 또는 저가 양도, 불공정 합병, 불량채권 양수, 무상 또는 저리 대부 또는 용역 제공, 자본거래 등에 대하여 과세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한 부당행위계산부인에서 시가란, 일반적이고 정상적인 거래에 의하여 형성된 객관적인 교환가치를 말하고 시가의 주장·증명책임은 과세관청에게 있다. 그리고 어떤 행위가 법인세법상 부당행위계산에 해당되느냐의 여부는 거래행위의 제반사정을 구체적으로 고려하여 과연 그 거래행위가 건전한 사회통념이나 상관행에 비추어 경제적 합리성을 결여한 것인지 여부에 의하여 판단하게 된다.

과거 모회사가 물류업무를 기존 거래업체에서 새로 설립된 계열회사로 변경하여 거래함과 동시에 시장가격 인상률보다 높게 운임단가를 인상한 사안에서 공정거래법 소정의 부당지원행위로 인정된 반면, 물류용역 대가의 과다지급을 이유로 한 과세처분은 시가의 입증부족을 이유로 취소된 적이 있고, 이로써 일감 몰아주기 규제 입법의 동기가 되었다.

다음으로 국제조세조정에 관한 법률상 ‘이전가격세제 규정(제4조)’으로서 국외 특수관계인 간의 거래로서 조세회피의도와 관계없이 정상가격에서 벗어나 소득을 이전시키는 행위를 말한다. 즉, 다국적기업의 특수관계 기업 간에 상품, 용역 등의 거래 시 거래가격을 자유로운 시장가격에 의하지 아니하고 조작하여 상대적으로 세율이 낮은 국가에 진출한 기업에 귀속을 늘리는 방법으로 조세부담을 회피하려는 것을 규제하려는 것이 ‘이전가격과세제도’이다.

기본적으로 국가 간 과세권 배분의 문제이기 때문에 부당성을 묻지 않아 부당행위계산부인 규정이 적용되지 않으나, 예외적으로 자산의 증여 등의 경우에는 부당행위계산부인 규정이 적용된다.

부가가치세법상 사실과 다른 세금계산서 규정(제39조 제1항 제2호)은 발급받은 세금계산서의 전부 또는 일부 기재사항이 적히지 않았거나 사실과 다르게 적힌 경우 그 매입세액은 매출세액에서 공제하지 아니하고, 조세범 처벌법상 세금계산서범 규정(제10조)에 따라 형사처벌 대상이 되는 것으로서 최근 그 조사가 강화되고 처벌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특히 거래과정에서 실질적인 역할이 없는 특수관계인이나 다른 회사를 매개로 두어 중간 수수료를 주는 방식으로 지원하는 계열사 끼워넣기나 통행세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데,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이하 ‘공정거래법’)에서는 이를 부당지원행위(제23조 제1항)의 하나로 금지하고 있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상 증여의제규정으로서 일감 몰아주기 증여의제(제45조의3), 일감 떼어주기 증여의제(제45조의4), 특정법인과의 거래를 통한 이익의 증여의제(제45조의5)가 있다.

일감 몰아주기 증여의제(제45조의3, 2012. 1. 1. 이후 거래분부터 적용)는 특수관계 법인의 주주의 자녀 등이 지배주주인 수혜법인에게 특수관계 법인이 일감을 몰아주어 내부거래 비중이 연 매출의 30%를 넘는 경우 수혜법인의 최대주주 중 주식보유 비율이 가장 높은 개인이 얻게 된 세후 영업이익을 기준으로 간접적인 이익에 대하여 증여세를 과세하는 것이다.

일감 떼어주기 증여의제(제45조의4, 2016. 1. 1. 이후 사업기회 제공분부터 적용)는 기업집단의 최대주주 등이 계열회사에 대한 지배력을 이용하여 특수관계 법인의 자녀 등이 지배주주로 있는 수혜법인에게 사업기회를 제공하는 등의 방법으로 부를 이전하는 경우 그 제공받은 사업기회로 인해 증가한 수혜법인 지배주주 등의 재산가치 증가이익에 대하여 증여세를 과세하는 것이다. 여기서 사업기회 제공이란 특수관계 법인이 직접 수행하거나 다른 사업자가 수행하던 사업기회를 임대차 계약, 입점 계약, 대리점 계약 등을 통해 제공받는 것을 말한다.

마지막으로 특정법인과의 거래를 통한 이익의 증여의제 (제45조의4)는 특정법인의 주주 등과 특수관계에 있는 자가 특정법인에게 자산용역의 무상, 또는 고·저가 거래, 채무면제 등을 하여 특정법인이 얻은 자산수증이익에 대하여 그 주주 등의 주식보유 비율에 따라 산정한 금액으로 증여세를 과세하는 규정이다. 당초에는 특정법인으로 결손법인이나 휴·폐업법인만이 대상이었는데, 과세관청이 흑자법인에 대하여도 상속세 및 증여세법상 완전포괄주의 규정(제2조)을 근거로 과세하였으나, 대법원에서 조세법률주의 위반으로 패소 확정되자 주주 등의 주식보유 비율이 50% 이상인 흑자법인을 과세대상에 포함시키는 것으로 2014. 1. 1. 변경되었다.

이상에서 보는 바와 같이 부당내부거래와 관련된 세무조사 결과가 공정거래위원회에 그대로 제공되어 부당지원이나 불공정거래 판단에 있어 중요한 근거자료가 될 수 있으므로 세무조사 단계부터 신중한 대응이 필요할 것이다. 한편 세법과 공정거래법은 법체계와 정상가격 판단 방법이 달라 부당내부거래 여부가 조세와 공정거래에 있어 다를 수 있으나 동일할 가능성이 더 높을 것이다.

다만 공정거래법상 면제되는 경우 세법상으로도 과세가 배제되는 것이 일관된 정책 수행이라는 측면에서 타당할 수 있어, 향후 통일적 법해석이나 법체계의 정비에 관한 논의가 점차 새로운 화두가 되기를 기대한다.

조성권 변호사
● 김앤장 법률사무소

조성권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 글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