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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상법·공정거래법 개정안에 대한 소회

올해 6월 11일부터 7월 21일까지 40일간 상법 일부개정법률안과 공정거래법 전부개정법률안이 입법예고되었다. 상법 개정안의 경우 지난 2013년에 입법예고되었지만 결국 의견 청취에만 그치고 국회에 발의되지 못하였다. 공정거래법 개정안의 경우 올해 4월 절차법제 일부만 개정되고 나머지는 20대 국회 임기 만료로 자동 폐기되었다.

현 문재인 정부는 이미 위 상법·공정거래법 개정 실현을 국정과제로 삼았고, 21대 국회의 압도적 다수당인 민주당은 이를 총선 공약으로 내걸었다. 개정안은 조만간 정식으로 21대 국회에 발의되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법률안 의결을 거쳐 이내 공포될 것이 확실시된다.

상법 개정의 주요 내용은 다중대표소송 도입, 소수주주권 보호 등으로 요약된다. 법무부는 이번 개정으로 대주주의 사익추구 행위를 방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지만, 필자의 부족한 소견으로는 도입 취지인 ‘소수주주 보호’에 기여한다고만 보기 힘들다.

주주대표소송은 주식회사가 이사 등에 대한 책임의 추궁을 게을리할 경우 주주가 회사를 위하여 이사의 책임을 추궁하기 위해 제기하는 소이다(상법 제403조). 다중대표소송은 양 회사가 지배·종속관계에 있을 때 지배회사의 주주가 종속회사의 이사 등을 상대로 제기하는 소이며, 지금껏 판례의 태도상 인정되지 않아 왔다(대법원 2004. 9. 23. 2003다49221 판결).

그런데 다중대표소송이 법률상 명문화되면, 자회사의 주식을 별도로 확보할 필요 없이 모회사의 주식만으로도 주주대표소송을 할 수 있게 되어, 모회사 주주는 이로써 자회사의 경영진까지 압박할 수 있다. 이때, 지배회사가 종속회사를 통해 경영권을 장악하려는 의도가 아니라 효율적인 집중 경영을 위해 자회사를 설립한 경우에는 그 설립 취지가 저해될 우려가 있는 것이다.

상장회사에서 소수주주권을 행사하기 위해서는 상법 제542조의2 제2항 특례우선규정에 따라 해당 권리별로 0.01~1.5% 이상 지분을 6개월 이상 보유하여야 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이제는 특례규정의 우선적 효력이 없어져 6개월 이상 보유 요건이 없는 일반규정(단, 지분 요건 1~3% 이상으로 특례규정보다는 다소 혹은 훨씬 높음)이 적용 가능하게 되었다.

한국경제원 보도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평균 주식 보유 기간이 세계에서 네 번째로 짧다고 한다. 이는 아마도 단기 수익을 노리기 위한 투기 자본이 대다수이므로 나타나는 현상으로 추정되는데, 앞으로 6개월 이상 보유 요건이 풀린 소수주주권의 행사가 회사의 경영을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끌기 위한 수단으로 악용되지 않을까 조심스레 예측된다. 수익 실현 가능성만커진다면 투기 자본에게 위 지분 요건 1~3% 취득은 그다지 큰 부담이 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한편공정거래법개정의주요내용은전속고발제개편(경성담합한정),사익편취(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 확대 등으로 요약된다. 하지만 필자에게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부응하는 온라인 플랫폼 등의 개념이 법상으로 전혀 기술되지 않은 아쉬움이 더욱 크게 느껴진다.

전속고발제는, 부당하다고 의심되는 특정 거래 행위에 대하여 공정거래위원회의 고발이 있어야만 검찰이 수사·기소할 수 있는 제도이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가격담합, 공급제한, 시장분할, 입찰담합 등 4가지 유형의 ‘경성담합(담합의 정도가 강하여 사회적 비난 가능성이 큰 경우를 일컫는 표현이다)’에 대해서는 전속고발제가 폐지된다.

이 경우 공정거래위원회의 전문적인 판단 자체가 불가능하므로 경쟁 사업자의 무분별한 고발로 인해 오히려 사회적 법률 비용이 증대될 수 있다.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상법상 다중대표소송 도입 및 소수주주권 선택 적용 가능과 맞물린다면, 가뜩이나 법적 대응에 취약한 중소기업의 부담은 더욱 커지게 되는 것이다.

사익 편취 규제의 경우, 이는 현행 상법상 ‘이사가 자기 또는 제3자의 계산으로 회사와 거래를 하는 것을 금지하는 조항(제398조)’과 ‘이사회의 승인 없이 현재 또는 장래에 회사의 이익이 될 수 있는 사업 기회를 자기 또는 제3자의 이익을 위하여 이용하는 것을 금지하는 조항(제397조의2 제1항)’으로 어느 정도 규제가 가능하다.

또한, 세법에서도 ‘법인과 특수관계인 간의 거래로 그 법인의 소득세 부담이 부당하게 경감된 경우에는 이를 부인’하는 ‘부당행위계산부인 규정’이 존재하므로(법인세법 제52조, 소득세법 제41조 및 제101조, 부가가치세법, 상속증여세법), 굳이 해당 규제를 추가 확대한 것은 실질적으로 큰 의미가 없어 보인다.

결국, 이번 상법·공정거래법 개정안은 기업과 산업계의 미래에 대한 진지한 고민보다는 총수 일가와 대기업 집단을 규제하는 시책에만 편향적이지 않나 싶다. 코로나19로 인한 미증유의 경기 침체 상황에서 중소기업을 살리겠다는 일념으로 대기업의 부담만 가중시킨다면 오히려 역효과가 발생함이 자명하다. 차기 개정은 보여주기식 여론 입법이 아니라 미래지향적 선도 입법이 되기를 희망한다.

신성민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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