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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혜 의원 인터뷰

Q. 제21대 국회가 출범한 지 두 달이 지났는데, 소감을 듣고 싶습니다.

그동안 생각했던 정책 분야에 대한 변화를 이룰 수 있다는 게 좋고, 제 목소리를 담아서 법안을 만들 수 있다는 데에서 보람을 느끼고 있어요. 현재까지는 사실 법률 전문가이기도 하고, 여성이기도 하니까 여성 관련해서 좀 더 집중을 하고 있어요. 일과 가정의 양립에 대해서도 그렇고. 제가 평소에 오랫동안 하고 싶었던 일들을 할 수 있게 되어서 보람을 많이 느껴요. 그런데 거대 여당과 함께 있다 보니, 국민들께 싸우는 모습만 보여드리게 되어서 무거운 마음도 있어요. 특히 2주 전에 통과한 임대차 3법 같은 경우는 사실 국민들 삶과 아주 밀접한 관련이 있는데, 너무 졸속으로 처리가 되다 보니까 ‘법률을 이렇게 만들어도 되나?’라는 생각까지 들어서 위기감도 느끼고 있습니다.

Q. 변호사 생활에 이어서 역시 또 바쁘실 듯한데요.

바빠야 하겠지요. 임기가 시작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체력 관리를 할 정도는 아니지만요. 얼마 전에 이번에 침수 피해가 컸던 구례에 내려갔었는데, 정말 피해가 심각하더라고요. 도시의 경우와는 다른 모습이 있었어요. 얼른 복구가 이뤄져야 할 텐데 걱정입니다. 제가 비례대표로서 지역구는 없지만, 의정 활동 외에 현장을 가보니 느낌이 정말 달랐어요. 사실 지금 참 어려운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처음부터 편할 생각보다는 열심히 일해야 겠다는 각오를 단단히 하고 들어왔어요. 말씀드렸지만 걱정되는 부분은 민생법안을 너무 서둘러서 처리하는 거예요. 그런데 막상 또 어렵게 시작했으니까, 더 이상 어렵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기도 해요(웃음).

Q. 당내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사건을 진상 규명할 성폭력대책특별위원회 위원으로 참여하시던데, 특위 활동과 관련하여 설명 부탁드립니다.

우선 위원으로 참여하게 되었고, 다음 주에 발족할 예정이에요. 아직도 권력형 성범죄의 문제가 심각하죠. 재발 방지와 진상 조사는 너무 기본적으로 중요하고 여전히 잘 이루어지지 않으니까요. 일반 성범죄나 직장 내 괴롭힘에 이르기까지 많은 부분이 법제화되고 있는 것에 반해서 권력형 성범죄 부분은 잘 다뤄지지 않았어요. 예를 들면, 기관장이 성범죄의 행위자인 경우에는 내부에서 어떻게 조사를 해야 하는지 제대로 된 규정 조차 갖추어지지 않았거든요. 제도 개선이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죠. 지금 용역을 통해서 연구를 하고, 방법을 찾고 있어요.

Q. 정당한 사유 없이 양육비를 고의로 지급하지 않는 비양육 부모에 대한 제재 강화를 통해 양육비에 대한 우리 사회의 인식을 바꿔나가기 위해 '양육비 이행확보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 대표발의 및 최근 토론회 개최도 하셨는데, 이에 대해 듣고 싶습니다.

제가 법무법인 태평양에서 근무할 때 ‘배드파더스’ 사건 법률 지원을 했었어요. 그러면서 더욱 관심을 가지게 되었는데, 잘 아시겠지만 양육비 문제는 생각보다 더 심각해요. 정말 오죽하면 신상 공개를 택했을까 싶을 정도예요. 법원에서 조사한 양육비 지급 비율을 보면 35% 정도밖에 되지 않는 상황이고, 이는 남성만이 아닌 여성도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아서 문제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법으로도 신상 공개를 할 수 있도록 하고, 출국금지도 도입하는 등 여러 가지를 하려고 해요. 또 ‘사실 이것이 과연 민사적인 문제이기만 할까’라는 의구심도 있어요. 20대 국회 때도 그렇고 관련 법안에 대한 시각이 단순히 민사 채무가 이행되지 않은 정도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았거든요. 하지만 아이의 입장에서 보면 어떨까요? 양육비가 지급되지 않으면 아이의 삶 자체가 어려워져요. 다른 아이들과 엄청난 경제적 격차, 학업 격차로 이어지고, 아이의 인생 자체가 무너질 수 있죠. 그렇기 때문에 형사 처벌을 해야 하는 방법까지도 검토할 필요가 있고, 실제 일선에서도 그렇게 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요.

미래통합당 저출생대책특별위원회 아이중심 분과위원장 임명장 수여식(2020년 7월 1일)

Q. 양육비 이행확보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포함하여(준연동형 비례대표제 폐지 법안, 경력단절 여성 고용 정책 관련 법안, 국가공무원법상 공무원 등에게도 근로자의 날을 휴일로 포함시키는 법안) 여러 개의 법안을 발의하셨는데, 현재 준비하고 계신 다음 법안은 무엇인지요?

특히 ‘경력단절여성’ 문제에 늘 관심이 많았어요. 능력 있는 여성들이 참 안타깝게 일을 못 하게 되거든요. 그래서 한국여성변호사회에서 활동하면서부터 ‘남성 육아휴직’ 도입에 대한 심포지엄을 했었어요. 육아휴직은 여성의 문제만이 아니거든요. 남성에게도 육아휴직이 의무화될 때만이 여성도 마음껏 일할 수 있다는 생각이에요. 그래서 다음 주 예정된 세미나를 통해서 함께 고민을 해 보려고 해요. 제가 예전에 쓴 책인『버텨라, 언니들』에서도 말씀드렸지만, 일하고 싶은 사람은 일하게 해 줘야 해요. 그러지 못하고 여러 가지 외부적 요인으로 인해서 일하는 게 좌절되고 경력이 단절되면 그 우울감은 고스란히 아이가 받아야 할 수도 있거든요. 사회적 비용이 낭비되는 건 뭐 이루 말할 수도 없고요. 이 부분을 법으로만 강제한다는 것은 또 쉽지만은 않은 부분도 있어서, 고민을 한 후에 법안으로 제출하려고 해요. 이러한 분야에 있어서 많은 이야기들이 있고, 또 저출산을 걱정하고 하는데 저는 일과 가정의 양립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이를 위해서는 육아휴직이 남녀 모두에게 의무화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Q. 정치에 입문하시게 된 계기와 더불어 국회에 상당히 많은 법조인 출신이 진출해 계신데, 정치에 관심 있는 젊은 변호사들도 많이 늘어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정치를 시작하게 된 것은 사실 두 가지 정도의 계기가 있어요. 우선, 법조인으로서 참 답답한 부분이 있었어요. 잘못된 법이나 정책에 대해서 비판의 목소리는 낼 수 있지만, 한계가 있거든요. 처음부터 법을 잘 만드는 것이 중요하니까요. 그래서 늘 입법에 관심이 있었어요. 두 번째는 사실 지금을 ‘법치의 위기’라고 하거든요. 균형감각이 필요한거죠. 오른쪽이든 왼쪽이든 치우치지 말아야 하니까요. 그런 부분에 대해서 역할을 해야겠다라는 게 계기라고 할 수 있죠.

그리고 무엇보다 여성의 지위에 대해서 늘 관심이 많았어요. 능력 있는 여성들이 사실 버티기조차 힘들고 자기 역량을 100% 발휘하는 게 쉽지 않기 때문에 제가 역할을 해서 이런 점을 법안이나 정책으로 바꿔나가고 싶어요. 그리고 입법 분야에 있어서 가장 잘 할 수 있는 건 당연히 변호사라고 생각해요. 법에 익숙하다 보니 무엇을 하든 이해도 너무 쉽고 당에서도 법조인으로서 조언할 부분도 많아요. 예를 들어, 이번에 국회가 개원하면서 상임위원회 구성에 있어 진통이 많았는데, 제가 초선에 불과하지만 권한쟁의 심판을 해야한다고 강하게 주장해서 진행되기도 했거든요. 능력 있고 관심 있는 후배들이 많이 진출했으면 좋겠고, 잘 준비하셔서 적극적으로 도전하시기를 바랍니다.

Q. 변호사 생활을 하시던 때의 기억에 남는 사건이나 에피소드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아무래도 2018년에 있었던 ‘성인지 감수성’ 판결이 기억에 남아요. 제가 만든 용어는 아니지만, 대법원에서 정말 좋은 용어를 만들어 주셨어요. 제가 법무법인 태평양에 있으면서 성희롱을 한 교수의 반대편인 대학 측을 대리했던 사건인데, 하급심에서 학교가 패소하고 제가 상고심을 맡게 되었어요. 이에 대법원에 올라갔을 때 정말 마음을 굳게 먹고, 뜻을 같이 하는 변호사님들과 함께 노력을 많이 했어요. 그래서 결과적으로는 좋은 판결이 나왔죠. ‘성인지 감수성’ 판결을 통해서 그동안 이른바 “피해자답지 않다”라고 여겨졌던 종전 기준에서 피해자 중심으로 사건을 바라보는 것으로 바뀌게 되는 계기가 됐죠. 사실 2심에서 재판부가 오히려 가해자의 입장에서 판단을 했었는데, “친분의 표시였을 수 있다”라는 식으로 가해자의 마음을 헤아리더라고요. 정말 이해가 안 됐어요. 결국 대법원에서 좋은 결과가 나와서 기쁘게 생각해요. 이 사건은 파기 환송 후에 다시 대법원에서 최근 확정되면서 모 언론사의 공익부문 대상 판결로 선정됐습니다.

Q. 살아가면서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좌우명이나 가치관이 있다면 어떤 것인가요?

제가 의원이 되고 함께하게 된 의원실 분들에게도 말씀드렸는데 ‘힘이 진실이 되는 사회가 아닌 진실이 힘이 되는 사회를 만들자’라고 했었어요. 정치인으로서의 좌우명이랄까요. 제가 판사를 할 때도 그렇고 변호사로 일을 할 때도 그렇고 진실을 밝히는 게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사실 진실을 밝히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지만, 진실이 밝혀지지 않을 때 사람들이 느끼는 좌절은 정말 크거든요. 그래서 앞으로도 진실이 힘이 되는 사회를 만들고 싶어요.

Q. 서울지방변호사회 혹은 회원 변호사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

변호사 수도 많아지고, 신입 변호사들이 취업까지 어려워지는 상황이 이어지면서 많이들 힘들어하고 있다는 걸 알고 있어요. 어쩌면 희망 고문 같은 말일 수도 있지만, ‘최선을 다하다 보면 반드시 성과가 나온다’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어느 순간 길은 확 열리거든요. 그래도 변호사는 아직 사회에서 선망하는 지위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주위를 돌아보고, 봉사하는 마음도 잊지 않았으면 해요. 그리고 회에 있어서는 회 차원에서 변호사들이 그동안 진출하지 않았던 영역까지 찾아내서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는 건 어려움이 있겠지만, 최근 벌어지고 있는 직역 침해 이슈에 있어서 울타리의 역할을 열심히 하셔야겠죠. 회에서 회원들을 위해 교육에 힘을 쏟고 또 다양한 교육 과정을 만드는 점은 너무 좋고, 앞으로도 더 확대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Q . 직역 수호 문제가 요즘 현안입니다. 변호사 출신 의원으로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맞습니다. 지난 국회에서도 그렇고 변호사 직역에 대한 각 유사 직역의 침해로 문제가 많았죠. 그래서 저는 변호사 출신 국회의원으로서 직역 수호에 대해서도 반드시 기여를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특히 지난 세무사법 이슈와 같이 개정안에 위헌적 요소가 있다면, 그 누구보다 법조인 출신 국회의원들이 목소리를 강하게 냈어야 하는 것이죠. 저는 직역과 관련된 잘못된 법안 제정 시도에 있어서도 역할을 꼭 하려고 해요.

Q. 미래의 전주혜 의원님의 모습은 어떤 것일까요?

저는 언제나 현역이고 싶어요. 변호사의 장점이기도 하고요. 제가 언제까지 의원으로 있을지는 잘 모르겠지만, 다시 변호사로 돌아온다면 공익활동같이 좋은 일을 하고 싶어요. 영원한 현역으로, 또 변호사로 살아가고 싶습니다.

지난 7월부터 게재된“기획_법조인 국회의원 인터뷰”코너의 내용은 본회의 의견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인터뷰/정리 : 장희진 본보 편집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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