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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주연 변호사 인터뷰

Q. 안녕하세요, 변호사님. 서울지방변호사회 회원들을 위해 우선 자기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현재 서울대학교 법무팀의 팀장을 맡고 있는 오주연 변호사입니다. 사법연수원 38기로 대원외고 및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서울 토박이며, 법무법인 에이펙스와 화우에서 7년 정도 근무하다가 사내변호사로 이직하면서 지방에서 처음 생활해 보기도 했습니다.

Q. 사내변호사로 이직하시게 된 이유가 있으신가요?

로펌에서는 문화콘텐츠(엔터테인먼트) 업무 관련 자문과 소송 등의 일을 골고루 해서 아주 재미있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많은 업무량 때문에 몸과 마음이 조금씩 지쳐가는 것 같았어요. 거기다 유학이나 파트너 승진 등 미래에 대한 고민과 준비까지 생각하다 보니 이직을 결심하게 되었는데, 마침 우연한 기회에 국가연구개발사업을 관리하는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이라는 공공기관에 변호사 자리가 비었다는 소개를 받고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으로 이직하게 되었습니다.

Q. 엔터테인먼트는 어떤 업무인가요?

연예인들이 계약을 체결하거나 해외진출 시 법적 대리인으로서 도움을 주는 일인데, 아주 매력적인 분야입니다. 전지현 씨나 이병헌 씨, 당시 유명하진 않았지만 박보검 씨, 가수 김현정 씨 등에게 자문을 해 주었던 기억이 나네요. 그중 전지현 씨나 런닝맨의 중국 진출 판권 계약을 도왔던 것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7번방의 선물’이라는 영화에 깜짝 출연했던 것도 기억이 나고요. 아, 그때 분쟁 상대방이었던 연예인이 제가 사건 관련 방송 인터뷰를 했다고 저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했던 것이 사실 가장 기억에 남아요(웃음). 물론 바로 각하되었지만요.

Q. 그런 매력적인 일을 하시다가 사내변호사로 이직하려니 걱정은 안 되셨나요?

로펌에서 어느 정도 단련(?)이 되어 있었기 때문에 막연한 자신감이 있었던 것 같아요. 서울 토박이라 지방에서는 전혀 안 살아봐서 지방 근무에 대한 걱정을 아예 하지 못했는데, 막상 살아보니 서울이 너무 그리워서(웃음), 결국은 다시 서울로 돌아오게 되었네요.

Q .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에서는 무슨 일을 하셨나요?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은 정부가 산업 기술 연구개발을 위해 연구소나 기업에 출연금을 지급해서 진행되는 연구개발을 관리하는 공공기관이에요. 연구개발 과정에서 정부출연금 사용을 통제해야 하고, 일정 기간 내에 연구개발을 마친 후 평가를 받아야 해서, 연구개발 수행 기관들과의 법적 문제들이 상당히 많은데, 주로 행정법이나 지적재산권 분야라서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에서 근무하는 동안 그 분야에 상당한 전문성을 쌓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로펌과는 달리 직접 실무를 담당하는 직원들과 소통하면서 업무를 하기 때문에 정말 살아있는 업무를 했던 것 같아요. 직원들의 업무상 애로사항을 직접 듣고, 관련 고시 등의 세부 규정을 개정해서 업무 편의를 도모했던 것이 가장 보람 있었던 것 같습니다.

Q.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에서 다시 서울대학교로 이직하셨네요.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에서 근무하면서 연구개발 관리 업무를 하다 보니, 학교나 연구기관 등 실제 연구개발을 하는 곳에서 연구자 위주로 연구환경이나 제도를 바꾸고, 연구자들의 마인드나 의식도 개선하고 싶은 생각이 들더라고요. 물론, 지방에서 혼자 생활하니까 친구들과 가족들이 있는 서울로 다시 돌아가고 싶은 마음도 있었고요(웃음). 그리고, 서울대학교는 팀장이라는 보직이 있는 자리라서 더 끌렸어요. 그 전에는 해 보지 못한 팀 차원에서 조직을 운영하고 꾸려가는 역할도 해 볼 수 있을 것 같았거든요.

Q. 서울대학교 법무팀은 어떤 업무를 하나요?

서울대학교는 교수, 조교, 학생, 직원, 계약직 등 정말 다양한 구성원이 모여 있는 조직이고, 과거 법인화 전 영향으로 아직도 다소 공무원스러운 성격이 남아 있어요. 그리고 법인화 이후 사립학교의 성격이 가미되면서 국립과 사립의 복합적인 모습을 띠고 있는데, 여러 부서나 단과대학, 그 소속 기관들, 부속시설 등에서 오는 다양한 분야의 자문 업무와 소송 업무를 처리하고 있습니다. 또한 저는 보직이 있으니 이사회, 평의원회, 재경위원회, 등록금심의위원회, 학사위원회 등 의사결정기구에 배석해서 보고도 하고, 규정개정심의위원회, 채용심사위원회, 감사위원회 등은 제가 직접 위원으로 참여하기도 합니다. 법인화 이후 학교에도 세금이 부과되기 시작했는데, 제가 법무팀장으로 학교에 와서 국세기본법과 지방세기본법을 개정하여 국가와 동일한 지위로서 더 이상 세금이 부과되지 않도록 막은 일이 제일 보람 있었네요.

Q. 특이한 취미가 있다고 들었습니다.

저는 ‘패디 어드밴스드(PADI Advanced)’라는 스쿠버다이빙 자격증을 가지고 있어서, 해외로 자주 스쿠버다이빙을 다녔는데, 요즘은 코로나19 때문에 국내 강원도나 제주도로 다닙니다. ‘다이버가 얘기하는 물밑 세상 이야기’라는 다이버 동호회가 있어서 최근에는 울릉도도 다녀왔네요. 다이빙을 하면 물고기나 산호초도 보고 사진도 찍지만, 저는 오로지 제 숨소리밖에 안 들리는 편안한 몸 상태에서 휴식을 취할 수 있다는 게 너무 좋아서 계속 하고 싶어요. 다이버들 사이에서는 이러한 물속 세상의 희열을 ‘물뽕 맞았다’라고도 한답니다(웃음). 변호사님들도 본인만의 릴렉스할 수 있는 취미 하나씩은 가지시기를 적극 권장합니다.

Q. 로펌과 사내변호사 모두를 두루 경험하셨는데, 각각의 장단점이 있을까요?

저는 로펌에 있을 때 일을 너무 많이 했던 게 오히려 나중에 사내변호사로서 일을 할 때 큰 도움이 된 것 같아요. 업무량이 많아지면 그만큼 실력도 쌓인다랄까? 그리고 로펌은 급여나, 다른 변호사님들과 같이 일을 할 수 있어서 업무적으로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인 것 같아요. 반면에, 일이 너무 많고 힘든 것은 단점이겠지요. 사내변호사는 변호사가 아닌 사람들과 일을 해야 해서 의사소통이 다소 어렵거나, 업무를 대부분 혼자 처리해야 하는 것이 단점이지만, 야근이나 주말 근무가 상대적으로 적고, 실제 현장에서 실용적이고 전문적인 업무를 하기 때문에 전문성이 쌓인다는 점이 장점인 것 같아요. 각각의 장단점이 있지만, 저는 사내변호사 쪽이 더 적성에 맞는 것 같아서, 다시 그때로 돌아간다고 해도 사내변호사로의 이직을 선택했을 것 같습니다.

Q. 말씀을 들어보면 큰 고민은 없으실 것 같은데, 혹시 살면서 고민되는 부분도 있으신가요?

(웃음)그럴리가요. 저도 고민이 많지요. 속해 있는 조직이나 지위가 유동적이니 현 직장에서 언제까지 있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승진이 제한되어 있다는 점도 고민이고요. 저를 포함한 변호사님들이 워낙 엉덩이들이 가벼워서(웃음), 새로운 일을 해 볼 수 있는 사기업이나 국제기구로 가보고 싶기도 합니다.

Q. 사내변호사로의 이직이나, 사내변호사를 꿈꾸는 후배변호사들에게 해 주실 말씀이 있을까요?

사내변호사는 어느 정도 조직에서 존중을 받지만, 비변호사들의 시기나 질투도 약간은 있어요. 따라서 인간관계에 있어서 매끄럽게 대처하는 게 중요한데, 가능하면 식사나 술자리를 자주하면서 선입견을 허무는 노력을 하는 것이 노하우라면 노하우입니다. 그리고 변호사로서 객관적인 의견을 제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문을 요청한 직원이 일을 더 잘하거나 쉽게 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해 주는 융통성을 발휘하는 것도 중요한 것 같아요. 친한 직원의 경우 임대차계약같은 개인사도 자문해 주고요(웃음). 다만, 그런 과정에서 전문가로서의 카리스마는 잃으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사내에서 자문을 요청한 직원이 의뢰인이라는 마음으로 일을 하면 인정받을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사내변호사라고 하여 로펌과 달리 의뢰인이 없는 것이 아니라, 사내변호사의 의뢰인은 자신이 속한 조직의 직원들이니까요.

Q. 앞으로 해 보고 싶은 일이나, 계획이 있으신지요?

저는 학문에는 딱히 관심이 없는 것 같고, 국가 연구개발 관련 원고라든지 책을 써 보고 싶기는 해요. 아직까지 그 분야는 미개척 분야거든요. 그리고 지금 학교에서 교원 징계나 연구윤리 분야에서 프로젝트성 업무를 해 보고 싶기도 하고요. 코로나19 때문에 앞으로 현 시점에서의 학교가 사이버대학교와의 차이를 두기 위해서는 학교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도 해결해야 할 숙제라고 생각해요.

Q. 사내변호사를 지망하는 변호사가 명심해야 할 것이 있을까요?

프로로서의 자세를 잃지 말아야 해요. ‘사내변호사는 편하겠지’ 라는 생각을 가지고 지원서를 쓰거나 면접을 보러 가시면 절대로 안 됩니다. 다 티가 나기 마련이에요. 사내변호사가 하는 업무가 로펌에서의 업무와 본질적으로 절대 다르지 않으니까요. 그리고 로펌과는 달리 사내변호사는 저년차 변호사의 경우 트레이닝이 아무래도 부족할 수 있으니, 배우려는 자세도 중요합니다. 아직까지 변호사지만 읽어도 이해가 잘 가지 않는 비문(非文)을 쓰시는 경우도 많은 것 같아요. 다른 변호사가 쓴 좋은 글을 많이 읽고, 따라 쓰는 연습을 해서 가독성이 좋게 써야지 수필처럼 쓰지 않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사용하는 단어도 법률 전문가가 쓸 법하지 않은 용어도 많이 쓰는 것 같아요. 전달하려는 요지가 명확히 드러나는 글을 쓰는 연습을 많이 하시기 바랍니다.

●인터뷰/정리 : 고정욱 본보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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