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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의 아이디어 정보 사용에 관한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차)목의 법리대법원 2020. 7. 23. 선고 2020다220607 판결

01 사안과 쟁점

이 사건은 원고가 2017. 6. 26.경 피고 C로부터 2017. 8. 31.까지 계약 기간으로 정하여 ‘J치킨’ 광고용역(이하 ‘이 사건 광고용역’)을 수행하면서, 피고C의 독촉으로 계약 기간보다 빨리 제품명과 마케팅 등의 기획, 광고영상물 제작에 필요한 용역을 수행하는 등 곧바로 제품 출시와 광고 촬영이 가능할 정도로 준비를 마친 상황에서, 2017. 7.말경 피고C가 갑자기 원고에게 구체적 설명 없이 이 사건 광고용역의 진행을 연기시키고 용역 중단 이유 등의 질문에 대하여 명확한 답변 없이 이 사건 계약이 기간 만료로 종료되도록 한 뒤, 그로부터 한 달 정도 후에 피고D를 통해 이 사건 광고를 제작·방영한 사안으로, 이 사건 광고용역계약서 내용에는 이 사건 네이밍과 콘티를 비롯한 이 사건 광고용역 결과물에 대해서는 그에 관한 제작비를 전액 지급해야만 원고로부터 그 결과물에 관한 소유권과 지식재산권 등을 취득하여 그 사용 권한을 가질 수 있도록 되어 있었고, 제작비 전액을 지급하지 않는 한 이 사건 광고용역 결과물을 사용할 수 없음을 여러 차례 고지하였다.

이에 원고는 피고C, D를 상대로 저작권·영업비밀 침해 등을 이유로 2017. 12. 28. 서울중앙지방법원 2017가합590127호로 이 사건 광고의 사용 금지 및 폐기 등을 구하고 이로 인한 손해배상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는데, 위 1심 재판부는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하였으나, 원고가 다시 항소한 원심(서울고등법원 2019나 2031649)재판부에서는 피고들의 광고 사용 금지 및 폐기 등의 청구 및 손해배상으로 5,000만 원을 인용하는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하였으며, 대상 판결은 원심의 판결에 불복한 피고C의 상고로 진행되어 2020. 7. 23. 원심의 판단이 타당하다는 취지로 피고C의 상고를 기각하였다.

02 판결 요지

대법원은, 원심 판결이 정보나 성과의 귀속 주체에 관한 심리미진 등의 위법이 없고, 원심의 판단에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차)목의 적용 시점과 성립 요건, (카)목의 성립 요건, 부정경쟁방지법 제14조의2 제5항에 따른 손해액의 산정에 관한 법리 오해·심리미진의 위법이 없으므로 상고를 기각하는 판결을 하였다.

특히 대법원은 거래교섭 또는 거래과정에서 제공받은 경제적 가치를 가지는 아이디어를 정당한 보상 없이 사용하는 행위를 규제하기 위해 2018. 4. 17. 법률 제15580호로 개정된 부정경쟁방지법(2018. 7. 18. 시행)에서 신설된 규정인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차)목과 관련하여, “여기서 ‘경제적 가치를 가지는 기술적 또는 영업상의 아이디어가 포함된 정보(이하 ‘아이디어 정보’라 한다)’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아이디어 정보의 보유자가 그 정보의 사용을 통해 경쟁자에 대하여 경쟁상의 이익을 얻을 수 있거나 또는 그 정보의 취득이나 개발을 위해 상당한 비용이나 노력이 필요한 경우인지 등에 따라 구체적·개별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다만 아이디어를 제공받은 자가 제공받을 당시 이미 알고 있었거나 동종 업계에서 널리 알려진 아이디어는 위 (차)목의 보호 대상에서 제외된다[위 (차)목 단서]. ‘거래교섭 또는 거래과정에서 제공받은 아이디어 정보를 그 제공목적에 위반하여 부정하게 사용하는 등의 행위’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거래교섭 또는 거래과정의 구체적인 내용과 성격, 아이디어 정보의 제공이 이루어진 동기와 경위, 아이디어 정보의 제공으로 달성하려는 목적, 아이디어 정보 제공에 대한 정당한 대가의 지급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그 아이디어 정보 사용 등의 행위가 아이디어 정보 제공자와의 거래교섭 또는 거래과정에서 발생한 신뢰 관계 등을 위반한다고 평가할 수 있어야 한다. 한편 아이디어 정보 제공이 위 (차)목의 시행일 전에 이루어졌어도 위 (차)목의 부정경쟁행위에 해당하는 행위가 그 시행일 이후에 계속되고 있다면 위 (차)목이 적용될 수 있다.”고 설시하여 그 적용 요건과 성립 시점에 관한 구체적인 법리를 설시하였다.

03 판례 평석

자본주의 시장경제질서에 있어서 공정하고 자유로운 경쟁질서를 파괴하는 행위를 규제하기 위하여 우리나라는 1998. 12. 31.부터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여 종래 제2조 제1호 (가)목 내지 (자)목에서 상품주체 혼동행위, 영업주체 혼동행위, 저명표지 식별력 손상행위 등 구체적인 한정적 열거행위들만 부정경쟁행위로 규율해 오다가, 2013. 7. 30. 법률 제11963호로 개정된 부정경쟁방지법에서는 일반 조항의 성격을 갖는 제2조 제1호 (차)목[2018. 4. 17. 법률 제15580호로 개정된 법률에서 (카)목으로 변경됨]의 “그 밖에 타인의 상당한 투자나 노력으로 만들어진 성과 등을 공정한 상거래 관행이나 경쟁질서에 반하는 방법으로 자신의 영업을 위하여 무단으로 사용함으로써 타인의 경제적 이익을 침해하는 행위”를 도입한 것에 더 나아가, 2018. 4. 17. 법률 제15580호로 개정된 법률에서는 “사업제안, 입찰, 공모 등 거래교섭 또는 거래과정에서 경제적 가치를 가지는 타인의 기술적 또는 영업상의 아이디어가 포함된 정보를 그 제공목적에 위반하여 자신 또는 제3자의 영업상 이익을 위하여 부정하게 사용하거나 타인에게 제공하여 사용하게 하는 행위. 다만, 아이디어를 제공받은 자가 제공받을 당시 이미 그 아이디어를 알고 있었거나 그 아이디어가 동종 업계에서 널리 알려진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는 내용의 (차)목을 신설하였다.

위와 같은 (차)목의 도입은 ‘아이디어’와 관련하여 특허 등 등록에 의한 보호를 위한 구체적 요건을 구비하지 못한 경우 중소·벤처기업 또는 개발자 등의 경제적 가치를 가지는 아이디어를 거래상담, 입찰, 공모전 등을 통하여 취득하고 이를 아무런 보상 없이 사업화하여 막대한 경제적 이익을 얻으면서도 개발자는 오히려 폐업에 이르게 하는 등의 기업 영업활동의 심각한 폐해를 방지하기 위하여 도입한 것으로,1) 아이디어를 부정경쟁행위로 보호하기 위해서는 특허법과 영업비밀의 목적과 그 관할 범위를 고려할 필요가 있고, 아이디어 보호를 위해 그 적용 범위를 확대할 경우 오히려 자유경쟁을 제한하는 또 다른 부정경쟁행위가 될 수 있다는 비판2)이 있을 수는 있으나, ‘아이디어’의 경우에는 기존 일반 조항의 성격을 갖는 제2조 제1호 (카)목[변경전 (차)목]에서 ‘상당한 투자나 노력으로 만들어진 성과’에 해당한다는 점을 증명하기가 현실적으로 용이하지 않으며,3) 위 (카)목[변경전 (차)목]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이상 (가)목 내지 (자)목에서 정하고 있는 행위 유형에는 해당하나, 그 각 목에서 정하고 있는 부정경쟁행위로 인정되기 위한 요건을 갖추지 못한 행위에 대해서는 본 목에 의한 부정경쟁행위로 함부로 의율하여서는 아니된다는 보충적 일반 조항4)이라는 한계를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차)목의 규정을 분석해 볼 때, ① 거래교섭 또는 거래과정에서, ② 경제적 가치를 가지는, ③ 기술적 또는 영업상의 아이디어가 포함된 정보를, ④ 제공받은 타인이 영업상 이익을 위하여 부정하게 사용하거나 제3자에게 제공하여 사용하게 하는 행위로서, ⑤ 동종업계에 널리 알려지지 않은 경우의 요건이 충족되어야 적용될 수 있다.

본 사안의 원고는, 피고C의 요청에 따라 피고C 내부의 보고를 위한 보고자료에 네이밍과 콘티 등의 이 사건 광고용역 결과물을 담은 아이디어 정보를 제공하였는데, 해당 정보 보유자가 정보의 취득이나 개발을 위해 상당한 비용이나 노력이 필요한 독립된 경제적 가치를 가지는 것(대법원 2011. 7. 14. 선고 2009다12528 판결 등)으로서, 설사 아이디어의 구체성 및 참신성 여부가 경제적 가치를 판단하는 참고 사항에 불과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본 사안에서 원고가 제공한 아이디어 정보는 곧바로 광고 대상이 되는 제품 출시와 광고 촬영이 가능할 정도로 특정되어 있었으며, 기존에 존재하지 않던 네이밍을 만들고 원고의 축적된 경험과 노하우를 토대로 특정 광고 기법의 채택과 그 기법을 어떠한 인물과 동작, 배경 등의 구성을 통해 구체화할지를 정하는 등의 콘티의 내용은 원고만의 창작성이 발휘된 것으로서, 피고C, D가 원고의 동의 없이 자신들의 광고 촬영에 이러한 아이디어 정보를 사용하였다. 이러한 제반 사정을 고려하여 원심 및 대상 판결이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차)목의 요건이 충족되었다고 보았고, 더 나아가 원고가 이 사건 소를 제기한 이후까지도 계속해서 이 사건 광고 영상이 방영되고 있었다는 점에서 대상 판결이 “아이디어 정보 제공이 위 (차)목의 시행일 전에 이루어졌어도 위 (차)목의 부정경쟁행위에 해당하는 행위가 그 시행일 이후에 계속되고 있다면 위 (차)목이 적용될 수 있다”고 설시한 것은 합리적인 이유가 있는 판단이라고 생각된다.

이 사건 대상 판례는 현행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차)목의 적용 요건에 관한 법리를 처음으로 제시한 사안으로서, 무분별한 아이디어 정보 도용에 제한을 가할 수 있는 중요한 판단 기준을 마련한 판례라고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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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 제안이유(국회의안정보시스템 제20대 제358회 의안번호 2012752 의안원문) 참조(http://likms.assembly.go.kr/bill/billDetail.do?billId=PRC_S1R8Q0V3O1U9E1R7I1Z1E5R0X0W5P3)
2) 이헌, 「아이디어의 보호에 관한 연구」, 서울대학교 기술과 법센터 『Law & Technology』 (제6권 제1호), 2010 참조
3) 「부정경쟁방지법 개정안」, 법률신문, 2018. 4. 17. 참조
4) 이러한 취지에서 판단한 예로는 서울중앙지방법원 2014. 8. 28. 선고 2013가합552431 판결(확정), 서울중앙지방법원 2014. 8. 29.자 2014카합80386 결정(확정) 등

권오현 변호사
● 법무법인(유) 해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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