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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영화_영화 <명량> 감상평 / 성중탁
 
영화 제목이자 배경이 된 ‘명량’은 바다가 울고 돌아간다고 해서, 혹은 좁은 해협을 물길이 돌아나갈 때 부딪히는 바위에서 울음 소리가 난다고 해서 울돌목이라고도 하는데 한자로 명량(鳴樑)이라고 한다.사실 명량해전은 전적(戰績)으로 보면 세계 4대 해전에 마땅히 들어가야 하나 역사 기록이 부정확하다는 이유로 하나의 해전으로만 취급되었다. 그런 까닭에 나는 명량해전에 대한 객관적 진실을 알고 싶어 여러 자료를 찾아보는 배움의 즐거움도 아울러 가질 수 있었다. 사실 압도적인 수적 열세로 인해 선조와 유성룡 등 조정 대신들마저 정면 승부를 포기하고자 했던 전쟁 ‘명량대첩’은 지형과 환경, 심리전을 활용한 이순신 장군의 치밀한 전술을 토대로 단 8시간 만에 왜군을 격파하며 역사상 가장 극적인 승리를 거둔 전대미문의 사건이었다. 이 해전으로 인해 일본에서는 이순신에 대한 신성화가 더욱 심화되었다고 한다. 어떻게 12척의 배로 330척의 대군을 물리칠 수 있었는지 현재까지도 그 전술과 과정이 분분한 ‘명량대첩’. 이는 ‘살라미스 해전’, ‘칼레 해전’, ‘트라팔가 해전’ 등 세계 3대 해전과 비견될 정도로 오늘날까지 전세계 해전사에서 회자되고 있다.    
 
독자 대부분이 알고 있듯 그동안 왜란 내내 이순신은 서인과 선조의 미움과 시기 질투의 대상이 되었다. 의심 많고 시기심 많았던 선조는 수도를 비우고 의주로 도망을 가 이미 백성들의 신임을 잃었다. 그런 자신보다 훨씬 더 백성들로부터 존경과 신망을 받고 있던 이순신을 두려워 해 조선 왕조가 교체될 것을 염려하여 죽이고자 하였으나 서애 유성룡의 만류로 겨우 목숨만 살려둔 채 백의종군시킨다. 나라가 망하는 것은 외세보다는 같은 편 내부의 시기와 분열에 의한 것이라는 역사적 진실이 또다시 입증될 뻔하였다. 송나라 악비와, 명나라 원숭환 사례가 그러하였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백의종군 후 삼도수군통제사가 된 이순신은 선조의 시기, 질투로 인해 종전 정2품에서 정3품으로 제수받아 복귀한다. 그런 까닭에 동일한 정3품이었던 경상우수사 배설과 전라우수사 김억추 등에 대한 지휘 통솔에 큰 어려움을 겪기도 하였다. 여기에 선조는 이순신에게 수군은 모두 도원수 권율 휘하로 들어가 육군을 도와 주라고 명하여 수군의 사기를 떨어뜨리고 자중지란이 일어나도록 기름을 부었다. 이때 이순신은 바다를 포기하는 것은 조선을 포기하는 것이라고 역설하며 어명을 어기고 전투에 나아간다. 사실 12척 대 330척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다. 당시 그의 아들 이회가 “승산이 없는 싸움을 멈추자며 임금이 죽이려 했는데 그런 임금을 위해 싸우겠느냐?”고 반문하자 이순신은 “충은 모름지기 백성을 향하는 것이고 백성이 있어야 나라가 있고 나라가 있어야 임금이 있다.”라고 답한다. 오늘날 위정자들이 진실로 새겨들어야 할 말인 것 같다.
 
실제 해전이 임박하자 다른 부하 장수들이 수백 척의 왜선을 보고 두려워 1킬로미터 이상 떨어져 감히 접근을 못 하자 이순신이 지휘하는 대장선만이 수십여 척의 왜선과 홀로 대항하게 된다. 잠시 뒤 기적적으로 이순신과 대장선이 살아나자 이를 지켜 본 부하 장수들이 그때서야 비로소 용기를 내어 왜선들과 맞서게 되는데 이때 우리 수군이 보여 준 용기는 두려움을 극복하고 정상적인 멘탈에서 이탈된 신들린 용기였다. 결국 해전에서 승리한 후 이순신은 실로 천행이었다고 고백한다. 무엇이 천행이냐고 묻자 백성들이라고 말한다.    
 
무엇보다 기억에 깊이 남는 대사가 또 있었다. 영화 말미에 승전 후 전선 안에서 사과 하나씩을 씹어 먹으며 잠시 휴식을 취하던 병사(격군)들이 구수한 사투리로 서로 이렇게 이야기를 나눈다. “나중에 우리 후손들이 우리가 이렇게 생고생하고, 죽어가며 힘들게 외적을 막아낸 것을 지대로 알고 고맙게 여기기나 할까?” 
 
그렇다. 우리는 바쁜 도시민의 삶을 살아가면서 지난 역사를 잊어 버리기 일쑤다. 전 세계적으로 선조들의 잘못으로 나라를 잃고 떠돌이 생활을 하는 불쌍한 후손들이 여전히 있다. 우리는 항상 감사하며 살아가야 한다. 성숙한 시민의식을 가지고 우리 아이들에게 올바른 역사의식을 심어 주고 싶다면 온 가족이 모두 주말에 영화 <명량>을 감상하고, 근처 서점가나 도서관에 가서 임진왜란과 이순신에 관한 역사서를 읽어 보는 것도 찜통더위를 잊는 훌륭한 피서법이 아닐까 생각하며 2014년 여름도 신나게 마친다.              
 
 
 
수정됨_성중탁 변호사 사진.jpg

성중탁 변호사
사법시험 제44회(연수원 34기)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변호사, 법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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