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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진 의원 인터뷰

Q. 제21대 국회가 출범한 지 세 달이 되어가는데, 소감을 듣고 싶습니다.

무엇보다 코로나19로 국민 모두가 힘든 시기입니다. 그만큼 국회에서 할 일이 많았어요. 어떻게 하면 고통을 조금이나마 덜어드릴 수 있을지 고민이 깊었어요. 그래서 우리 경제 전반을 다루는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활동을 비롯하여 여러 입법 활동, 그리고 우리 동작 지역구에 할 수 있는 일들에 모두 최대한 의욕적으로 임했습니다. 많은 분들께서 꾸준히 보내주시는 지지와 응원에 무거운 책임감도 느꼈습니다. 이제 정기국회가 시작됐는데, 다른 생각을 하지 않고 오로지 국민만 보며 의정 활동을 해 나가겠습니다.

Q. 판사 생활과 국회의원 생활 중 다른 점은 무엇인가요? 그리고 국회의원 활동을 하면서 가장 어려운 점은 무엇인가요?

대외적 노출이 일상적이라는 점이 판사와 가장 다릅니다. 판사 재직 시에는 재판이나 주문이 공개되긴 하지만 판사인 저 개인이 부각되는 경우는 드물었어요. 판결은 오직 법리만 고려하는 일이에요. 반면 국회에서는 저의 모든 말과 행동이 공적 의미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물론 선거를 통해 국회의원으로 당선된 만큼, 대표성이 부과되고 노출되는 것은 마땅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더 책임감을 갖게 되고 주의를 기울이게 돼요. 가능하면 사소한 것들도 말하거나 행하기 전에 먼저 깊이 생각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Q. 성범죄를 통해 수익을 취득한 경우, 타 범죄로 인해 수익을 취득한 경우보다 처벌을 무겁게 하는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대표발의하셨습니다. 이에 대해 듣고 싶습니다.

손정우 사건을 계기로 개정안을 추진하게 되었습니다. 현행 범죄수익은닉규제법은 ‘중대범죄’로 규정하는 형법상 17개의 죄목과 45개의 법 위반 범죄에 대하여 모두 동일한 형량을 부과하고 있어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형이죠. 그런데 최근 손정우 사건과 같이 온라인 성범죄로 가상화폐 등의 범죄수익을 취득·은닉하는 사례가 급증함에 따라, 이를 다른 범죄들에 비해 중벌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어요. 이에 성범죄 수익에 한해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형으로 형량을 상향하고, 미수범에 대하여도 기존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서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으로 변경하도록 하는 개정안을 제출했습니다.

Q. 하청 노동자들의 인권, 3D 직역에서의 갑질 문제, 우체국 기사들의 과로, 이천 화재사건 등 법원의 재판에 앞서 법률로 소외된 분들이 다시 희생되는 일이 없도록 제도적 해결을 위한 입법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하셨습니다. 이에 대해 듣고 싶습니다. 

아직도 보호해야 할 사회적 약자들이 너무나 많아요. 힘이 없을수록 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합니다. 판사 시절 소외된 이웃들을 위한 판결을 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법의 ‘해석’만으로는 한계가 있었어요.

제 손으로 직접 법을 만들어 보자는 생각으로 국회에 왔고, 여러 법안을 준비 중에 있어요. 경비원 갑질을 막기 위한 1호 법안도 같은 맥락에서 준비했습니다. 대안으로 국토교통위원회를 통과한 상황인데, 법을 만드는 국회의원이 되었다는 것이 조금은 실감이 나네요. 앞으로 당 내 을지로위원회 등 당 차원의 협의를 통해 좀 더 알찬 민생 법안을 내놓을 계획입니다.

Q. 1호 법안으로 갑질 근절을 위한 경비원 등 근로자의 근로 환경을 개선하는 내용을 담은 ‘공동주택관리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하셨는데, 현재 준비하고 계신 다음 법안은 무엇인지요? 

준비 중인 법안은 많아요. 크게 사법개혁 법안, 상임이사회 관련 법안, 민생 법안으로 나눠볼 수 있고 종류도 다양해요. 법안은 내용도 중요하지만 발의 시점이 정말 중요합니다. 국민의 관심과 지지가 있어야만 법안이 강력한 동력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죠. 최근 사법 농단의 재발 방지를 위한 법원조직법을 발의했어요. 이 기세를 몰아 사법개혁을 위한 시리즈 법안으로 판결문 공개 범위를 넓히는 소송법 개정안들을 발의할 생각입니다. 판결문이 공개되면 국민들이 좀 더 쉽게 법원의 판결을 검색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변호사님들의 소송 수행도 한 층 수월해 질 것으로 기대합니다.

Q. 건강 관리는 어떻게 하시는지요? 특별한 취미가 있으신지요?

책을 자주 읽는 편이에요. 업무가 과중할 때 잠깐이라도 시간을 내서 업무와 무관한 다른 분야의 책을 읽어요. 그렇게 하면 기분 전환이 되고 다시 업무로 돌아가기도 수월합니다.

Q. 살아가면서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좌우명이나 가치관이 있다면 어떤 것인가요? 

진정성입니다. 모든 일에 진정성을 가지고 임하려고 노력해요. 처음 판사로 일을 시작했을 때부터 법원에 있는 동안 매사에 어떤 마음으로, 누구를 위하여, 어떤 일을 하고자 하는지 자문했어요. 그렇게 하면 일이 더디기도 하고 어려울 때도 많은 것 같아요. 그래도 그 가치관을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보니 생각지도 않았던 일을 하게 되는 경우도 많았고, 그런 일들이 제 예상을 뛰어넘는 사회적 파장을 일으키기도 했습니다. 그 결과 지금에 이른 것 같아요.

Q. 판사 생활을 하시던 때의 기억에 남는 사건이나 에피소드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소년 재판 중 가슴 아픈 사건이 있었어요. 한 소년이 잦은 범법행위를 저지르다 오토바이를 절도해 재판을 받았어요. 당시 유일한 보호자였던 할머님께서 손자를 잘 돌볼 테니 소년원만은 가지 않게 해 달라고 간곡하게 청원을 하셨고, 그를 수용하여 판결했습니다. 그런데 얼마 후 그 소년이 또다시 절도한 오토바이를 타다가 사고로 사망했다는 소식을 들었어요. 말할 수 없이 괴로웠어요. 옳은 판단이란 무엇인지 근본적으로 다시 질문했습니다. 아직도 끊임없이 고민하고 있고 판단에 있어 더욱 신중해졌습니다.

Q. 국회에 상당히 많은 법조인 출신이 진출해 계신데, 정치에 관심 있는 젊은 변호사들도 많이 늘어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의원님께서 정치에 입문한 후에 느낀 바와 관련해서 이들에게 조언하실 말씀은 무엇인지요? 

아직 조언을 할 만큼 정치를 잘 안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앞서 말씀드린 대로 제 인생을 관통하는 가치는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무엇보다 진정성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정치라는 분야나 행위에 대한 관심은 그 다음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에요. 저를 지금의 이 자리에 오게 한 것도 그동안 모든 일에 진정성을 가지고 임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단지 ‘정치’라는 목표를 위해서만 걸었다면 오히려 길이 비뚤어지지 않았을까 싶어요. 정치인이 된 뒤에 해야 하는 일도 다르지 않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Q. 서울지방변호사회 혹은 회원 변호사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신지요? 

서울지방변호사회는 창립 후 113년이 넘는 기간 동안 수많은 어려움과 격변의 과정을 겪으면서도 국민의 인권 옹호와 사회정의 실현을 위해 변함없이 헌신해 왔습니다. 서울지방변호사회의 노고에 대하여 깊은 감사를 표합니다. 변호사는 법조삼륜의 일원이자 법치주의 실현을 위한 주춧돌이에요. 법률시장 개방이나 직역 간 다툼으로 갈등이 첨예해지는 시기이지만, 이럴 때일수록 국민에게 양질의 법률서비스를 제공하고 사회적 책무를 다해 국민들의 신뢰를 얻어야 합니다. 서울지방변호사회가 4차 산업혁명으로 대표되는 사회의 다양한 요청에 부응하고, 활발한 공익활동을 통해 신뢰받는 법조단체가 되기를 기대하고 응원하겠습니다.

※ 위 코너는 국회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에 따른 국회의원회관 폐쇄로 인해 서면 인터뷰로 진행되었습니다.

지난 7월부터 게재된 “기획_법조인 국회의원 인터뷰” 코너의 내용은 본회의 의견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인터뷰/정리 : 장희진 본보 편집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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