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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 중 휴대폰 사용에 대한 소고

‘나의 소송이야기’라는 코너 이름을 처음 보았을 때, 제 머리에 가장 먼저 떠오른 사건은 운전 중 휴대폰 사용에 대하여 무죄 변론을 했던 사건이었습니다. 구속사건도 아니고, 형량이 높았던 것도 아니었지만(오히려 형사재판 사건 중 가장 낮은 편에 속할 것입니다), 경찰이 운전 중 휴대폰 사용을 단속하는 것이 어떠한 방식으로 이루어지는지, 만약 억울하게 단속되었을 때 어떻게 구제를 받을 수는 있는지, ‘경찰관이 직접 목격하였다’는 증거를 배척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알게 되었던 사건이기 때문입니다.

사건의 내용은 이렇습니다. 의뢰인은 무더운 어느 여름날 서울 시내 도로를 주행하다가, 운전 중 휴대폰을 사용하였다는 이유로 단속을 당해 범칙금 6만 원을 통고 받았습니다. 그런데 의뢰인의 말로는, 휴대폰으로 통화를 한 것은 사실이지만, 휴대전화는 콘솔 박스에 있었고, 손을 사용하지 않고 스피커폰을 이용하여 전화를 했던 것이며, 심지어 단속을 당할 당시에는 이미 통화는 끊어진 이후였다고 합니다.

의뢰인이 밝힌 당시의 대화는 이렇습니다. 단속을 한 경찰관이 “휴대폰 들고 통화하셨죠?”라고 물어서, 의뢰인은 “아니요”라고 답했고, 경찰관이 “누가 봤다던데요”라고 하여, “누가 봤는데요?”라고 재차 물었고, “저 앞에서 단속하고 있는 동료 경찰관이 봤대요”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이후 의뢰인은 끝까지 혐의를 부인했고, 경찰관은 “일단 범칙금 통고서를 끊을 테니 이의제기를 하시라”라며 범칙금 통고서를 발급했으며, 의뢰인은 안 받겠다고 옥신각신하다가 경찰관이 “이것은 공무집행방해“라고 크게 소리를 쳐서, 일단 통고서는 받았으나, 목격했다는 경찰관이 누구냐고 물어본 후 ‘경장 OOO’라고 통고서에 적어 두었다고 합니다.

이후 의뢰인은 너무나 억울하여 청와대 국민신문고에 민원을 신청하였고, 경찰서를 방문하여 이의신청서를 접수하였는데, 경찰서장은 법원에 즉결심판청구를 하였고(이 때 6만 원의 범칙금이 20만 원의 벌금으로 올라갔습니다), 즉결심판에서도 의뢰인이 자신은 휴대폰을 손에 들고 전화를 한 적이 없다고 다투다 보니 청구 기각 결정이 나왔으며, 정식재판으로 넘어가 법원에서 재판을 받게 되었다고 합니다.

일단 핵심적인 증거는 ‘경찰관이 직접 보았다’는 것인데, 과연 단속 당시였던 6월 말 여름에 단속 장소에서 운전 중 휴대폰을 들고 사용하는 것이 명확히 보이는지 확인을 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단속 당시보다 1년이 지난 같은 날, 같은 날씨에 같은 장소인 현장에 나가 보았는데, 의외로 길에서 운전자의 모습이 아주 선명하게 보이지는 않는다는 것을 그때 알았습니다. 앞 유리에 틴팅(선팅)을 한 경우에는 운전자의 모습은 실루엣 이외에는 아예 안 보였고, 틴팅이 되어 있지 않은 경우에도 앞유리와 가까운 곳에 있는 핸들과 그것을 잡은 운전자의 손은 밝게 보였으나 얼굴까지는 잘 식별이 되지 않았으며, 기지개를 켜거나 뒷목덜미를 주무르거나 뒤통수를 긁는 행동을 휴대폰을 사용하는 것으로 오인을 할 소지가 있었습니다.

게다가 길가에서 보다 보니 주행 중의 자동차는 금방 지나갔고, 앞 유리를 통해 보이는 시간은 몇 초도 안 되는 데다가, 대다수의 차량의 옆 유리에는 짙은 틴팅 처리가 되어 있어 앞 유리를 통해 보았을 때보다 내부가 훨씬 어둡게 보였습니다.

당시 언론 기사 중에서 실제로 운전 중 휴대폰 사용으로 단속을 당했는데, 자신은 전혀 휴대폰 통화를 한 적이 없어 수십만 원을 들여 포렌식을 의뢰했다는 기사가 있었습니다. 수소문 끝에 그 기사를 쓰신 기자님 및 그 기사에 나온 분과 연락이 되었는데, 제가 연락했을 때에는 불기소처분을 받았다고 하셔서 그 문서를 확보하여, 교통경찰의 목격 또한 부정확할 수 있다는 사실의 증거로 제시했습니다.

재판 진행 중 단속을 담당했던 경찰관들을 증인신문했을 때, 목격을 했다는 경찰관은 “오른손으로 휴대폰을 들고 오른쪽 귀에 대고 통화하는 것을 직접 보았다”라고 대답했습니다. 이후 재판에서 저는 현장 사진 및 동영상 등을 증거로 제시하며 실제 현장에서는 오인의 소지가 있다는 점, 단속을 당한 사람이 현장에서 강력하게 불복했음에도 경찰관이 더 이상의 입증을 하지 않은 채 고압적인 태도로 “이의신청을 하라”라며 범칙금 통고서를 일방적으로 발급했다는 점, 검사의 반대신문 당시 경찰관은 단속을 나가면 하루에 20 ~ 30건 정도 적발을 한다고 진술했는데, 해당 경찰서에 정보공개 청구를 해 보니 단속일 하루 적발 건수는 평균 1건 정도에 불과하여 진술에 신빙성이 없다는 점, 실제로 교통경찰의 목격이 부정확하여 휴대폰 포렌식을 통해 불기소처분을 받은 사례가 있다는 점 등을 주장하며 무죄 변론을 하였으나, 결국에는 경찰관의 진술의 증거력이 인정되어 벌금 20만 원의 유죄 판결이 선고되었습니다.

그런데 만약 교통경찰이 잘못 본 것이 맞다면? 교통경찰도 사람이므로 잘못 볼 수도 있고, 애매하지만 자신의 말을 번복하지 않기 위해 제대로 본 것이 맞다고 지속적으로 주장을 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제가 경험한 바로는 이러한 경우 구제받을 수 있는 길은 실제로 없는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까지 말씀드린, 이의신청 이후의 절차 진행 과정을 안다면 누구라도 “벌금 20만 원을 낼 바에는 그냥 범칙금 6만 원을 내고 말겠다”라고 할 것입니다. ‘의심스러울 때는 피고인의 이익으로’라는 말이 있듯이, 유죄를 인정하기 위해서는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의 입증이 필요함에도, 이는 결국 수범자인 일반 국민들로 하여금 ‘범칙금 6만 원 그냥 내고 말라’라고 하는 것밖에 안 됩니다. 수사 자원의 경제적인 배분도 중요하지만, 좀 더 객관적인 증거 수집을 위한 제도적인 정비가 필요한 부분이라고 생각됩니다.

정구성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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