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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탁수익권 압류의 효력대법원 2018. 12. 27. 선고 2018다237329 판결
  • 오상민 변호사
  • 승인 2021.02.05 13:47
  • 호수 599
  • 댓글 0


01 사실 관계

(1) 원고 C(개인)는 2014년경 소외 M(개인)에게 부동산 개발 사업의 사업비로 총 5억 원을 대여 하였으나, 소외 M이 이를 변제하지 못하자 자신이 시행하는 오피스텔 신축 및 분양사업에서 오피스텔 5채를 대물변제 형식으로 양도하기로 약속하였다. 그런데 소외 M은 2015. 3. 경 자신의 A신협에 대한 채무를 담보하기 위하여 소외 M을 위탁자 겸 수익자, A신협을 우선수익자 그리고 피고K신탁을 수탁자로 하고, 소외 M이 소유하고 있는 오피스텔 건물 중 27개 호실(이하 ‘이 사건 건물’)을 피고 K신탁에게 담보신탁하는 내용의 부동산 담보신탁계약(이하 ‘이 사건 신탁계약’)을 체결하고, 2015. 3. 20. 신탁을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1)

(2) 원고 C는 2016. 6. 9. 소외 M을 상대로 “소외 M은 원고 C에게 5억 원 및 이에 대한 2015. 6. 13.부터 2015. 12. 3.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5%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라는 판결을 선고받고 위 판결이 2016. 7. 16. 확정되었다. 원고 C는 소외 M에 대한 위 집행력 있는 판결 정본에 기하여 2016. 7. 7. 이 사건 건물에 관하여 소외 M이 피고 K신탁에 대하여 가지는 이 사건 신탁계약에 기한 신탁수익청구권에 대한 압류 및 추심명령을 받았고, 위 명령은 2016. 7. 11. 피고 K신탁에게 송달되었다.

(3) 소외 M은 2016. 10. 18. 이 사건 건물 중 일부 호실(이하 ‘이 사건 오피스텔’)을 매수인들(이하 ‘이 사건 매수인들’)에게 각 매매대금 1억 2천만 원에 매도하였고, 소외 M과 A신협은 피고 K신탁에게 이 사건 신탁계약 특약사항을 근거로 이 사건 매수인들에게 소유권을 직접 이전하여 줄 것을 요청하였다. 이에 피고 K신탁은 2016. 10. 18. 이 사건 매수인들에게 이 사건 건물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를 각 마쳐 주었고, 소외 M은 위 매매대금 합계 12억 원 중 715,020,349원은 A신협에 대한 채무 변제에, 3천만 원은 피고 K신탁에 대한 신탁보수 지급에 각 사용하였으며, 나머지 매매대금은 소외 M 자신의 계좌로 지급받았다.

02 쟁점 사항

피고 K신탁이 이 사건 압류 및 추심명령을 송달받고도 이 사건 매수인들에게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 줌으로써 신탁수익채무를 이행한 것은 원고에 대한 불법행위가 되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그에 따른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는지 여부이다.2) 이에 대하여 피고의 항변은 ① 피고 K신탁이 사건 매수인들에게 마쳐 준 이 사건 오피스텔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는 이 사건 압류 및 추심명령의 피압류채권인 이 사건 신탁계약상 신탁수익권에 해당하지 않고, ② 이 사건 소유권이전등기 또한 이 사건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의 효력 발생 이전에 체결된 이 사건 신탁계약 특약사항 제6조 제1항에 터 잡아 이루어진 것이어서 이 사건 압류 및 추심명령의 효력에 위반되지 않았으므로 피고 K신탁이 이 사건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친 것이 불법행위에 해당하지 않으며, ③ 이 사건 신탁계약의 우선수익자인 A신협으로부터 이 사건 신탁계약 특약사항 제6조 제1항에 터 잡은 소유권이전 요청이 있을 경우 피고 K신탁으로서는 이를 거부할 수 없으므로 피고 K신탁이 이 사건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친 데에 있어 불법행위가 성립할 만한 어떠한 귀책사유도 있다고 할 수 없다고 항변하였다.

03 판결 요지

(1) 부동산 신탁계약에서 분양대금에 의한 우선수익자의 채권 변제가 확보된 상태에 이르면, 위탁자인 시행사는 매수인에게 분양된 부동산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 주기 위하여 그 부분에 관한 신탁을 일부 해지할 수 있고, 우선수익자는 그 신탁 일부해지의 의사표시에 관하여 동의의 의사표시를 하는 묵시적 약정을 한 것으로 볼 수 있다(대법원 2010. 12. 9. 선고 2009다81289 판결). 그리고 이와 같이 신탁계약이 해지된 후에는 ‘신탁재산귀속’을 원인으로 하여 위탁자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한 다음 다시 ‘분양계약’을 원인으로 하여 매수인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가 이루어지게 된다. 그런데 신탁계약상 ‘우선수익자의 서면요청이 있는 경우 수탁자는 매수인으로부터 확약서를 징구한 다음 신탁부동산의 소유권을 매수인에게 직접 이전할 수 있다’는 취지의 특약사항의 의미는 수탁자로 하여금 분양목적물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를 위탁자에게 하는 대신 매수인에게 직접 하게 하는 것도 허용하는 취지를 규정하는 것일 뿐이다. 이와 달리 위 특약사항을 매수인에게 수탁자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을 직접 취득하게 하기 위한 규정으로 볼 수는 없다(대법원 2012. 7. 12. 선고 2010다19433 판결).

(2) 한편 신탁행위로 수익자를 신탁재산의 귀속권리자로 정한 경우 수익자의 채권자가 수익자의 수탁자에 대한 신탁수익권의 내용인 급부청구권을 압류하였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압류의 효력은 수익자가 귀속권리자로서 가지는 신탁원본의 급부청구권에 미친다(대법원 2016. 3. 24. 선고 2013다15654 판결 참조).

(3) 이 사건 신탁계약 특약사항 제6조 제1항은 신탁계약의 종료에 따른 소유권이전의 절차를 간편하게 처리하기 위한 합의사항에 불과할 뿐 이를 피고 K신탁에게 신탁부동산의 처분권을 부여하는 조항으로 해석할 수는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소유권이전등기는 특약사항 제6조 제1항에 의하여 신탁계약의 종료에 따른 피고 K신탁의 소외 M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의무와 이 사건 매매계약에 따른 소외 M의 매수인들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의무가 단축되어 이행된 것에 불과하고, 그와 달리 피고 K신탁이 신탁계약에서 정한 바대로 이 사건 오피스텔을 처분하여 그에 따른 소유권이전등기를 한 것으로 볼 수는 없다. 그런데 이 사건 압류 및 추심명령의 효력은 소외 M의 이 사건 오피스텔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에 대하여 미치므로, 결국 압류 및 추심명령이 피고 K신탁에게 송달된 후 피고 K신탁이 매수인들에게 이 사건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 준 것은 압류 및 추심명령의 효력을 위반한 불법행위에 해당한다.

04 판례 평석

수익권의 법적 성격은 채권설의 입장에 따라 파악하여야 하고, 설령 수익권의 법적 성격을 이와 다르게 파악하여도 민사집행의 대상이 되는 수익권은 결국 재산권으로서의 가치를 지닌 협의의 수익권에 국한되면 민사집행의 채권자 역시 수익권의 재산적 가치만을 파악하여 이를 집행하려고 한다. 그런데 신탁수익은 원본수익과 수익수익으로 구분되지만 이는 신탁실무에 따른 구분일 뿐 신탁법 등 법률에 의한 구분은 아니므로, 신탁수익에 대한 압류는 원본수익과 수익수익 모두에 미친다고 보아야 한다. 나아가 수익자가 귀속권리자로 지정된 경우 신탁종료 시 귀속권리자가 잔여신탁재산에 대하여 가지는 신탁원본수익에 대한 반환청구권 역시 신탁기간 중 신탁의 수익자가 누리는 수익권의 변형물에 불과한 것이므로 신탁계약 등의 신탁행위로 귀속권리자에 대한 별도의 정함이 없는 한 피압류채권에 대한 별도의 표시가 없더라도 수익권의 압류의 효력 범위에 당연히 포함된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대법원의 결론에 찬성하며, 다만 다음과 같은 생각할 거리를 남기며 글을 마치고자 한다.

첫째, ‘신탁부동산의 소유권이전이 제3자가 아닌 분양대금을 완납한 수분양자에게 이루어졌다면 판결의 결론이 달라질 수 있을 여지가 있지는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실제 다수의 하급심법원의 판례는 해당 판결의 사실관계와 유사한 사례에서 수분양자들에게 수탁자인 신탁회사가 직접 신탁부동산의 소유권을 이전한 사례에서 수익권 압류의 처분금지효에 반하지 않는다는 판결을 내린 바 있다. 둘째, 신탁등기의 대항력과 관련하여 기존에 대법원이 신탁등기의 대항력의 효력 범위를 폭넓게 인정하는 문제가 있기 때문에 하급심 법원이 신탁등기의 대항력을 부인하기 위한 논리를 억지로 만들어내는 수고를 하였는데, 제3자 채권침해에 따른 불법행위로 보는 것이 어떠하였는가에 대한 생각이 든다. 제3자 채권침해의 불법성에 대한 판단 시점은 신탁재산에 대한 처분 당시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므로 신탁목적이 사전에 정해져 있고 이것이 신탁원부에 기재되어 등기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제3자 채권침해의 불법성에 대한 판단은 처분 당시를 기준으로 다시 판단하여야 하기 때문이라는 판결이 있기 때문이다.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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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원고 C는 피고 K신탁을 상대로 이 사건 신탁계약이 사해행위에 해당함을 이유로 그 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였으나, 2016. 6. 9. 제1심 패소 판결을 받았고, 2016. 7. 16. 항소장 각하명령으로 그 무렵 해당 판결이 최종 확정되었다.

2) 이는 원고가 제1심에서 예비적 청구를 한 내용이며, 제1심 법원이 원고의 주위적 청구는 기각하고 예비적 청구만을 인용하였다. 그런데 이에 대하여 피고만이 항소하여 항소심과 상고심의 심판 범위는 원고의 예비적 청구에 관한 부분에 국한되었고, 또한 원고의 주위적 청구 부분은 법률적으로도 큰 의미가 없어 이는 생략한다.

3) 서울고등법원 2013. 2. 7. 선고 2012나31361 판결[대법원의 심리불속행 기각 판결로 확정됨(대법원 2013. 6. 13. 선고 2013다18714 판결)] : 수탁자의 처분행위가 압류채권자에 대해 불법행위가 되기 위하여는 그 부동산을 수탁자가 신탁자에게 양도하여 신탁자가 이를 처분하게 함으로써 채권자의 권리를 해할 것을 요하며 (중략) 채무자가 채권자들에 대한 채무를 면탈할 목적으로 피고에게 이 사건 각 토지의 처분을 요청한 것이라고 봄이 상당하며 (중략) 피고가 그러한 의사를 알거나 알 수 있었다면 피고는 이러한 처분 요청을 거부할 주의의무 역시 부담한다. (중략) 피고가 채무자의 채권자로부터 손해배상책임을 지는 경우, 피고의 지출을 채무자와 M컨트리클럽(매수자)이 전보하여 준다는 확약서를 받고 M컨트리클럽에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 주고 다시 이를 신탁받은 것으로 이는 채무자의 채무면탈행위에 적극적으로 가담하였다고 봄.

오상민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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