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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승표 변호사 인터뷰


Q. 변호사님 안녕하세요.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있는 법무법인 해우의 홍승표 변호사입니다.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사법시험에 합격한 후 사법연수원을 수료하였습니다. 고용변호사로 약 2년 동안 근무하였고, 2019년부터 법무법인 해우에서 개업변호사로 일하고 있습니다.

Q. 변호사님께서 기존 업무를 통하여 쌓은 경험이 궁금합니다. 주로 어떤 사건을 자주 하셨나요?

기업법무, 의료소송, 공공기관 자문 등을 담당했습니다. 기업법무로는 주주총회결의하자소송, 이사회결의무효확인소송 등 경영권 분쟁, 회사가 당사자인 민사소송, 계약서 작성 · 검토 등의 자문을 처리했습니다. 의료소송으로는 의료기관의 개설 · 운영에 관한 의료법, 국민건강보험법 등 의료법령 위반에 따른 형사소송, 행정소송을 수행했습니다. 공공기관 자문 업무로는 해당 공공기관의 고유 사업, 임용 · 징계처분과 같은 인사노무 등에 관한 자문을 처리했습니다.

Q. 의료소송을 많이 하셨다고 들었는데, 특별히 기억나는 사건이 있으신가요?

예전에 항소심을 맡았던 의료법위반 형사사건이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그 사건의 의뢰인은 의사가 된 지 얼마 안 되어 의료법위반사건에 휘말렸는데, 의뢰인에게 일정한 형 이상의 유죄 판결이 확정되면 의사면허가 취소되는 사안이었습니다.

항소심 공판절차가 거의 막바지에 이른 어느 공판기일이었습니다. 법정에 들어가기 전 화장실 세면대 거울 앞에서 옷매무새를 다시 살펴보고 있었는데, 제 옆에는 한 어르신이 세면대에서 손을 씻고 있었습니다. 감색 얇은 점퍼를 입은, 낯빛이 어둡고 지쳐 보이는 어르신이었습니다. 재판 당사자인가 보다, 그렇게 생각하고 화장실을 나왔습니다. 그런데 저를 따라 나오는 그 어르신을 향해 저희 의뢰인이 “아버지!”라고 부르더군요.

의뢰인은 문제 된 의료법위반 행위로 아무런 경제적 이익을 취득하지 못했고 오히려 병원을 운영하기 위해 부모님을 포함해 지인들로부터 돈을 빌려야 했습니다. 그래서 의뢰인의 부모님은 사건 당시 원룸에서 사실 정도로 형편이 어려웠습니다. 그 사정을 잘 알고 있었던 상황에서 화장실에서 마주친 지친 기색의 어르신이 의뢰인의 아버지인 사실을 알게 되니 더 심란했습니다.

그날 뵌 어르신의 첫인상과 더불어 그 사건은 아직도 기억에 많이 남아 있습니다.

Q. 변호사 업무에 대한 스스로의 철학이나 소신이라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소송은 변호사들에게 일상적 업무 대상이지만, 의뢰인들에게는 비일상적 사고(事故)입니다. 소송 당사자가 된다는 것은 경제적으로는 물론 정신적으로도 매우 성가시고 힘든 일입니다. 특히 소송 결과에 따라 삶의 방향이 달라지는 경우라면 그 고통의 정도가 훨씬 더합니다. 형사, 행정사건이나 이혼사건은 말할 것도 없고 민사사건도 그런 경우가 있습니다.

의뢰인이 소송이라는 고통스럽고 삶의 중요한 순간에 직면한 때, 변호사는 의뢰인의 인생에 개입하게 됩니다. 그래서 저는 ‘변호사는 중대한 수술을 집도하는 외과의’라는 생각을 종종 하며, 그러한 마음가짐으로 사건 처리에 임하려고 합니다.

Q. 로펌 생활을 그만두고, 변호사 개업을 하시게 된 계기가 있을까요?

쉬면서 체력을 보충하고 제 삶을 돌아보며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을 가지고 싶었습니다. 고등학교 시절에는 ‘왜 사는가,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와 같은 고민을 대학 합격 후에 하기로 미루었습니다. 그 고민이 공부에 방해가 될 것 같아서였습니다. 그런데 대학에 들어가서는 자유에 흠뻑 젖은 채 놀기에 바빠 그런 고민을 떠올리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어느 순간 목적도 명확하지 않은 상태에서 고시 공부를 시작했고 시간이 흘러 운 좋게 합격은 했는데, 사법연수원을 다니거나 고용변호사로 일을 하면서도 삶에 대한 고민은 별로 안 했습니다. 그러다가 어느 여름 저녁에 사무실 근처 공원을 걷던 중 제가 30대 후반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잠시 멈춰 서서 삶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사회가 정해준 길을 따라 사는 것이 아니라 제가 길을 개척하며 살고 싶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고등학교 시절이나 고시 공부를 하였을 때, 그리고 고용변호사로 일할 당시에도 저는 누군가가 정해준 길을 따라 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제 업을, 제가 나아갈 길을 제가 계획하고 싶었습니다. 창업을 하고 싶었던 것인데, 변호사 자격증이 있으니 우선 변호사로 개업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한 것입니다.
 


Q. 최근에는 어떤 사건을 주로 하시나요?

제가 속해 있는 법무법인 해우는 기업법무, 건설, 부동산, 노동, 가사 분야를 주로 다루고 있습니다. 저도 상대적으로 부동산사건을 많이 처리하고 있습니다. 부동산사건 중 기본적 분쟁인 인도청구소송을 비롯해 임대차계약이나 매매계약상의 분쟁, 집합건물법상의 분쟁 및 지역주택조합 관련 분쟁 등에 관한 소송, 자문 업무 등입니다. 아울러 종래부터 해 온 의료소송, 의료법 관련 자문 등을 처리하고 있습니다.

Q. 개업변호사로서의 애로사항이라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고용변호사일 때 변호사로서의 거의 유일한 고민은 사건을 적정하게 처리하는 것이었습니다. 연차가 쌓이고 개업변호사가 되면 사건 처리에 대한 고민은 별로 안할 줄 알았습니다. 사건을 맡으면 해결 방안이 바로 보이고, 서면도 쉬이 작성될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더군요. 사건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은 지금도 계속하고 있습니다. 개업변호사는 사건의 개시부터 종결까지 본인이 직접 모든 책임을 지고 처리해야 하며, 그 책임을 누구에게 미룰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개업변호사는 그 고민에 더하여 사건 수임을 어떻게 할 것인지, 사건 수임 시스템을 어떻게 정착시킬 것인지, 의뢰인의 불안과 걱정을 어떻게 돌볼 것인지에 대해서도 고민해야 합니다. 이처럼 개업 전의 고민에 새로운 고민이 추가된다는 점이 개업변호사인 저의 애로사항입니다.

Q. 최근 코로나19로 변호사시장에도 변화가 있다는 이야기가 많습니다. 변호사님께서도 개인적으로 어떤 변화가 있었나요?

코로나19가 사건 수임 정도에 영향을 미치는 것 같긴 합니다. 경제적으로 위축된 상황에서 변호사 수임료를 지출하는 것이 부담스러워 그런 것 같습니다.

한편으로 의뢰인들의 분쟁을 대하는 태도에서 변화를 느낍니다. 예를 들면, 거래업체가 이행을 지체할 때 코로나19 이전에는 사장님들이 그 불이행을 감내하며 기다려 주곤 하였는데, 코로나19 이후에는 경제적 여유가 없게 되자 거래업체에 계약 이행을 독촉하는 경우가 보다 많아진 것 같습니다.

Q. 변호사 개업을 고민하고 있는 청년변호사들이 많습니다. 앞으로 개업을 꿈꾸는 변호사님들께 해 주실 수 있는 조언이 있을까요?

제 경험이나 주변 개업변호사님들의 의견에 비추어 보면, 개업을 고민할 때 가장 크게 걱정되는 사항은 ‘(부족한) 내가 사건을 맡아 잘 처리할 수 있을 것인가’와 ‘내가 사건을 잘 수임할 수 있을 것인가’, 두 가지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 걱정들은 개업을 하고 시간이 흐르더라도 계속됩니다. 우선 기존에 처리했던 사건과 동일한 사건이 아닌 이상은 사건 처리에 대한 부담감은 항상 가지게 됩니다. 그리고 고용변호사일 때와 달리 매월 고정적으로 지출되는 비용이 발생하기에 사건 수임에 대한 압박감도 지속됩니다. 제 지인 개업변호사님들 대부분이 그러합니다.

사건 처리와 관련해서는 고용변호사 또는 사내변호사였을 때와 마찬가지로 계속 공부한다는 생각을 해야 하는 것 같습니다. 열심히 문헌을 찾고, 하급심 판례들을 살펴보고, 동료 변호사님들과 의논해야 합니다.

수임과 관련해서는 어떤 분야를 특화할 것인지, 어떠한 방식으로 수임을 할 것인지 개업 이전부터 생각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수임이 잘 되지 않을 경우를 대비해 지출 비용을 예상하고 일정 기간 동안의 비용을 미리 확보한 후 개업을 하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 될 것 같습니다.

Q. 마지막으로, 변호사로서 목표나 꿈이 있다면 어떤 것인가요?

법무법인 또는 법률사무소가 지켜야 하는 원칙은 우선 두 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첫째, ‘변호사’가 사건을 수임하고, ‘변호사’가 의뢰인과 상담하며, ‘변호사’가 사건을 처리할 것, 둘째, 사건을 적정하게 처리할 것입니다. 당연한 두 기본 원칙을 지키는 변호사가 되고자 합니다.

위 두 원칙을 지키는 데에 법무법인이나 법률사무소의 규모는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제 주변의 성실하고 열정적인 변호사 친구들과 함께 법무법인이나 법률사무소를 만드는 꿈도 가지고 있습니다.

한편으로 법률서비스의 내용이나 법률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을 다양화하고 싶은데, 이 부분은 계속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 인터뷰/정리 : 정구성 본보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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