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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법상 ‘재현권’의 적용범위

 

● 사실 관계

원고는 해외 제작사들이 제작한 애니메이션 등 영상물을 국내 TV 등을 통해 방영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받고, 그 대가로 라이선스료를 지급하기로 하는 계약을 체결한 후, 2010년부터 2015년까지 해외 제작사들로부터 애니메이션 등의 영상물이 수록된 마스터 비디오테이프를 수입하면서 라이선스료를 과세가격에 가산하지 않고 수입신고하였다.

피고는 2015. 8. 경 위 라이선스료가 권리사용료로서 수입물품의 과세가격에 가산하여야 한다는 이유로 원고에게 관세 등을 경정ㆍ고지하였다.

● 관련 규정

관세법상 관세는 물품과세가 원칙으로 수입신고를 하는 때의 당해 물품의 성질과 수량에 따라 부과하는 것이다. 이때 권리사용료를 수입물품의 과세가격에 가산하기 위해서는 권리사용료가 당해 물품에 관련되고(관련성), 당해 물품의 거래조건으로(거래조건성) 구매자가 지급하여야 하는데, 다만 특정한 고안이나 창안이 구현되어 있는 수입물품을 이용하여 우리나라에서 그 고안이나 창안을 다른 물품에 재현하는 권리를 사용하는 대가는 권리사용료에 포함되지 않는다(관세법 제30조 제1항 제4호, 관세법 시행령 제19조 제2항).

● 하급심의 판단

마스터 비디오테이프에 수록된 영상물을 국내에서 다른 테이프에 복제한 뒤 더빙, 자막 삽입, 저장장치에 저장 등의 과정을 거치는 것은 영상물을 방영하기 위한 일련의 과정 내지 방영권의 행사에 불과할 뿐, 마스터 비디오테이프에 담긴 특정한 고안이나 창안을 사용하여 관세평가 시 존재하지 않던 새로운 물건을 생산하는 것이 아니므로 재현생산행위라고 볼 수 없다.

● 대법원 2020. 2. 27. 선고 2018두57599 판결의 요지 

재현권의 사용대가를 수입물품의 과세가격에서 제외하는 까닭은 재현권이 수입신고 이후 문제 되는 것이고, 수입신고 당시의 수입물품 자체와는 관련이 없어 그 사용대가는 수입물품의 가치와 별도로 취급되어야 하기 때문이므로, 저작물인 애니메이션 등 영상물을 우리나라에서 TV 등을 통해 방영하는 방법으로 재현하는 권리의 대가로 지급한 것은 수입물품의 과세가격에 포함될 수 없는 재현권에 해당한다.

● 관세법상 ‘재현권’의 적용범위는 새로운 유체물 생산에만 한정되지 않음

원고가 부여받은 방영권은 저작물을 방송사업자의 포맷에 맞게 복제하고, 이를 공중 송신할 수 있는 권리가 복합적으로 구성되어 있는 권리이며, 마스터 비디오테이프에 수록된 저작물은 수입 후 그대로 비디오테이프에 복제되어 국내화 작업을 거친 영상물이 원고가 운영하는 ‘카툰네트웍스’ 또는 원고가 영상물을 판매한 다른 방송 사업자의 저장장치에 일시 저장되었다가 방영되고, 이후 마스터 비디오테이프는 폐기 또는 반환된다. 마스터 비디오테이프는 국내에서의 재현행위에 사용될 뿐이고, 라이선스료는 마스터 비디오테이프가 아닌 재현행위에 대한 대가인 것이다.

원고의 라이선스 계약에 따르면 라이선서는 원고에게 애니메이션 등 영상물을 반드시 마스터 비디오테이프에 저장하여 제공할 필요가 없고, 파일형태로 인터넷을 통하여 전송하는 등 관세가 부과되지 않는 다른 방법을 통해 제공할 수 있으며, 그러한 경우에도 원고가 라이선스료를 지급하여야 하므로, 이러한 점에서 마스터 비디오테이프와 라이선스료 사이에 관련성 및 거래조건성이 존재하지 않는다.

WTO 관세평가협정 제8조 제1항 C의 주해 제1항 후단은 재현권을 단순히 수입국에서 수입물품을 재현생산하는 권리라고 규정하고 있을 뿐, 반드시 다른 물품에 재현되어야 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지 않다. 또한 유럽연합관세법 제35조 제5항에 대한 해설자료 및 일본의 관세정률법 기본통달 제5항의 우(ウ)목에 따르더라도 방영권을 재현권에 포함되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 결론

대상 판결은, 관세법상 재현권은 수입물품에 담긴 특정한 고안이나 창안을 사용하여 새로운 유체물을 생산하는 권리만이 해당하는 것이 아니므로, 해외 영상물의 국내 TV 등 영상매체를 통한 방영이 재현권에 해당한다고 처음으로 판단하였다는 데에 그 의의가 있다. 이는 세관의 권리사용료 가산요건에 관한 관세법의 해석ㆍ적용을 규제하는 선례로서 향후 관세실무나 영상물 수입업계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조성권 변호사
● 김앤장 법률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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