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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연구개발사업 연구비 관련 업무상횡령 및 사기죄의 성립에 관하여


국가연구개발사업의 연구비 부정 사용은 연구와 무관한 연구비의 용도 외 사용, 허위의 지출 증빙에 근거한 연구비 사용 등이 존재하는바, 이러한 행위는 업무상횡령 또는 사기죄 등이 성립될 수 있어 이와 관련한 판례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우선 연구비의 용도 외 사용은 업무상횡령죄가 성립될 수 있습니다. 대법원 2009. 11. 26. 선고 2009도 8670 판결의 사안은 ‘A연구소는 약 10년에 걸쳐 100억원에 가까운 국가예산이 투입되는 연구개발사업을 수행 중이었는데, 소속 연구원이 연구개발과 무관한 일반 생산자재를 구매하였고, 연구비 계좌에서 현금으로 인출하거나 자신이 운영하는 회사들의 일반 법인계좌로 송금하여 그 운영비, 직원 임금, 판매용 기기 제작을 위한 재료비 등으로 사용한 것’에 관한 내용입니다. 이에 대해 대법원은 “타인으로부터 용도가 엄격히 제한된 자금을 위탁받아 집행하면서 그 제한된 용도 이외의 목적으로 자금을 사용하는 것은 그 사용이 개인적인 목적에서 비롯된 경우는 물론 결과적으로 자금을 위탁한 본인을 위하는 면이 있더라도 그 사용행위 자체로서 불법영득의 의사를 실현한 것이 되어 횡령죄가 성립하는 것이다... 원심의 판단은 옳다”고 판시하여 업무상횡령죄가 성립한다고 판결하였습니다. 즉, 국가연구개발사업을 수행하면서 연구비를 연구와 무관하게 용도 외로 사용하는 경우 이는 업무상횡령죄가 성립할 수 있습니다.

한편, 허위의 지출 증빙자료에 근거해 연구비를 수령해 사기죄가 성립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실험용 돼지를 구입하는 것처럼 허위의 세금계산서, 거래명세표 등을 제출하여 연구비를 지급받은 사안’과 관련해, 1심 서울중앙지방법원 2009. 10. 26. 선고 2006고합463 판결은 “피고인이 마치 정당하게 돼지구입비로 지출하는 것처럼 가장하여 허위 내용의 세금계산서, 거래명세표 등을 제출하는 방법으로 이 부분 연구비를 지급받은 이상, 위 연구비의 지급을 담당하는 ○○대△△연구소 직원은 피고인의 기망에 의하여 착오에 빠져 이 부분 연구비를 지급한 것이 분명하고, 정부연구비는 그 성격상 용도가 엄격히 제한되어 있어 피고인이 다른 용도에 전용하려는 것을 알고 있었다면 이 부분 연구비는 정상적으로 지급되지 아니하였을 것으로 능히 추인할 수 있으며, 피고인의 지능이나 학력, 경력 등에 비추어 이러한 사정은 피고인도 충분히 인식하고 있었다 할 것이므로, 이 부분 정부연구비가 피고인의 주장과 같이 ‘돼지복제 및 복제기반 연구 사업’이라는 종합적인 연구과제를 위하여 지원된 것인지 여부에 관계없이 위 법리에 비추어 피고인에게 이 사건 연구비 편취에 관한 불법영득의사도 인정할 수 있다”고 보아 사기죄가 성립한다고 판결하였습니다. 2심 서울고등법원 2010. 12. 16. 선고 2009 노3100 판결은 한 걸음 더 나아가, “피고인이 교부받은 연구비를 연구과제의 목적과 범위를 벗어나지 아니하는 한도에서 사용하였다고 하더라도, 기망행위를 수단으로 한 권리행사의 경우 그 권리행사에 속하는 행위와 그 수단에 속하는 기망행위를 전체적으로 관찰하여 그와 같은 기망행위가 사회통념상 권리행사의 수단으로서 용인할 수 없는 정도라면 그 권리행사에 속하는 행위는 사기죄를 구성하는 것인바, 피고인이 허위의 견적서, 세금계산서 등 증빙서류를 첨부하여 연구비 지급청구서 등을 허위로 작성하여 제출하는 방법으로 연구비를 공소외 34명의의 농협 차명 예금계좌로 송금받은 행위는 전체적으로 관찰하여 사회통념상 권리행사의 수단으로서 도저히 용인될 수 없으므로 사기죄의 기망행위에 해당하고, 피고인의 편취 범의와 불법영득의사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피고인이 위 편취 금원 중 일부를 연구와 관련된 용도에 사용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단지 범행으로 취득한 금전의 사용방법에 불과한 것으로서 사기죄 성립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아니한다”고 판결하였으며, 3심 대법원 2014. 2. 27. 선고 2011도48 판결도 동일한 결론을 내렸습니다.

본 사안에서 주목할 점은, 편취 금원을 연구와 관련한 용도로 사용했다고 하더라도 허위의 지출증빙을 근거로 연구비를 지급받은 경우는 이를 사기죄의 기망행위로 보아 불법영득의사가 인정되어 사기죄가 성립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실무적으로 업무상횡령죄 관련 해당 연구비 집행에 있어 회계 규정 등 내부 규정을 위반한 점은 존재하지만, 연구 목적으로 연구비를 사용했다는 점이 입증되면 업무상횡령죄가 성립되지 않은 경우들이 존재하는바, 허위의 지출증빙 제출에 의한 사기죄가 별도로 성립될 수 있는 점에 대한 검토도 필요합니다.
 

이수연 변호사
● 법무법인 이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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