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안녕하세요. 간단한 본인 소개를 부탁합니다. 

회원 여러분 안녕하세요. MBC 이민희 PD입니다. <구해줘! 홈즈>와 얼마 전 새로 론칭한 <바꿔줘! 홈즈> 프로그램을 연출하고 있습니다. 예능 PD로서는 2011년부터 CJ ENM에서 <MAMA>, <KCON>, <쇼미더머니>, <수요 미식회>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거쳐, 2016년부터는 MBC로 자리를 옮겨 <나 혼자 산다>, <언니네 쌀롱> 등을 연출하였습니다.

Q. <구해줘! 홈즈>가 얼마 전 100회를 맞이했습니다. ‘집방’ 예능 프로그램으로서 2년 넘게 사랑받고 있는 비결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기본적으로는 시청자들이 갖고 있는 의식주에 대한 관심이 이제 ‘먹방’에서 ‘집방’으로 확장된 것이라 생각이 됩니다. 사실 그동안 ‘집’ 매물 자체를 예능 소재로 다룬 경우는 없었거든요. 그리고 연예인이 아닌 일반 시청자 의뢰인들의 매물을 살펴보는 프로그램이라는 점이 특히 매력이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프로그램을 보는 시청자가 어느 동네의 몇 억대 전세, 몇 억대 매매 등 자신의 입장에서 정보도 얻을 수 있는 현실성이 있거든요. <구해줘! 홈즈>가 시청자에게 보여 드리는 집들 역시 ‘판타지’보다는 ‘현실’에 가까운 집입니다. 멋있긴 하지만 그렇다고 방송에서만 나올 법한 너무 꾸며진 집이 나오는 것이 아니고, 나도 한번 살아 보고 싶을 만한 비교적 현실적인 주거 공간을 접할 수 있기 때문에 여타의 프로그램과도 차별화된 매력으로 시청자에게 어필하고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Q. <구해줘! 홈즈> 프로그램이 아무래도 사람이 실제 생활하는 주거공간이 화면에 비추고 자세히 소개되다 보니 신경 쓰는 부분이 많을 것이라 생각이 됩니다. 어떤 부분에 특히 유의해서 프로그램을 제작하시나요?

사생활 보호를 위해 매물의 구체적인 위치가 어디인지 노출되지 않도록 신경을 씁니다. 집 호수나 엘리베이터에 표시되는 층을 모두 가리는 것은 기본적으로 조치를 하고 있습니다. 집 내부가 구석구석 비치기 때문에 집주인으로부터 반드시 사전에 동의를 구한 후 촬영이 이루어지고,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가족사진 등 사생활이 드러나는 물건들은 잘 비추지 않습니다. 이웃들의 초상권이나 사생활 보호도 마찬가지입니다. 연예인 출연자가 이웃들과 인사를 나누는 정도의 짧은 대화만 한다 하더라도, 방송에 나가도 되는지 본인의 동의를 반드시 구합니다. 동의가 없다면 흐릿하게 처리해서 방송을 합니다.

Q. 경연, 메이크오버, 리얼리티 등 다양한 분야의 예능 프로그램 제작에 참여하셨는데, 가장 흥미로웠던 예능 형식은 어떤 게 있었나요? 

지금 연출하고 있는 프로그램을 제외하면, 개인적으로는 관찰 형식의 예능인 <나 혼자 산다>가 가장 흥미로웠습니다. 연예인들의 하루를 촬영하고 편집하면서 그들이 알지 못하는 매력을 발견하기도 하고, 또 그런 매력들을 콕 집어 자막과 함께 잘 포장해 방송을 하게 되었을 때, 그리고 그런 결과물들이 좋은 반응뿐 아니라 출연자 개인의 호감도까지 이끌어 냈을 때, 큰 보람을 느끼곤 했습니다. 관찰의 대상이 되는 인물의 긴 하루 중 어떤 부분을 포인트로 잡아낼까, 어떻게 하면 시청자들에게 재미를 줄 수 있을까 고민하던 즐거움도 있었고요.

하나 더 꼽자면, ‘메이크 오버’ 형식의 예능 프로그램도 상당히 흥미가 있었습니다. 과거 연출했던 <언니네 쌀롱>이 전문가를 통해 출연자의 스타일을 완전히 바꿔 주는 프로그램이었는데, 변화의 과정과 결과 모두가 시청자들에게 어떤 희열을 전달했던 것 같습니다. 대리만족 차원이 아니라 변화의 모습 자체가 즐거움을 주었던 것이지요. 변화의 주제가 사람이 아닌 ‘집’이라는 점에서, <바꿔줘! 홈즈>도 그런 흥미와 매력을 주는 프로그램이라 생각이 되네요.

Q. 프로그램에서 패널들이 소개하는 매물은 어떻게 선정이 되나요? 특별히 고려하는 점이 있다면?

매물 선정을 위해 제작진이 많은 노력을 합니다. 단순히 온라인으로 정보를 찾아 보는 게 아니라 직접 지역 부동산을 찾아 가고, 발품을 팔아 매물을 하나하나 방문해 조사합니다. 직접 가 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집의 매력을 발견하기 위해 꼼꼼히 매물을 살피는 것이죠. 매물 조사에 고려하는 첫 번째는 의뢰인의 선호입니다. 의뢰인이 원하는 조건과 취향에 최대한 맞는 집을 구하는 게 우선이고, 그다음 신경 쓰는 부분은 그 집만의 강점으로 소개될 수 있는 특색입니다. 예를 들어, 평범한 아파트라 하더라도 다락이나 숨겨진 수납공간, 넓은 발코니 등 특별한 구조가 있다든지, 남다른 매력이 있는 집을 찾게 됩니다. 시청자 입장에서 흥미를 느낄 수 있는 부분이 있는지도 적극적으로 고려하는 것이죠.

Q. <구해줘! 홈즈>에서 기억에 남는 회차가 있다면? 

'코로나19’로 인해 애쓰시는 역학조사관 분의 집을 구한 100회 특집 방송이 기억에 남습니다. 왕복 4시간 장거리 출퇴근을 하며 본분을 다 하고 있는 의뢰인과 아이의 정서적인 부분을 고려해 매물을 찾았었는데, 다시 돌이켜봐도 100회에 어울릴 만한 의뢰인이었던 것 같습니다. 또 한 가지는 배우 박해진 씨가 출연했던 회차가 떠오르는데요. 통상 알기 어려운 전문용어까지 사용하며 인테리어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보여 주어 제작진들도 감탄했고, 시청자분들께도 큰 재미를 주었던 방송이었습니다.

Q. 프로그램에 비연예인 인테리어 전문가가 출연해 깊이 있는 정보를 전달하는 점이 좋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방송 출연을 희망하는 법률전문가에게 알려 주고 싶은 팁이 있다면? 

결국, ‘전문성’이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 <바꿔줘! 홈즈> 프로그램의 경우 인테리어 전문가가 극을 이끌어가는 마스터의 역할을 하는데요. 자기 분야에 특화된 전문 지식이 있다면 비연예인이라 할지라도 방송 전체를 리드하고 이야기를 풀어 나가는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법률전문가도 마찬가지입니다. 확실한 자기 전문영역에 아이템만 잘 결합된다면, 방송이라는 틀 안에서 정말 주도적인 역할로 출연이 가능할 것 같습니다. 그 프로그램을 장악할 수 있는 힘을 바탕으로, 시청자들에게 충분히 존재감을 보일 수 있는 것이죠.
 

Q. <구해줘! 홈즈>에 이어 인테리어를 주제로 한 스핀오프 프로그램 <바꿔줘! 홈즈>만의 차별화된 특징이 있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바꿔줘! 홈즈>는 언뜻 보면 집 내부를 전문가가 싹 바꿔 주는 프로그램처럼 보이지만, 그보다는 인테리어에 대한 ‘컨설팅’, ‘언택트 코칭’을 해 주는 프로그램입니다. 전문가가 의뢰인의 취향에 맞는 인테리어 홈키트를 구성해서 집으로 보내면, 12시간 안에 자기 집을 직접 셀프 인테리어로 바꾸는 방식입니다. 그만큼 시청자 참여요소가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기에, 집을 바꾸는 과정을 보다 폭넓게 공유하고 즐길 수 있는 매력이 있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은 요즘, 200만 원대 이하의 적은 비용으로 자기 집을 바꾸는 간접체험을 해 보는 동시에, 그에 관한 유용한 정보도 얻을 수 있는 특징이 있습니다.

Q. <바꿔줘! 홈즈>를 더 재미있게 시청하기 위한 팁이 있을까요? 

프로그램 시청 후 ‘찾아보는 재미’를 느껴 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요즘 시청자분들께서 방송에 나온 장소나 물건들을 찾아 보거나 직접 체험해 보며 능동적인 입장에서 즐거움을 느끼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바꿔줘! 홈즈>에 소개되는 인테리어들은 하나의 모델일 수 있습니다. 방송을 보고 자신의 집에서 활용해 볼 수 있는 다양한 인테리어 팁이나 소품들을 찾아 보고 알아가는 경험을 가진다면, 프로그램을 조금 더 재미있게 즐기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Q. 앞으로 어떤 프로그램을 만드는 PD가 되고 싶으신가요?

방송이 어떤 ‘판타지’를 보여줌으로써 시청자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역할이 있다면, ‘현실’을 통해 보여줄 수 있는 친근함과 재미도 분명 있다고 생각합니다. 나와 더 가깝고 소소한 이야기를 전하면서 재미를 줄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 더 노력하겠습니다.

● 인터뷰/정리 : 신상진 본보 편집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