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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블루시대를 살고 있는 지금 우리 모두 메시아(구세주)를 기다리고 있지는 않은가?

 
코로나19 등으로 이런저런 우울한 나날을 보내는 사람들이 많은 시절이다. 그런 까닭인지 몰라도 종교적 영성이 남다른 사람들에게 지금과 같은 상황은 자신의 종교적 신념과 신앙심 자체가 시험에 빠지는 계기가 되기도 하는 듯하다. 나 역시 그런 와중에 우연히 <메시아>란 넷플릭스 드라마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1화부터 10화까지 쉬지 않고 5시간 이상을 몰입한 근래 보기 드문 스릴 만점의 명작이었다(사실 2019년도와 지난해에 큰 화제가 되었던 넷플릭스 한국 드라마 <킹덤>도 연속으로 보지는 않았다).

 이처럼 2019년도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강타하기 직전에 선보인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메시아>는 코로나19 사태를 2년째 겪으면서 더 큰 화제가 된 드라마로, 넷플릭스 역사상 최고의 문제작 중 하나였다.<메시아(MESSIAH)>는 어느 날 문득 우리들 앞에 신이 나타난다는 설정으로 정치와 종교 · 문명의 충돌을 정면으로 건드린 작품이었다. 일단 주제가 종교적 주제이다 보니 공개하자마자 유대교와 기독교에서 큰 반향을 일으킨 것은 물론이며, 특히 이슬람교 측은 주인공이나 주제가 마치 ‘예수 부활’을 코스프레한다며 방영을 중단하라고 요청해 세계 3대 종교로부터 모두 엄청난 항의를 받은 드라마이기도 하였다. 드라마에서는 미국의 중동 전쟁 개입 문제를 비롯하여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및 인근 아랍 국가 간 뿌리 깊은 첨예한 갈등을 나타냈고, 주인공을 비롯하여 조연 배우들의 연기력이 뛰어나 큰 호평을 받았으며, 무엇보다 서두에서 밝힌 바와 같이 뛰어난 몰입감으로 가장 큰 호평을 받았다. 특히 드라마가 진행되는 내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등장하다 보니 아랍권에 더욱 예민하게 작용한 드라마가 아니었는지 생각된다. 유대계가 큰 입김을 갖고 있는 영화계이며, 동시에 예수 부활을 소재로 서구 주류 종교인 기독교에서도 매우 예민한 문제라 조심스럽게, 21세기 메시아의 재림을 사뭇 직설적이고도 진지하게 다룬 점은 그 자체로 큰 반향을 일으킬 만하였다.

 특히, 드라마를 보면서 메시아로 불리는 주인공 ‘알 마시히’의 묘하고 이중적인 행적 때문에 과연 알 마시히가 진짜 메시아인지 아니면 과대망상증을 앓는 정신병자에 불과한 사기꾼인지 시청하는 내내 헷갈렸던 것이 사실이다. 참고로, 알 마시히는 아랍어로 ‘메시아’라는 뜻으로, 그의 추종자들이 붙인 이름이지만 그 모티브를 추적해 보면 ‘알 마시히 앗 다잘(حيشاملا جدلاّلا‘)이라는 악마를 지칭하고 있다는 점에서 작가의 깊은 의도가 무엇인지 도무지 짐작하기가 어렵다. 이처럼 드라마 작가와 감독은 메시아를 향한 현대인의 불신의 모습과 믿음의 모습들을 적절히 대비하고 충돌시키면서 보는 시청자들로 하여금 묘한 서스펜스와 몰입감으로 작품에 자연스럽게 몰입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또한 초중반부에서는 첩보물 장르영화로서의 재미도 느낄 수 있으며, 우리에게 생소한 유대이스라엘어, 아랍어 등이 함께 등장하면서 더욱 몰입감을 높여준다. 일단 주인공인 에바 겔러는 CIA 요원이며, 에스피오나지 장르의 단골 이야깃거리인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이 핵심적인 요소로 등장하고, GID와 같은 요르단 정보기관 이름이 등장하는 등 평소 이런 장르의 창작물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재미를 느낄만한 요소가 많다. 드라마는 시작하는 서두에서 CIA 요원 에바겔러가 한 남자에 관한 정보를 알아 낸다. 중동지역에서 사회적 혼란을 야기하며 세계적 이목을 끌고 있는 남자인 알 마시히가 바로 그다. 겔러는 그의 행적을 꼼꼼히 조사하기 시작한다. 그가 기적을 행한다고 주장하는 추종자들이 늘어나면서, 전 세계 언론 역시 그의 카리스마에 큰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다. 그가 정말 신적인 존재인지, 아니면 희대의 사기꾼인지, 겔러는 그의 정체를 반드시 밝혀내야 한다는 사명감을 가지게 된다. 이처럼 드라마 속 이야기는 미국 CIA 요원 에바 겔러를 중심으로 이스라엘 정보 장교, 텍사스의 목사와 그의 딸, 팔레스타인 난민, 이 사건을 취재하는 기자 등 여러 인물의 서로 다른 시각이 얽히고설키며 전개된다. 또한 주연에 가까운 조연으로 열연을 펼친 이스라엘 첩보기관인 신베트의 요원 아비람 다한도 매우 인상적인 연기를 펼치는데, 그는 알 마시히가 최초로 이스라엘에서 체포된 이후 그에 대한 조사를 담당하게 된다. 그 과정에서 알 마시히가 자신의 이름과 과거를 알아맞혀 심기를 건들자 취조 영상을 의도적으로 지우게 되고, 이 취조 영상이 지워진 것과 알 마시히가 탈옥한 것이 엮이면서 상부로부터 추궁을 당하자 그를 증오하게 되고, 그를 따라 미국 텍사스로 건너 가서 그를 죽이려고 한다. 이와 관련하여 미국 측 에바 겔러와 계속 충돌하게 된다. 그가 알 마시히에게 지적받은 과거는 자신의 가족을 잃게 만든 테러범의 14살 아들을 사사롭게 살해한 사건이었다. 10화에서 알 마시히에게 죽기 전에 볼 것은 그 아이의 얼굴이라는 말처럼 비행기 추락 과정에서 그 사건을 떠올리며 눈물을 흘린다. 그렇게 죽은 줄 알았으나 비행기 추락에서 멀쩡한 알 마시히가 아비람 자신과 다른 승무원을 부활시킨 사실을 목격한 후 경악(그가 진짜 메시아로 받아들이는 장면?)하면서 시즌이 마무리된다.
 

 
 한편, ‘메시아’라는 제목답게 메시아 역을 열연한 주인공 ‘알 마시히’는 실제 2000년 전 예수의 본 모습이 그런 모습이 아닐까 하는 상상을 불러일으키며 홀연히 등장하는데, 작품의 중심에 선 인물로 재림한 예수, 혹은 그를 사칭하는 사기꾼의 이중적 모습을 방영 내내 보여 준다. 모래폭풍을 일으켜 다에시(ISIL과 유사한 단체)를 물리치고, 처음 보는 사람의 이름과 과거를 알아맞히고, 이스라엘의 감옥에서 쥐도 새도 모르게 탈출하여 하루아침에 미국 텍사스에 번득이듯 출현하거나, 총에 맞은 아이의 상처를 낫게 하거나, 엄청나게 강력한 미국의 토네이도를 물리치고 링컨 기념관 앞 100미터가 넘는 호수 위를 대낮에 당당히 걷는 등 여러 기적을 선보인다. 그러나 미국 CIA나 영국과 이스라엘 각국의 첩보기관들은 그를 위험인물로 여기고 있으며, 알 마시히가 일으키는 여러 기적은 사람의 고도의 기획된 속임수에 불과하다고 생각한다. 하루 만에 텍사스에 출현할 수 있었던 것은 전용기를 타고 멕시코로 이동했기 때문이며, 아이의 총상을 낫게 한 것은 처음부터 아이와 짜고 친 연극이었다든가 하는 식. 후반부로 가면서 ‘파얌 골시리’라는 정신병력을 가진 이란 청년으로서의 정체가 서서히 드러나게 된다. 즉 이란에 사는 그의 형은 동생이 옛날부터 망상 장애를 앓고 있었다고 증언하고 자신과 동생을 학대한 삼촌에게 어릴 적부터 고도의 마술을 배웠다고 하거나, 실제로 정신병원에 입원해 메시아 콤플렉스를 진단받기도 했다고 증언한다. 그러면서 미국에 오랜 기간 머물면서 보여준 그의 행적은 당초 물 위를 걸었던 것 외에는 너무나 무기력하기 그지없는 모습만을 보여준다. 일례로, 알 마시히를 만나 시한부 딸을 살려내고 싶었던 여성의 간절함에도 불구하고 알 마시히는 그 여자아이를 직접 만나 아무것도 해 주지 않은 장면은 시청자들의 간절한 바람을 갈기갈기 찢어놓은 또 다른 신의 한 수가 아니었는지 모르겠다. 드라마에서 그 딸은 결국 그토록 가고 싶었던 집으로 돌아가 편안한 죽음을 맞이한다.

 특히 평점 사이트의 관객들이 상당히 많이 지적하는 부분은 메시아로 불린 알 마시히가 독실한 모르몬교 신자로 나오는 미국 대통령과 독대하는 장면이다. 드라마 속에서 시종일관 끝까지 모호한 답변과 언행만을 보이던 메시아가 매우 분명하고 단호하게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미군을 모두 철수하라고 강력히 요구’를 하는데, 이때 독실한 모르몬교 신자였던 대통령은 끝내 그 요구에 흔들리게 되는 장면은 좀 납득이 가지 않을 정도로 황당하다는 평가가 많다. 다만, 그 내용을 보면 알 마시히가 나타난 목적은 오로지 사회에 혼란을 일으키고 자신은 주목을 받는 것을 목적으로 추정되면서 정말 정신병자가 아닌지 의문이 가도록 하는 대목이기도 하였다.

 한편 제10화 마지막 장면에서 미국과 이스라엘의 의도된 비행기 추락 사고에서도 상처 하나 없는 알 마시히가 탑승자들 중 일부를 부활시키며 끝나는데 이 또한 매우 황당한 결론이었다. 다만, 그 결론 부분에서는 시청자들로 하여금 ‘알 마시히가 적어도 메시아 내지 특별한 초인적 힘을 지닌 이가 확실히 맞구나’라는 확신을 주고 있다는 점에서 감독의 의도된 결과의 산물이라고 생각이 된다. 너무 큰 아쉬움은 당초 시즌 2를 예정하고 만든 결론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앞서 소개한 전 세계적으로 가장 민감한 문제라고 할 수 있는 종교적 문제로 이 드라마를 둘러싸고 일어난 많은 논란들 때문에 넷플릭스 측에서 고심 끝에 시즌 2를 만들지 않기로 결정하면서 오히려 신비한 미스터리적 결말로 영영 남게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를 비롯하여 전 세계 수많은 관객들의 평가가 무척 높았던 것만 봐도 알 수 있듯이 영화와 드라마 시장에서 메시아와 같은 작품이 나왔다는 점은 정말 엄청난 시도라고 생각이 된다. 결국 그동안 보수 종교집단들로 인해 메시아와 관련된 표현의 자유가 지나치게 억압된 것에 대한 불만을 표한 것으로 볼 여지도 있었던 건 아닌지 생각해 본다.

 마지막은 주인공 알 마시히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한 말을 기록하며 끝을 맺는다. “사람들 모두가 뭔가를 숭배해요. 숭배의 대상만이 선택사항이죠. 누군가는 돈 앞에 무릎을 꿇고, 누군가는 권력, 지성을 숭배해요. 당신은 당신 직업의 신봉자죠. 그 관념 하나에 모든 걸 바쳤고, 그 관념을 좇을수록 당신이야말로 고립됐어요. 밤에 자려고 누우면, 이제껏 포기한 모든 게 과연 그럴 만했나 싶죠.”
 

성중탁 교수
● 경북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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