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며

 최근 ESG에 관한 사회적 관심이 증가하고 있는데, ESG는 환경, 사회, 지배구조(Environment, Social, Governance)의 약칭으로 기업의 비재무적 성과를 판단하는 기준을 의미한다. 과거 전통적인 주주 자본주의 하에서 기업의 가치는 재무적 성과로 평가되었으나,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지속가능경영에 대한 요구가 증가하면서 이해관계자 자본주의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또 다른 넥스트 노멀(Next Normal)로 등장하고, 이와 함께 비재무적 요소의 성과와 위험을 관리하는 ‘ESG 경영’이 가속화되고 있다.

 현재 이를 주목하는 전 세계 주요 국가들을 중심으로 ESG 정보공시가 의무화되는 가운데, 기업들은 ESG 경영이 기업 평판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비즈니스를 차별화하는 새로운 수단임을 인식하여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한편 시장 또한 투자 의사결정의 핵심 요소로 ESG를 주목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ESG 투자 규모는 2030년까지 100조 달러가 넘을 것으로 예상되고, 이처럼 기업의 미래가치와 투자 전망 평가에 있어 ESG의 역할이 중요해지면서 투자대상 기업의 지속가능 수준 및 비재무적 리스크를 투자의사 결정에 활용하기 위하여 투자자들의 ESG 정보공개 요구는 거세지고 있다. 이에 대기업 중심의 자발적인 ESG 정보공시가 이루어지고 있으나, 공시되는 ESG 정보는 재무공시 수준의 국제적 표준이 마련되지 못한 상황으로 일관성 부족, 낮은 비교 가능성, 적시성 미흡 등의 한계를 가지고 있다.
 

전 세계 주요 국가들의 ESG 정보공시

 ESG 정보공시에 가장 적극적인 유럽은 2018년부터 대규모 상장기업 및 공익법인의 ‘비재무정보 공개(NFDR)’를 의무화하였고, 2021년 3월부터 유럽 내 모든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지속가능금융공시(SFDR)’를 의무화하는 지속가능금융공시규제가 시행됐다. 영국, 홍콩 및 일본 역시 ESG 정보공시 의무화 계획을 발표한 가운데, 2019년 기준 국가별 매출 상위 100대 기업의 80%가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발간을 통해 ESG 정보를 공개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S&P500지수에 편입된 기업 중 약 85%가 지속가능보고서를 발간하고 있으며, 주주총회에서 지속가능보고서 발간 등 ESG 관련 보고를 요구하는 주주제안이 2017년 10건에서 2018년 20건으로 2배 증가하기도 하였다.

 UN산하 ‘지속가능거래소 이니셔티브(SSEI)’에 따르면 해외 각국의 증권거래소에서 ESG 공시 가이드라인을 제정하고 ESG 공시기준을 제시하는 한편, 상장규정에 ESG 공시를 의무화하는 거래소들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이에 보다 객관적이고 표준화된 ESG 정보공시 요청이 증가하는 추세이다.

 가장 대표적인 ESG 공시기준인 ‘GRI(Global Reporting Initiative) Standards’는 모든 조직에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정보공개 기준을 제시하고, 경제, 환경, 사회 분야의 지표를 구체화하였다.

 또한 새로운 공시기준인 ‘TCFD(기후변화 재무정보공개 태스크포스) 권고’는 금융기관이 거래 대상의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지배구조, 경영전략, 위험관리 방법, 기후변화 관련 위험 및 기회를 평가 · 관리하기 위한 지표와 감축 목표의 공개를 요구하고 있다. ‘SASB(지속가능회계기준위원회) Standards’는 기업이 투자자들에게 중요한 지속가능성 주제보고의 지원을 목적으로 총 11대 산업별 지배구조, 사업모델, 환경, 사회, 인적자본 이슈에 대해 재무적으로 중요한 ESG 정보공개 지표를 제시하고 있다.1)
 

우리나라의 ESG 정보공시 

 우리나라는 ESG 정보공시의 단계적 의무화를 예정하고 있는데, 1단계는 2025년까지 ESG 정보공개를 위한 지침 마련 및 ESG 자율공시 활성화,2) 2단계는 2025년부터 일정규모 이상 코스피 상장자에 대한 ESG 의무공시 적용,3) 3단계는 2030년 이후 코스피 상장사 전체를 대상으로 ESG 의무공시가 적용될 예정이다.

 한국거래소는 ESG 정보공시 1단계 조치로서 2021년 1월 18일 ‘ESG 정보공개 가이던스’를 제정 · 발표하였는데, ESG 개념 및 정보공개원칙, 보고서 작성 및 공개절차에 대한 해설과 함께 주요 정보공개표준과 정보공개를 위한 권고지표를 수록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의 권고지표는 ESG의 조직, 환경, 사회요소를 기준으로 총 12대 항목에 대해 세부지표 21개를 제시하였는데, 그 핵심적이고 공통적인 지표들은 다음과 같다.
 

결론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지속가능성과 불확실성에 관한 관심이 더욱 증가하면서 ESG는 기업경영과 투자 의사결정에 있어 중요한 고려사항이 되었다. 환경, 사회, 지배구조 전반에 걸친 기업의 ESG 성과와 리스크 관리수준이 기업의 미래가치로 연계됨에 따라 ESG는 기업경영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되었으며, 시장 또한 ESG 요소를 투자전략에 통합하고 있다.

 다만, 이러한 ESG에 대한 각계의 관심에도 불구하고 비재무적 성격의 ESG 요소에 대한 투자의사 결정에 활용할 수 있는 재무정보 수준의 엄밀하게 측정된 객관적인 ESG 정보가 부족하고, 기업별 또는 업종별로 낮은 비교가능성 또한 주요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그러나 국제적으로 ESG 정보공시가 재무공시와 통합함으로써 글로벌한 통합보고서 체계를 구축하려고 노력하고 있어, 향후 기업의 자발적 참여에 따라 작성되는 홍보수단에서 벗어나 기업에 대한 투자의사결정에 활용되는 중요정보로서 투자 프로세스 체계로 통합될 것으로 예측되므로, 우리 변호사로서는 계속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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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현재 나이키, 켈로그, CBRE, 디아지오 등의 기업이 사용하고 있다.
2) 매년 100여 개사가 지속가능보고서를 발간하고 있으나, 의무사항이 아니어서 이 중 거래소에 공시하는 회사는 2019년을 기준으로 20여 개에 불과하다.
3) 2019년부터 자산 2조 이상 코스피 상장사에 대해 기업지배구조보고서의 거래소 공시를 의무화하였는데, 금융회사의 경우 지배구조 및 보수체계연차보고서로 갈음하고 있는 상황이다. 
 

조성권 변호사 ● 김앤장 법률사무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