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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인물탐방] 학교폭력피해자가족 협의회 조정실 회장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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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인터뷰 : 김용수 본보 편집위원 


1. 학교폭력 피해 학생 및 그 가족을 위해서 활동을 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2000년 4월 제 딸이 동급생들의 지속적인 신체폭력과 집단 괴롭힘, 금품 갈취를 당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상급생 5명이 저지른 집단 폭행으로 온 몸이 만신창이가 되어 40일이 넘는 입원 치료와 정신과 치료라는 상상조차 하기 힘든 끔찍한 피해를 겪으면서 저는 후회와 슬픔, 분노가 섞인 피눈물을 쏟았습니다. 당시 저를 더욱 힘들게 했던 것은 저와 제 딸은 정신적·신체적 피해로 극도의 고통을 겪고 있는데 가해자들과 가해 학부모들의 거짓 진술, 죄책감 및 반성 없는 발언과 책임회피 등의 태도, 학교 당국과 책임자들의 은폐와 축소, 경찰의 미온적 태도 등으로 처벌은커녕 제대로 된 징계조치조차 내려지지 않는 현실이었습니다. 또한 기나긴 법정 소송 끝에 승소했음에도 밀려드는 억울함과 금전적 피해, 주변 사람들의 몰이해와 냉대라는 이중 삼중의 고통은 저와 제 딸을 더욱 힘들게 했습니다.
이런 끔찍한 일련의 사건들을 접하게 된 저는 정부를 상대로 여러 차례 탄원서를 작성하여 제출하고, 이를 인터넷을 통해 확산시키는 노력을 했습니다. “성수여중 사건 진상규명대책위원회”를 결성하여 거리로 뛰쳐나와 정부기관, 교육 당국, 일반 시민을 상대로 캠페인을 펼쳐 학교폭력문제가 국가적으로 대책을 마련해야 하는 사회문제라는 인식 확장을 위해 혼신의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이런 활동을 5년쯤 이어가던 중 피해자들이 자신들의 상처와 현실의 벽으로 인해 좌절하여 주저앉아 실의에 빠져 있지 않고, 스스로의 어려움과 상처를 딛고 또 다른 피해자들을 도울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모색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개인적으로는 두렵고 떨렸지만 “이 땅에 다시는 나와 내 딸 같은 피해자들이 없어야 한다.”는 생각에 단체를 설립할 것을 결심했고, 2006년 사단법인 ‘학교폭력피해자가족협의회’를 설립하게 되었습니다. 


2. 학교폭력피해자가족협의회가 어떤 단체인지 소개해 주시겠습니까?

학가협은 2006년 1월 18일 경찰청에 등록된 비영리 사단법인으로 이 땅에서 오로지 학교폭력으로 피해를 입은 청소년들과 가족들을 위해 일하는 단체입니다. 홈페이지는 www.uri-i.or.kr이고 학교폭력 피해 학생 및 가족 대상 상담지원 활동, 학교폭력 예방 및 대처법 교육, 피해자들을 위한 의료·법률자문 연계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학교폭력 예방교육과 사건 발생 전후 대처법을 교육하는 활동, 다른 학교폭력 관련 기관에는 없는 학가협만의 특징적인 위로상담가 양성교육 및 활동, 피해 가족들을 대상으로 1박 2일의 과정으로 예술심리치료, 레크레이션, 숲체험 등의 프로그램, 학부모 대상으로는 예술심리치료, 자녀와 대화법, 학교폭력 이해와 대처법 등의 프로그램을 실시하는 힐링캠프, 피해 학생에게 지역 내 지지망과의 연계를 통해 심리적 안정감을 제공하기 위한 대학생 멘토링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3. 학교폭력 가해 학생들을 위한 조치나 교육과 비교하였을 때 학교폭력 피해 학생들을 위한 치료나 상담 등은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나요?

비교하자면 그렇지 않습니다. 현재 국내에서 실시하고 있는 가해 학생에 대한 조치, 교화, 선도 프로그램 및 지원 그리고 치료 및 상담 기관은 상당히 많습니다. 해당 전문기관만 하더라도 전국에 30여 개가 넘고, 유사 관련 기관의 수를 헤아리면 거의 포화 상태라 말씀드릴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피해 학생을 위한 조치나 지원 등은 거의 전무한 상태이거나 걸음마 단계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그리고 그런 기관에서 가해자와 피해자가 함께 치료와 상담을 받는 상황, 치료와 상담 기간 동안 같은 학교, 같은 상황 속에서 상처 입은 피해자들이 거의 매일 가해자를 만난다는 것은 그들에게 2차, 3차에 걸친 상처를 입히는 것이고, 또 다른 피해를 양산하는 과정이 될 것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또한 큰 문제점 중 하나는 법적으로 가해 학생에 대한 강제 조항으로 가해 학생은 자신이 원하지 않아도 상담, 교화와 선도 프로그램에 참여하여 회복의 가능성이 많은 상황입니다. 하지만 피해자들에게는 강제적으로 치유와 회복을 위한 조치나 프로그램에 참여해야 하는 경우는 거의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피해 학생과 학부모들의 특성상 세상에 자신들의 피해 사실을 알리는 것을 “내가 못나서”, “자식을 잘못 기른 죄”라 생각하여 수치스럽게 여기며 숨기려는 상황에서 강제적으로라도 치유와 회복의 기회를 법적으로라도 요구하지 않는다면 2차, 3차 피해의 가능성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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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해맑음센터가 어떤 기관인지 그 설립취지와 활동을 소개해 주시겠습니까?

피해 학생 학부모들이 10여 년을 정부를 상대로 요청하여 이뤄낸 결과로 2013년 7월 개소한 전국 최초, 국내 유일의 전국단위 기숙형 학교폭력 피해 학생 전담 치유기관입니다. 입소 대상은 학교폭력 피해를 경험한 학생 혹은 잠재적 피해 가능성이 있는 학생입니다. 
기본 교육활동으로 기본 공통교과목(국어, 영어, 수학, 과학, 사회), 대안교과(명상, 세미나, 진로탐색, 학습코칭 등), 공동체 교육활동으로 해맞이 모임, 공동체 생활규칙 공동과제 수행, 참만남, 집단응집력 및 정서적 유대감 강화 프로그램, 치유활동으로 심리평가 및 해석상담, 개인상담, 집단상담 프로그램, 문화체험, 창작, 봉사, 동아리, 특별활동, 여행이 있습니다. 이 외에도 피해 학부모를 대상으로 개인 및 집단 상담, 예술심리치료, 자녀에 대한 이해와 대화법, 애착이론 등을 실시합니다. 


5. 학교폭력 피해 학생 및 그 가족을 위해 활동을 하시면서 보람 있었던 일을 소개해 주시겠습니까?

너무 많아서 일일이 소개하기에는 어려움이 많을 듯합니다. 그래서 세 가지만 말씀드리겠습니다. 
가장 큰 보람을 뽑으라면, 피해 부모들이 고통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자녀들의 문제를 해결한 뒤, “이젠 끝났는데, 활동은 뭘...”, “남의 일이고, 남의 아이인데...”하지 않고, 제가 도움을 주기 전 다짐을 받았던 “도움을 받고, 문제가 해결되면 꼭 다른 피해자들에게 돌려주십시오. 제게 말고...”라는 말을 어려움 속에서도 실천으로 옮기는 피해 부모들의 활동 모습을 볼 때입니다. 더불어 피해 학부모들이 피해자들을 ‘위로상담’할 수 있도록 양성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실시하여 그들이 지역 내에서 피해자들에게 현실적인 도움과 지원을 하도록 한 점, 나아가 학교폭력 예방 및 근절을 위해 활동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든 것 역시 큰 보람이지요.
둘째는 10여 년을 넘게 노력한 결과로 전국단위 최초 학교폭력 피해 학생 전담 치유기관 ‘해맑음센터’를 작년 7월에 개소한 것인데요, 단지 시설을 개소해서만이 아니라 현재 해맑음센터에 입소하는 아이들이 단기적으로 2주, 장기적으로는 6개월 동안 생활하며 자신을 치유하고, 회복시켜 학교와 가정으로 복귀하거나 상급학교에 진학하는 모습을 볼 수 있게 되어서 그렇습니다. 하루하루 아이들의 성장을 곁에서 지켜보는 것은 그 무엇에 비길 수 없는 큰 보람이지만 센터를 수료한 후 센터를 찾아와 감사의 마음을 표현하는 수료생들을 만나는 것도 큰 기쁨이자 보람입니다.
셋째는 2001년부터 지속적으로 국가를 상대로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 제정을 호소해서 2004년 법이 제정되고, 법이 시행되는 과정에서 드러난 법의 부족함을 개정해 주길 호소했던 저와 저희 단체의 요청이 받아들여져 2012년 법의 일부가 개정되어 피해 학생들의 치료비 등을 학교안전공제회 등에서 받을 수 있는 법적근거가 마련된 점입니다.
이외에도 15년 동안 만났던 수많은 피해 가족들과 교사, 전문가들과 이룩한 소소한 보람과 기쁨은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입니다. 그런 기쁨과 보람이 있었기에 15년을 지치지 않고 활동할 수 있었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그 분들께 진심으로 고맙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6. 서울지방변호사회 시민인권상을 받으신 소감과 앞으로 어떤 활동계획을 가지고 계신가요?

참으로 기쁘고 영광스럽습니다. 그토록 권위 있는 상을 저희 단체가 수상하게 되었다니 말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저와 저희 단체가 15년 동안 피땀 흘리며 노력한 활동이 서울지방변호사회라는 권위 있는 단체로부터 공식적으로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정말 감격스럽습니다. 이 상으로 그동안 저와 저희 단체의 노력이 공허한 외침이 아니었다는 것을 확인하게 되었으니 매우 기쁩니다. 그리고 시민인권상 수상을 통해 학교폭력 피해자들의 아픔과 학교폭력의 심각성을 세상에 알릴 수 있게 되어 더욱 기쁘고 감사합니다.
시민인권상 수상은 저희 단체와 회원들, 특히 학교폭력으로 피해를 입은 청소년들과 가족들, 직원들에게 각별한 의미를 부여합니다. 학교폭력이라는 거대한 괴물과 같은 심각한 사회 문제를 물리치기 위해, 특히 오로지 피해자들을 위해 15년 동안 피땀 흘리며 힘겨운 싸움을 이어온 노력이 107년이라는 오랜 세월 동안 우리 사회의 인권보호와 신장, 사회정의 실현을 위해 누구보다 앞장서 활동해 온 서울지방변호사회로부터 공식적으로 인정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또한 저희 단체의 존재와 활동을 시민인권상 수상을 통해 우리 사회에 특히 법조인들에게 알리는 계기가 되었다는 생각에 개인적으로는 흥분을 금할 길이 없습니다. 
저희 단체는 15년 전 학교폭력 피해 가족들이 직면해야 했던 쓰라리고 아픈 상처를 스스로의 힘으로 해결하기 위해 자생적으로 생겨났습니다. 이는 우리 사회 안에서 피해자들이 제대로 된 보호와 지원을 받지 못하는 구조적인 문제점을 여실히 드러내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의 어린 학생들이 학교폭력이라는 상상하기 어려운 고통으로 인해 스스로 목숨을 끊고, 세상과 멀어지고 있는데도 이를 막아내지 못하고 있으니 이 얼마나 뼈아픈 현실인지요. 누구의 책임을 묻기보다 우리 모두의 아픔이요, 슬픔으로 여기며 해결책을 모색해 가야 할 것입니다. 
우리 학가협 회원들 아니 가족들은 같은 피해 가족이라는 공감대를 바탕으로 우리 사회가 겪고 있는 학교폭력 피해의 슬픔을 절감하기에 피해자의 보호와 치유 그리고 지원을 위해 오늘도 열정과 의지를 불태우고 있습니다. 저희 단체의 회원들과 직원들이 그동안 걸어왔던 길을 계속 걸어가려 하고, 걸어가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앞으로 저희 단체는 제21회 서울지방변호사회 시민인권상 수상자라는 이름에 부끄럽지 않은 길을 계속 걸어가겠다고 약속드리겠습니다.
시민인권상 수상을 계기로 저희 단체는 요즘 또다시 도약하는 새로운 꿈과 희망을 가지고 있습니다. 첫째는 학교폭력 피해자들이 제대로 된 보호와 치유, 실제적인 도움과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이전의 노력을 배가하는 것입니다. 둘째는 학교폭력의 심각성을 다양한 경로를 통해 우리 사회에 알려 인식을 전환시키고, 학교폭력을 근절시킬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입니다. 셋째는 피해자들이 안전하게 보호를 받고, 자신들의 상처를 치유하며 회복하고, 행복한 삶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특화된 기관 혹은 시설을 설치 운영하는 것입니다. 넷째는 실제적으로 운영될 수 있고, 현장에서 효과를 거둘 수 있는 자료와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것입니다. 현재 국가와 민간 차원에서 개발되어 각 학교나 현장에 보급된 학교폭력 예방 및 대처에 대한 자료나 프로그램이 현장과 동떨어진 것이 많기 때문입니다. 다섯째는, 그동안 해왔던 학교폭력 예방 및 대처법에 대한 심화와 더불어 이를 현장에 보급하는 교육과 출판 등의 활동을 지속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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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학교폭력과 관련하여 일반 시민들에게 당부하고 싶으신 말씀이 있으신지요?

학교폭력은 근절되어야 하고, 근절될 수 있다는 희망을 잃지 마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피해자들의 얘기는 남의 얘기, 나와 관계없는 얘기가 아니라는 것을 알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피해자들은 “우리 아이이고, 우리 가족”이라고 생각해 주시기 바랍니다.
학교폭력은 내 주변에서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고, 현재 일어나고 있는 심각한 사건이며, 그 후유증은 피해자들이 성인이 되어서도 지속되어 사회적으로 더욱 심각한 문제를 양산할 수 있는 시한폭탄과 같은 것이라는 인식을 가져 주십시오. 관심을 갖고 학교폭력의 근절을 위해 목소리를 내고 노력해 봅시다. 그런 노력을 기울이는 사람들에게 관심을 가져 주시고, 어떤 방식으로든 도움의 손길을 베풀어 주십시오. 지난 15년 동안 오로지 학교폭력 피해자들을 위해 달려왔고 앞으로 그런 길을 계속 달려갈 저희의 활동에 동참해 주시고, 적극 후원해 주시기를 호소합니다. 

후원계좌 : 국민 497801-01-285184 예금주:학교폭력피해자가족협의회
전화번호 : 02-582-8118, 02-444-8119
홈페이지 : http://www.uri-i.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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