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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법은 얼마 남지 않은 블루 오션입니다”


어쩌다가 동물법에 입문하게 되었는가

 저는 7살 때부터 고기(엄밀히 말하면 동물의 외형을 유지하고 있는 것)를 못 먹었습니다. 살아있는 동물을 인위적으로 죽여서 먹는다는 것이 너무나도 잔인하게 느껴졌습니다.

 시간이 흘러 대학교에 입학한 후, 철학 수업시간에 피터싱어의 『동물해방』을 읽게 되었습니다. 피터싱어는 공리주의자로서, “선함의 기준인 총이익을 판단함에 있어서 그 범주를 인간에만 국한하는 것은 인간과 다른 동물을 차별하는 이른바 ‘종차별주의’이다. 이익을 판단하는 기준은 고통이고 동물 역시 고통을 느끼는 존재이므로, 동물 역시 공리를 판단함에 있어 인간과 동등하게 배려되어야 한다.”라고 주장하고 있고, 책을 처음 읽었던 20대 초반부터 지금까지도 저는 이 주장에 동의합니다.

 30대 후반에 접어들면서 반려견 몽이를 입양하게 되었습니다. 몽이에게 사랑과 정성을 쏟으면서 우리 집에 오지 못한 다른 강아지들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이에 다른 변호사님의 소개로 동물자유연대에서 봉사활동을 하게 되었고, 지금은 동물자유연대의 법제이사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무슨 활동을 하는가

 동물법이라고 하면 동물보호법, 야생생물법, 동물원수족관법, 실험동물법 등 다양한 법이 있지만, 주로 동물보호법 그중에서도 반려동물과 관련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주로 동물자유연대의 제도 개선 운동에 법적 근거를 제안하고, 동물 구조 활동 과정에서 벌어지는 이슈들에 대해 자문을 하고(주로 주거침입, 명예훼손 등이 문제 됩니다), 동물 관련 사건에 대해 TV, 신문사 인터뷰를 하고, 동물 관련 잡지에 칼럼을 쓰고 있습니다. 그 외로는 반려견 몽이의 유튜브 채널을 개설해서 간간이 유튜브에 동물보호법과 관련된 콘텐츠를 올리기도 합니다.
 

왜 하필 동물인가

 작년에 동물학대에 대한 TV 인터뷰를 했습니다. 한 PD님이 “저는 왜 이렇게 사람들이 동물에 대해 관심을 가지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변호사님도 바쁘실 텐데 이런 사건에 인터뷰를 할 가치가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지금 굶어 죽는 사람들도 태반인데... 사람만 챙기기에도 부족한 세상인데요.”라고 하셨습니다. 어떻게 생각하면 맞는 말입니다. 어떤 논리를 붙이더라도 결론적으로는 동물보다는 사람이 중요하니까요. 다만, 그렇다고 해서 동물이 보호받을 가치가 없다는 것은 아닙니다. 이에 PD님께 이렇게 말씀드렸습니다. “사람의 권리를 보호하는 단체는 정말 많고, 실제로 여러 가지 제도나 NGO를 통해 보호받고 있습니다. 그런데 동물을 보호하는 단체는 별로 없고, 제도도 정말 엉망이에요. 그러니까 저라도 미약하게나마 노력해야죠. 그 대신 조금만 노력하면 많은 동물들이 행복할 수 있어요.”
 


동물법을 하면 돈이 되는가

 이게 제일 중요한 질문일 것 같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현재 동물법만으로 생계유지를 하는 것은 힘들 것 같습니다.

 민사사건(주로 개물림 사고가 많습니다)의 경우에도 그 소가가 크지 않고 동물과 관련된 고소대리의 경우에도 변호사 수임료로 수백만 원을 선뜻 지출할 수 있는 견주는 드뭅니다. 제가 아는 한, 반려견 사망으로 인한 견주의 정신적 위자료(과실상계 이후)로 제일 많이 인정된 사례는 견주 1인 당 300만 원입니다(해당 사안에서는 반려견의 주인 부부에게 각 300만 원, 부부의 자녀에게 200만 원이 인정되어 총 800만 원의 위자료가 인정되었습니다).

 반려견과 관련된 소송이 이 정도 소가임을 감안할 때, 동물법을 위주로 취급하는 변호사로서 큰 부를 이루는 것은 시기상조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 역시 부동산 신탁회사의 사내변호사로 근무하면서 봉사활동의 개념으로 동물법을 하고 있는 거겠죠.
 

그런데 동물법이 블루 오션이라고?

 그러나, 시장을 선점한다는 의미에서 지금부터 동물법을 위주로 준비하는 것은 충분히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1인가구의 증가 및 코로나19로 인해 반려동물 시장은 정말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이에 법무부는 2021년 법무부 주요 업무 추진계획에서 ‘반려동물 증가에 따라 동물의 법적 지위를 비물건화하는 방향으로 민법을 개정하겠다’고 밝힌 바 있고, 법무부 사공일가(사회적 공존을 위한 1인가구) TF에서는 현재 각계의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법무부 계획에 따라 민법이 개정될 경우, (동물 자신의 위자료 청구권이 인정될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반려동물을 키우는 반려인의 위자료가 차츰 높아질 것입니다. 또한 동물법이 개정될 때에도 이러한 민법의 태도를 반영하여 동물에 대한 보호조치가 강해지고, 동물법 위반행위자에 대한 처벌이 강화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러한 규제가 강해지면 강해질수록, 변호사 수임료 상승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사료됩니다.
 


동물법을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현재 ‘동물자유연대’, ‘KARA’ 등 여러 동물단체가 활동하고 있고, ‘동물의 권리를 옹호하는 변호사들’, ‘동물권연구변호사단체 PNR’과 같이 변호사들로 구성된 단체도 있습니다. 저는 동물자유연대 법제이사를 하면서 동물자유연대 내에 설치된 하부조직인 법률지원센터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제가 활동하면서 수십 명의 변호사님들을 만나 뵈었는데, 모두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다들 정말 동물을 아끼는 마음에서 활동하고 계셨습니다. 동물법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언제든 연락 주시면 함께 활동할 수 있습니다. 동물법에 대해 잘 모르셔도 상관없습니다. 어차피 서로 공부해 가면서 해야 하는 것이거든요.

 참고로, 올해 초에 ‘동물자유연대’와 ‘동물의 권리를 옹호하는 변호사들’이 1200여 개의 판례를 추리고 엄선해서 발간한 『동물학대 판례평석』이라는 책도 동물자유연대 홈페이지에 무료로 공개하고 있으니, 한 번 보시고 관심을 가져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한재언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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