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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의 자리


 존경하는 회원 여러분께,

 제96대 서울지방변호사회 집행부가 출발한 지도 벌써 반년이 다 되어가고 있습니다. 그 어느 집행부보다 열심히 직역수호 하겠다고 회원 여러분들께 약속하였습니다. 직역수호를 바라는 여러분들의 응원과 격려 덕분에 첫 발을 잘 내디디고 있다고 감히 자평해 봅니다. 물론 지금까지는 직역수호라는 거대한 방파제에 초석을 놓은 것에 불과하다는 것 또한 잘 알고 있습니다.

 변호사가 응당 해야 할 일들을 법조인접직역이 궤변과 로비를 이용해 가져가려 하고 있습니다. 변호사 수는 이전보다 늘었는데, 그들의 업역 확대 의욕은 더욱 거세지고 있기만 합니다. 법의 권위가 예전만 못하니 법을 해석하고 적용하는 법조인의 위상도 함께 내려간 것인지 너도나도 법률전문가라고 외치고 있습니다.

 법률플랫폼 이슈도 상대방의 거친 방어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타다 택시 전쟁이나 100여 년 전 영국 마부들의 저항에 빗대며 마치 변호사들을 혁신의 흐름에 저항하는 기득권으로 묘사하는 기사를 볼 때면 속상함을 넘어 허탈하기도 합니다. 법률서비스는 단순한 기술의 혁신과는 다른 차원에서 보아야 합니다. 플랫폼을 이용하여 단기적으로 도움을 받을 수 있을지는 몰라도 결국은 아랫돌 빼서 윗돌 괴기입니다. 장기적으로는 우리 모두 자본에 종속되는 변호사가 될 뿐이고, 그 폐해는 수요자에게 돌아갈 것입니다. 이러한 점을 열심히 설명해 드린 덕분인지 많은 회원님들이 플랫폼에 대하여 저희 집행부와 인식을 같이하게 된 점은 다행스럽고 감사합니다.

 그리 멀지 않은 과거에 변호사들이 서로 다른 입장과 출신의 차이로 심각한 내부 분열을 겪은 적도 있습니다. 그에 비하면 지금은 플랫폼을 상대하는 저희 집행부에 한마음으로 힘을 실어 주고 계신 많은 회원 여러분들이 계십니다. 자본으로 무장한 플랫폼과의 전쟁과도 같을 대립이 크게 두렵지 않은 이유이기도 합니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우리의 일상을 어지럽게 한 지도 1년이 넘어가고 있습니다. 변호사라고 피해 갈 수는 없습니다. 예전보다 의뢰인을 만나기도 쉽지 않아 졌고, 법원 휴정도 여러 번 겪었습니다. 어려운 시기입니다. 각종 세미나뿐만 아니라 회원 모두가 참여하는 축구대회, 야유회, 등산회, 골프대회 등 저희 회원님들 모두 함께 소통하고 어울리던 시간도 그만큼 멈춰 서 있습니다.

 우리에게 친숙한 여러 애니메이션 OST로 유명한 음악계의 거장 히사이시 조가 했던 말을 떠올려 봅니다. “나는 작곡가다. 누군가 나에게 작곡가로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나는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계속 곡을 쓰는 것’이라고 대답하겠다.”

 우리 모두 변호사입니다. 코로나19가, 유사직역이, 플랫폼이 우리를 아무리 흔들어도 계속 의뢰인을 만나고, 끊임없이 서면을 작성하고, 변론을 해야 하는 것이 우리 변호사에게는 가장 중요한 일이겠지요. 어려운 시절임에도 그저 하루하루 변호사의 소임을 묵묵히 다해 나아가는 회원 여러분을 존경하고 응원합니다. 저희 제96대 집행부는 그런 여러분의 자리를 지켜 내기 위해서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2021. 7.
제96대 서울지방변호사회부회장
권대현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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